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일 목요일

왜 사울의 발 앞에 옷을 벗어 놓았는가? (사도행전 7장 58절)

 

목회자의 기쁨은, 성도님들과 교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더 자주 함께 신앙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하며 또 격려 받을 수 있는 것이 목회자가 경험하는 큰 은혜입니다.

사도행전의 순 모임을 준비하면서 순장님 중에 한 분이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스데반이 죽임을 당할 때에 사람들이 옷을 벗어서 사울의 발 앞에 두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도행전 758절 말씀을 염두에 두고 하신 질문입니다.

사도행전 7:58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칠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 (개역개정) 7:58 dragged him out of the city and began to stone him. Meanwhile, the witnesses laid their clothes at the feet of a young man named Saul. (NIV)  

어떤 성경 구절을 균형 있게 살펴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책들을 참조하고 그 안에서 종합하여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주 좋은 태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살펴본 결과, 이 부분에 대하여서 학자들이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대략 스터디 바이블 스무 권 정도를 살펴보면 많이 언급되는 공통적인 부분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공통적이지도 않고 자주 언급되지도 않습니다. 다만 눈 여겨 볼 만한 부분들과 추가적으로 주석에서 조금 더 살펴보는 것으로 족하리라 생각합니다.
 
7:58 The Romans allowed the Jewish leaders to maintain the sanctity of the temple area but not to carry out the death penalty. That is why Jesus was taken to Pilate, a Roman official, for trial. In this instance, however, Stephen was killed illegally by an enraged mob. This is the first reference in Scripture to Saul (later called Paul). It is disputed whether he was a member of the Sanhedrin or just a young rabbinic student who was zealous for traditional Jewish faith. Whether he was formally involved in the Sanhedrin or not, he “agreed” with the decision to stone Stephen (8:1).

M. David Sills,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in Global Missions,” in CSB Study Bible: Notes, ed. Edwin A. Blum and Trevin Wax (Nashville, TN: Holman Bible Publishers, 2017), 1730.

CSB 스터디 바이블은 복음주의권에서 아주 성실하게 쓰여진 스터디 바이블입니다. 여기서 해석의 포커스는 스데반을 돌로 친 것이 제대로 된 재판도 없었던 불법적인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울이 그 당시에 유대인의 지도자인 산헤드린 공의회에 일원이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그 자리에서 그들의 폭력에 동의하였다는 것입니다.
 
laid their coats. Because the activity was physically strenuous, they could lay aside their outer garments, as was customary during exercise (especially for Hellenists, as the witnesses here probably are). Ancient practice, however, specified not the stripping of executioners but rather the stripping of the person being executed—Luke may ironically emphasize their stripping themselves to remind the reader who is really on trial (see note on v. 56). young man. The term is a general one that can include people in their teens, their 20s (as most often, and as is likely here) and even their 30s. People in antiquity associated youth with both strength and rashness; those who achieved prominent roles in their youth, as here, were generally counted as exceptional.

Craig S. Keener and John H. Walton, eds., NIV Cultural Backgrounds Study Bible: Bringing to Life the Ancient World of Scripture (Grand Rapids, MI: Zondervan, 2016), 1883.

이 스터디 바이블은, 성경 배경에 관한 독보적인 책입니다. 그래서 좀더 옷을 벗어 발 앞에 놓은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일단 일차적인 관점에서는 스데반을 돌로 친다는 그 행위를 쉽게 하기 위해서 옷을 벗었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고대에는 사형을 당하는 사람이 옷을 벗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오히려 돌리 치는 이들이 재판을 받고 사형을 받는 위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누가가 말했는지도 모른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옷을 벗는 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그것을 왜 사울의 발 앞에 놓았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울은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진 것 같은데, 이 상황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의 발 앞에 둔 것은 초대 기독교인들이 재산을 팔아 사도의 발 앞에 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참고. 4:35, 37, 5:2). 이것은 그의 권위를 인정하여 자신의 권리를 마음대로 처분하도록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황원하, 사도행전 -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설립 60주년 기념 성경주석, ed. 변종길 (서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출판국, 2019), 189–190.

이 주석은 좀 더 적극적으로 옷을 발 앞에 놓은 것에 대하여 해석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전체 맥락을 중시하면서 초대 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재산을 사도들의 발 앞에 놓은 것을 연결하여서, 스데반을 돌로치는 이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사울에게 양도하였음을, 다시 말해서 사울이 이 모든 상황에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등장하고 있다는 방향으로 해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수되었다고 말해질 수 있는 한 가지 공적 절차가 있었다. 구약성경은 신성모독의 행위를 범한 자를 처형할 때, 증언의 장소를 규정화하고 있다(레 24:14; 참조. 신 17:7). 여기에서 증인들이 언급되는데, 그것은 그들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의복을 (그 이야기 안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사울이라고 불리는 사람의 발 앞에 두었기 때문이다.

미쉬나는 희생자의 의복을 벗길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여기에서 끔찍한 역할을 보다 쉽게 감당토록 의복을 벗은 이들은 바로 사형을 집행하는 자들이었다.
 
하워드 마샬 지음, 사도행전, ed. 백승현, trans. 왕인성, 초판., vol. 5, 틴데일 신약주석 시리즈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68: 기독교문서선교회, 2016), 241–242.
 
이 주석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의복을 놓은 행위를 구약과 연결합니다. 특별히 이 해석이 탁월한 것은 증인들이옷을 벗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성경 본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맥락을 잘 짚어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구약에서 가장 큰 범죄를 저지른 자를 처형할 때에 증인의 장소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을 연결하여서, 사람들이 옷을 벗어 발 앞에 둔 것을 처형의 장소로 그곳을 지정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의미를 어느 정도 열어 두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자들에 따라서 아주 공통적인 해석의 내용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석의 부분들에 모두 공감이 됩니다. 사람을 돌로 치는 끔찍한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하여 옷을 벗었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그리고 누가가 오히려 옷을 벗은 이들이 하나님의 처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임을 드러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사울은 그 모든 상황 속에서 그 자리의 모든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등장합니다.

이 본문은 전반적으로 매우 가슴 아픈 본문입니다. 제가 언제나 제 스스로에게 염려하는 것은 마치 성경 말씀을 내가 지적으로 풀어내야만 하는 지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물론 성경은 언어이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고 지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차원을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단순히 지적으로 묵상하는 것 그 이상을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보여주시고 또 느끼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귀히 여기시는 탁월하고 아름다운 믿음의 사람이 복음을 전하다가 잔인한 죽임을 당합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눈을 가리며 대적하여 옷을 벗어 던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스데반을 돌로 칩니다. 그리고 사울은 그것을 마땅한 것으로 여기며 권위자로서 그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 있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귀히 여기신다는 것을 통해서 영적인 세계의 역설을 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던 악인 중에 악인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은혜도 봅니다. 한편으로는 한 없이 마음이 숙연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한 없이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게 되는 그런 본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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