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74 - 크게, 전반적인 사운드를 더 크게 만들어보자! by ADPTR AUDIO SCULPT
저는 음악을 듣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실제로 만드는 것과 듣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듣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들으면서 보컬에 감탄하고, 편곡에 감탄하고, 믹싱에 감탄합니다. 탁월한 분들의 음악을 듣는 것 그 자체가 기쁨입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음악의 크기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음악의 감동은 다이나믹에서 나옵니다. 작은 곳은 작아야 하고, 큰 곳은 커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항상 그런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어떤 음악에서는 처음부터 크게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감동이 있습니다. 참 흥미로운 것은, 작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나가수에서 조규찬님이 부르셨던 "이별이란 없는거야"의 경우에는, 정말 처음이 작게 시작합니다. 제가 유투브 버전을 찾아보니 그렇게 표시가 나지 않는데 spotify로 앨범 버전을 들어보면 그 차이가 정말 큽니다. 그런데 마지막 후렴은 폭발적인 느낌으로 믹싱이 되어있습니다. 다이나믹을 작게에서 크게로 마쳐서 정말 엄청난 곡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감동으로 손 꼽을만한 대곡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발라드이지만, 처음부터 정말 크게 시작하는 곡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최근에 들은 곡 중에서 존박님의 "밤새 서로 미루다"는 처음부터 보컬의 존재감이 굉장히 큽니다. 처음 들을 때에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큰 소리가 귀를 사로잡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성량 자체는 적어도 벌스 부분에서는 조규찬님과 존박님이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러나 실제 앨범의 볼륨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처음이 너무 큰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또 이 나름대로의 감동을 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들으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이렇게 큰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보컬의 느낌은 속삭이듯이 혹은 건반의 느낌은 살살쳐야 하는 초반에 실제로 그 사운드를 크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약한 사운드를 약한 느낌 그대로 강하게 살려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된 목표처럼 보입니다.
언젠가 이 부분에 있어서 결정적인 플러그인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로우레벨 컴프레서인 MV2 입니다. 큰 볼륨을 누르는 컴프레서가 아니라, 작은 볼륨을 올려주는 컴프레서입니다. 일반적인 컴프레서의 완전 반대 개념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 간단하게 리뷰를 적은 적이 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 작은 소리를 레벨업시켜주는, 기적의 로우레벨 컴프레서 MV2
그런데 이 플러그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눈에 확 들어온 부분이 있습니다. "COMP UP" 이라는 부분입니다.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이건 로우레벨 컴프레서다! 이 플러그인은 로우레벨 컴프레서와 반대 개념인 일반 컴프레서가 동시에 들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우레벨 컴프레서는 MV2 밖에 써보지 못한 저에게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런, 이건 정말 유용하겠는걸?
사실 보컬만 놓고 보면 MV2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스터링입니다. MV2의 경우에는 세밀한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막상 마스터링에 걸어놓고 한 곡 전체의 다이나믹을 조정하려고 할 때에 아쉬운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SCULPT 의 경우에는 THRESH 등 세밀한 조절이 완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의 마스터링 과정에 바로 적용해 보았습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 처럼, SCULPT의 경우에는 일단 시각적으로 매우 뛰어납니다. 주황색으로 위에 나타나는 부분이 원래 레벨에서 추가로 레벨을 더 끌어올려주는 부분입니다. 지금 스크린 캡쳐한 부분은 verse 부분인데, 충분히 끌어올려주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매우 세밀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에 그림에서 COMP UP 부분에서 1.2:1 로 셋팅 된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표시만 그렇게 되어 있고 더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합니다. 소수점 두 자리까지 조절이 가능합니다. 테스트해보니 저의 음악에서는 1.1 ~ 1.1.6 정도까지가 딱 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정도 레벨부터 끌어올릴지를 정할 수 있고 그 레벨을 높이는 값 자체를 매우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MV2 보다 훨씬 섬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인 웨이브 형태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저는 이 파형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 만약에 로우레벨 컴프레싱이 없었다면, 앞에 verse 부분이 너무 약하게 들려서 음악적으로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정도 파형이면 약한 부분은 약하고, 뒷 부분에서는 충분히 강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SCULPT에는 일반 컴프레서와 몇가지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마스터링 컴프레서는 따로 쓰는 것이 있고, 톤 조정과 트렌지언트 조정은 아직 잘 이해를 못해서 오직 로우레벨 컴프레서 섹션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SCULPT를 사용해서 두 곡 정도를 이미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CULPT를 약간 약하게 걸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느낌은 있습니다. :)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히 의도하는 바를 살린 듯 합니다. 계속 배우고 훈련하는 입장에서, MV2 외에도 최종적인 마스터링에서 사용할 로우레벨 컴프레서를 발견했다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값을 계속 조절해가면서 최적의 느낌을 찾아가야 할 듯 합니다. 혹시 곡 전체의 다이나믹에 대해서 저와 같은 고민이 있으시다면 한번 데모로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