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악을 듣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실제로 만드는 것과 듣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듣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들으면서 보컬에 감탄하고, 편곡에 감탄하고, 믹싱에 감탄합니다. 탁월한 분들의 음악을 듣는 것 그 자체가 기쁨입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음악의 크기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음악의 감동은 다이나믹에서 나옵니다. 작은 곳은 작아야 하고, 큰 곳은 커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어떤 음악에서는 처음부터 크게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감동이 있습니다. 참 흥미로운 것은, 작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나가수에서 조규찬님이 부르셨던 "이별이란 없는거야"의 경우에는, 정말 처음이 작게 시작합니다. 제가 유투브 버전을 찾아보니 그렇게 표시가 나지 않는데 spotify로 앨범 버전을 들어보면 그 차이가 정말 큽니다. 그런데 마지막 후렴은 폭발적인 느낌으로 믹싱이 되어있습니다. 다이나믹을 작게에서 크게로 마쳐서 정말 엄청난 곡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감동으로 손 꼽을만한 대곡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발라드이지만, 처음부터 정말 크게 시작하는 곡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최근에 들은 곡 중에서 존박님의 "밤새 서로 미루다"는 처음부터 보컬의 존재감이 굉장히 큽니다. 처음 들을 때에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큰 소리가 귀를 사로잡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성량 자체는 적어도 벌스 부분에서는 조규찬님과 존박님이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러나 실제 앨범의 볼륨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이 너무 큰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또 이 나름대로의 감동을 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들으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이렇게 큰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보컬의 느낌은 속삭이듯이 혹은 건반의 느낌은 살살쳐야 하는 초반에 실제로 그 사운드를 크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약한 사운드를 약한 느낌 그대로 강하게 살려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된 목표처럼 보입니다.
언젠가 이 부분에 있어서 결정적인 플러그인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로우레벨 컴프레서인 MV2 입니다. 큰 볼륨을 누르는 컴프레서가 아니라, 작은 볼륨을 올려주는 컴프레서입니다. 일반적인 컴프레서의 완전 반대 개념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를 적은 적이 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 작은 소리를 레벨업시켜주는, 기적의 로우레벨 컴프레서 MV2
그런데 이 플러그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눈에 확 들어온 부분이 있습니다. "COMP UP" 이라는 부분입니다.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이건 로우레벨 컴프레서다! 이 플러그인은 로우레벨 컴프레서와 반대 개념인 일반 컴프레서가 동시에 들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우레벨 컴프레서는 MV2 밖에 써보지 못한 저에게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런, 이건 정말 유용하겠는걸?
사실 보컬만 놓고 보면 MV2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스터링입니다. MV2의 경우에는 세밀한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막상 마스터링에 걸어놓고 한 곡 전체의 다이나믹을 조정하려고 할 때에 아쉬운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SCULPT 의 경우에는 THRESH 등 세밀한 조절이 완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의 마스터링 과정에 바로 적용해 보았습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 처럼, SCULPT의 경우에는 일단 시각적으로 매우 뛰어납니다. 주황색으로 위에 나타나는 부분이 원래 레벨에서 추가로 레벨을 더 끌어올려주는 부분입니다. 지금 스크린 캡쳐한 부분은 verse 부분인데, 충분히 끌어올려주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매우 세밀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에 그림에서 COMP UP 부분에서 1.2:1 로 셋팅 된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표시만 그렇게 되어 있고 더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합니다. 소수점 두 자리까지 조절이 가능합니다. 테스트해보니 저의 음악에서는 1.1 ~ 1.1.6 정도까지가 딱 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정도 레벨부터 끌어올릴지를 정할 수 있고 그 레벨을 높이는 값 자체를 매우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MV2 보다 훨씬 섬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인 웨이브 형태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저는 이 파형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 만약에 로우레벨 컴프레싱이 없었다면, 앞에 verse 부분이 너무 약하게 들려서 음악적으로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정도 파형이면 약한 부분은 약하고, 뒷 부분에서는 충분히 강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SCULPT에는 일반 컴프레서와 몇가지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마스터링 컴프레서는 따로 쓰는 것이 있고, 톤 조정과 트렌지언트 조정은 아직 잘 이해를 못해서 오직 로우레벨 컴프레서 섹션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SCULPT를 사용해서 두 곡 정도를 이미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CULPT를 약간 약하게 걸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느낌은 있습니다. :)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히 의도하는 바를 살린 듯 합니다. 계속 배우고 훈련하는 입장에서, MV2 외에도 최종적인 마스터링에서 사용할 로우레벨 컴프레서를 발견했다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값을 계속 조절해가면서 최적의 느낌을 찾아가야 할 듯 합니다. 혹시 곡 전체의 다이나믹에 대해서 저와 같은 고민이 있으시다면 한번 데모로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중간에 오래 쉬었지만, 저는 나름 홈레코딩 7년차입니다. :) (햇수만 지났지 뭐했나 싶네요) 제가 생각할 때에, 저 처럼 홈레코딩을 취미로 가진 분들의 가장 어려운 점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잡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 많은 음악 장르 중에서, 수 많은 음반 중에서, 소위 내가 레퍼런스로 잡고 갈 수 있는 곡이 어떤 곡인가? 그것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아이돌 음악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가요 황금기인 90년대 음악이 항상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때에 음악들의 느낌은 찬양이든 가요이든 상관없이 주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은 다이나믹에서 시작하고, 어느 정도 리버브가 많이 들어가서 마치 홀에서 듣는 것과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일단 음압 자체가 처음부터 굉장히 강합니다. 악기보다는 보컬이 두텁고 선명합니다. 그리고 리버브는 생각보다는 많이 안들어갑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변하지 않는 음압을 유지합니다.
사실, 레퍼런스 곡을 가지고 믹싱을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저도 요즘 곡 중에 뭘로 해야 할지를 정하지 못했고, 그리고 적당한 툴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처음으로, 레퍼런스 곡을 DAW 상에 띄워 놓고 믹싱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사용한 VST는 ADPTR AUDIO Metric AB 라는 플러그인입니다. 세일 할 때에 구입했습니다. 플러그인 얼라이언스는 꼭 세일할 때 구입하세요 :)
플러그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것 처럼 마스터단에 마지막에 위치하면 됩니다. A는 파란 색으로 현재 저의 DAW 곡이고, B는 주황색으로 레퍼런스 곡입니다. DAW 에서 재생을 하면 동시에 재생이 되면서 AIB 버튼을 누르면 번갈아서 들립니다. 모니터링 할 때에 두 곡의 음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왼쪽 상단 바 옆에 상하 슬라이드를 조절하면 됩니다.
일단 굉장히 편리합니다. :) 두 곡을 번갈아서 들으면서 음악적인 느낌을 놓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비슷한 느낌으로 이큐와 리버브 딜레이 양을 조절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 웨이브 파형 뿐 아니라 다른 형태로도 곡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각 트랙의 이큐와 플러그인들을 조정하면서, 최대한 파형과 음압을 비슷하게 맞추면, 정말 거짓말처럼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
이번에 제가 찬양 교실을 만들면서 레퍼런스로 삼은 곡은, 성시경님의 Time Lost 라는 곡입니다. 최근에 나온 곡으로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일본어는 한마디도 모르지만 곡의 분위기나 음색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
Time Lost 에서 인트로에서 피아노 음량과 목소리 음량의 밸런스가 너무 좋았고, 그리고 리버브 양도 정말 좋았습니다. 목소리 톤이 저음이 꽉 차는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의 찬양 교실은 전체가 피아노와 보컬만 있고, 이 곡은 처음에만 그렇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이 곡의 앞 부분을 레퍼런스 삼아서 찬양 교실 곡을 녹음 했습니다. 리미터를 이용해서 음압도 최대한 맞춰 보았습니다. 한번 비교해서 들어보시죠.
사실 마음이야, 너무 부끄러워서 숨고 싶은 마음입니다. :) 저의 노래와 제가 만든 사운드를 어떻게 성시경님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한가지 마음으로 기쁜 것은, 적어도 보컬에서 그리고 전체 믹싱에서 방향성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 목소리가 저음이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오히려 성시경님 곡처럼 저음 쪽을 최대한 살렸더니 훨씬 좋게 들립니다. 제일 어려운 것이 목소리와 악기의 밸런스인데, 피아노와 목소리 밸런스도 잘 맞춰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치찰음이 강한데, 디에서를 사용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이크(현재 AT2020)를 업그레이드를 하든지, 아니면 팝필터를 하나 더 써야할 듯 합니다. :)
한걸음 더 나아간 것 같아서 마음이 즐겁습니다. :) 재능은 부족해도, 오랜 시간 두고 꾸준히 연구하면서 연습하고 만들어가다 보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도님들께서 들을 만한 좋은 곡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