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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3일 목요일

볼티모어에서의 6개월을 감사드리며 / I Will Trust in the Lord - Kirk Whalum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기적이지만, 하나님께서 더 특별히 인도하시는 때가 있습니다. 저와 저의 가족에게는 지난 반년이 그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볼티모어로 인도하셨고,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전화 통화 중에 어떤 분이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목사님, 이제 좀 적응이 되 가시죠?" 사실 저는 이 대화를 나눌 때에도 이곳에서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그분이 민망하실까봐 대답은 자연스럽게 했습니다. "예,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자신을 보니 여전히 적응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교회로 오고, 해가 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제서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설교를 한 주에 다섯편 정도를 해야 하고 또 가능한대로 심방을 해야하는 것도 이제서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제 자신만 살피지 않고 가족들을 살피고 돌보는 것도 이제서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제가 볼티모어 교회 담임 목사라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책임이 정말 크다는 것도 이제서야 아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아직 충분히 적응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내는 웃으면서 이야기하더군요, "담임 목회 한 6년 한 사람 같아" 칭찬해 주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사실 속으로는 여전히 낯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것을 지나치게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감당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하루가 주어지고, 새로운 각오로 감당하고, 실패해도 넘어지는 것이 저의 인생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중첩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내를 처음 만난 스무살 중반의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의 생활과 사역과 고단했던 시간들과 행복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얇은 종이들이 겹치는 것처럼 하나로 겹쳐 보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지만 여전히 부족함이 보이고, 이렇게 쌓여가는 저의 인생 자체가 낯설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인생 자체가 아직도 적응 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두주 정도 전에 심하게 아팠습니다. 아마 미국에 와서 두번째로 심하게 아픈 듯 합니다. 최대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지나친 스케쥴과 과로로 인해서 거의 이틀동안 누워만 있었습니다. 지나간 반년의 피로와 부담스러웠던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번 심하게 아픈 이후에는, 건강에 대해서 더 조심스럽습니다. 아직도 회복중이고 최고의 몸과 영적인 상태로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서른 초반에는, 정말 위대한 목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작은 인생에 자랑할 것도 없고, 그리고 자랑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자랑은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저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깨달음입니다. 오히려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맡겨진 일에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 이제 나를 드러내는 필요 없는 말을 적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을 격려하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 방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볼티모어 교회 담임 목사 위임패와 위임 예배 기념 컵을 놓아 두었습니다. 항상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해야 하는 역할과, 제가 왜 이곳에 있는지를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흔들리고 헷갈리고 가끔은 엉뚱한 길을 걸어가지만, 그래도 제가 걸어가야 하는 길을 걸어가기 원합니다. 

볼티모어에서의 반년은 정말 바빴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느냐"라는 짧은 질문에 다 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폭풍처럼 닥쳐오는 일들을 감당하고 또 그 안에서 성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연히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저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지혜롭게 저를 도와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도 저에게 힘과 격려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저 가족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신 것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임을 계속 깨닫게 됩니다. 마치 몇년을 압축한 것 같은 반년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에게는 시작입니다. 하나님께서 매일 저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그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저 믿음으로,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하기 원하고, 그 안에서 주인이신 하나님의 작은 기쁨이 되기 원합니다.

2024년 6월 28일 금요일

20대의 나를, 드디어 떠나 보내다 / Slow Jam - Euge Groove

 


얼마전에 ChatGPT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미국에 사는 남자의 평균 수명이 어떻게 되나? 칠십 육세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언뜻 제 생각에 팔십세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상당히 압박이 되었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아무리 아껴도 하루가 짧아서 마음이 상합니다. 심호흡을 한번 해 봅니다. 그저 하루가 성실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아내를 이십대 초반에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래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참 좋은 점은, 아내의 생각을 깊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애하고 초반에 많이 싸웠습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만났기에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함께 한 시간이 정말 길어졌기 때문에 크게 싸우거나 다툴일도 없습니다. 둘다 부드러운 마음으로 서로가 힘을 합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제 마음에 풀리지 않는, 정말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거의 십년 이상을 부등켜 안고 살았던 고민입니다. 그것은 저의 마음이, 저의 생각과 정신의 상태가 여전히 이십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를 처음 만났던 그 때입니다. 한편으로는 너무 순수하고 행복했던,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한없이 철이 없고 미숙하고 이기적이던 때입니다. 

물론 제가 사회적인 관계나 목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의 마음이 이십대의 시절에 머물러 있어서, 때로는 스스로 생각할 때에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혹은 지나치게 유치하다 라는 생각을 종종했습니다. 저는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모습만 어른인 것처럼 느꼈습니다. 몸은 훌쩍 컸고 그래서 더욱 성숙한 성인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여전히 제 마음은 너무 어리고 미숙해서 스스로를 다시 과거로 끌어당기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특별히 목회자로서 저의 역할이 더 커질 수록, 저의 내면 안에 있는 모순이 커진다고 느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성도로 그리고 목회자로서, 제 마음 한쪽에는 거침없이 자라고 있는 제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거에 사로잡혀서 마냥 어린아이처럼 구는 제 자신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큰 모순이라고 느꼈고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그 고민이 풀렸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 계기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셀폰 용량이 너무 작아서 영상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 아이들의 오래된 영상을 셀폰에서 보았습니다. 저와 아이들의 짧은 대화들 그리고 작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작고 어린 두 아들들의 영상을 보는데,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저에게 잠깐 찾아온 천사를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부리나케 영상으로 남긴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귀한 아이들이 제 인생에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잘못했다는 생각이 너무 크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선은 다했습니다. 험한 미국에서 단지 우리 네 식구로 살아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사랑하는 두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니, 제가 많이 잘못했고 또 때로는 너무 모질게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저의 유치함으로, 저의 부족함과 이기적인 부분 때문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또 슬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생각이 아내에게 미쳤습니다. 저는 당연히 아내를 사랑합니다. 최선을 다했고 제 나름대로 노력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또 돌이켜보니 많이 부족했습니다. 제가 마땅히 해줘야 할 것들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아내가 헌신적으로 섬기는 모든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아내는 오랜 시간 저의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동반자였는데, 저는 오히려 아내의 작은 어깨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의 어린 자아는 피난처였습니다. 세상이 힘들고 맡겨진 짐이 무거울 때에, 저는 잠시 그곳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도망간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삶이 사역이, 그리고 아빠로서의 역할이 힘들다는 핑계로 자주 도망갔습니다. 적어도 그곳에서는 아직 어린 저이기에 얼마든지 유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기적일 수도 있었습니다. 제 자신만 생각하면서 투정도 부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제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았습니다. 모든 상황이 정확하게 보였습니다. 이제는 정말, 어린 제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기적이고 투정 부리고 나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그저 막연하게 낭만에 빠져사는 어린 저는 더 이상 숨어 있을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되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오랜 시절부터 함께 했던 이십대의 저의 어린 자아에게, 마지막 작별 이사를 고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용히 위로해 주었습니다. '아쉽고 미안하지만 이제는 안녕이야, 잘 지내기를 바래' 다시 만날 수 없는 또 다른 제 자신을 향해, 어른이 된 저의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막상 작별을 고하니 아쉬웠습니다. 제가 현실에 지쳐서 피할 수 있는 그 위로의 공간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후련했습니다. 모든게 새로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성숙한, 그리고 더 성숙해져야만 하는 저의 자아만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이십대의 저는, 제 인생을 방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유치한 태도와 삶도, 막연히 숨어 버리는 비겁한 제 자신도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별것 아닌 듯 한 작은 깨달음이 제 자신을 많이 바꾸었습니다. 이제서야 진짜로 한 아내의 남편이,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듯 합니다. 용기가 조금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였던 최대치를 훨씬 넘어서 마음을 넓게 가져 봅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성숙한 제 자신이 되었고,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훨씬 더 부드러운 아빠가 되었습니다. 훨씬 다정한 남편이 되었습니다. 목회자로서 더 인내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제 나이에 걸 맞는 그런 마음이 된 듯 해서,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삶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쌓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작은 발걸음을 내 딛어 봅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힘 있게 붙드시기를, 그분의 뜻 가운데 선하게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5월 22일 수요일

목사님은 책을 어떻게 고르시나요? with 최근에 구입한 책들 / Blue Voyage - Tom Grant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훌륭한 목사님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배울 수 있고 또 귀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한 목사님께서 질문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책을 어떻게 고르시나요? 

이렇게 저렇게 대답은 했지만, 조금 더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질문은 저의 생각을 자극하고 거기에 맞는 대답을 내면에서 만들어가며 제가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글을 통해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길 가운데 제 스스로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책을 고르는 것은 배움이다

합신에 처음에 들어갔을 때에, 저는 신학 쪽 서적에 지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영역에 잘 아는 분과 서점에 꼭 같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사라는 것을 다 샀습니다. 어찌보면 굉장히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참 좋았습니다. 

제가 모르는 영역이라면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이미 여러가지로 시도한 이후에 실패한 사람이라면 더 좋습니다. 거의 몇년 동안은 철저하게 배운다는 측면에서 저를 아끼는 분들의 책의 추천을 받아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20대 후반입니다.


* 책을 고르는 것은 도전이다 

이후에 책을 보면서 약간 안목이 생겼습니다. 읽다보니 제 마음에 드는 저자들이 생겼습니다. 저는 신학책을 좋아하지만 교과서적인 따분한 책은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책이란, 가끔씩 찾아보는 백과사전이 아니라, 저의 영혼을 풍성하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제가 좋아하는 저자들의 책을 집중적으로 보았습니다. 박영선, 마이클 호튼, 로이드 존스, 프란시스 쉐퍼, C.S.루이스, 알리스터 맥그라스, 팀 켈러 등입니다. 그렇게 폭 넓은 저자들은 아니지만, 그리고 이분들의 저작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저의 생각의 바탕을 채워주고 또 세워준 소중한 분들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혔지만, 아쉽게도 일반 서적으로는 상당히 헤매었던 시기입니다. 제 주변에 일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없었기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것저것 사서 읽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경영에 대한 책들을 좋아했고, 특별히 피터 드러커야 말로 저에게 있어서 진정한 멘토입니다. 이것이 저의 30대 입니다.

블로그를 오래 하면 좋은 것 중에 하나는, 과거의 저와 현재의 제가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짜릿한 순간입니다. 무려 12년 전에 적은 글을 읽으니, 조금은 유치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그 때 보았던 책들 중에 어떤 것들은 현재의 관점에서는 실패입니다. 그러나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충분히 진지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과거의 부족한 모습이지만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책을 가까이한다면, 행복 / A Song for You - 이승환
https://jungjinbu.blogspot.com/2012/08/a-song-for-you_5.html


* 책을 고르는 것은 여정이다

책을 고르는 것은 여정입니다. 긴 여행의 과정입니다. 12년 전의 제가 부끄럽지만 부끄럽지 않은 것은, 그 진지함이 이어져서 현재의 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시도해보고 또 많이 실패해 보고 또 그 과정에서 발전하였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특히 책을 보는 안목과 감각 그리고 글 쓰기의 영역에서 그렇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쓴 책 추천에 대한 글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쉽게도 과연 그 이글이 처음 의도했던 효용이 있었는가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지만, 그러나 제 마음을 잘 담은 글입니다. 아래 글에서 소개한 책들은 저의 내면 안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 지금, 그리고 아마도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을 책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8/blog-post_30.html


* 최근에 구입한 책들

이런 여정 속에서 이제 저는 목회자로 신학적인 바탕 위에 일반 서적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는 중요한 이유는, 세상은 신학의 눈으로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신학은 세상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신학의 틀 하나만으로는 세상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반은총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완전한 하나의 어떤 체계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최근에 한달 혹은 두달 정도 안에 구입한 책 몇 권을 왜 구입했는지 잠깐 소개를 하고 싶습니다. 이 소개의 짧은 이야기들을 읽으신다면, 아마 조금은 저의 내면을 이해하실 수 있고 또 책을 찾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 니체, 프레스트북스

제 아내는, 저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최근에 아내가 관심이 있다고 해서 구입했습니다. 니체의 글의 모음집입니다. 사실 저는 니체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만, 아내가 추천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 역시 같이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이 저의 행복입니다. 이제 읽어보려 하니 마음이 두근거리네요.

* 영광의 무게 / C.S. 루이스, 홍성사


생각해 보면, 루이스는 젊은 시절부터 저의 영혼의 멘토입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를 인도하고, 또 그의 논리가 제 지성 속에 들어오기를 그렇게 간절히 원했습니다. 순전한 기독교를 기쁨으로 정독하고, 이제 그의 책 영광의 무게로 넘어갑니다. 더할 나위 없이 영혼의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책입니다. 이미 읽었지만, 이제는 그 내용을 제 영혼 깊숙이 새겨 넣기 위해 다시 읽을 차례입니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이어령, 열림원


저는 사실 이어령 교수님의 책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한권 정도를 살짝 읽어본 정도입니다. 제가 그때 느낀 감각은, 이분은 좋은 의미로 '나와는 다른 세상 속에서 사시는 구나' 였습니다. 이분의 지성의 움직임을 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크리스천이 되어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셨던 그 마지막 인터뷰가 이 책이라고 소개 받았을 때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목사님이, 인생 최고의 책이라고 소개했을 때에는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읽으면서 여전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 강인함의 힘 / 스티브 매그니스, 상상스퀘어


이 책의 내용 자체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목회자로서 성도님들에게 해 줄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령 내가 이 책과 비슷한 내용을 알고 구사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정리된 내용으로 읽어보고 나의 것으로 온전히 소화할 때에야 그 효과가 온전해 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 타이탄의 도구들 / 티모시 페리스, 토네이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했고, 탁월한 사람들의 수 많은 조언들이 압축되어 있는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물론 그 조언들의 양이 버겁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제가 하나라도 실천하는가 입니다. 이미 거의 다 읽었습니다. 그러나 두고두고 읽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입니다. 아마 평생동안 옆에 끼고 있을 책이 아닐까 싶네요. 

* 의지력의 재발견 / 로이 F. 바우마이스터, 에코리브르


자기 계발을 논함에 있어서 '감'으로 글을 쓰던 시절은 사실상 끝이 났다고 봐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제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쓰여지고, 그런 책에는 반드시 배울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공통적인 문제는 결국 의지력의 문제입니다. 목회자가 그저 '성경 열심히 읽고 기도 열심히 하세요' 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삶의 변화의 단초가 될 것을 기대하며 고른 책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의 책을 고르는 기준 중에 하나는 철저한 실용성입니다. 번역이 복잡하지만 원서가 글이 복잡합니다. 하지만 아주 통찰력 있는 이야기들 속에 이미 빠져들었습니다.

* 감정 조절 / 권혜경, 을유문화사


보통 책을 살 때에는 일단 주제를 봅니다, 그리고 저자를 봅니다, 그리고 샘플을 읽어 봅니다. 그러면 거의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프로필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작가들의 전문성을 하찮게 생각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이 중요한 주제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야 말로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미리 보기의 내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도님들과 대화해보면 대부분 감정 문제입니다. 앞으로 제 목회에 엄청난 유익을 주리라는 확신으로 바로 구입했습니다. 

* 한국 교회 트렌드 2024 / 류지성, 백광훈 외, 규장


이 책의 저자 중에 한분을 만나게 되어서, 그분의 글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구입한 책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글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자와의 만남은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책은 아니지만,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40대 층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 무엇이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가 / 데이브 버제스, 토트 출판

섬기는 순장님들에게 아주 쉬운 북클럽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면서, 그분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소중한 책입니다. 가장 탁월한 교사들의 전략과 내면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목회자 역시 동시에 교사이기 때문에 제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도구가 되리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북클럽과 결합해서 교회의 소그룹을 책임지는 분들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아주 기대되는 책입니다. 

* 부모학교 / 게리 토마스, 도서출판 CUP


교회 안에서 부모 교육을 위해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이미 베스트셀러이기도 하지만, 읽고 북클럽 안에서 나누면서 참 내용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하게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충분히 성경적이고, 목회적이고 실제적이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문장들을 넉넉하고 자유롭게 구사하는 저자가 참 부러웠습니다.

완벽한 책은 아니지만,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분과 함께 나누면서 부모로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또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탁월한 책입니다. 

* '부모학교' 크리스천 북클럽 인도자용 자료모음

* 불변의 법칙 / 모건 하우절, 서삼독


사실 저라는 존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변화' 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갈 때에 변화가 초점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피고 붙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혁신적인 발상이 좋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라는 식으로 논리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인간이 쓰는 책이라서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에게 좋은 통찰들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 대화의 신 / 래리 킹, 강서일


청년 시절 헌책방에서 우연히 구입하고 큰 유익이 되었던 그 책을, 이제 다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5만명을 인터뷰 했다는 그의 책은, 어떤 면에서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완벽한 구성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를 일깨우고, 대화라는 기술을 통해서 목회를 영위하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될만한 책입니다. 물론 저와 함께 하는 분들과 나누기에도 너무 좋은 책입니다. 


* 나는 '오늘도' 읽는다 

돌이켜보니 저의 삶의 핵심은 '읽는 것' 자체였습니다. 저 역시 관심도 변했고, 좋아하는 저자들도 변했고, 책을 읽는 스타일과 마음 가짐도 변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읽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니 읽으면서 자랐고, 앞으로도 기꺼이 그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에게 혹시 제가 작은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읽을까 고민하기 전에 일단 읽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부담 없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물론 주제와 저자를 살펴보고 샘플 정도는 찾아봐야 합니다. 그러나 독서는, 나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나의 폭을 넓히는 행위임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쉬엄쉬엄 혹은 부지런히 읽다 보면, 그 읽음으로 인해 나의 자아가 성숙해 집니다. 그리고 성숙해진 나의 자아는 또 다른 길로 나를 인도할 것입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책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독서의 길을 걸어가다보면, 나의 작은 자아와 삶의 폭을 훨씬 뛰어넘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평생동안 그렇게 그 속에서 마음 껏 뛰어다니며 벅찬 행복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2024년 5월 13일 월요일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 리딩피플 북클럽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를 시작하며 / Drive Time - David Benoit

 



목회란 무엇일까요?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저는 목회란, 영혼을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교회 안에서 목회자가 하는 일 뿐만이 아니라, 그 어느 자리에서든지 영혼을 돌본다면, 그것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목회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어디에서나 목회자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북클럽 안에서 그렇습니다. 사실 북클럽은 경청의 자리입니다. 어쩌면 저는 갈수록 더 말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오히려 더 깊이 이해하고 살핍니다. 왜냐하면 제가 최선을 다해 경청할 때에 그 사람, 그 영혼의 가장 깊은 필요를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첫 모임을 하면서 참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마치 엊그제 만난것처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에 대해서 이미 많은 부분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좋은 책을 함께 읽고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가끔씩 그럼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을 따뜻한 사람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허락되고 주어진 자리를 그저 성실함과 최선의 지혜로 섬겨 나가고자하는 그 마음 하나입니다. 두번째 책과 이어질 모든 모임도 오직 선하신 하나님께 의탁 드립니다.

* 리딩피플 북클럽,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로 모임을 시작합니다.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음악을 들을 때에, 우리는 행복하다 / Kirk Whalum & Smooth Jazz Best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를 가늠해 봅니다. 다가올 모든 미래를 염두에 두고 오늘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잘 완수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 이 두가지를 아침마다 결심합니다.

최대한 집중하기 위해서 가벼운 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문제는 집중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강한 음악은 잠시 분위기를 업 시키지만 정작 일을 꾸준하게 하는데는 도움이 안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느린 피아노 음악은 오히려 정신을 심하게 이완시켜서 되려 집중력을 떨어트립니다. 

여러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찬양을 많이 듣지만, 일하면서 찬양을 들으면 찬양 자체에 너무 집중이 되어서 오히려 일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Smooth Jazz 장르 음악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대부분이 밝고 부드럽고 서정적인 곡들입니다. 꽤 정성스럽게 모았는데 들으면서 일을 하니 거의 하루 종일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의 리스트를 함께 나눕니다.

미국의 봄도, 춤을 추고 싶어라 / Love, Passion And Joy - Euge Groove



기억을 더듬는다는 것은 깊은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한국에서의 따뜻한 봄을 경험한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아무리 마음은 있어도, 하루종일 일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점심을 먹고 잠깐 산책을 했습니다. 한국의 봄도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봄도 춤을 추고 싶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봄을 두번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국에서 한번의 경험, 그리고 이제 시카고에서 두번째 봄입니다. 시카고는 이제 봄 날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봄을 두번이나 겪는 것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합니다.

팀 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걸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입니다. 그러나 설교를 들을 때에 제 마음에 새겨지는 감동이 있습니다. 설교는 평생을 연구하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단순한 것입니다. 좋은 설교는, 더 듣고 싶고 마음에 남는 설교입니다.

산뜻한 봄 길을 걸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제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 가늠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마음에 선한 소원들을 주셨기 때문에 그것을 향해서 진실하게 그리고 쉬지 않고 걸어가기를 원합니다. 봄이 한번 더 돌아올 때 즈음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이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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