2024년 4월 8일 월요일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소중한 손자들

 

아버지께서 선장으로 일하시면서 제 어린 시절은 어머니 밑에서 거의 자랐습니다. 이제 철이 조금 들어 아버지와 지내는 것이 좋아질 무렵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이후에 곧 유학을 나왔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선택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과 이렇게도 오래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언제나 마음에 큰 아쉬움으로 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손자들이 만났습니다. 날이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의 작은 농장에 올라가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행복의 순간은 참 짧지만, 영원히 기억하고 싶습니다.

깊은 감동을 주는 사람

 



언제나 그렇지만, 특히 한국에서 아내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운전 면허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아내는 면허가 살아 있어서 운전을 도맡았습니다. 미니밴 운전 경력 10여년의 관록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길이 정말 좁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길의 방향이 범상치가 않습니다. 조수석에서 연신 내비를 쳐다보면서 아내에게 정보를 알려주는데 제 마음이 여간 불안한게 아닙니다. 그래도 당당하게 운전하는 아내의 모습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유명한 시장이라고 해서 잠깐 들렀습니다. 마침 저녁이 되어서 야시장이 열렸습니다. 청년들이 주로 모인다는 시장 골목입니다. 너무 바빠서 이런 곳을 찾아다닐 여유가 거의 없었는데 아마 태어나서 겨우 몇번째 경험인 듯 합니다. 

좋았던 것은, 이들의 '열정'입니다. 젊은 청년들이 양질의 음식을 팝니다. 흑돼지 오겹말이 그리고 닭강정을 샀는데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그 열정과 실력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제 마음에 깊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나도 뭔가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 복음에 열정이 있고 삶에 열정이 있고, 그리고 나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싶다, 제주 여행 중에 짧은 생각들입니다. 

너를 만나 드디어 행복을 느끼다

 

누군가에게 별 것 아닌 것이, 또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음식 때문에 아쉬운 적은 별로 없었지만 정말 먹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땅콩 과자’입니다.

마침 길을 걸어가다가 땅콩 과자를 샀습니다. 마음에 행복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 이렇게 좋을 수가, 마음에 늘 추억하던 바로 그 맛입니다. 행복은 가장 소박한 것이고, 또 언제나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서의 한걸음 한걸음은 저의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채웁니다.

2024년 4월 3일 수요일

그래도, 아주 조금은 너가 좋아졌다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미국은 훨씬 더 개인의 선호를 존중해 준다는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에는 조금이라도 별난 모습을 보이면 너는 왜 그렇게 사느냐고 타박을 받곤 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의 아이들은 그 취향을 존중해 주면서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길을 달리다 보니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앵무새 체험관 ‘앵무야앵무야’ 눈이 번쩍 뜨입니다. 첫째 아들이 새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해보니 심지어 앵무새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길을 돌려서 들리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가족 중에 유일하게 첫째만이 새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보호자가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들어가기는 했지만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손님을 너무나 반가워하는 체험장 주인께서, 빨리 저도 해보라고 재촉하십니다. 손사래를 쳤습니다. ‘아휴 저는 새를 정말 싫어합니다’ 결국 억지로 제 손에 올려 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새가 정말 무거웠습니다. 너무 당황했습니다. 전혀 낯선 존재가 바로 눈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사실 웃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손가락 바로 위에 올라가 있는 낯선 감각에 기분이 정말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살아 있는 큰 새가 손 위에 있다는 것이 조금은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싫은 것도 노력하면 약간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아마 어떤 것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의 경험과 지경이, 좋은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더 넓어지기를 원합니다.

제주도 바다는 적막했지만 따뜻했다

 

애시당초 전력 질주를 했기 때문에 막상 쉬는 것도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하고 나서야 허겁지겁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도 마음은 평안합니다. 급할 것이 없이 무엇인가 한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지 몰랐습니다. 

우연히 들린 바닷가가 좋았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도 아이들의 기쁨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성수기가 아니어서 적막했지만 그래도 바다는 바다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제주도 바닷가는 놀랍게도 깨끗했습니다. 잠시나마 가족이 온전히 함께 한다는 것이 참 행복하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2024년 4월 2일 화요일

난 더이상, 절대로 속지 않겠다

 

한국의 마트에 11년 만에 들어가보니, 새롭게 깨닫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물건이 너무 화려하고 풍성하다는 것입니다. 컵라면을 사러 라면 섹션을 돌아보았습니다. 아니 세상에, 이렇게 라면 종류가 많았었나? 물론 제가 사는 곳도 대형 한국 마트가 있습니다. 그러나 차원이 다릅니다. 같은 라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로 한국 본토 마트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본토에 들어와보니 이제서야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그동안 속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억울했습니다. 왜냐하며 저의 내면에서, 한국 라면의 풍성함이 너무나 흐려졌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럴듯하게 갖춰진 미국 한인 마트의 라면 섹션에서, 마치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좋아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참으로 어리석었다는 것을, 내 나라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복음에까지 저의 생각이 미쳤습니다. 모든 사람이 복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 깊은 풍성함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굳이 라면에 비교하자면 그렇습니다. 어떤 이에게 복음은, 먼 타지에서 아주 작은 아시안 마켓 한 섹션 구석진 곳에 먼지 쌓인 컵라면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 복음은, 나의 고국에 가장 화려하게 놓여진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대단한 라면 섹션 하나와 같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저 자기 기준에서 복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적인 복음, 그 깊은 복음의 놀라움이 아니라, 아주 얕은 수준에서 그것이 마치 복음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말들에 사람들이 휩쓸린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시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독점적인 아름다움과 그분의 절대적인 가치가 너무나 흐려졌습니다. 

그래서 설교자인 제 자신에게 항상 경고하는 것이 있습니다. ‘절대로 복음이 별것 아닌것처럼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저의 모든 태도와 표정과 뉘앙스에서 예수님이 가장 높아지셔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설교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청중의 입장에서 그렇지 못한 경우를 보게 될 때에,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마트를 몇바퀴 도는데 세상의 행복은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왕뚜껑 라면 하나를 들고 나오는데 가슴이 벅찹니다. 진짜를 만난 듯한 기분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예수님이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평생동안 그 풍성함이 넘치고 또 넘치는 것이 되기 원합니다. 그 끝을 알 수 없어 볼 때 마다 깊어지고 감격하고 또 벅차는 은혜가, 저에게 그리고 저와 함께하시는 분들에게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4월 1일 월요일

팀 켈러에게 배우다 (12) - Your Plans, God’s Plans / 선택하라, 그리고 담대히 전진하라

 


* Your Plan, God’s Plans

'악인론'의 저자는 연애상담가입니다. 그의 책에 보니 한시간에 90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큰 금액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도님들은 나의 설교를 들을 때에, 얼마의 가치로 받아들일까?’ 

팀 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항상 좋았습니다. 그런데 ‘특히’ 이번 설교가 그랬습니다. 제 인생 전체를 돌아보아도 이정도 설교를 들은적이 있는가 싶습니다. 대충 계산해 봐도 같은 설교를 서른번은 들은 듯 합니다. 어쩌면 더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지루함 없이 매번이 정말 좋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모든 것이 흔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웹에 공개된 것들을 하찮게 여깁니다.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만약에 팀 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오직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다면, 이 설교에 대한 가치를 얼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는 적어도 천불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주권과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조화롭게 하는데 한계를 경험합니다. 몇몇 분들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하신다고 믿으면 자신의 삶을 나태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사실 많은 분들은, 자신의 최선조차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며 불안 가운데 살아갑니다. 더 지혜롭게 살고 싶어하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궁금해 하며 소극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많은 분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한편의 설교로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합니다. 이 설교는 신학의 난제와 인간의 실존을 확실하게 그리고 가장 실제적으로 연결합니다. 

먼저 팀 켈러 목사님은 잠언의 말씀을 통해서, 성도가 어떻게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가를 하나님의 계획과 연결합니다. 핵심은, 인간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완전한 책임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완벽하게 자신의 계획을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완전히 자유롭습니다. 또 안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선택의 가치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주권을 성경적으로 드러내는 탁월한 논리입니다.


그래서 목사님이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면서 나를 그분께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지혜로움의 비결이 있습니다. 내가 지혜로운 사람이 된 이후에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을 믿고 신뢰하고 순종할 수록, 우리는 점점 지혜로운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make a dicision’ 하는 것입니다. 지금 지혜롭지 못하다고 주저해서는 안됩니다.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면서 그것을 최대한 실천해야 합니다. 내가 선택하고 담대히 전진해야 합니다. 나의 감정이 뭔가 기준이 되어서, 혹은 뭔가 영적인 싸인이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항상 주저합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그것을 안타까워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저 계산만 하고 있습니다. 뭔가 특별한 체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팀켈러 목사님은 자신이 처음에 리디머교회를 개척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합니다. 그는 비전이 있었고 교회에 대한 분명한 필요를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뭔가 영적으로 특별한 싸인은 받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오히려 그는 설교 가운데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결심하고 교회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일하십니다. 이 모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알고 싶다고 간절히 원하는 누군가를 향해서 말씀합니다. ‘You are in the middle of the current’ 

당신은 이미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그 흐름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그런 표현입니다. 아, 정말 이 부분은 들어도 들어도 마음이 벅찹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주권 안에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기쁨과 확신을 어떻게 더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요?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두려움 없이 순종할 수 있는 것은 성경적인 것인데, 여기에서 한단계 더 깊이 들어가 영혼의 안식을 한번 더 강화시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갚으셨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출애굽 이후 광야에서 속죄소 위에 하나님의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이 항상 있었던 것처럼, 우리가 여전히 완벽하게 순종하지 못하는 자들이지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영원히 그분의 인도하심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감탄하고 또 감탄했습니다. 제가 지난 십년 동안 고민했던 그 모든 것, 혹은 막연하게 생각했던 하나님의 계획, 성경적인 지혜, 그리고 성도의 성숙에 대한 그 모든 것이 이 한편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렇게도 최선을 다해 달려왔지만, 이제 더 열심히 달려가야 합니다. 혼돈의 시기, 두려움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이 설교를 통해, 저의 근본에 있던 모든 두려움은 사라졌습니다. 저의 마음에는 주님에 대한 감사와 확신, 그리고 주님을 향한 불타는 열정으로 가득합니다.

우리의 삶에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은, 우리는 그분의 뜻 안에, 그리고 그분의 주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최선을 다하여 온 몸을 던져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라기는 오늘 하루의 선택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그것이 되기 위해서 질주하기 원합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더 지혜롭고 성숙한 이들이 될 것입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그 아름다운 길을 더욱 큰 확신 가운데 함께 걸어가기 원합니다.

* "팀켈러에게 배우다" 모음
- 성경과 신학, 그리고 목회를 배우기 위하여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1/blog-po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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