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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7일 일요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19) - 힐링 프라이데이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저는 제가 행복한 담임 목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좋은 분들과 함께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들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KM에서 함께 섬기는 박동민 목사님은, 한국의 한동대 워십팀에서 훈련을 받은 분입니다. 인도자로서 열정과 감각 그리고 실력을 겸비한 분입니다. 오랫동안 볼티모어 교회의 힐링 프라이데이를 성실하게 섬겨 오셨습니다. 거기다가 성경 자매와 노집사님께서 함께 찬양을 하니 너무나 아름다운 하모니가 흘러나옵니다. 반주로 탁월하게 섬기는 제 아내에게는 언제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매주 금요일을 참 좋아합니다. 제가 가끔 직접 인도하기는 하지만, 회중석에 앉아서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는 시간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통적인 예배도 너무 좋아하지만, 현대적인 예배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이 기다려집니다. 또 한편으로는 행복한 고민입니다. 토요일 새벽 예배도 정말 좋기 때문입니다. 요즘에 토요일 새벽은 거의 잔치 분위기입니다. 예배 후에 식사 교제까지 있습니다. 제가 부탁드린 것도 아닌데 성도님들이 자발적으로 섬기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저는 이민 교회 성도님들의 어려움을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도님들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억지로 어떤 예배를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성도님들께서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만약, 찬양으로 깊이 들어가고 함께 기도하는 열정적인 예배를 원하신다면, 힐링 프라이데이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풍성한 은혜와 새로운 영적인 도약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I consider myself a happy senior pastor because I am doing ministry together with wonderful people. Ministry is not something done alone but with everyone together. 

Pastor Park, who serves in KM with me, was trained with the Handong University worship team in Korea. He is a leader with passion, sensitivity, and skill. For a long time, he has faithfully served Baltimore Church’s Healing Friday. On top of that, when Sister Seongkyung and Decon Noh join in praise, such a beautiful harmony flows out. I am always thankful to my wife, who serves so excellently as an accompanist. 

I really love every Friday. Though I sometimes lead directly, I especially enjoy sitting in the congregation, praying and singing together. 

I love traditional worship, but I also truly love contemporary worship. That’s why I look forward to every Friday. On the other hand, it’s a happy dilemma because Saturday dawn worship is also so wonderful. Recently, Saturdays have almost felt like a feast. After the service, we even share a meal together. I never asked anyone, but the members voluntarily began serving in this way. It excites me as well. 

I always think about the difficulties immigrant church members face. Because everyone’s situations are different, I never try to force a certain style of worship. However, I do hope that members will join more passionately in the form of worship that fits them best. If you desire a passionate worship with deep praise and prayer together, I invite you to Healing Friday. I am confident that God will grant abundant grace and a new spiritual leap forward.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02/blog-post.html

2025년 8월 15일 금요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18) - 다음 세대를 키우는 아름다운 교회

 





저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교회에서 지내던 모든 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본당의 의자들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요즘에 저희 교회 아이들을 보면 마치 저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걱정 없이 마냥 행복하게,  교회를 제집처럼 여기고 노는 모습 속에서 아이들의 기쁨을 봅니다. 귀한 영혼들을 보면서 마음이 벅찹니다. 저 역시 다시 어린 아이가 됩니다. 그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 VBS를 보면서 마치 축제를 보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인사 나누는 모든 분들의 얼굴에 행복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무려 일주일 동안 일어나는 이 귀한 사역 가운데, 볼티모어 교회의 어린이들 뿐 아니라 지역의 어린이들도 함께 하며 말씀을 배우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말씀과 찬양과 또 즐거운 시간이 어우러진 정말 좋은 VBS 였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행사로 섬기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이 부서를 맡고 계시는 김미아 간사님과 EM을 총괄하시는 나현수 목사님께서 수고를 많이 하셨습니다. 청소년들은 스탭들로 함께 도우면서 자신들의 모든 역할을 잘 감당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님들, KM의 장로님들 그리고 권사님들께서도 마음을 많이 써 주시고 기도로 후원과 봉사로 애를 쓰셨습니다. 

볼티모어 교회는 역사가 깊은 교회입니다. 또한 동시에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힘을 다해 그들을 키우는 교회입니다. 공동의 기도 시간에 거의 빠지지 않는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입니다. 교회의 귀한 걸음들을 이끄시고 친히 다음 세대를 키우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볼티모어 교회의 비전이 그러한 것처럼, 앞으로도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하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믿음의 유산이 계속 이어져 이 시대를 밝히는 담대한 교회 되기를 원합니다. 

When I look back on my childhood, every moment I spent at church was filled with joy. Runn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pews in the sanctuary and playing with friends made the day pass in no time. 

These days, when I see the children at our church, it feels as if I am seeing my younger self. I see their joy in the way they play freely and happily, treating the church like their own home, with no worries at all. Seeing these precious souls fills my heart, and I, too, become like a child again—returning to the pure heart of those days. 

Watching this year’s VBS felt like witnessing a festival. The faces of everyone greeting one another were full of happiness. Throughout this precious ministry, which lasted an entire week, not only the children of Baltimore Church but also children from the local community joined together to learn God’s Word and enjoy a joyful and blessed time. It was a truly wonderful VBS, where the Word, praise, and fun blended together beautifully. 

Serving such a large-scale event is by no means easy. Director Miah Kim, who leads the Children’s Ministry, and Pastor Mike Ra, who oversees the EM, worked tirelessly. The youth served faithfully as staff, carrying out all their responsibilities well. Parents, as well as the elders and deaconesses of the KM, also poured out their hearts—praying, supporting, and serving with dedication. 

Baltimore Church is a church with a rich history, yet it is also one that wholeheartedly invests in raising the next generation. One of the most consistent prayer topics in our corporate prayer gatherings is for the next generation. We praise God, who leads these precious steps of our church and personally nurtures the next generation. Just as this is the vision of Baltimore Church, we pray that it will continue to be a beautiful church where all generations worship together, and that the legacy of faith will endure—shining boldly as a church that lights up this generation.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02/blog-post.html

2025년 8월 13일 수요일

박OO 성도님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두달 정도 전에 교회로 연락이 왔습니다. 볼티모어 지역에 연고가 없는 분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도움을 줄 수 이느냐의 연락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교수로 섬기셨지만, 암이 몸으로 전이되면서 좀더 좋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를 원하시는 상황이었습니다. 

박OO 성도님은 인상이 따뜻하고 좋은 분이었습니다. 기적처럼, 저를 만나기 몇주 전에 미국 교회에서 세례를 받으셨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영적인 케어를 받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더 받기 원했지만 안타깝게도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어서, 곧 호스피스로 옮기셨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와는 조금 다르게 그래도 호스피스에서 잘 지내셨습니다. 드시는 음식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저와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더 자주 방문하고 싶었지만 다른 교회일을 챙기느라 저도 여력이 부족했다는 것이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박OO 성도님을 만나면서 정말 인상적이었고 또 감사한 마음은, 저의 안부를 여러번 물으셨다는 점입니다. 담임 목회하면 힘들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속으로 너무 놀랐습니다. 세례를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분이,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두고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분이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다는 것이 참 놀라웠고, 그 와중에도 저를 염려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시간을 지나면서 가장 힘들어하셨던 것은, 본인의 믿음이 약해질까봐 걱정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의 마지막을 지나면서 굳건한 믿음으로 이 시간을 지나기를 기도부탁하셨고 저도 함께 기도하고 또 거기에 관해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해서, 그리고 천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제 잠깐 찾아뵈니 이제 의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갈라디아서 말씀을 나누고 찬양을 불러드렸습니다. 저의 목소리를 알아들으시고 손에 힘을 주어 제 손을 잡으시는데 더 이상 제가 해드릴 수 없다는 것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난 두달 동안은 저의 설교를 계속 들으셨다고 동생 분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삶의 마지막의 시점에서 저의 설교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박OO 성도님은 누구보다 더 강하게 누구보다 더 믿음이 있고, 또 따뜻한 분이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장례를 저희 교회에서 섬기기로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시간을 지나가고 있는 귀한 성도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또한 언젠가 다시 뵙게 된다면, 함께 시간을 나누어서 감사했다고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본인이 힘든 중에도 저를 염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뵙게 되어서 참 좋다고, 그리고 그때 우리가 나누었던 것처럼 천국은 너무 아름다운 곳이 아니냐고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2025년 7월 17일 목요일

목회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 큐티 클래스를 진행하며 느끼는 점


큐티 클래스를 시작한 지 두주 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모임을 섬기면서 느끼는 것은 참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모든 모임에서 행복을 경험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세상에는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하는 모임이 압도적으로 좋지 못하다면, 사실상 성도님들이 들어와서 배우고 싶은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모임을 오픈해 보니, 볼티모어 교회의 저력이 드러납니다. 오랫동안 신실하게 신앙 생활을 하신 분들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습니다. 큐티를 처음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열심으로 하시기 때문에 제가 기대한 그 이상으로 잘하고 계십니다. 

각기 다른 분들이 모여 네 그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모임이 더 바랄 것이 없을 만큼 수준이 높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말씀에 대한 열정과 뜨거운 마음, 그리고 서로를 경청하고 듣고 나를 돌아보고 성장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도에게 주신 너무나 큰 축복입니다. 

물론 성도님들도 참 좋아하시지만, 생각해보니 저에게도 이 모임들이 축복입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큐티 자료를 통해서 성도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 참 즐겁고, 성도님들의 나눔을 통해서 제 자신이 많이 배웁니다. 짧은 심방에서 안부를 묻는 정도로는 얻을 수 없는, 깊은 성도님들의 마음과 삶을 들으면서, 목회적인 방향을 가늠하고 새로운 동력을 얻습니다. 

목회자로 섬기는 저의 역할이 크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적기도 합니다. 어쩌면, 함께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그 자리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저의 역할을 다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 신기합니다.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은혜가 됩니다. 모임을 열었더니 성령님께서 인도하시고, 주님께서 섭리해 가십니다. 그저 저는 겸손하게 주님의 종으로 섬기는 것 뿐입니다. 

큐티 클래스를 열기 위해서 참 많이 고민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목회는 언제나 눈보라 속을 해쳐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네비게이토 암송 구절을 확장해 큐티 본문으로 잡은 것도 너무나 탁월한 선택이었고, 스터디 바이블을 결합해서 북클럽과 전통적인 큐티를 결합한 것도 참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것은,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것이 가치있으니 열심히 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바로 그 가치를 알고 내 인생을 던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너무나 귀한 일입니다. 새로운 삶, 그리고 성숙한 신앙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바라기는, 제가 섬기는 모든 성도님들이 말씀에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도 더 말씀으로 깊이 들어가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짧은 인생을 살아갈 뿐이지만,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매 순간 영원의 기쁨을 누리기 때문입니다. 섬기는 모든 시간 속에서, 오직 하나님께서 풍성하게 역사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2025년 4월 3일 목요일

볼티모어에서의 6개월을 감사드리며 / I Will Trust in the Lord - Kirk Whalum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기적이지만, 하나님께서 더 특별히 인도하시는 때가 있습니다. 저와 저의 가족에게는 지난 반년이 그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볼티모어로 인도하셨고,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전화 통화 중에 어떤 분이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목사님, 이제 좀 적응이 되 가시죠?" 사실 저는 이 대화를 나눌 때에도 이곳에서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그분이 민망하실까봐 대답은 자연스럽게 했습니다. "예,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자신을 보니 여전히 적응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교회로 오고, 해가 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제서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설교를 한 주에 다섯편 정도를 해야 하고 또 가능한대로 심방을 해야하는 것도 이제서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제 자신만 살피지 않고 가족들을 살피고 돌보는 것도 이제서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제가 볼티모어 교회 담임 목사라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책임이 정말 크다는 것도 이제서야 아주 약간 적응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아직 충분히 적응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내는 웃으면서 이야기하더군요, "담임 목회 한 6년 한 사람 같아" 칭찬해 주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사실 속으로는 여전히 낯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것을 지나치게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감당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하루가 주어지고, 새로운 각오로 감당하고, 실패해도 넘어지는 것이 저의 인생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중첩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내를 처음 만난 스무살 중반의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의 생활과 사역과 고단했던 시간들과 행복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얇은 종이들이 겹치는 것처럼 하나로 겹쳐 보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지만 여전히 부족함이 보이고, 이렇게 쌓여가는 저의 인생 자체가 낯설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인생 자체가 아직도 적응 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두주 정도 전에 심하게 아팠습니다. 아마 미국에 와서 두번째로 심하게 아픈 듯 합니다. 최대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지나친 스케쥴과 과로로 인해서 거의 이틀동안 누워만 있었습니다. 지나간 반년의 피로와 부담스러웠던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번 심하게 아픈 이후에는, 건강에 대해서 더 조심스럽습니다. 아직도 회복중이고 최고의 몸과 영적인 상태로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서른 초반에는, 정말 위대한 목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작은 인생에 자랑할 것도 없고, 그리고 자랑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자랑은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저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깨달음입니다. 오히려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맡겨진 일에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 이제 나를 드러내는 필요 없는 말을 적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을 격려하는 말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제 방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볼티모어 교회 담임 목사 위임패와 위임 예배 기념 컵을 놓아 두었습니다. 항상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해야 하는 역할과, 제가 왜 이곳에 있는지를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흔들리고 헷갈리고 가끔은 엉뚱한 길을 걸어가지만, 그래도 제가 걸어가야 하는 길을 걸어가기 원합니다. 

볼티모어에서의 반년은 정말 바빴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느냐"라는 짧은 질문에 다 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폭풍처럼 닥쳐오는 일들을 감당하고 또 그 안에서 성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연히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저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지혜롭게 저를 도와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도 저에게 힘과 격려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저 가족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신 것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임을 계속 깨닫게 됩니다. 마치 몇년을 압축한 것 같은 반년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에게는 시작입니다. 하나님께서 매일 저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그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저 믿음으로,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하기 원하고, 그 안에서 주인이신 하나님의 작은 기쁨이 되기 원합니다.

2025년 2월 6일 목요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6) - 만나24 인터뷰를 통해 볼티모어교회를 소개하다

 


처음에 볼티모어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분주했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났지만 살필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든 만남을 충분히 다 기억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위임식 때에 방문해주신 만나24 박노경 대표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어려운 시대 가운데 복음과 교계의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의 역할이 참 쉽지 않으실텐데, 웃음으로 열심으로 섬기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얼마전에 박대표님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오셨습니다.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저를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이었고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박대표님이 사려깊게 좋은 질문들을 준비해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크게 세가지였습니다. 설교, 목회의 철학, 그리고 교회의 양육과 미래였습니다. 세가지 카테고리 모두 담임인 저에게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주제이고, 또 그런 면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첫째로, 지적이며 동시에 감성적인 설교를 추구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인 듯 합니다. 이것은 훌륭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책을 읽으면서 제가 확립한 두가지 중요한 축입니다. 

뜨거움 없이 지적이기만 한 설교는 그 누구의 마음도 변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자기 자신도 뜨겁지 않은데 들으시는 성도님이 은혜 받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논리적인 모순입니다. 반면에 지적이지 못하면서 뜨겁기만 한 설교는 잘못된 방향으로 성도를 이끌 것입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야 말로, 좋은 설교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또한, 듣기만 해도 지적인 지평이 넓어지는 설교를 추구하는 것도 저의 가장 중요한 설교 철학 중 하나입니다. 설교에 적합한 인용문을 고민하면서 찾고 설교에 통합시키는 것은 매우 고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서 성도님들의 복음을 이해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하는 지평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둘째로, 경청이야 말로 제가 가장 중시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만나든지 일단 충분히 듣기 위해 노력합니다. 물론 너무 오랫동안 경청을 훈련하다보니, 오히려 제 자신이 대화의 능력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라고 종종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반응하는 것이야 말로 좋은 목회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경청을 연습합니다. 

마지막으로, 북클럽 양육과 교회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양육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밝은 교회의 미래를 꿈꿉니다. 그러나, 막연히 기대하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서 전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볼티모어교회의 양육이라는 면에서 참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함께 섬기는 박동민 목사님, 나현수 목사님, 김미아 간사님, 저의 아내인 이진희 사모, 그리고 구역 리더들이 애를 많이 써 주셨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이미 큰 걸음을 전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크리스천 북클럽을 중심으로, 모든 성도님들이 만족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교회 양육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담임 목회는, 일종의 세일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복음을 힘써 전한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또한 제가 섬기는 교회를 지역 사회 가운데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부족하지만 제 역할에최선을 다해 감당할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귀한 기회를 주신 박노경 대표님께 감사드리고, 또 함께 섬기신 윤양희 촬영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When I first started my ministry at Baltimore Church, everything was hectic. I met many people, but it wasn’t easy to remember all the meetings in detail because there were so many things to take care of. However, I had a brief conversation with Park No-Kyung, the representative of Manna24, when she visited during the installation service, and I received a good impression from her. This was because, in such difficult times, the role of media in spreading the gospel and church news is not easy, yet she serves with a joyful and passionate heart, which I found very admirable. 

Recently, Representative Park contacted me, expressing her desire to conduct an interview. I was grateful that she wanted to interview me, even though I had only recently arrived here, and I also pondered what topics we would discuss. Fortunately, she had thoughtfully prepared insightful questions, which I greatly appreciated. 

The interview focused on three main topics: preaching, the philosophy of ministry, and church education and its future. All three categories are crucial to me as the senior pastor, and I was thankful to have the opportunity to discuss them. 

First, I believe this was the first time I publicly stated that I pursue a preaching style that is both intellectual and emotional. This philosophy is based on two fundamental pillars I established through reading books by outstanding theologians and pastors. 

A sermon that is purely intellectual without passion cannot change anyone’s heart. If a preacher is not personally moved by their own sermon, yet expects the congregation to receive grace, that is a logical contradiction. On the other hand, a sermon that is only passionate without intellectual depth can mislead the congregation in the wrong direction. That is why these two elements—intellect and passion—are the core components of a good sermon. 

Additionally, one of my most important preaching philosophies is to deliver sermons that expand the intellectual horizon of the listeners. Finding appropriate quotes and integrating them into a sermon is a challenging task. However, it is a worthwhile effort because it helps the congregation deepen their understanding of the gospel and apply the Word to their lives more effectively. 

Second, I highly value the practice of listening. No matter whom I meet, I make an effort to listen attentively. Sometimes, I even wonder if I have lost my ability to converse because I have trained myself to listen so much. Nevertheless, I continue to practice listening because I believe that carefully hearing someone’s story, understanding their situation, empathizing, and responding is at the core of good pastoral ministry. 

Lastly, we discussed church education through the book club and the future of the church. Many people talk about the importance of church education and dream of a bright future for the church. However, simply hoping for it and actually implementing it are two entirely different things. Over the past three months, Baltimore Church has made significant progress in the area of education. 

Pastor Park Dong-Min, Pastor Na Hyun-Soo, Minister Kim Mi-Ah, my wife, Jin-Hee Lee, and the small group leaders have all put in great effort. Although this is only the beginning, I believe we have already taken significant steps forward. As I mentioned in the interview, I will do my best to establish a solid foundation for church education through the Christian Book Club, ensuring that all congregation members can grow and be satisfied in their faith. 

I consider pastoral ministry to be a form of sales in a sense—both in the aspect of passionately spreading the gospel and in actively introducing the church to the local community. Though I may be lacking, I am grateful to fulfill my role to the best of my ability. 

I sincerely thank Representative Park No-Kyung for this valuable opportunity and also express my gratitude to Director Yoon Yang-Hee for her efforts in filming the interview.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02/blog-post.html

2025년 1월 23일 목요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3) - 함께 성장하고 함께 섬기는, 목회자 공동체



* 목회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함'이다

누군가 목회의 핵심이 무엇이냐고 저에게 물어본다면, 저는 '진실함'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목회는 가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섬기고 돌본다는 것은 억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그리고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여서 섬기는 것이 목회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그룹은 목회자 그룹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는 공동체의 리더이며 동시에 가장 앞장서서 섬겨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리더 그룹이 행복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고 서로를 아껴주지 않는다면, 그 공동체의 미래는 매우 어두울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부터 마음을 많이 쓴 것이 목회자 팀입니다. 볼티모어 교회에는 저 외에 두분의 목사님과 한분의 간사님이 목회를 함께 섬기고 있습니다. 저의 분신처럼 KM에서 섬기시는 박동민 목사님, EM에서 장년부터 유스까지 담당하시는 나현수 목사님,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섬기시는 김미아 간사님까지 최고의 팀원들이고 참으로 귀한 분들입니다. 물론 세분 다 능력이 출중합니다. 그러나 마음이 진실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이분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 북클럽을 통해서 하나됨과 복음의 본질을 추구하다

목회를 하면서 지금까지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목회는 팀 사역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해야하는 일 이상을 하고, 자신의 삶 전체를 교회를 위하여 사용하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맡겨진 일이 훨씬 많기 때문에 쉽게 탈진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 그룹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돕고 섬기고 돌보고 격려하는 것은 교회를 세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부임하자 마자 목회자 그룹 안에서 북클럽을 시작했습니다. 데이비드 플랫 목사님의 복음이 울다를 함께 읽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북클럽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필요한 부분들을 살피고 함께 책을 읽고 나누고 있습니다. 물론 매주 모임 속에서 교회의 행정적인 것들과 실제적인 것들을 살피고 회의를 합니다. 그러나 목회자 그룹 안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내면의 성장과 복음으로 우리 자신이 먼저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복음을 깊이 알아가는 진지한 나눔과 서로를 향한 도전과 격려 속에서, 저는 너무나 밝은 교회의 미래를 봅니다. 

* 성숙하고 아름다운 목회를 향하여

오늘도 모임이 참 행복했던 것은, 목회의 본질에 대해서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성도님들을 살피는 것, 위해서 기도하는 것, 방문하는 것, 그리고 마음을 열고 성도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목회의 본질에 대해서 서로가 공감하고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은 공동체를 섬기는 세 분과 이런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인생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목회자들을 위해서 많이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것은 단순히 목회자에게 잘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목회자 팀이 더 힘을 내어서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홈페이지에 올라갈 목회자 각자의 소개는 준비중입니다. 조금 더 기다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성숙해지고 더 아름답게 섬기는 저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The Importance of Sincerity in Ministry 

If someone were to ask me what the core of ministry is, I would answer, "sincerity." Ministry cannot be done with pretense. Serving and caring for others cannot be forced. True ministry flows from a sincere heart, with a willingness to sacrifice oneself in order to serve others. 

In this sense, I believe that the most important group in the church is the pastoral team. Pastors are the leaders of the community and, at the same time, the ones who must take the lead in serving. If the leadership team is unhappy, stagnant, or lacks mutual care, the future of that community will be bleak. 

That’s why, from the beginning, I’ve invested my heart heavily into the pastoral team. At Baltimore Church, there are two pastors and one ministry staff member serving alongside me. Pastor Dongmin Park, who serves in the KM ministry as my right hand; Pastor Hyunsoo Na, who oversees the EM, from adults to youth; and Ministry Leader Mia Kim, who serves the children. They are the best team members and truly precious individuals. Of course, they are all highly capable, but what I love most about them is their sincerity. 

Pursuing Unity and the Essence of the Gospel Through the Book Club 

One thing I have painfully realized in ministry is that ministry is team-centered work. Most pastors do more than they are required to do, pouring their entire lives into the church. Because the responsibilities given to them often far exceed their abilities, they are prone to burnout. That’s why it is crucial for the pastoral team to understand, support, serve, care for, and encourage one another. This is the most important aspect of building the church. 

With this in mind, I started a book club within the pastoral team shortly after arriving. We are currently reading Radical by Pastor David Platt. I personally conducted the orientation for the book club, prepared the necessary materials, and have been reading and discussing the book with the team. Of course, we also take time in our weekly meetings to address administrative and practical matters of the church. However, what I emphasize most within the pastoral team is inner growth and personal renewal through the Gospel. 

In the midst of deep Gospel-centered discussions, challenges, and mutual encouragement, I can clearly see the bright future of our church. As we strive to know the Gospel more deeply and allow it to renew us, I have great hope for what lies ahead. 

Toward a Mature and Beautiful Ministry 

Today's meeting was especially joyful because we shared about the essence of ministry. We spent precious time agreeing and reflecting on what ministry truly is: caring for struggling members, praying for them, visiting them, and opening our hearts to listen to their stories. Sharing these moments with three others who serve the same community fills me with immense joy. 

I kindly ask for your prayers for the pastoral team. This is not simply a request for you to treat the pastors well, but rather, a plea for your support so that the pastoral team can be strengthened to serve the church even more effectively. 

We are currently preparing individual introductions for the pastors to be posted on the church website. I ask for your patience as we complete this. We will continue to strive toward maturity and a ministry that serves the church with beauty and sincerity.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02/blog-post.html

2025년 1월 12일 일요일

로고스 어디까지 써 봤니? - 교리 설교의 준비 과정 & 로고스 추천 자료들


어떤 일을 해 보기 전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진리이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도전하기를 종종 주저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볼티모어 교회를 섬기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예배의 독특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민 교회는 미국 교회에 비해서 예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예배 드리러 오셔야 합니다 라는 의무감만으로는 성도님들이 오시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히려 각 예배의 특징이 분명하고 각각 다른 은혜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교회를 부흥하게 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 중에서 수요 예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교리 설교입니다. 물론 부임하고 나서 미룰 수도 있었습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 처럼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냥 미루면 언제 시작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바로 교리 설교를 시작하였습니다. 

뉴시티교리문답은 복음 연합에서 준비한 좋은 문답서입니다. 물론 아주 냉정하게 말하자면 웨스트민스터 교리 문답이나 하이델베르그 교리 문답보다 부족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내용을 구분해 놓은 점에서는 약간 무질서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대인의 관점에서 조금 더 읽기 쉽게 정리했다는 점, 보수적인 신학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해설을 연결한 점에서는 참 탁월한 자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교리 설교를 목표로 삼으면서 제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것은, 지루한 교리 설교입니다. 당연히 교리라는 것은 논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만 강조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지루해집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루하지 않도록, 더 마음에 와 닿고 적용적인 설교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준비했습니다. 

겉으로 볼 때에 저의 교리 설교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쉬운 교리 설교가 더 어려운 듯 합니다. 쉬운 말이지만 그 안에 진리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깊이 있는 내용들을 잘 읽어내고 제가 충분히 소화해서, 볼티모어 교회 성도님들에게 꼭 합당한 내용으로 빚어가는 것입니다. 담임 목회를 해보니, 교리 자체를 무조건 전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섬기는 성도님들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충분히 변환시키는 것입니다. 

막상 교리 설교를 해보니, 어떤 흐름으로 설교를 끌고 가야하는지가 막연했습니다. 그리고 로고스를 통해서 교리 설교를 준비하니 어떤 식으로 레이아웃을 만들지, 혹은 어떤 식으로 어떤 자료를 볼지에 대해서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리한 것을 함께 공유합니다. 만약에 뉴시티교리문답으로 설교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작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설교의 내용 

먼저 설교 전체 구성에 대한 설명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일반적인 혹은 지루한 교리 설교를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전체 설교의 흐름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시도해보면서 고민했습니다. 

현재 어느 정도 정착한 설교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교리 내용과 관련된 사회적인 상황 혹은 성도님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으로 설교를 엽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영화 포스터가 연속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내용이 오늘 교리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말하며 교리를 실제로 같이 읽어 봅니다. 

그리고 이 교리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드리면서, 성경 구절을 함께 읽습니다. 그리고 성도님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남을 수 있도록 괄호를 넣고 간단히 암송합니다. 이후에 성경 본문에 대한 주해를 하고, 그리고 그 주해와 교리를 다시 연결합니다. 

그래서 저의 설교는 아주 엄밀하게 말하자면 강해 설교에 더 가까운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교리를 읽고 거기에 대한 답을 설명하는 것 정도로는 마음에 감동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득력도 떨어집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씀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고, 이것의 핵심이 바로 이 교리이다 라는 방식으로 내용을 연결하면 훨씬 힘있게 설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 안에서 우리의 지성, 감성, 그리고 삶의 실제 영역에서 적용할 부분을 찾아서 가능하면 분명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설교의 내용으로 구성합니다. 사실 모든 교리에서 적용점들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해설서는 해설에 보통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속적인 내용으로 교리가 나오기 때문에 적용이 겹칠 가능성도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용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 자체가 제 스스로의 영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성도님들의 영적인 집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교회적인 준비 


위에 이미지는, 볼티모어 교회 주보의 뒷면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주일 주보에는, 다음 주 수요일에 다룰 교리 문답과그 교리의 해설 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제가 뽑아서 넣습니다. 일단 교리 자체가 익숙해 지실 수 있도록 계속 홍보하는 의미가 있고, 그리고 성도님들께서 설교를 듣기 전에 미리 한번 생각해 보시면서 수요일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 로고스 레이아웃 

그렇다면 이제 제가 교리 설교를 준비할 때에 사용하는 로고스 레이아웃을 설명드립니다. 아주 간단한 레이아웃입니다. 레이아웃을 크게 양쪽으로 나누어서 왼쪽에는 개역개정 성경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라이프 성경 사전을 넣었습니다.  

이제 오른쪽에는 교리문답 인도자 가이드를 띄워 놓았습니다. 그 옆에는 교리 문답 해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설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교리와 함께 하는 가정 예배, 그리고 처음 시작하는 기독교 강요, 마지막으로 기독교 강요 완전 분석을 배치했습니다. 이제 각 자료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 뉴시티 교리문답 커리큘럼 인도자 가이드 (3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도움이 되는 자료입니다. 이것은 원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료가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가르칠 때에 더 효율적으로 교리를 가르치도록 만들어진 가이드입니다. 가장 좋은 점은, 내용이 쉽게 설명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최대한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에, 설교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는데 있어서 큰 유익을 줍니다. 



* 뉴시티 교리문답 및 해설 (2권)

뉴시티 교리문답에 대해서 기본적인 해설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과거의 신학자들 그리고 현재의 신학자들의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제 혼자 능력으로 교리와 이런 해설을 연결해서 찾으라고 한다면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 연합에서 너무나 탁월하게 내용을 구성했고 읽으면서 탁월한 신학자들 그리고 목회자들을 글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큰 장점입니다. 

물론 책으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사실은 모든 자료는 웹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들어가시면 교리 문답과 해설을 영상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맨 아래 링크는 영어 버전과 해설입니다. 

* 뉴시티 교리문답 

* 사나 죽으나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무엇입니까?

* Question 1 What is our only hope in life and death?




*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설교

다음으로 제가 참고하는 것은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설교입니다. 사실 뉴시티 교리 문답 자체가 하이델베르크 교리 문답을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미 잘 만들어진 교리 설교 자체를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부분은 살짝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이신 윤석준 목사님께서 보수 신학을 기반으로 참 잘 설교하셨다고 항상 생각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동일한 내용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보수적인 목회자의 관점을 볼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살펴보니 로고스에서 자료를 찾을 수가 없네요. 아마 일전에 부흥과개혁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기존에 있던 책들이 데이터 베이스에서 제외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이 나오자 마자 구입하였는데 아마 아쉬워하는 분들이 꽤 되실 것 같네요. 그래서 사실 로고스는,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무조건 빨리 구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출판사와의 계약이 파기될 경우 더 이상 로고스 안에서 구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결단은, 기독교 강요를 꾸준히 읽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칼빈의 마음과 그분의 성경에 대한 이해와 신학을 곰곰히 묵상하며 읽어나가는 것은, 영혼에 큰 기쁨이 됩니다. 

* 칼빈과 함께한 20일, 드디어 그의 마음에 조금 다가가다

그런데 처음 시작하는 기독교 강요는, 깜짝 놀랄만큼 정말 요약을 잘했습니다. 기독교 강요의 내용과 그 무게를 잘 살리면서도, 누구라도 읽기 쉽게 정리했다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독교 강요를 다 읽기 전에 개괄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살피기가 좋아서 종종 같이 읽어보고 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은, 칼빈이 인용하는 고대 신학자들의 인용 내용이 살짝 어그러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거스틴에 대한 인용 자체를 적어 놓지 않고, 저자가 이해한 인용의 요약을 적어 놓는 식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만 정말 깊이 있는 칼빈의 의도를 알고 싶다면, 기독교 강요 자체를 같이 참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교리와 함께 하는 365 가정예배

이 책은, 교리를 바탕으로 가정 예배를 드리도록 만들어진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쉬운 언어로 쓰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교리도 여러 군데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으로 그 교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통찰력을 저에게 주기 때문에 그래서 열심히 읽어보는 편입니다. 저자이신 임경근 목사님께서 이렇게 귀한 책을 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칼빈의 기독교강요 완전 분석

이 책은 마치 마인드맵처럼 기독교 강요의 내용 자체를 분석한 책입니다. 기독교 강요 한글 번역본은 로고스에 들어 있지 않지만, 이 책이야 말로 로고스 자료 안에서는 기독교 강요에 대해서 가장 충실하게 내용을 담아낸 책입니다. 전체 큰 그림을 빠르게 찾으면서 중요한 부분들을 계속 읽어보면서 설교를 준비합니다. 



* 라이프 성경사전

제가 마지막으로 자주 보는 것은, 성경사전입니다. 교리는 논리적인 설명이 필수적인데, 그럴 때에 종종 단어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모호한 정의를 통해서 논리를 펼치면 반드시 모호한 결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라이프 성경사전은 성경의 단어들을 정의하고, 그 단어들을 바탕으로 교리를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정말 중요한 책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사전의 중요성을 무시하지만, 사실 학문적인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좋은 사전을 참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비록 라이프 성경사전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사용할만하며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그 편의성이야 말로 최고입니다. 



* 아름다움을 향하여 나아가다 

지금까지 대략 열세번 정도 교리 설교를 하였습니다. 뉴시티교리문답이 일년 과정임을 생각한다면 무려 1/5을 넘어간 것입니다. 바쁜 목회적인 일정에서 미리 설교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들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느끼는 것은, 교리 설교가 너무나 필요하고 또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점입니다. 

성경을 바탕으로 한 신학적인 내용들을 배우고, 하나님을 그 안에서 깊이 배워가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교리가 우리의 마음 그리고 삶과 떨어져 있지 않고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교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아름다우심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비록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 여정을 통하여 저를 빚어 나가시고, 또 사랑하는 볼티모어 교회 가운데 더욱 큰 은혜를 부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로고스 성경 프로그램' 전체 글 모음

2025년 1월 2일 목요일

기도 들으시는 하나님, 그리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 길 - 함부영

 

목회자의 큰 특권은, 성도의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수감사주일, 성탄주일, 그리고 송구영신예배까지 그 모든 것들을 가장 중심에서 섬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의 종들에게 허락하시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내면까지 살피기에는 그 시간이 참 부족합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예배 전에 본당 앞에 앉아서 깊이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며 그저 평안한 마음으로 은혜를 사모하는 그런 기쁨은 저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앞서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분주하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압박감이 매 예배 시간에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작년 한해를 돌아보면 참 쉽지 않았습니다. 2024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My Last Day라는 이름으로 남은 날짜를 하루하루 계산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절, 하나님께서 반드시 길을 열어주시기를 기대하면서, 또 막연히 소망하면서, 기도하면서 그렇게 한해를 보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로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셨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베푸신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기적입니다. 숫자가 결국 0으로 바뀌었고, 소망하던 그 기간 안에 하나님께서는 오직 그분의 능력으로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끄셨습니다 


기도하고 고민하다가 다시 숫자를 넣었습니다. 앞으로 2년 동안의 시간이 저에게 주어졌음을 믿고 그만큼의 숫자를 넣었습니다. 숫자를 보니 마음이 결연해 집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길로 이끄셨지만, 여전히 앞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삼개월동안 제가 꿈꾸는 모든 것들을 이루셨고, 또 한편으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만큼 은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저는 이제 담임 목회의 겨우 반발자국을 디뎠을 뿐입니다. 

삼개월 동안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저의 삶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의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며, 어느 정도의 고된 일인지를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실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어른이기에, 누군가에게 칭얼대는 것 역시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마 아내가 가장 근접하게 알 수 있을 뿐, 제가 경험하고 전진하고 해내야 하는 모든 것들을 오직 하나님께서 아십니다.

그런 면에서 감사한 것은, 지난 10년의 시간들이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외로웠고, 안주할 수 없었고, 불안했고, 도전할 수 밖에 없었고, 더 절박하게 전진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지금을 위해서 존재했음을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저를 이해할 수 없다 하여도, 하나님이 아시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더 절박하게 의지하면서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의 시간을 걸어갈 것입니다. 

목회적으로 판단할 때에, 볼티모어 교회의 앞으로 2년은 교회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이 떨리기도 하고, 또 많이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그러하셨던 것처럼 저를 밀어붙이실 것이고 또 저의 한계를 뛰어 넘어 그 자리에 서게 하실 것입니다. 

729의 숫자가 다시 0이 될 그날을 잠시 마음에 그려 봅니다. 교회가 훨씬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 신앙이 넘치는 모습, 온 성도들의 마음에 믿음이 넘치고 영적으로 숫적으로 부흥하는 그 시간을 꿈꿉니다. 그리고 그날 이렇게 잠시 돌아온 날들을 묵상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기적처럼 저와 우리 교회를 이끄셨다고 그렇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믿음으로, 기도 들으시는 하나님, 그리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오늘도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이민 목회의 행복은, KM과 EM의 연합을 이뤄가는 것이다

 

* 예배는 가장 소중한 것이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평생동안 신앙 생활 하면서, 예배 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성도로서 제 자신을 볼 때에, 매주 드리는 예배이지만 언제나 새롭기를 원하고 또 은혜 받기를 원하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그리고 저는 함께하시는 성도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배를 통해서 은혜를 누리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민 교회의 경우에는 더욱 원대한 목표를 가집니다. 그것은 KM과 EM이 아름답게 연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말로는 쉽지만, 그것을 실제로 이루는 것은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언어적인 차이, 문화적인 차이를 넘어서서 공동체를 하나로 조화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함께 은혜를 누리도록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볼티모어 교회는 감사하게도 연합 예배를 자주 드립니다. 그리고 참으로 감사한 것은, 부임한지 겨우 세달 만에 연합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예배를 잘 드릴 수 있을까 목회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예배를 기획하고 그 안에서 섬세하게 조율하면서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한어권이든 영어권이든 변화를 말하지만 사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변화를 싫어합니다. 자신에게 최대한 편한 것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욱 섬세하게 이 모든 것들을 이루고 조율하면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뤄가야 하는 것입니다.

* 50주년 연합 예배를 기획하며

처음에 50주년 예배를 드리면서 영어권 목사님과 나란히 선 것은 저의 분명한 의도입니다. 저는 사실 이것이 정말 파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제가 강대상에 서고 옆에 서서 통역하는 것이 아이디어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서 마치 KM이 EM보다 우월하다 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담임 목사인 것도 사실이고, 현재로서는 KM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동등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예배를 섬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강대상을 놔두고 밑으로 내려와 성도님들 앞에 나란히 나온 것입니다. 모든 성도님들 앞에서 우리는 동등한 공동체임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우위를 선점하려는 공동체가 아니라, 현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50주년 예배를 마치고 EM 멤버들이 은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제 마음이 참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정확하게 의도한대로 그 결과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50주년 예배야 말로, 볼티모어 교회의 미래 방향을 결정 짓는 너무나 중요한 예배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면서 마음이 벅찼습니다.

* 크리스마스 연합 예배를 기획하며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저와 EM 목사님이 순차적으로 통역 설교를 했더니 KM 성도님들께서 아쉬움을 말하셨습니다. 영어가 불편하지 않은 분들은 참 좋게 들으셨지만, 영어가 많이 어려우신 분들은 설교의 흐름이 끊어진다고 느끼신듯 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설교에서는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EM 목사님이 먼저 설교를 하고 제가 이후에 설교를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분이 이야기하시더군요, EM은 10분만 하고 제가 20분을 하라고 제안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목회자 회의에서 제안한 것은 EM이 15분 제가 20분입니다. 설교자 입장에서 10분을 가지고 의미있는 논지를 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거의 동등한 시간을 설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것도 참 좋았습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예배가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고, 제가 그 모든 지루함을 안고 마지막 부분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볼티모어 교회가 다음 세대를 중시하며, 영어권을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예배의 구조와 시간을 통해서 모두에게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사역을 시작하면서 작년까지의 크리스마스 예배의 분위기를 물어 보았습니다. 사실 영어권 성도님들이 거의 안오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연합 예배이지만 실질적으로 KM 예배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사역하고 또 심방하고 50주년 예배를 드리면서 느낀 것은, 영어권에서 아무래도 많이 오실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영어권을 배려해서 예배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적중했습니다. 

강대상의 의자에 앉아서 본당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성도님들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벅찼습니다. 자녀들이 영어권이 분들이 가족과 함께 정말 많이 오셨습니다. 예배당을 꽉 찬 성도님들을 보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영어권 분들을 배려해서 예배를 기획한 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번 크리스마스 예배는 KM과 EM이 모두 만족할 예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온전히 연합하는 행복한 교회를 꿈꾸며

목회자로서 제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요즘에 더 선명하게 깨닫습니다. 그것은, 성도님들이 '행복'한 것입니다. 사실 저의 설교는 굉장히 강한 편이고 성경적인 내용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님들의 얼굴이 행복해 보여서 저 역시 너무 행복합니다. 성도님들의 웃음을 볼 때에 저의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저는 볼티모어 교회가 KM과 EM이 온전히 하나가 되는 천국의 모델 하우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바로 그 방향으로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02/blog-post.html

2024년 12월 17일 화요일

'볼티모어 교회 설립 50주년 감사 예배'를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며

 


담임 목회를 시작한지 이제 두 달이 조금 지나갔습니다. 지금 기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합니다. 처음에 이곳에 도착해서 예배 드린 그날 이후에 갑자기 지금 이 순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것과,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것은 많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부목사로 오랫동안 섬기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을 잘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담임 목사로서 교회의 모든 중요한 일들의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무게이고 부담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회를 시작하며 가장 큰 문제는, 50주년 감사 예배가 겨우 두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사십 중반에 불과한 제가, 그리고 이제 겨우 부임하고 위임을 받은 제가 이렇게 중요한 예배를 기획하고 성도님들과 함께 하나님 앞에 올려드린다는 것은 제 인생에 가장 큰 도전이라고 느꼈습니다. 

두달 동안 교회를 살피면서, 부지런히 설교하고 심방하고 성도님들과 대화를 했습니다. 특별히 마음을 많이 쓴 것은 함께 섬기는 목회자들과의 관계입니다.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한가지 얻은 교훈은, 모든 것은 '관계'라는 것입니다. 목회의 모든 것은 관계로 풀어나갑니다. 좋은 관계 속에서, 많은 대화 속에서, 은혜가 흘러가고 목회가 완성되는 것을 수도 없이 경험했습니다. 

목회자들 그리고 장로님들과 진지하게 논의하면서 예배 순서를 정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성도님들께 은혜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50주년을 맞이한 성도님들의 감사와 소망의 기도 제목을 담아 본당에 기도의 벽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순탄하게 완성도 있게 이루어졌습니다. 

KM과 EM이 연합으로 드린 예배였습니다. 예배가 길었지만 참 은혜로웠습니다. 예배의 현장의 기쁨과 감격은 영상으로 다 담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나오지 못했던 성도님들도 함께 하셔서 기쁨이 더 컸습니다. 원로이신 이영섭 목사님께서 교회에 꼭 필요한 격려사를 주셨습니다. 목회자로서 가장 본이 되는 설교와 기도를 보여주시는 귀한 분이십니다. 목사님을 뵈면서 늘 가르침을 받고 또 은혜를 누림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EM을 담당하시는 나목사님과의 호흡이 참 좋았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지만 좋은 성품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고 대화가 잘 통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좋은 분과 만나게 하신 것을 감사할 따름입니다. KM을 담당하시는 박목사님은 찬양인도부터 행정까지 다 맡아 하면서도 모든 것을 탁월하게 해냅니다. 저의 분신처럼 섬겨주는 모든 것이 또한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간사님은 참 따뜻하고 열정적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섬기시는 모든 것이 저에게는 감격입니다. 어린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사역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본격적인 담임 목회는 이제 시작입니다. 그래도 아주 잠시, 한숨을 돌리면서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주일에 모든 예배가 끝나고 성도님들을 뵈니 정말로 하나님의 은혜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성도님들의 얼굴이 밝아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홀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의 공로로 돌릴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셨고, 모든 성도님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어루만지셨습니다. 

볼티모어 교회는 긴 역사 속에 여러 아픔이 있는 교회입니다. 그러나 신실한 성도님들께서 교회를 지켜온 너무나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성도님들 한분 한분이 참으로 귀합니다. 물론 설교의 내용에 있어서는 언제나 확고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성도님들을 향한 저의 마음은 한 없이 따뜻합니다. 그저 어린 제가 믿음의 선배님들과 동역하고 그분들을 섬길 수 있다는 것이 저의 큰 영광이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기쁨입니다. 

함께 나눈 설교의 말씀처럼, 내년부터는 교회의 본질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그럴 듯한 말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쏟아야 하고, 기도하며 그것을 하나하나 실현시켜야 합니다. 예전에는 기도도 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제 능력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분명해 보이니 꼭 기도해야 한다라는 태도로 바뀌었습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저 주님만 의지하고, 또 한걸음 미래를 향해 내딛어 봅니다. 주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고 소망합니다.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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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31일 목요일

주만이 저의 길을 인도하십니다 / 주만이 - 김명식

 



볼티모어로 거처를 옮긴지 거의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 미국에서 타주로의 이사는 몇 번이 있었지만 아마 이번이 가장 분주한 듯 합니다. 이주 전 부터 이미 사역이 시작되었고 이후에도 저에게 주어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큰 행복으로, 또 한편으로는 긴장과 염려 가운데 모든 것들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래도 아주 잠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이 너무 아름답고, 많은 것이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감사한 것은 위임식을 잘 마쳤다는 것입니다. 담임 목사로 세워지고 한 교회의 최종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큰 영광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셨고 세워주셨습니다. 제 인생에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감사한 것은, 마음껏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이런 순간이 오기를 바랬습니다. 교회를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을 고민하고, 또 교회를 위하여 가장 좋은 것을 실천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물론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바빠졌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품은 모든 선한 것들을 조금씩 그리고 차분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매 순간 저의 마음을 벅차게 만듭니다. 

볼티모어는 산이 많기 때문에, 길 자체가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었는데 이제 조금은 익숙해졌습니다. 우리의 삶이 그런 듯 합니다. 내리막이 있고 때론 오르막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순간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그 험난한 굴곡조차 완벽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담임 목회를 시작하니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그간 걸어온 길에서 경험한 모든 것이 바로 이 순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모든 것' 입니다. 청년 시절부터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천했던 그 모든 것들이, 그리고 목회자로서 쌓아 왔던 지혜, 아픔, 눈물, 겸손, 담대함이 이제서야 그 온전한 가치를 드러냅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 제가 있음을 항상 믿었습니다. 그래도 막상 지나올 때에는 그렇게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분의 계획은 완벽했습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듯 합니다. 볼티모어의 아름다운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시카고 보다는 훨씬 덜 추워서 감사합니다. 그저 저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지금까지 그러하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저를 인도하시기에, 계속 앞으로 전진하겠습니다.

2024년 10월 7일 월요일

그리스도의 향기 가을 호 - 영혼을 살리는 수고는 참으로 아름답다

 

대학생 시절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즈음에, 러시아 단기 선교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한 선교사님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자신의 꿈에서, 쇠사슬에 묶여 매달려 있는 러시아 사람들을 보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과연 누가 이 사람들을 위해서 갈 것이냐는 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은 그 사건을 계기로 주님의 부르심을 확신하며 선교를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방문한 교회 외벽에는 선명한 총탄의 자국들이 있었습니다. 거친 사람들과 온갖 위험 속에서도, 오직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교회를 섬긴 그분의 이야기는 어린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한 그 귀한 수고가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단기 선교의 시간을 통해, 저 역시 하나님께서 목회의 길로 부르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선교란 무엇일까요? 저는 선교는 영혼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의 지역과 모습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본질은 동일합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살리기 위하여 사랑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그것은 매우 수고로운 일이며 때론 고난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죽은 영혼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가장 큰 소원이며, 그분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일임을 확신하기에, 우리는 기꺼이 선교를 감당하는 것입니다. 

선교 위원회를 통해서 받은 김명화, 남화수 선교사님의 선교 편지를 꼼꼼히 읽어 보았습니다.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마장어 성경을 만드시는 그 모든 수고가 담담한 문체로, 그러나 뜨거운 마음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장 사람들을 향한 선교사님의 그 애틋한 마음이, 마치 저의 마음에 직접 전달 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그 소중한 과정이 참으로 숭고하게 느껴졌습니다. 

성경 번역에 대한 선교사님의 열정과 그 세심함을 읽어보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풍요로움이 새삼스럽게 느껴지고 감사가 넘쳤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다양한 한국어 번역 성경을 주셨습니다. 저는 설교 준비를 위해 개역 개정, 새 번역, 우리말, 현대어 성경 등을 참조합니다. 한국어로 된 성경만 최소 네 종류 이상을 보면서 묵상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다시 한번 깊이 느꼈습니다. 자주 참조하는 영어 번역은 The NET BIble, The Emphasized Bible, The Expanded Bible 입니다. 한글 성경 뿐 아니라 영어 번역까지 풍성하게 볼 수 있다는 현실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맥락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 분들은 현지에서 선교사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메릴랜드라는 지역에서 성도로 살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의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삶의 분명한 목표는, 잃어버린 영혼을 살리기 위해 사랑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며, 하나님을 위하여 그리고 복음을 실천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하나님께 간절히 지혜를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성경을 번역하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자체가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직장, 비즈니스, 그리고 학교와 가정에서 실제로 영혼을 섬길 수 있도록 하나님께 간구해야 합니다. 보석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만이 보석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봅니다. 마찬가지로, 영혼을 살리는 수고야말로 영원의 가치를 담은 가장 아름다운 일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볼티모어 교회가 바로 이 일을 위하여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소망합니다. 

2024년 10월 3일 목요일

헤브론 교회를 사임하며 - No Regret, 후회가 없기에 기쁨이 넘치다

 




아마 고등학생 시절입니다. 게임 잡지에서 무료 게임을 주었습니다. 그 게임의 제목이 No Regret 이었습니다. 신나는 액션 게임이었는데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제목이 너무나 강렬해서 여전히 저에게 깊이 남아 있습니다. No Regret, 후회는 없다.

지난 주일에 사임 인사를 하였습니다. 성도님들 한분 한분 뵐 때 마다 마음이 뭉클해서 자꾸 눈물이 났지만, 더 활짝 웃었습니다. 당분간 못 뵙는다는 사실을 생각할 수록, 저를 기억하시는 마지막 모습이 밝은 미소가 되기를 바랬기 때문입니다. 한분 한분 손을 잡으면서 꼭 다시 뵙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살아보니 인생은 너무나 짧고, 사랑했던 분들은 꼭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을 최대한 감추고 다시 뵙자고 손을 흔들며 인사 드렸습니다. 

제 인생에 빛나는 시간인 헤브론 교회의 순간들을, 결코 글 하나로 정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잠시 글을 적는 것은,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힘들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아름다운 여행이었습니다. 아름답다라는 상투적인 말로는 그 기억을 다 담을 수 없습니다. 상쾌한 가을 바람 속을 천천히 음미하며 걸어가는 것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성도님들이 주신 편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사진으로 남기면서, 저의 지나간 발자취들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정성으로 쓰신 글들이 참 감사했습니다. 아마 정말 오랫동안 기억이 날 것입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그렇게도 애틋하고 소중합니다. 

저는 헤브론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늘 전전긍긍했습니다. 저의 앞날이 늘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확정된 것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족의 미래도, 신분도, 사역의 내용도, 그리고 담임 목회의 길도 참으로 불투명했습니다. 그래서 마치 개척 교회를 섬기는 목사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절박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역하는 동안 언젠가 교회를 떠난다면 후회 없이 사역하고 싶은 마음으로 섬겼습니다. 제가 어떻게 열심으로 일했는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당연히 있습니다.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시 돌아가서 저에게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하더라도, 더 열심히 할 자신은 없기 때문입니다. 

시카고에서 볼티모어로 온 것은 제 인생에 너무나 큰 변화입니다. 저라는 존재는 동일하지만, 저를 부르는 호칭과 저의 책임과 권한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담담합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담대함과 침착함을 제 마음에 부어주셨습니다. 이번주 설교를 준비하며 책상에 앉아 있는데 마치 이곳이 오랫동안 제가 머물렀던 곳처럼 느껴집니다. 

목사인 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주님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한없이 아쉽고, 또 헤브론 교회 성도님들을 정말 많이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분들은 저에게 가족과 같은 분들이고 저의 젊은 시절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그분들은 저의 가족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저는 앞을 향해 착실히 전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이, 이제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동부에 오시면 꼭 연락을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뵐 날을 기다립니다. 사랑하는 헤브론 교회의 가족들을 다시 뵐 때에는, 저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마지막 헤어질 때에 활짝 웃었던 그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더 성숙하고 깊어진, 그래서 단순히 추억을 나눌 뿐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히계세요.

* 볼티모어 교회 청빙 투표를 통과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저의 결심

2024년 8월 27일 화요일

볼티모어 교회 청빙 투표를 통과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저의 결심 / 하나님의 열심 - 배다해

 


한동안 너무 바빴습니다. 마음에 쓰고 싶은 내용들이 많았지만, 또 가슴 벅찬 생각들이 많았지만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하나님께서 부르신 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벌써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처음에 담임 목회 청빙을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에, 마음에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제 자신을 준비하고 또 단련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큰 어려움을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셨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결코 쉬웠다고 말할 수 없고 또 즐겁기만 한 것도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저의 한걸음 한걸음을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볼티모어교회의 담임 목사 청빙 투표에 제가 통과 되었습니다. 

* 볼티모어교회
https://kpcbmd.org/

인터뷰 이후에 최종 설교의 기회가 왔을 때 마음이 참 기뻤습니다. 물론 처음 방문하는 교회 처음 뵙는 성도님들이기에 많이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어떤 결과이든지 간에 후회없이 설교하고 싶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교회를 방문했고 모든 일정을 소화하면서 큰 행복이 있었습니다. 

시무장로님과 부인 권사님들을 뵙고 식사하면서 참 좋았습니다. 장로님들의 진실함이 좋았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좋았습니다. 어린 저의 음성에 경청해주셔서 좋았고 교회를 잘 세우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 합해졌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예배를 섬기는데 좋았습니다. 전통적인 교회 건물이 좋았고, 층고가 높아서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로 울림이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찬양대의 찬양과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 좋았습니다. 성도님들의 열정의 눈빛이 좋았고 손을 잡는 악수가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설교할 수 있는 그 자리가 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꿈의 무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설교 이후에 부른 찬양이 좋았습니다. 

목회자들이 함께 모인 시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 섬길 분들이 훌륭한 분들이라서 정말 좋았고 또 사모님들도 귀한분들이라 좋았습니다. 청빙위원들을 뵙고 생각을 나눈 간담회의 시간이 좋았습니다. 몇개월의 시간을 수 많은 후보들을 놓고 토론하고 기도한 그분들의 열심과 교회를 향한 사랑이 좋았습니다. 그분들의 눈에 담긴 저를 통한 미래를 향한 기대감도 좋았습니다. 

전체 성도님들과 함께 모여 나눈 대화의 시간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진솔한 대화를 서로 나누고 교회의 앞날을 함께 생각하고 염려하며 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가족과 같은 성도님들의 마음이 따뜻해서 좋았고 저의 가족을 향한 환대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다시 돌아와 시카고로 돌아와 주일 설교를 하고 나니 청빙 위원장 장로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최종 통과가 되어서 이제 담임으로 섬기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그동안의 수고, 염려, 아픔 등을 하나님께서 다 갚아주셨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제 마음에 느낀 것은 책임감의 무게였습니다. 사실 청빙이 거의 확실해 질 수록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한 교회의 최종적인 책임자가 된다는 그 무게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담임 목회를 시작한다는 그 기쁨보다, 제가 감당해야 할 교회의 소중함과, 하나님의 중한 책무를 맡는 자로써 경험하는 무게가 훨씬 크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기도가 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목회는 제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늘 알고 있었지만, 더 그것을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몇가지를 기도하며 마음을 올려 드렸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바쁘지만, 앞으로 사역하는 동안 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그리고 변하지 않고 그분의 길을 신실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짧은 결심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이제 볼티모어 교회 담임으로 시작하는 저의 결심입니다. 첫째로, 하나님 앞에서 볼티모어 교회 앞에서, 진실한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순간 사람의 눈에 들게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의 진심을 담아서 목회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청빙 위원중 한분이 저에게 격려해주셨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의 자기 소개서를 보는 순간 목사님이 정말 진실한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분의 눈이야 말로 진실했기 때문에 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큰 격려가 저에게 더 큰 목회적인 책임감으로 돌아왔습니다. 거짓이 없는 사람으로, 하나님과 사람을 속이지 않는 사람으로 교회를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로, 하나님 앞에서 볼티모어 교회 앞에서, 설교에 힘을 쏟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목회의 상황은 너무나 복잡하고 제가 감당해야 할 일은 언제나 저의 한계를 넘어서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그 말씀 앞에 제 자신이 먼저 서고, 그리고 성도님을 위하여 정성껏 준비하여 함께 말씀을 나누고 또 선포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설교를 통해서 영적으로 성숙을 맛볼 수 있도록 교회를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셋째로, 하나님 앞에서 볼티모어 교회 앞에서, 기도에 힘을 쏟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성도님들의 간절한 기도제목을 잊지 않게 적어놓고, 교회의 대소사를 하나님 앞에 내어 놓고 그렇게 기도하겠습니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서 목회를 하겠지만, 목회의 처음과 과정과 결과는 오직 하나님께서 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도우심과 지혜와 능력을 저와 교회에 부어주시기를 간구하며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넷째로, 하나님 앞에서 볼티모어 교회 앞에서, 성도를 부지런히 만나고 섬기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비록 제 몸은 하나이지만, 항상 성도님들 곁에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도님들의 아픔을 저의 아픔으로 여기고, 성도님들의 기쁨을 저의 기쁨으로 여기며, 곁에서 함께 걸어가는 목회자가 되어, 그렇게 교회를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로, 하나님 앞에서 볼티모어 교회 앞에서, 성도를 주님의 성숙한 자녀로 만들어가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설교를 했다고 혹은 심방을 했다고 만족하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허락하신 지혜를 함께 배우고 나누고 내면에 심어서 성도님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과 변화가 일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최선의 양육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이끌면서 교회를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 앞에서 볼티모어 교회 앞에서, 언제나 다시 일어서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저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히 넘어지고 낙심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위하여 그리고 교회를 위하여 기꺼이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영혼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그리고 제 자신이 다시 일어설 뿐 아니라 넘어진 성도를 다시 일으키는 사람이 되도록 교회를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이 모든 결과를 저의 작은 두 손에 받아들었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감사드리고, 오직 그분께 영광을 올립니다. 과거의 저의 눈물을 다 덮을 만큼, 따뜻한 환대와 사랑 속에서 청빙의 과정이 끝났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 때문에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여 앞으로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과, 교회의 소중함, 그리고 진리의 말씀의 영원함을 기억하면서 그것을 붙들고 볼티모어 교회를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 헤브론 교회를 사임하며
- No Regret, 후회가 없기에 기쁨이 넘치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4/10/no-regret.html

* 볼티모어 교회 칼럼, 목회의 은혜를 나누며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02/blog-po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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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 (시 119:103) 누구나 성경을 열심히 읽으라는 말은 듣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꿀보다 달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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