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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5일 일요일

사랑하는 예찬팀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며 (찬양의 순간 속에, 우리는 영원하다) / 내 삶의 이유라 - JB & Faith Piano)

 




7년 반 전 헤브론 교회에서 찬양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찬양 인도는 이전에도 오랫동안 했던 일이지만 더 새로운 마음으로 느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팀 안에서 위대한 일들을 이루시리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CFNI에서 유학하면서 경험한 모든 이해와 방향들을 적용하면서 팀을 잘 섬기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아직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처음 팀 연습을 하면서 두마디 마다 끊었기 때문입니다.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의 감성을 살리기에는, 그리고 찬양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저의 선택과 언어들이 한편으로는 너무 죄송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교회를 위해서 그리고 금요일 밤이라는 어려운 시간 그 자리까지 나오시는 성도님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찬양이 저의 재능이라구요.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 격려의 말씀이 참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찬양 인도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면의 갈등 때문입니다. 찬양 인도는 그리고 찬양팀은 퍼포먼스로 평가를 받는 자리입니다. 물론 우리의 삶 가운데 퍼포먼스는 중요합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찬양팀이 서는 자리는 가장 예민하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내면에 항상 아픔이 있습니다. 저는 목회자로서 성도님을 대할 때에, 그분이 만들어내는 어떤 결과를 뛰어 넘어서 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누군가의 성장과 성숙에는 반드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향한 넘치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작 찬양팀의 자리는 매주마다 회중 앞에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어려운 시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리더가 팀원들을 세워야 합니다. 

마음에 갈등이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셨습니다. 한편으로는 품고 은혜로 함께가는 것,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았습니다. 저의 아픈 질책과 조언들을 충분히 이해하시고 예찬팀이 강팀으로 거듭났습니다. 제가 마음 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리고 때로는 팀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교회를 섬기는데 있어서 아름다운 열매들을 함께 맺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찬양팀으로 섬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항상 고민합니다. 찬양의 아름다움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선율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 합니다. 음의 시작과 맺음의 그 적절한 길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화음이 이루어지고 하나로 만들어지는 그 어딘가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뜨거운 마음과 아름다운 발성과 벅찬 마음의 그 어딘가에 존재합니다. 이 모든 것 위에 찬양 속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영적인 권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서 우리의 마음과 온 회중을 사로 잡는 찬양이 이루어집니다. 

제 꿈은 처음부터, 지역 교회의 찬양팀이 강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잘하는 분들을 외부에서 모셔서 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교회에서 섬기는 성도님들의 음약적인 역량을 키워서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일을 이루었기에 기쁨이 있습니다. 저는 그 어떤 팀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예찬 팀이면 미국 순회 공연도 다니겠다고 말한 것은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예찬팀에 애착이 컸고 혹독하게 말씀드렸고 또 아름다운 결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냥 음악으로 그 시간을 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 마음대로 연주하고 부르면서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이상을 꿈꾸면서 그것을 향해서 전진하고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예찬팀과 함께 그것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예찬팀을 이끄실 리더가 저보다 탁월한 분일 수도 있고 또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보다 탁월한 분이라면 많이 배우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그렇지 못하더라도, 저와 나누었던 모든 것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리더의 역량을 뛰어 넘어서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음악적으로 그리고 영성으로도 누구보다 앞서 가시는 예찬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리고 특히 올해 초부터 언젠가 헤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마다 함께 찬양 할 때에 제 마음이 많이 아렸습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을 앞에 두고 그 남은 시간을 보내는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아쉬움은 누구도 알 수 없을만큼 너무 깊어서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며 찬양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매 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목회자는, 사명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저와 우리의 삶의 이유는, 오직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새로운 사명을 주셨고 새로운 곳으로 옮기십니다. 처음 여러분을 만난 그 순간부터 저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수도 없이 진통제를 먹어야 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처음부터 시작하라고 해도 더 잘할 자신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저를 채찍질 하시고 부지런히 섬기게 하셔서 어떤 후회도 없는 이 자리까지 이끄셨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헤어짐의 아쉬움은 제 마음에 눈물이지만,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또 가장 최선을 다하여 함께 섬기고 헤어질 수 있어서 마음에 기쁨이 있습니다. 마지막 예찬 집회는 제 평생에 가장 큰 영광이자 기쁨이었습니다. 우리의 실수들조차도 그 어떤 두려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갈고 닦았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수 있었기에 최고의 집회였다고 기꺼이 말할 수 있습니다.

음악은 시간의 예술입니다. 사랑하는 팀원들과 함께한 그 찬란한 순간들이 사라진다는 것이 때로는 제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영원하시기 때문에, 찬양 속에서 우리는 영원을 누립니다. 제 삶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장 빛나는 순간들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함께 한 아름다운 순간들을 서로가 오랫동안 기억하기 원합니다. 언젠가 또 뵙게 되기를 바라고, 그리고 그때에는 우리가 더 깊어진 신앙과 찬양의 고백으로 나눌 수 있기를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0월 22일 일요일

"정목사님, 제가 목사님 잘 압니다" by 천개의 글을 기념하며

 

저는 감성이 풍부한 편이라 쉽게 자기 연민에 빠집니다. 힘든 과거를 떠올리면 감정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지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과거를 돌아봅니다. 저의 행복한 한 순간은, 영화 터미네이터 2를 보면서 라면을 먹던 시절입니다. 라면을 신나게 먹고 밥을 잔뜩 말아 먹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낮잠으로 들어갑니다. 뭔가 부족함이 없는 그런 시절입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러나 마냥 행복하던 저의 어린 시절입니다. 

저는 부끄러움이 굉장히 많은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을 수줍어 합니다. 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새우기보다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것을 훨씬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목회를 위해서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처음 유학을 시작하면서 CFNI는 저에게 낙원과 같았습니다. 처음 듣는 영어 찬양들이 좋아서 글을 써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찬양들에 대한 간단한 묵상을 적어보면 어떨까?" 그것이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동기였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 익숙하지는 않았습니다. 심지어 어린 시절 왜 이렇게 글을 못쓰냐고 구박을 받았던 저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에 끌렸습니다. 비록 짧은 글들이지만, 저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2011년에 시작한 유학입니다. 대략 12년이 지났습니다. 어느덧 하나씩 늘어가는 글을 보면서, 천개 정도 글을 쓰면 기분이 어떨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블로그의 글이 천개가 되었습니다. 놀랍기도 하고, 생각하던 것이 실제로 눈 앞에 이루어진 것이 약간 이상하게도 느껴집니다. 

나는 왜 이렇게 글을 계속 쓰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을수록 확고하게 알게 된 것은 "반드시 글을 써야한다"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글을 쓰면서 성장합니다.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를 알아갑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고 깊이를 만들어갑니다. 글을 쓰는 것은 삶의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모든 인간이 걸어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저의 설교를 좋아하신다는 분을 직접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를 좋게 봐주셔서 참 감사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처음 뵙고 정중하게 인사드리면서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시면서 말씀하시더군요 "정목사님, 제가 목사님 잘 압니다."

그분의 목소리가 참 부드럽고 좋았습니다. 저는 비록 처음으로 뵙는 것이었지만 그분은 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저를 처음 만나셨는데 어떻게 저를 잘 아시냐고 그분께 묻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설교는, 저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설교를 잘 듣고 마음에 품은 분이라면 그분은 정말 저를 잘 아는 분입니다. 참 좋았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났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블로그는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이곳에 와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또 어떤 분들일까요? 몇개의 글들은 제가 아끼는 분을 염두에 두고 쓴 글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글은 저의 목회와 삶을 함께 나누는 글입니다. 이곳에 쓰여진 저의 글은, 사실상 저의 모든 것이라 불러도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저의 존재 자체가 글 속에 완전히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솔직하고 진지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의 원래 성품 그대로입니다. 저는 항상 진지하기를 원합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너무나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가지 이 시대를 보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은 자신이 말하는 바램과 실제의 삶을 다르게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깊은 관계를 원합니다. 자신의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기 원합니다. 그리고 신앙의 깊이를 만들어가고 싶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써 자신을 보이기 보다는 감추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진리에 기반한 진지한 대화와 소통보다는 그저 삶의 변두리 이야기들을 말하는 것에 머무릅니다. 고민이 담긴 글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가다듬고 다른 이들과 교류하기 보다는 홀로 마음에 모든 것을 품고 살아갈 뿐입니다. 

저는 성도로서 목회자로서 삶과 신앙의 가치에 대해서 항상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이 저의 글 속에 묻어나기를 원합니다. 저의 기억력이 약하지만, 저의 모든 것이 천개의 글로 거듭났습니다. 그 안에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가 있고, 저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기쁨과 환희가 들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글을 씀으로 그 무거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셨다면, 저를 잘 알고 계시는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제가 처음 뵙는 분이 저의 손을 꼭 잡으며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목사님, 제가 목사님 잘 압니다." 아마도 저는 그분을 향해 활짝 웃을 것입니다. 이 공간이 앞으로도 저의 성숙의 공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저의 작은 인생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이 드러나고, 함께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는 분들의 작은 쉼이 되기를 원합니다.

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52 - 6년 만에 자작곡, "감사하며 노래하라"를 녹음했습니다

 


제가 찬양팀을 처음 시작한 것이 스무살 때입니다. 형들과 누나들 틈에 끼어서 마이크를 잡고 찬양하는 것이 너무 좋았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감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이십년을 찬양팀 싱어로, 그리고 리더로 지역 교회를 섬겨왔습니다. 

미국에 유학을 계획하면서 첫 출발을 CFNI로 잡았던 것도, 찬양을 더 잘 배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저의 삶에 있어서 찬양은 중요한 가치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작곡들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레코딩 실력이 향상된 이후에는 실제로 제 곡들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주어진 목회를 감당하고, 그리고 기독교 방송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찼기 때문입니다. 

두 주 전에 추수 감사주일 예배 사회를 준비하면서, 시편 147편을 읽게 되었습니다. 감사의 시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음에 너무 뭉클했습니다. "찬양함은 마땅한 것이며 아름다운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제 마음 가운데 들어오면서, 전적으로 새롭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깨닫게 하셨습니다. 

토요일 늦은 저녁 피아노 앞에 앉아서 곡을 만들었습니다. 이미 가사가 충분히 성경을 통해서 준비되었기 때문에 곡을 완성하는데에 별로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일까지 마무리해서 곡을 완성하였습니다. 

시편의 핵심 주제를 살려서, 곡의 제목은 "감사하며 노래하라"로 지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노래해야 할 수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감사의 찬양을 통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고, 그분의 자비하심을 새롭게 경험하게 됩니다. 

곡의 구성과 레코딩 수준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저는 자존감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결과물에 만족을 잘 하는 편입니다. 물론, 세계적인 명반들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현재 저의 수준에서, 그리고 저의 모니터링 환경에서는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홈레코딩을 공부한지 오래되었지만, 특히 최근에 2년 동안 제가 고민했던 모든 것을, 이 한곡에 쏟아 부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멜로디를 아름답지만 식상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코러스는 세 파트의 화음으로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곡의 후반부 쪽에는 멜로디를 더블링으로 처리해서 곡의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사실 다른 분들의 곡으로 찬양 음원을 만드는 것은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 처럼 불편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가 만든 곡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부분도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구성하여서 완성하였습니다. 

악기들은 기본적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스트링 바이올린 1,2 비올라, 첼로, 드럼, 드럼 루프, 신스 패드, 베이스 기타 한 대, 일렉기타 세대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평소보다 베이스 톤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특별히 오케스트라 스트링에서는 빠르게 강조해서 연주하는 패턴을 브릿지에 사용했는데, 처음으로 시도했지만 정말 결과물이 잘 나왔습니다. 

음향적으로도 지금까지 공부한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전체적인 다이나믹적인 부분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드라마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플러그인을 목적을 가지고 다양하게 사용했고 마스터링까지 놀랄 정도로 아주 깨끗하게 나왔습니다. 

이 곡은 의도적으로 곡을 너무 어렵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이 곡이 회중 찬양으로도 사용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한번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제가 만든 곡으로 성도님들과 함께 찬양할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떨리고 흥분이 되네요. :)

이 시편과 찬양의 고백이, 평생의 저의 소원과 고백이 되기 원합니다. 삶의 모든 순간에 주님을 바라고 간구하면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제가 되기 원합니다. 그리고 이 곡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 그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2021년 9월 13일 월요일

이제 신학교로 들어가는 당신에게 / 블로그 글 500을 기념하며

 

블로그 글을 쓴지가 꽤 되었습니다. 대략 10년 정도 된 듯 합니다. 글을 쓰려고 하니 글이 500개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쓰다가, 글이 사라지는 곳이 아닌 존재할 수 있는 곳에 삶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구글 블로그가 벌써 500개의 글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합니다. 

한분의 성도님이, 제 글 중에 하나를 출력해서 여러번 읽었다는 말씀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얼굴이 빨개 졌습니다. 제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그것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실 기쁨보다는 두려움을 주는 듯 합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쓴다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은,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데 있어서 글을 쓰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탁월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던 분들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글을 썼다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글을 쓰는 존재입니다. 

네이버의 로고스 까페에서 한 분의 질문을 보았습니다. "신학교에 들어가서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늦게 신학을 시작하시고 고민하시는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아서 짧게 댓글을 달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떤 의미에서 그것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없겠다 싶어서 블로그 500개의 글을 기념하며 저의 블로그에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분야에 논문을 쓰게 되면, 자신이 세상의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결국 한정된 주제를 한정된 영역 안에서 다루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 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보편성을 가지기를 바라고 적어 봅니다. 

처음에 합신을 들어갔을 때가 기억납니다. 벌써 15년도 더 된 일입니다. 참 좋았던 것은, 좋은 학교에 좋은 동기들과 교수님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진실한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대원 때에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성경에 대한 기본지식과 개요 정도는 가지고 있었고, 나름 다양한 신학 책을 읽은 상태였지만, 실제로 신학교에 들어가서 수업 시간에 따라가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히브리어 헬라어는 심화 과정까지 해야 졸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눈물을 흘리며 그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신대원 시절 참 어려웠던 것은, 모든 교수님들이 훌륭한 분들이셨지만, 각자 본인의 관점 혹은 전공에서 모든 것들을 강조하셨기 때문이었다고 조심스럽게 돌이켜봅니다. 예를 들어서 조직 신학 교수님은 조직신학기 없으면 절대로 제대로 된 신학을 이룰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성경 신학 교수님도, 실천신학 교수님도 모두 동일하게 자신의 관점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목회를 하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는 관점에서, 단순히 어떤 한가지 영역만을 가지고 그 분야만을 붙들고서 목회할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목회는 종합 예술입니다. 설교, 상담, 심방, 행정, 인간 관계, 사회성 혹은 눈치 등등이 종합된 것입니다. 단순히 한가지 영역에 올인해서만 목회를 잘 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목회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에 몸을 담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속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신의 노력만 가지고도 안됩니다. 저는 한 사람이 이루었다는 성공 신화는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의 컨텍스트가 모두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하지만 신앙이 좋은 가정에서 자란 저는, 부모님의 많은 지원 속에서 유학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사역을 통해 스스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초반의 유학 기간은 부모님이 도와주셨습니다. 과연 이렇게 환경이 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는 그래서 제가 공부를 마친 것을 제 자신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목사 안수를 받고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곰곰히 돌이켜보니 제가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을, 신대원의 기간을 "신학의 방향을 잡아가는 기간"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이라는 것은 어떤 관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성경과 신학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저에게 신대원의 기간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두분이 박영선 목사님과 마이클 호튼입니다. 물론 저는 이 두분이 저의 완벽한 롤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박영선 목사님처럼 탁월하게 설교를 하지 못할 뿐더러, 그분의 설교 스타일이 제가 섬기는 현재의 컨텍스트와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호튼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호튼의 모든 논리를 한국 교회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분이 참 좋았고 지금도 좋아하는 것은, 그분들의 신학과 성경, 그리고 삶을 읽어내는 그 방향성을 좋아하고 또 그것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주권" 이며, "하나님의 인내"입니다. 

결국 성경과 신학을 공부하다보면, 하나님의 주권에 더 강조를 둘 것이나 혹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더 강점을 둘 것인가의 근본적인 질문에 다다른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한 없이 자유롭지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자유를 사용하셔서 그분의 뜻을 반드시 이뤄내십니다. 심지어 인간의 구원과 자녀됨은 이미 창세전에 이루어졌다고 성경은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내가 읽는 성경, 모든 신학책, 그리고 모든 상황 속에 개입을 하게 됩니다. 내가 어떤 글의 의미 혹은 삶의 컨텍스트에 노출되는 그 순간 이 모든 관점은 발동되게 됩니다. 그 순간마다 우리는 어디에 더 강조점을 둘 것인가를 선택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주권인가? 아니면 인간의 의지인가? 그리고 저는 오랫동안 씨름한 끝에,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더 강조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성경적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이러한 저의 결론은, 절대로 인간의 열심을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자 하고, 또한 누구보다 성도의 성화에 긍정적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또 도전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주도성과 능동성을 잃어버린 것은, 교회의 큰 아픔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확신, 그리고 그러한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고 인간을 인내하며 기다리는 그것이 저를 지금까지 버티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모든 부분에 적용됩니다. 제가 말씀을 묵상할 때에, 누군가를 만나서 상담을 할 때에, 교회 안에서 행정을 할 때에, 모든 영역에 이러한 큰 기초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는 신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큰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영혼의 무게를 젤 수 있는 저울이 없기 때문에 목회자의 역할은 너무나 버겁습니다. 그래서 목회자에게는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신학과 성경과 삶에 대한 일관성입니다. 주권적인 하나님을 신뢰하며 인간에 대하여, 나 자신과 성도에 대하여 포기하지 않는 것 그 일관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오랜 시간 호수를 걸었습니다. 한 손에는 늘 박영선 목사님 그리고 호튼의 책이 있었습니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읽으면서 묵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붙들고 씨름하면서 신대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시간들은, 교수님들께 배우고 숙제를 하던 시간을 뛰어넘어, 저라는 목회자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CFNI에서 Worship and Technical Arts 를 공부할 때에도 학장이었던 조나단은 늘 하나님 중심적인 관점으로 워십을 인도하였습니다. 교육학 Th.M.과 D.Min.을 할 떄에도 제 마음 속에 늘 있던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그분의 포기하지 않는 일하심 그리고 죄인에 대한 그분의 열심이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제가 어떤 학위 과정에 들어가서 만들어졌다라기 보다는, 이미 신대원 시절에 흔들릴 수 없이 만들어진 신학적인 방향이며 관점이었습니다. 

신학교를 들어가면 공부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아카데믹한 책들이 쏟아지고, 그 안에서 씨름하며 암기하며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벅찬 일입니다. 힘들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졸업하고 목회로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공부는 끝이 아닙니다. 

좋은 설교를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신학교 때에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던 책들을 다시 읽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종종 조직신학 책을 다시 꺼내들고 읽어보곤 합니다. 사실 신학교 다닐 때 보다 학교를 모두 졸업한 지금이 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저 역시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로고스 프로그램은 효율적으로 다양한 책들을 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학적인 방향 혹은 관점" 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흔들릴 수 없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합니다. 흔들릴 수 없을만큼 견고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것을 붙들고 씨름해야 합니다. 영혼에 새겨질 만큼 그 관점이 성경적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박영선 목사님도 호튼도 젊은 시절의 그 방향 혹은 관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의 젊은 시절의 강의를 들어보면, 목소리가 지금보다 훨씬 힘이 있다는 것이 차이일 뿐, 그 내용적으로는 거의 비슷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더 완숙하게 본인의 신학을 표현하십니다. 

호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호튼의 젊은 시절의 책부터 읽은 저의 입장에서, 요즘에 Core Christianity에서 설명하는 그의 신학과 관점은, 젊은 시절 그 표현과 그 방향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더 따뜻해지고 더 여유가 있어졌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당신이 신학교에 지금 들어갔다면,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포커스는, "당신의 신학과 성경과 삶에 대한 그 방향과 관점을 만들어가는 시간"으로 사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신학교의 커리큘럼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이것이 너무나 중요한 것은, 결국 그 방향과 관점이, 앞으로의 목회의 내용의 사실상의 대부분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교수님이 추천하는 어떤 신학자의 아카데믹한 네임벨류에 압도되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넓고, 탁월한 학자는 너무나 많습니다. 내 교단을 뛰어 넘으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세상의 모든 학자를 다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학자도 사람입니다. 교수님이 추천하는 어떤 학자 한명이 나의 목회를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설교 때에 어떤 학자를 인용한다고 해서 성도님들이 크게 감동 받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더 딱딱하게 느끼고 더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동안 눈물로 빚어낸 성경과 신학과 삶에 대한 당신의 관점이 설교와 목회 가운데 녹아져 들어갈 때에, 성도들은 당신을 훌륭한 목회자로, 그리고 성도를 이해하는 목회자로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신학은 목회를 위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신학적인 관점과 방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교단에서 가장 목회를 잘 하시는 혹은 신학적으로 탁월한 분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가급적, 너무 아카데믹한 분보다는, 평신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함께 아파하는 분의 책을 읽고 고민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본인의 목표가 신학교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 좀 더 다르겠지만, 적어도 보통의 경우는 보통의 성도님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기 때문입니다. 성도님들의 고민과 아픔을, 내가 고민한 성경과 신학 그리고 삶의 방향 속에서 녹여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신학 공부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어쩌면 삶의 가장 어려운 시간들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목회자에게는 하나님의 영광이 있습니다. 저는 이원론을 극도로 경계하는 사람입니다. 목회자라는 직업 만큼 성도의 직업 역시 중요합니다. 그러나, 목회자에게만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혹시라도 삶에 실패한다고 넘어진다고, 혹은 목회를 계속 할 수 있겠는가 고민이 드시겠지만 포기하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누구나 실패하고 넘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고민과 눈물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그 시간까지도 주님의 뜻 안에서 아름답게 만들어가시고 당신을 사용하실 것입니다. 

처음에 소명을 받고, 신학교에 조심스럽게 발을 들이던 그 시간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기억력이 안 좋은 저에게 있어서도 신대원 시절은 삶의 황금기였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고, 그만큼 너무 행복했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신대원이라는 삶의 가장 소중한 바로 그 시기에,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고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2014년 8월 16일 토요일

저의 첫 싱글 앨범, How Precious (Psalms 8) 가 발매되었습니다.

  유학을 시작하고서 가장 크게 깨닫는 한가지는,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인생은 참으로 그 방향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저는, 모든 것이 제 뜻대로,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만들어져 갈 수 있다고 은연 중에 믿고 살았습니다. 가능하면 모든 변수들을 컨트롤 해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행정학과 출신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고, 내가 내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자연인 혹은 죄인이 가진 근본적인 확신이, 제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프로듀셔인 유하종을 통해서, 제 싱글 앨범이 발매 되었습니다. 하종이가 없었다면, 이 앨범은 결코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저의 현재의 수준으로 보자면, 감히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리고 저에게 주어지기에는 너무 과분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작은 자를 들어 쓰시는 주님께서, 모든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인도하셨습니다. 제가 기대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서 저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결과물을, 주님께서 아름답게 사용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

1. 앨범 제목 : JB’s Episode 1
2. 앨범 소개 : 정진부 목사는, 따뜻한 개혁주의를 꿈꾸는 노래하는 목사입니다.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처음 접한 이후로, 늘 그의 삶 가운데는 음악이 그리고 찬양이 함께 했습니다. 그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M.Div.)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와 음악 치료를 전공한 아내를 만나 결혼 한 후, 앞으로 미래의 교회 가운데 찬양과 교육이 핵심이 되리라 예상하고, 미국 유학을 시작했습니다. 텍사스의 달라스에 위치한 Christ for the Nations Institute (CFNI) 에서, Worship and Technical Arts Major 로 아내와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찬양 사역 전반에 관한 것들과, 음향, 영상 그리고 컴퓨터 음악을 배웠습니다. 이후 미시간의 그랜드 래피즈에 위치한 Calvin Theological Seminary 에서, 교육학 석사 (Th.M.) 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 텍사스의 달라스에 위치한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에서, 목회학 박사 과정 (D.Min.) 중에 있습니다. 정진부 목사의 삶에 대한 묵상, 그리고 추가적인 자작곡들은 http://jungjinbu.blogspot.com 을 통해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 How Precious
작곡 : 정진부, 이진희
작사 : 정진부, Willie Beattie
편곡 : 유하종

이 곡은 CFNI 시절, 작곡 수업 중에 아내와 함께 만든 곡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가운데 인간에게 베푸신 아름다운 세상과, 그것을 우리에게 주시고 다스리도록 허락해 주신 사랑에 대해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만든 자작곡, 그리고 더군다나 영어로 쓴 곡이기 때문에 많이 부끄러웠지만, CFNIWorship Director Jonathan Lewis 그리고 함께 공부한 동료들이, 곡에 대해서 기뻐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영어 가사는, 칼빈 신학교 동료인 Willie Beattie와 함께 토론하면서 교정하였습니다. 보컬은 달라스에 있는 Two Men School of Music에서, 존경하는 뮤지션이자 엔지니어인 차유진 형제님을 통해 녹음했고, 다른 모든 작업은 Soul mate이자 프로듀서인 유하종을 통해 진행되어 아름다운 곡으로 탄생 되었습니다.

* Prayer for Illumination
작곡 : Eric Sarwar
작사 : Eric Sarwar
편곡 : Eric Sarwar, 정진부, 유하종

Eric Sarwar, 파키스탄의 찬양 사역 단체인 TEHILLIM School of Church Music & Worship (www.thetehillim.com) Founder이자 Director입니다. 그의 비전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파키스탄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통적인 음악 스타일로 그리고 특별히 시편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섬기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칼빈 신학교에서 예배학 석사 과정(Th.M.)으로 공부 중입니다. 칼빈에서 Eric을 만나 비전을 나누던 중에, 그의 곡 한 곡을 받아 편곡하고 녹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음악적인 스타일은 생소하였지만, 함께 곡과 가사 그리고 편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의 다름이라는 것은 복음 안에서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가사는 파키스탄 언어로 쓰여졌지만,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성도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영어 가사로 다시 만들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조명하시고, 그분의 죄 사하심과 은혜 주심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맛보게 해달라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보컬은 역시 Two Men School of Music에서, 반주 음악(MR)은 컴퓨터 음악으로 제가, 그리고 후반 작업은 프로듀서 유하종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3. 가사
* How precious (Psalm8)  
Verse 

O Lord your gracious name unfolded in the sky
You touched the heavens the sun smiles and the moon is bright
You allow us to rule your wonderful world  
Youve given us a crown of glory over everything else
 
Chorus

How precious Gods love for us
How precious the glory given to us
We worship you in your great love 
We care for the world according to your will 

How precious Gods mercy for us
How precious the plan given to us
We worship you in your great love 
We care for the world according to your will 

Bridge

Why does God love come to even me
Why did God give his all
Because we are yours
Because we are yours

* Prayer for Illumination
Prelude

Refrain
Oh come Holy Spirit,
into our hearts,
Oh come Holy Spirit,
into our hearts
into our hearts

Give us light Grant us sight
Give us light Grant us sight
Shine into our hearts

Oh come Holy Spirit,
into our hearts, into our hearts

1.
Have mercy upon us Lord
Have mercy upon us Lord
Wash our sins  
Wash our sins  
May we taste the Love of Christ  
May we taste the Love of Christ  
Shine into our hearts  

Oh come Holy Spirit,   
into our hearts, into our hearts  

Interlude

2
Keep our hearts Pure and Clean  
Keep our hearts Pure and Clean  
Oh Lord our God  
Oh Lord our God  
Increase our faith, Save through your grace!  
Increase our faith, Save through your grace!  
Shine into our hearts  

Oh come Holy Spirit,   
into our hearts, into our hearts  

4. 구입처
국내외 음반 유통사를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벅스(www.bugs.co.kr), 멜론(www.melon.com) : 검색어 정진부
Itunes : 검색어 jinbu jung







2013년 12월 30일 월요일

기다립니다 - JB / Episode 5


돌이켜 보면, 하늘을 바라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쭉 도시에서만 살아서 그런 걸까요? 서울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곳 생활은, 단조롭지만 평온합니다.

내 눈 앞에 펼쳐지는 것들이, 건물, 자동차, 가로등, 간판 등등 사람이 만든 것들로만 가득하다가, 나무, 다람쥐, 호수, 들판, 눈, 새 등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것들로 가득하게 된다는 것은, 지금도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입니다.

학교로 걸어가던 어느날, 눈에 하늘이 들어 왔습니다. 아름다운 푸른 색, 그리고 하얀 구름, 문득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구름타고 오시리라... 마음이 울컥하고 또 따뜻해졌습니다.

인생은 너무 행복하지만, 그만큼 또 고단합니다. 구원은 너무나 황홀하지만, 죄는 그만큼 비참합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영원이 들어 있지만, 인생은 참으로 찰나에 불과합니다.

신자가 바라는 유일한 한가지는, 주님의 다시 오심입니다. 그날을 오늘도 기다립니다. 우리의 주인이 다시 오시고, 그분의 나라가 완전히 임하실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없는 그 완전한 나라를 오늘도 바라봅니다.

바쁜 일상,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사는지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세상 속에서, 좀더 하늘을 바라 보고 싶습니다. 이 세상이 너무 좋아서 박수치고 춤추는 제가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영광의 주님의 다시 오심을 바라보며, 그것을 통해 오는 힘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능히 바라보는 믿음이, 오신다고 약속하신 그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는 믿음이, 제 마음에, 그리고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마음에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볼지어다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 그를 찌른 자들도 볼 터이요 땅에 있는 모든 족속이 그를 인하여 애곡하리니 그러하리라 아멘 - 요한계시록 1장 7절

그래서 오늘도
행복, :)

이 곡은 밑의 링크를 통해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다만 상업적인 사용은 불가합니다. :)

https://app.box.com/s/dw5ov42xqdvrhsgtpfh2


PS.
이 곡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무료 혹은 일시적으로 무료였던 플러그인들로 만들어졌습니다. 제 이전 곡들을 보시면 각 플러그인들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들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곡에 사용된 플러그인들은 간략하게 다음과 같습니다.

1) DAW - REAPER
2) Vocal main & Chorus - Spitfish => Molot03 => ReaEQ=> CDS-VTC-FREE => ADT(Vocal Doubler) => NastyVCS / 이번 녹음에 처음으로 insert 에(쉽게 표현하면, 노래 한 후에 이펙터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노래 이전에 이펙터를 설치하고 그 이펙터를 통과한 소리가 녹음 되는 것입니다) 컴프레서(TDR Feedback Compressor) 를 사용하고 녹음했습니다. 덕분에 좀더 균일한 음량으로 보컬 녹음이 가능했습니다. :)
3) Piano - CVPiano
4) Pad and Bell - S3 & Synth1 & Firebird
5) Acoustic Guitar - Revitar2
6) Electric guitar - Kontakt5 player => easy-q-delay=> x-cita
7) Brass & Timpani - Phenome (Sonatina Symphonic Orchestra sf2)
8) Choir - Phenome (Sonatina Symphonic Orchestra sf2) & Alchemy
9) Bass - Independence
10) Drum - Livetweaker => Supercharger (한시적으로 무료로 제공되었던 컴프레서로, 드럼 킥에 울림과 약간 찌그러지는 듯 한 독특한 효과를 주는데 사용되었습니다)
11) Reverb / Delay - Ambience & GlaceVerb / Tal-Dub3

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Joy to the World - JB / Episode 4


제가 아주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는, 정말 화려했습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조차 그 날을 기다리며 마음이 들떴습니다. 왠지 모를 기대감,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그날이 되면 반드시 행복해 질 것 같은 그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IMF 이후에, 그러한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거리에는 더 이상 성탄의 노래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국가적인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모든 사람들은 힘써 옷깃을 여밀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차가운 겨울의 공기 속에서,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그저 싸구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상업적인 겨울 노래들만이 들려왔습니다. 

요즘 저는, 믿음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이든이와 함께 믿음을 생각합니다.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생각합니다. 이유식을 먹기 위해 간절한 몸짓으로 앉아 있는 이든이의 손을 함께 잡고, 주님이 저희를 인도해주시기를, 저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내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Joy to the World.. 영광스럽고도 사랑스러운, 그리고 너무나 친근한 아기로 오신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만 하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에,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가정 가운데, 그리고 저희 가정 가운데 주님의 은혜가 넘치기를 원합니다.

마귀와 죄를 정복하시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임재하신 그분을 향한 감격이 넘치기를, 우리의 고통과 눈물,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넘어선 그분의 승리가, 바로 오늘 믿음 가운데 우리의 것이 되기를, 그리고 그 기쁨 가운데 우리의 최종 승리와 구원을 바라보기를...

그래서 오늘도
행복, 


제 곡은 다음의 링크에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상업적인 사용은 불가합니다. :)

원곡 파일 링크입니다. 
https://app.box.com/s/3g5bcqp3x817hntmuyqk

원곡 파일 MR 링크입니다. 
https://app.box.com/s/0d8gg1r6pl1fmiadnj4k

PS.1
이 곡의 앨범 자켓에 사용된 이미지는, 개인 저작물입니다. 저작권 규칙에 따라 내용을 명시합니다.

이 곡의 앨범자켓은, Derek Bruff 의 개인 작품으로부터 사용되었습니다.
관련 링크는 http://www.flickr.com/photos/derekbruff/8306888979/ 입니다.
이 이미지는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이 이미지와 관련된 저작권 설명은 이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2.0/#

This song's album jacket is from "Derek Bruff's personal work.
The link of this image ishttp://www.flickr.com/photos/derekbruff/8306888979/
And this image can not be used as commercial purpose.
You can see about the copyright of this image from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2.0/#

PS.2
이 곡을 편곡하는데 있어 개인적인 공부는, 존경하는 유진 형님과 형수님의 블로그를 참조하였습니다. 잠깐이지만 유진형님에게 음악을 배우고 영향을 받은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두분의 너무나 탁월한 실력과 인품은, 제 짧은 글로는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직접 블로그에 방문하셔서 유익한 내용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eugenejulia.tistory.com/category/%EC%9D%8C%EC%95%85%20%EA%B0%95%EC%A2%8C

PS.3
이 곡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무료 플러그인들로 만들어졌습니다. 제 이전 곡들을 보시면 각 플러그인들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들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곡에 사용된 플러그인들은 간략하게 다음과 같습니다.

1) DAW - REAPER
2) Vocal - ReaEQ=>TDR Feedback Compressor=>IVGI-tube=>WOK Emonizer
3) Piano - 4Front E-Piano
4) Muted guitar - RG-MUTED =>Truc2=>ReaEQ
5) Electric guitar - CBG-lite => RedSkull => BuzMaxi3
6) Synth & Pad - Synth1 / FireBird
7) Chorus - Alchemy player 

8) Bass - Independence
9) Drum - Drumatic 3 / Drumcore 3
10) Reverb / Delay - Ambience / Tal-Dub3

2013년 6월 8일 토요일

당신의 청사진을 보여주세요 / Blood So Beautiful - Jonathan Lewis


두번째 학기가 끝나고, 드디어 여름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계절학기는, 기대했던 이상의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배우고,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비록 힘들지만 인생에 있어 큰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내가 혼자 이든이를 보느라 큰 고생을 했다는 점에서, 가급적 계절학기는 앞으로도 피하고 싶습니다.:)

칼빈 칼리지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는 킬리(Robert J. Keeley) 교수님은 기대보다 훨씬 괜찮은 분이었습니다. 교육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심리학 쪽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 주권적인 신앙에 근거한 교육을 가르치려는 그의 노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덕주의적인 교육을 배제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려는 스토리 텔링에 관한 가르침 역시,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자신의 논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반대하여도 넉넉히 그것을 받아들이고 교류할 수 있는 그의 여유도 부러웠습니다. 한국보다 많은 부분에서 월등한 교육 자료, 건전한 신학을 바탕으로 잘 짜여진 커리큘럼 등도 놀라웠습니다. 

긴 방학 동안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면서, 몇권의 책들을 책장에서 꺼냈습니다. 아직 마음이 조금은 지쳤는지 글이 아른거려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합니다.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근본적인 질문이고 고민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 이유, 내가 공부하는 이유, 내가 가야하는 최종 목적지, 그리고 목회자로서의 역할, 그 모든 것을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답은, 우리 가까이 있는 듯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이든 배우는 사람이든 최종적인 목적은 결국,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신앙인으로서 걸어나가는 것' 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각자의 삶의 자리가 다를 수 밖에 없는 다양성 속에서, 그리고 수 많은 주장과 생각이 교차되어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성경으로 근거한 가치관과 태도로 소신있게 인생을 걸어가는 것', 그것을 저는 최종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것은 목회자 의존적이기보다는, 성경 의존적이고, 교회 집중적이기보다는 좀더 사회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성숙하고 독립적이며 자립할 수 있는 신앙인을 향한 이상입니다. 그리고 저의 짧은 인생이, 성도님들의 이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미국 교육학계의 화두는 제가 이해할 때에는 'Intergenerational' 입니다. 사실 이 단어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대간 교류' 라고 번역하면 될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현재 연령별로 구분된 교회 혹은 가정의 시스템을, 다양한 세대들이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와 자녀의 소통, 그리고 교회 안에서 장년과 청소년 그리고 어린이들 등의 다양한 세대간의 소통입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 신앙을 나누고 성숙을 추구하는 것이 'Intergenerational'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발견하고 다양한 분야(ex) Intergenerational Worship)에 적용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입니다. 많은 연구들은 한결같은 결과를 보여주는데, 신앙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의 공통 분모는, 바로 이 다세대간 교류를 통해서 자란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행정학을 전공한 저의 관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시스템 전체를 바라보는 좋은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교회는 각 부서별로 분리되어 있고, 특별히 그러한 분리는 연령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있기에, 우리보다 인생을 먼저 살아간 신앙의 앞선 분들에게 나타나는,삶 속에서 실천된 신앙의 깊은 경험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마치 현재의 교회 교육의 상황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소그룹 모임을 가지지만, 그러나 역설적으로 거울을 통해 나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비록 다양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지만, 인생이 경험하는 것들이 비슷하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나보다 연장자이신 어른들에게 신앙을 배우는 것은, 가장 갚진 일 중에 하나입니다. 이러한 소통을 시스템적으로 만들어주고 열어주는 것이 바로 'Intergenerational' 입니다. 이것이 1년동안 배운 핵심 중 하나이고, 앞으로 저의 목회의 하나의 큰 Y축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해할 때에 이러한 접근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접근이, 이미 조직의 개인 개인들이 충분히 성숙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우리를 둘러싼 신앙의 연장자들 속에서, 우리가 존경할만한 부분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소그룹을 가지는데, 오히려 젊은이들의 마음이 연장자들을 보면서 더 민망해지는 상황이라면, 과연 이러한 시스템적인 접근이 득일까요? 아니면 치명적인 실이 될까요? 물론 그 반대의 상황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의 마음 가운데, 자신의 세대에 대한 독선과 오만만이 가득하다면, 다른 세대들이 그들을 위해 소통의 손길을 내민다고 하여도 그것이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요?

교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스템적인 접근은 너무나 소중하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만이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직적인 접근을 통해서 우리가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은, 개인간의 소통이고, 그러한 개인간의 소통 속에서 선한 영향력은, 소통의 주체가 되는 '개인' 으로 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합쳐져서 조직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결론은, 결국 개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또 다른 X 축입니다. 어떠한 Intergenerational 적인 접근이라도, 개인적인 성숙을 전제로 하고 추구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인식은, 그렇다면 '무엇이' 개인의 성숙을 만들어내는가 라는 더욱 중요한 질문으로 우리를 이끌어 갑니다. 그래서 저의 주된 관심은, '누구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가 아니라, '저렇게 훌륭한 신앙인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근래들어 더욱 마음이 아파오는 것 중에 하나는, 많은 이들에게 결국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 '자본' 이라는 점입니다. 넉넉한 집안의 사람들은, 가장 앞선 교육을 찾아서 자신을 위해 투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보다 높은 학위를 향한 추구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가장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것 조차 힘들어집니다. 단순히 성도님들을 향해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라는 조언으로는 답이 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에 짙게 드리운 불황의 그늘이 마음을 누릅니다.

만약에 제가 목회자가 아니라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영학적으로 말한다면, 소수의 뛰어난 리더들을 세워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은 어쩌면 덜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전체를 생각하고, 힘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가장 연약한 한 명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의 성숙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이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20대 초반 은사 배영진 목사님을 만나고, 좋은 책들을 접하게 된 것, 그리고 소그룹 독서 토론을 경험한 것은 하나님의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독서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해할 때에 과거의 독서에 대한 이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가지는 고급한 취미'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저에게 있어 독서는 '개인이 성숙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도 빠른 길' 입니다. 그리고 독서야 말로, '가장 적은 자본으로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입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이지성씨가 표현하는대로 '천재의 두뇌에 직접 접속하는 것' 이라는 멋진 표현도 있지만, 좀더 소박한 표현으로는 '만남' 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독서는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나보다 앞선 생각과 고민들을 가진 신앙인들 혹은 일반인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동참하고 고민하면서 그들에게 배운 생각과 통찰들을 내 삶에 적용' 하는 것입니다.

유학을 떠나기전 존경하는 이유환 목사님께서 교회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때 무엇을 마지막으로 성도님들에게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준비한 것이 '독서 간증' 입니다. 제가 그동안 읽은 책들을 정리해보고, 왜 그것을 읽었는가 이야기하고 또 얻은 유익들을 나누고, 그리고 책들을 왜 그러한 순서로 읽었는가를 설명하는 것, 그것이 독서 간증의 주요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그것이 성도님들에게 작은 감동이라도 된다면, 그분들 역시 독서를 통한 신앙 성숙의 유익을 얻기를 바랬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좋은 책들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독서라는 것은 결국 어느 정도 순서와 흐름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적인 배경이 전혀 없이 신앙 서적을 혹은 교리서를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성경과 신앙에 대한 배경과 고민없이 세계관에 관한 책을 읽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양한 책들을 한꺼번에 보기는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성경에 본격 접근하기 전에 도와주는) 성경 개관, (신앙의 근본이자 기준과 목적이 되는) 성경 통독, (성경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설교집과 교리 서적, (성경을 삶에 적용하는 측면에서) 신앙 서적, (성경과 삶을 연결해주는 통찰을 주는) 기독교 세계관 정도의 순서로 보았고 그러한 순서가 어느 정도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서의 과정에 있어, 신앙인의 인생 가운데 그 책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자기 안에만 갇혀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교류하고, 자기보다 앞선 사람에게 지도를 받는 것은, 제가 이해할 때에 독서 과정 속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래서 교회 전체적으로 분위기와 모임을 조성하고, 목회자가 적극적으로 독서 과정과 방향에 개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독서 간증을 준비한 그때부터 조심스러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교회를 향한 소박한 꿈입니다. 제가 읽었던 책들을 엄선해서 5년 정도의 커리큘럼으로 만들어 교회에서 나누는 것입니다. 모든 성도님들이 소그룹으로 함께 모여 읽은 것을 나누고, 고민하고 기도하고, 격려하는 그런 교회입니다. 자유로운 질문과 소통이 존재하는 교회입니다. 함께 신앙을 고민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그 길을 걸어가는 교회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목회자와 성도님들이 함께 성숙해 가는 그런 교회입니다. 언제쯤 좀더 주관을 가지고 담임으로서 교회를 섬길지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 X축과 Y축이 충분히 준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곳에서 남은 1년이,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강의 했던 자료를 함께 나눕니다. 누군가에게는 대단할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작은 노력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으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Prezi라는 프리젠테이션 툴로 만든 것이라 조금 어지러우실 수도 있습니다. :)
아래 링크를 직접 클릭하시고, 화면이 로딩 된 이후에, 
발표 자료의 우측 하단에 화살표를 한번씩 누르시면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발표 자료가 진행되는 순서가, 
제가 책들을 보았던 순서와 거의 일치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공부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부쩍, 많은 부분에서 자신감이 없어졌습니다. :) 유학의 기간은, 제 자신의 본모습을 제대로 발견하고 그래서 더욱 겸손해지는 기간인 듯 합니다. 결국 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셔야 함을 알게 됩니다. 저는 연약하고 죄된 인간일 뿐입니다. 뛰어나고 우월하고 앞선 목회자이기 보다, 성도님들 곁에 서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걷는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선하게 저를 인도하시기를..



그래서 오늘도,

행복. :)

2013년 1월 5일 토요일

the first worship song of me and my wife / How Precious - Jinbu jung, Jinhee Lee


아주 오래전 아마 고등학교 때, 사랑하는 하종이가 자신의 집에서 프로그램을 하나 보여주었습니다. 컴퓨터 화면에는 피아노 건반이 왼쪽에 그려져 있었고, 다양한 길이의 막대기가 그 건반의 위치에 따라서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습니다. 하종이가 재생 버튼을 누르자 그것은 아주 조악하지만 나름의 피아노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마 그때가, 제가 처음으로 컴퓨터 음악을 접한 날입니다. 그 이후로 시간이 흘렀고 이제 음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현실의 세계에서 가상의 세례로 옮겨졌습니다. 놀라운 기술의 거듭된 발전으로, 비록 수준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제 누구나 집에서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종이는 훌륭한 뮤지션이 되었지만, 저는 보다 평범한 길을 걸었습니다. 사실 목회자에게는 음악보다는 공부가, 책이, 그리고 사색이 더 필요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찬양 인도를 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저에게 음악은,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러나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그런 것이었습니다. 

인생에 누구나 잊지 못할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추억들이 있습니다. CFNI를 졸업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시간들이 가슴에 생생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유학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언제였냐고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조나단과 함께했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가 완벽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는 참으로 부족한 디렉터이지만,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는 목회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중 한명입니다.

조나단이 가르쳤던 Song Writing 시간은 저에게 참 생소했습니다. 막상 곡을 지으려고 건반 앞에 앉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참 괴로웠습니다. 제가 음악성이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곡을 쓰기 위해서 고민하고, 가사를 쓰고 가다듬는 행복에 빠진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제 인생에 있어서 큰 감격 중 하나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에, 시편 8편을 바탕으로 쓰여진 곡이 적다고 생각되어서 이 곡을 아내와 함께 쓰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곡의 핵심적인 부분에 영감을 주었고, 나머지 부분을 제가 채웠습니다. 가사는, 자연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움과 영광, 그리고 그것을 다스리도록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분께 대한 감사와 감격을 짧고 간결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물론 CFNI 이전에 컴퓨터 음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학 기간 중 랜디 아담스에게, 프로툴 클래스를 통해 컴퓨터 음악의 기초를 배운 것에 감사합니다. 기초 강좌였기 때문에 비록 깊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명성 있는 엔지니어에게 수업을 배웠다는 것에 큰 기쁨이 있습니다. 그를 통해서 음악 편집 프로그램과 음향에 대한 기본 이해를 처음으로 제대로 익혔습니다.

비록 시간이 흘렀지만, CFNI 에서의 감사한 시간들을 돌아보며, 아내와 함께 만든 소중한 곡을 제 컴퓨터로 레코딩과 믹싱까지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듣고 나눌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그저 음악을 사랑하는 어설픈 아마추어일 뿐이지만, 더군다나 못하는 노래에, 변변한 제대로 된 콘덴서 마이크 하나 없이 녹음했고 그래서 어떤 부분은 참 유치하지만, 저와 아내의 꿈을 향해 내 딛는 아주 작은, 그러나 의미 있는 한걸음이라 생각합니다.

CFNI 재학 시, 학기 중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서 기본 코드를 가르쳐주시고,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뮤지션 유진 형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게 음향의 기초에 대해서 성실하게 지도해주신, 보고 싶은 승록 전도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목회자가 쓸데없는 것 한다고 타박하지 않고, 늘 인내해주고 지원해주는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언젠가 주님께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아내와 함께 찬양 인도하는 귀한 은혜가 저에게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에, 아름다운 자연과 세상의 만물을 볼 때에, 그것을 만드시고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삶을 통해, 그분의 뜻이 충만하게 이뤄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참된 성숙의 길,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 서른 너머... 집으로 가는 길 - 윤종신


안타깝게도 생각은 보이지 않습니다. 시간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숙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때론 '허공' 을 향해 손을 휘젓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아름다운 열매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인류 역사의 지성인들의 공통 분모가 '독서' 라는 것은, 언제나 틀림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제가 알리스터 맥그라스라는 신학자의 글을 어디선가 인용했을 때에, 누군가가 댓글로 '맥그라스를 조심하라' 라고 적어주었습니다. 아마도, 맥그라스가 전통적인 개혁주의적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역시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독서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독서는 '저자와의 대화' 입니다. 독서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우리는 저자의 말을 주의 깊에 들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결국 나의 생각과 저자와의 생각을 견주어보아야 합니다. (사실상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면 나는 힘을 다해 그에게 반박하고 나의 의견을 '주장'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긴 고민 끝에 그의 말이 정말 옳다면, 그것에 승복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 도 필요합니다. 

장로교 합신교단에서 자라고 안수 받은 제가, 오순절 성경학교인 Christ for the nations institute 를 간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 결정을 위해,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를 읽었습니다. 그가 보는 기독교의 긴 역사 가운데, 나의 미래를 향한 선택이 과연 옳은가 검증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두꺼운 그 책을 읽으면서 두주 동안 마음으로 전쟁을 겪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생각과 저의 생각이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저 평범한 저의 생각과, 천재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신학자인 그의 생각을 견주고 싸우는 것은 진심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결국 그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 CFNI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것은 그가 말한 대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부흥한다는 오순절 교단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저의 목회 인생에 있어서 큰 유익이 되리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리딩으로 리드하라 류의 책을 보는 많은 분들의 목적은 '자신의 출세' 일 것입니다. 혹은 '내가 어떻게 남보다 똑똑해 질 것인가' 일 것입니다. (물론 감사하게도 이지성씨는 그 책 가운데, 인문 독서의 목표와 그 열매는 그러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아주 많이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일반독서와 인문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러한 목표를 가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단순히 나 자신의 출세 혹은 천재적인 뇌를 만들어내고자 함도 아닙니다. 물론 성경만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고, 혹은 성경보다 그것들이 우월해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러한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 제가 가진 기독교 세계관을 더욱 섬세하게 다듬어가고, 그것이 참 진리라는 것을 견고히 인식하고, 저 자신과 다른 이들을 참되게 섬기기 위해서입니다. 참된 성숙은, 결국 자신의 것을 충분히 견고하게 만들고 동시에 남들과 자신을 견주어 봄으로써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본 이후에, 10년 정도를 이제 인문서적에 매진해야하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마음 한편에는 서글프고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만약 부모님이 혹은 다른 누군가가, 좀더 내가 어렸을 때에 생각하는 법과 사고하는 법과 인문 고전들을 소개시켜주고 지도해주었다면, 나의 인생이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이제서야 철학 개론서들을 읽고 있으니 스스로 마음이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겨우 나의 이정도 수준으로 대학원을 나왔다고 그리고 목회자라고 부를 수 있는가 하는 부끄러움이 늘 있습니다. 그러나 후회만 하고 있기에는 인생은 너무 소중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그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아직 늦지 않습니다. 10년후에 그 때가, 제가 맞이할 수 있는 저의 진정한 전성기라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그 열매가 당장 보이지 않는 거대한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선한 열매를 맺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과정들이, 그것을 향한 아주 작은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도, 언제나 그런 독서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근에 읽은 몇 권의 책을 적어봅니다. 방학동안 제가 읽은 책은 이제 다 적은 듯 합니다. 제가 잘하고 있으니 따라오시면 좋겠다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충분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숙의 훈련입니다. 당신의 상황이 저보다 훨씬 좋을 수도 혹은 아주 많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라도 포기하지마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미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이루신 그리스도 안에 참 소망을 두는 것, 그것이 우리의 영원한 버팀목이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방학이 다 지나가버려 자유로운 독서의 시간이 없어지니 마음에 슬픔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작은 걸음들 안에 소망을 가져 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


1. 대한민국 엄마들이 꿈꾸는 덴마크식 교육법, 김영희, 명진출판사 - 덴마크 대사 부인이 그곳에 거주하면서 교육 시스템과 그 나라에 대해서 관찰하고 적은 책입니다. 큰 기대 없이 보았지만 세계 행복지수 1위라는 덴마크의 교육이 굉장히 놀랍고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중학교 가기전, 대학교 가기전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가지는 1년 정도씩의 기간, 그리고 초등학교 기간을 담임 한명이 담당한다는 정책 등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러나 결국 한 분야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가 제대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2. 화내는 당신에게, SBS 스페셜 제작팀, 위즈덤하우스 - 인간이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좋은 것인가에 대한, 일반 학문적인 통찰을 정리한 책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주제인 만큼, 앞으로 곰곰히 생각하며 성경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을 발견했습니다. 

3. 도킨스의 망상: 만들어진 신이 외면한 진리, 알리스터 맥그라스, 살림 - 4년 전쯤에 우연히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그는 대중에게 진화론을 설파하는 알려진 학자인데, 책을 보고 너무 당황스럽고 화도 나고 분노를 삭히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신학과 과학에서 박사 학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맥그라스가 그 책, 정확하게 말하면 그의 진화론적 논리들에 대해서 반박하는 책을 썼습니다.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그리고 아직 잘 모르겠지만, 국내의 창조과학회가 비판받는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창조론을 변호하는 입장에서 어떤 논점에서 변증을 해야 하는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4. 철학의 숲 길을 묻다, 박일호, 풀빛 - 이지철학을 억지로 :) 다 읽고 다음 책으로 읽은 책입니다. 이지 철학 저자가 중국 사람이고 번역이다보니 말이 모호하고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훨씬 선명하고 정리가 잘 되있고 글 자체도 정말 잘 쓴 책입니다. 이 책은 비록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지만, 간략한 철학의 흐름과 철학자들에 대한 소개가 잘 되어 있습니다. 철학자들의 본문 자체보다는 주로 저자 자신의 설명을 담고 있습니다. 

5. 철학 역사를 만나다, 안광복, 웅진지식하우스 -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역사와 결합시켜서, 그 당시에 왜 그런 철학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역사에 늘 관심이 있지만 문외한인 제가 봐도 너무 재미가 있었습니다. 저번 글에서 적었던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과 더불에, 한꺼번에 같은 주제들의 책을 보니, 서로 상호 보완하는 것을 느낍니다. 다만 역시나, 최근에 읽은 철학에 관한 4권책 다 기독교에 대해서는 다분히 편파적이며(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적었다는 것이 많이 보이는 점이 아쉽고 또 주의해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5월 20일 일요일

사랑스러운 아기 '열매' 의 소식 / 웃는다 - 커피소년



학기가 끝날 때 쯤부터, 사랑하는 아내의 몸이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평소 성품을 알고 있었기에, 수업을 가지 못할 만큼 힘이 없다고 할 때에는, 몸이 많이 아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몇주가 지나고 아내가 '아기'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께 초음파를 하고, 아내와 저의 아기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아주 작은 몸을 가졌고, 마치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멋지고 귀여운 2등신 몸을 가진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쿵쾅쿵쾅 심장이 뛰고 있었고, 의사 선생님의 알아 듣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 속에서, 가장 중요한 'everything is normal'이라는 기쁜 소식까지 들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아빠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아내와 저에게, 그리고 우리 가정에, 너무 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기에, 사실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합니다. 제가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가정을 위한 '책임감'이고, 이제는 좀더 단단한 모습으로 성숙한 모습으로 그리고 든든한 모습으로, 아내와 아기를 사랑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아기의 태명은 '열매' 입니다. 아내가 정했는데, 정말 아내는 지혜롭습니다. 부모로서 그 이름을 생각할 때마다, 큰 의미를 발견하고 묵상하게 됩니다. 너무나 행복한 매일의 날들 속에서도, 아내는 심한 입덧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활발하던 사람이 거의 침대에서 누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은, 아내를 정말 강하게, 그리고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어떤 의미에서 '실질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저는, 그저 아내가 하지 못하는 집안 일들과 여러가지를 열심히 돌보고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부모의 사랑과 눈물과 헌신 끝에, 사랑하는 '열매'가 건강하게 자랄 것을 기대합니다.

어제, 이곳 달라스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여행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곳에서 칼빈신학교가 있는 그랜드래피즈까지의 6일간의 여행 계획을 완성하고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하루에 6시간 정도를 운전하고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에서 이틀 정도씩 머무르는 여행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순간에, 절대 평안이라는 것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며칠 전에 벌레가 물었는지, 아내 얼굴이 많이 부었습니다. 아내는 괜찮다고는 하는데, 사실 염려가 됩니다. 월요일에는 병원에 가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그랜드래피즈에서 아내를 위한 병원을 찾아봐야 합니다. 장거리 운전하기 전에 자동차 점검도 해야 하고, 이제 두 주 동안 이사 준비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마지막 설교가 세번 쯤 남았습니다.

매 순간마다, '열매'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아내가 저를 부릅니다. '오빠, 기도해줘' 주의 이름을 부르며, 아내와 '열매'의 손을 잡고 기도하면서, 마음이 순수해지고, 신앙심이 깊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의 인생이 한고비 한고비를 넘길 때 마다,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을 의지하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든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인격이, 우리의 신앙이,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더욱 성숙해 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님 주시는 과정 속에서 그 '열매'의 의미를 충분히 깨달을 그때 쯤, 그토록 기다리던 아름다운 믿음의 자녀 '열매'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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