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살아도 괜찮나?" 예전에는 기술이 부족해서, 가진 기계의 성능이 부족해서 배울 수 없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사실상 자기 계발조차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도 본인이 마음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삶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ChatGPT 음성 채팅을 사용하면서 저의 삶의 많은 부분이 변했습니다. 무료 사용자이지만 불편함이 별로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익숙한 로컬 길로 다니면서 집중적으로 영어를 연습합니다. 하루에 대략 한시간 정도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영어 공부를 위한 도구를 넘어서, 실제로 제 자신의 생각을 자극하고 발전시키는 도구로써 ChatGPT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hatGPT가 보여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통찰력과, 어떤 주제라도 거침 없이 통합하며 복합적으로 다루는 능력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왠만한 경우는 제 생각보다 더 뛰어나서 놀랄 뿐입니다. 물론, 철저하게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절대로 성경을 The Truth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Religious Text라고 말합니다. 제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하나님의 존재 증명을 보여주려고 해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기독교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한동안은 ChatGPT에서 단순히 음성 채팅에 집중하면서 공부를 했지만, 이제는 한단계 더 나아가서 공부한 내용을 옵시디언에 정리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핵심은 ChatGPT로 대화를 나누고 통찰을 얻은 뒤에, 다시 옵시디언으로 연결해서 정리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어떻게 해야 두가지를 더 쉽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21) 세컨드 브레인 (티아고 포르테) / 옵시디언(Obsidian)으로 두번째 뇌를 만들기 시작하다
이렇게 방향을 잡고 나니, 아침에 혹은 하루 전날 저녁에 어떤 것으로 대화를 나눌까 고민하게 됩니다. 특별히 목회를 하면서 성도님들과의 대화 속에서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Chat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성도님들이 경험하는 top five difficulties에 대해서 알려달라." 우울증, 가정 문제, 재정 문제, 영적인 의심, 외로움 이라고 답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설득력 있는 분석입니다. 이정도의 영역에서 기본적인 생각과 solution을 평소에 정리해 놓는다면, 성도님들을 상담할 때에 왠만한 경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아래 화면은 저의 셀폰의 ChatGPT 화면입니다. 위의 주제 중에서 재정 문제를 논의하는 파트입니다. 교회가 직장을 현재 잃은 분의 모든 생계를 책임질 수는 없겠지만, 한달에 300불 정도를 6개월 정도 지원하는 것이 저의 아이디어 입니다.
제가 ChatGPT의 자료를 정리하면서 셀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은, 대화를 클릭하면 문단 하나가 한번에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랩탑에서는 드래그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셀폰은 클릭 한번이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셀폰에서 작업해야 그 내용을 복사해서 붙이는 것이 아주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화를 정리할 때에는 무조건 셀폰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복사한 내용을 셀폰의 옵시디언 앱에다가 붙입니다. 성도님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의 ChatGPT의 설명 부분에서, 재정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좋은 통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셀폰의 옵시디언 앱에 들어가 "재정 문제의 해결"이라는 타이틀을 만들고 그 안에 내용을 붙인 것이 아래의 화면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편집을 할 타이밍입니다. 셀폰은 화면이 작기 때문에 본격적인 편집은 아이패드에서 하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그래서 셀폰과 아이패드는 항상 짝꿍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궁금했던 것은, 이렇게 제가 원하는 의도대로 편집을 하기 위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동시에 옵시디언을 띄워 놓을 때에 과연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는가, 그리고 그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 였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아이폰에서 수정을 하면 아이패드에서 약 5초 정도 안에 업데이트 된다는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 사용했던 에버노트나 노션보다 훨씬 빠릅니다. 내용이 업데이트 되는 것이 눈으로 보이고, 외부에서 수정을 했다는 알림까지 앱 자체적으로 띄워줍니다. 그래서 아래 내용처럼 아이패드 상에서도 거의 바로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내용이 싱크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 아이패드에서 편리하게 편집하면 됩니다. 글 아래에 태그를 넣어서 나중에 검색하기 쉽도록 처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짧게 저의 느낀 점을 코멘트를 넣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성도님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의 다섯가에 대해서 각각 노트를 만들고 그 안에 제가 나눈 대화를 필요한 부분을 붙여 넣고 저의 개인적인 코멘트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트들을 연결하기 위한 "상위 노트"를 아래처럼 만들었습니다. 옵시디언이 가진 최고의 장점입니다. 제목은 "성도가 겪는 다섯가지의 도전" 입니다. 그리고 옵시디언의 링크 기능을 이용해서 각각의 하위 노트 예를 들어서 "우울증의 해결책"이라는 노트로 연결을 하였습니다.
이정도 결과를 만들기까지 대략 출근 시간 30분 그리고 정리하는 시간 한시간 정도를 사용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굉장히 놀란 결과였습니다. 왜냐하면 이정도 수준의 고민과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과거에는 대략 하루 정도는 사용했을 것인데, 두가지의 도구를 사용해서 굉장히 효율적으로 잘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섯가지의 노트를 정리하고 링크를 걸면서, 교회 안에서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가정 문제와 영적인 의심이라는 부분에서 The Father's Book Club 그리고 The Doubter's Book Club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제가 워낙 북클럽에 매진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들이 북클럽과 연결되어서 보입니다. 아버지들을 위한 북클럽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어떤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ChatGPT와 옵시디언을 적극적으로 상호 활용하면서 지식을 쌓고 지혜를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저를 계발하는 것이 아주 수월해 졌습니다. 모든 분들이 각자의 방식이 있겠지만, 한번 이런 방법으로 두가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어린 시절 공부 열심히 해라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막연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노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인가 삶의 기록을 지속적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은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생산적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컨 브래인은, 기록을 남기고 정리하고 활용하는데 있어서 저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세컨 브래인의 개념에 감탄하면서 책을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책이 상당히 복잡했습니다. 분명한 뼈대 보다는 세부적인 내용들이 더 부각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내용은 탁월하지만 책이라는 관점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옵시디언을 시작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부터 과감히 생각의 틀을 조율하면서 본격적인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세컨 브래인은, 크게 두가지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CODE입니다. Capture, Organize, Distill, Express라는 흐름을 통해서, 정보가 모아지고 최종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산출하는 과정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조언에 따라 저의 옵시디언의 최상위 폴더를 아래와 같이 셋팅하였습니다.
먼저 Capture 파트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 이미지처럼, 나를 놀라게 하고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정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정리해서 넣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메모를 만들면서 태그 기능과 링크 기능을 사용해서 다른 메모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주면 됩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ChatGPT와 이야기 주고 받은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갑자기 카톨릭에 대해서 그리고 교황의 권위에 대해서 궁금하더군요. 특별히 교황이 어떤 상황에서 오류가 없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아래 이미지처럼 개인적으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태그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존에 만들어 놓은 믿음 (특히 말씀에 근거한)에 대한 노트와 함께 링크를 걸어 놓았습니다. Capture에 아이디어들을 정리하고 그것을 다른 노트와 링크하는 것 정도는 이제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큰 문제였습니다. Organize 폴더 안에서 메모들을 정리 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주제별로 폴더로 만드는 방법은 과거에 다른 메모엡에서 시도해 보았지만 별로 효용성이 없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세컨 브래인의 책 뒷 부분에 PARA라는 개념이 바로 이것을 위한 해결 방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에 그것을 사용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책만 읽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 책에 대한 여러 리뷰를 찾아보니 PARA는 정보를 Organize하기 위한 범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CODE의 "O" 안에 "PARA"가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CODE와 PARA에 대한 정확한 관계는 아래 사이트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 이미지처럼, Organize 폴더에 PARA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이 개념을 만든 사람들은 영어 약자로 기억하기 좋게 만들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사실 금방 마음에 와 닿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폴더 이름 자체에 각각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Project 폴더는, "현재 진행하고 있고 단기 노력이 필요한" 정보들을 넣어 놓는 장소입니다.
일단 범주를 확실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 다음 과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먼저 Project 폴더에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중심을 폴더를 만들면 됩니다. 처음에는 하위 폴더에 번호를 붙였지만 프로젝트는 언제든지 생길 수도 있고 또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번호를 일부러 붙이지 않고 이름만 넣었습니다.
참고로 "나의 하루"라는 폴더는, 옵시디언은 기본적으로 매일 날짜가 들어간 메모장을 일기처럼 하나씩 만들 수 있는데 그곳을 저장하는 폴더로 생각하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다음으로 Area 영역은 당장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살피고 관리해야 하는 주제들"이 들어가는 폴더입니다. PARA에 맞춰서 폴더를 만드는 것이 별것 아닌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다른 메모 앱을 사용하면서 항상 "가족" 폴더를 만들었는데 도대체 그것을 어디에 넣어 두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PARA 시스템 안에서는 당연히 Area로 들어가면 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이제 다음 폴더인 Resource는 아직 특별히 쌓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위 폴더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세컨 브레인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실제로 이 폴더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배우고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래 이미지처럼,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용기"에 대한 짧은 노트를 만들었고 언젠가 사용되기를 기대하면서 Resource 폴더에 넣었습니다.
마지막으로 Archive는 현재 활발하게 사용하지는 않지만 나중을 위해서 보관하기 위한 폴더입니다. 아래 이미지처럼 현재로서는 특별한 메모는 없고, 기록했지만 다시 사용하지 않는 메모 하나를 넣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CODE 시스템과 PARA를 성공적으로 결합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장벽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Distill 이었습니다. 메모에서 자료를 추출하라는 세컨 브레인 저자의 설명은 이해했는데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메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성한 원래 메모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내용을 추출(Distill)을 해야 하는지를 전혀 상상이 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를 들어서 Project 폴더에 있던 기존 메모를 Distill 폴더로 옮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원래 메모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hat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요즘에 ChatGPT와 거의 한시간 정도씩 대화를 나누고 있고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하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정말 설마하는 마음으로 물어 보았습니다.
“내가 CODE와 PARA를 사용해서 옵시디언을 사용하고 있는데 Organize 폴더 안에 PARA가 하위 폴더로 들어 있다. 그런데 PARA 안에 있는 어떤 메모를 Distill에 사용하고 싶다. 그런데 오리지널 메모는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물어 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건 보통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메모 엡의 사용 방법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굉장히 논리적이고 추상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세컨 브레인을 읽고 고민한 사람이라도 쉽게 대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대답을 하더군요. Distill 폴더에다가 새로운 메모를 만들고, 옵시디언의 기능을 이용해서 기존 메모와 연결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더군요,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조언을 해주다니!
그래서 아래처럼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기존 노트가 위에 것이고, 아래 것이 Distill에 위치하는 새로운 노트입니다. 제목을 약간 바꾸고 기존 내용에 하이라이트를 하고 더 압축된 내용을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 노트를 Distill에 위치한 노트와 링크를 걸어서 원래 내용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새로운 정보로 변환 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서 이제 세컨 브래인의 개념을 한층 강화시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CODE와 PARA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Organize 폴더 안에 PARA를 집어 넣음으로써 완벽한 정보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상당한 통찰을 모으고 그것을 조합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적으로 옵시디언을 세컨 브레인 개념으로 쓰면서 활용하고 또 연구해 보아야겠습니다.
평균 수명을 따져 봤을 때에, 저는 이미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감사합니다. 마흔이 넘어서 살아오는 동안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제 인생 자체가 좌초할 여러 위기로 부터 주님께서 구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돌보셨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참 아쉽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책을 봤지만, 좀 더 체계적으로 부지런히 탐독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렇게 많은 아이디어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충실히 구현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시간이 얼만큼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평균 수명 정도로 산다는 것을 가정할 때에 지금부터라도 제 삶을 잘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멋진 삶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기회들을 선용하고, 그분의 복음을 전하는데 있어서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싶은 깊은 갈망입니다.
저는 사실 요즘에 마음이 고동치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마음이 너무 두근거립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소망, 그리고 무엇인가 만들어가고 있다는 그런 가슴 벅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마음에 지금 읽고 있는 책 "세컨드 브레인"이 불을 더욱 지폈습니다.
이 책은 시작부터 강렬한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도저히 자신의 삶에 아무런 소망도 없다고 거의 결론에 다다랐을 즈음에, 그는 자신의 모든 병원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하던 중에 자신의 병의 병명과 근본 원인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그는 노트와 노트를 정리하는 것, 그리고 그것의 결과물에 대한 커다란 통찰을 얻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됩니다.
어떠한 일이든지 관점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가져옵니다. 그런 면에서 이책은 단순히 노트 테이킹에 대한 책은 아닙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다 읽은 것도 다 소화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책은 저의 삶에 노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위의 내용처럼, 책의 일부분들을 발췌해서 노트가 되고, 그 노트를 새롭게 배열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됩니다. 기존의 노트 모음집이라 할 수 있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또 자신만의 노트를 통해서 새로운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입니다. 그저 노트를 열심히 적어보라 라는 수준의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노트를 적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그리고 그 노트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표현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 이것이었구나.. 그동안 제가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그 이상향이자 갈망이 바로 저 표현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노트를 만드는 것은, 그저 단순히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의 창조성을 발현하여서 나 자신을 확장하는데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노트 앱을 써야 할 것인가? 제가 위에서 어떤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실 저자는 딱히 어떤 노트 앱을 사용하라고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원노트, 에버노트, 노션 등의 유명한 앱들을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써 보면서 느낀 것은, 저에게 있어서 있어서 이런 앱들은 단순한 정보 저장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열심히 축적하고 또 테그도 달아 보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썩 좋아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메모를 생각할 때에 한가지 중요한 기능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결" 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할 때에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관찰해 보면 그것은 "연결"의 사고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정보가 아니라, 여러가지 정보들이 상호 연관이 되고, 심지어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정보라도 영역을 뛰어 넘어서 연결하여서 사고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특별히 탁월한 사람들은, "특정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목표가 분명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놓치고 있던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세컨드 브레인으로 사용할 노트앱은 반드시 "상호 연결"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노트 앱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옵시디언(Obsidian) 입니다.
옵시디언에 대한 평가를 간략하게 찾아보니, 일단 로컬에 자료를 저장합니다. 다른 앱을 쓰면서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에 앱을 열수 없는 황당한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에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맥과 윈도우 그리고 아이폰을 쓰기 때문에 모든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싱크가 가능하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옵시디언의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노트끼리의 연결"은 제 관점에서는 혁신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이 무료입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걸 왜 아직까지 안쓰고 있었지? 옵시디언을 소개하는 영상 중에 가장 좋았던 영상은 아래 영상입니다. 옵시디언의 장점을 간략하게 임팩트 있게 보여줍니다.
자, 그렇다면 더 무엇을 주저할까요? 바로 설치해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만약에 본인이 애플 생태계 속에 있다면 옵시디언을 모든 디바이스에서 싱크 하기 위해서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집에 있는 윈도우 랩탑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윈도우에 아이클라우드를 설치하는 것에서 시작하였고, 구글링을 하니 설치 과정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래 화면은 저의 옵시디언을 아이폰에서 본 화면입니다. 이정도 수준으로 만드는데 딱 하루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아래에서 핵심은 폴더의 제일 하단에 위치한 I.Capture, II.Organize, III.Distill, IV.Express 입니다. 이것은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인 타이고 포르테가 제시하는 노트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Capture는 공명하는 내용의 수집, Organize는 실행을 목표로 하여서 정리하는 것, Distill은 핵심을 추출하는 것, Express는 작업 결과물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정보의 흐름을 항해하는 지도로서 이것을 제시합니다.
저는 Capture 파트가 제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아직 뒷 부분까지 충분히 읽어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로서 제 생각은 저자가 주장하는 Express는 결국 제 글들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Capture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마음에 영감을 주는 것이라면 노트해서 일단 그곳에 넣어 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래에서 보시는 것처럼, 저의 Capture 폴더에는 저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다양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옵시디언의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때입니다. 그것은 Outgoing link 그리고 백링크입니다. 이 기능을 통해서 노트들은 서로간에 링크를 걸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 추후에 사고의 확장을 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예수님조차도 할 수 없는 것"이라는 노트는 개인 말씀 묵상 중에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마가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조차도 믿음이 없는 자들 앞에서는 오히려 권능을 행하실 수 없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알고 이었지만 특히 이번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을 메모하고, 링크는 믿음이라는 노트를 만들어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아래 "믿음"이라는 노트가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목회적으로 항상 다루게 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믿음이 하나님의 선물이냐 혹은 인간의 반응이냐의 논쟁을 항상 경험하면서, 성경적인 믿음에 대해서 좀 더 정리하고 들어가야겠다 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에 대한 저의 간단한 정의를 적고, 아래에는 위의 노트를 연결했습니다. 노트를 연결하는 방법은 [[ ]] 사이에 내용을 집어 넣으면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의 깊은 고민이기도 한데, 북클럽을 실제로 인도하면서 참여하시는 분들 안에 들어 있는 믿음 (ex) 인도자를 향한, 책 자체를 향한)이 변화의 큰 변수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마 믿음에 대한 노트는 북클럽으로도 확장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굳이 신앙에 관련된 것만을 이렇게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컨드 브레인을 읽으면서 저는 "호기심"의 역할에 대해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호기심이 결국 어떤 깊이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아래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를 이용해서 몇개의 테그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옵시디언은 노트가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에 기반하여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변화" 에 대한 아이디어입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신 분이시라면, 저의 삶의 주요한 화두가 "변화"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이것은 한 인간으로, 그리고 목회자로 저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계속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있었지만,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한 노트를 만들고, 그리고 그 첫번째 항목으로 위에서 만든 "호기심의 힘"을 링크를 시켰습니다. 이제 이 두가지 노트는 상호 연관 관계를 맺고, 저는 앞으로 이 두가지 노트들을 기반으로 해서 인간의 변화에 대해서 계속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옵시디언의 놀라운 또 하나의 기능은, Graph view 입니다. 이것은 내가 가진 노트들과 그것의 연결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아래 보시는 것처럼, 호기심의 힘과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이, 그리고 예수님조차도 할 수 없는 것과 믿음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저의 뇌 속을 들여다보면서 구경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앞으로 형성되고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비록 아직은 아주 단순하지만, 저의 세컨 브레인을 만드는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 얼마 정도 걸릴까요? 저는 최소 3년 정도를 예상합니다. 어떤 것들이 충분히 축적되고 그것이 힘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면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저의 남은 삶의 모든 순간들이, 의미 있는 기록들과 그것을 통해서 만들어질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결과들로 채워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