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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5일 월요일

"Maybe so, sir, but not today" by 탑건 메버릭 Quote -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서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간다는 것

 

"The end is inevitable, Maverick. Your kind is heading to extinction." -Admiral Cain

"Maybe so, sir, but not today." -Maverick

저에게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영화는, 고3때에 보았던 주성치의 서유기입니다. "한 남자의 이루어졌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영황입니다. 아직도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네요. :) 언뜻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B급 감성의 코미디 영화이지만, 사랑의 본질을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스토리와 연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유기 이후에, 저에게 다시는 인생 영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탑건 메버릭을 보기 전에는 그랬습니다. 영화관에서 감동을 받아서 결국 영화를 구입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운동을 하면서 몇번을 더 보았습니다. 아마 미국으로 지역이 셋팅 되어서인지 자막은 영어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대사의 깊은 맛을 더 음미하고 있습니다. 

탑건의 메버릭은, 여전히 "캡틴"입니다. 그는 파일럿이야말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보다 파일럿이 여전히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환경은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파일럿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더욱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그는 최고의 파일럿이지만, 세상은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처럼 보입니다. 

케인 제독은, 그가 탑건 교관으로 차출되었다는 소식을 알려줍니다. 케인은 무인 전투기에 전쟁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당연히 메버릭을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떠나는 메버릭의 머리 뒤로 이렇게 말을 던집니다.

The end is inevitable, Maverick. Your kind is heading to extinction.

아주 단순한 대사이지만, 그 의도는 확실합니다. 메버릭과 같은 전투기 조종사들은 이제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종말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전투기보다 조종사들이 중요하다고 믿어도, 결국 그들과 그들이 붙들던 이상은 사라질것입니다. 메버릭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다시 돌이키며, 제독을 향해 메버릭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Maybe so, sir, but not today.

아주 짧은 대사이지만, 제 영혼 어딘가에 이것이 깊이 남았습니다. 영혼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습니다. 메버릭도 알고 있습니다. 자신과 같은 조종사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결국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not today". 

메버릭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바로 그 오늘" 입니다. 메버릭 역시 자신의 운명과 앞길을 알고 있지만, "바로 그날 하루만큼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겠다는 것입니다. 

비록 암울한 혹은 정해진 미래가 다가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하루는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겠다는 것입니다.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환경과 미래에 대하여,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놀라우리만큼 숭고한 태도와 진정한 위대함을 경험했습니다. 

요즘처럼, 제 자신의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간다고 느낀적이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 더 그렇겠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처럼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 때 즈음에, "나의 오늘"을 돌이켜봅니다. 오늘 하루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는가? 부끄럽기가 한이 없습니다. 아무리 제 자신에게 너그러운 기준을 제시한다하더라도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스스로를 평가할 때에, 어느 정도 이상주의자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새롭게 제 자신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이상주의자 그리고 원칙주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봐도 지나칩니다. 깨달은 것은 어떻게든 실천하고 싶고, 알게 된 것은 어떻게든 실현시키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라는 사람입니다. 단 한걸음도 물러서고 싶지 않습니다. 완벽을 향해 도전하고 싶고,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그것을 이루고 싶습니다.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지극히 성경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거짓없이 순수하게 마음 깊이 들어오고 저의 삶의 목표가 되고 나서야, 미처 예상하지 못한 큰 어려움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대한 소중함이 너무 커서, 저도 모르게 제 마음이 눌리고 있습니다. 쉽게 다른 이들에게는 드러내기 어려운 무거움입니다. 마치, 죽음을 바로 목전에 두고 있는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부러 이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저의 무거움이 타인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밤이 되는 것이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삶의 마지막에 하루를 더 다가섰는데,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자리 어딘가 서 있다는 것이 제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사라질 저의 운명에 대항하여 담대히 거슬러 전진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저도 메버릭처럼, 이런 절박함 때문에 더욱 더, 저의 이상과 존재 가치를 "오늘 이 하루동안" 여전히 지켜내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보는가는, 저에게 별로 큰 관심사는 아닙니다. 지난 시간과 현재를 돌이켜보면, 저는 여전히 아웃사이더에 가깝습니다. 저 역시 사람이기에 다른 이의 평가를 기대할 수 밖에 없지만, 최대한 신경쓰지 않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여전히 그럴 것입니다. 

타인의 평가는 중요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교류하는 것은 결국 내가 누구인가를 새롭게 조명하게 합니다. 그러나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역설적으로 타인의 평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이미 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붙드는 것은 "본질"입니다. 하나님 앞에 성실한 삶을 살았는가, 주님 보시기에 그리고 제 자신이 보기에 의미있는 삶을 살았는가, 그리고 가장 높은 이상을 추구하기 위하여 오늘 하루를 바로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갔는가, 이것이 바로 저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본질입니다. 

내일은 저에게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요?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오늘을 돌이켜보며, "다시 새롭게 오늘이 될 저의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저의 오늘이 존재하기 때문에, 저의 내일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오늘이 의미가 있다면, 그래서 우리의 내일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의 이상에는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의 육체와 정신도 연약해 진다는 것을. 언젠가 저의 모든 꿈과 모든 결심과 모든 도전과 모든 열정과 모든 노력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가진 운명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주어진 이 하루 만큼은, "not today", 바로 오늘은 아직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2022년 8월 3일 수요일

"낭만"을 찾아서 by Top Gun Maverick OST 01. Main Titles (You’ve Been Called Back To Top Gun)

 

미국에 와서 첫번째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퍼시픽 림이었습니다. 영화 예고편을 보고 흥분을 이기지 못해서, 돌도 지나지 않은 첫째를 돌보는 아내에게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여보, 너무 미안한데 나 영화 한편만 보고와도 될까?" 

그리고 거의 10년만에 두번째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탑건 메버릭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저는 흠 잡을데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영화의 ost가 흘러나는 바로 그 첫 순간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영화 속에 푹 젖어 들어갔습니다. 

제가 이 영화가 좋았던 것은, "낭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장군이 되어 마땅한 사람이지만 여전히 캡틴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는 비행의 현장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미 인간의 능력을 압도하는 최신의 전투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 순간에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은 인간인 파일럿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또 낭만적입니다. 

주인공은 중요한 미션 앞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길을 걸어갑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비행을 스스로 도전하며, 더 나아가 자신이 가르치는 다른 이들에게도 동일한 것을 요구합니다. 무모함에 대한 도전이라기 보다는 숭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마땅히 해야하는 맥락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팀과 함께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그 목표를 결국 이루게 됩니다. 이것 역시 지나치게 낭만적이며 또 이상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삶이 게속 오버랩 되었습니다. 어쩌면, 마치 주인공이 그렇게 살아간 것 처럼, 성도의 삶 역시 낭만 그 자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독교는 낭만입니다. 낭만을 빼고서는 단 하나도 설명될 수가 없습니다. 

애시당초, 신이 자신을 배신하여 구원 받을 자격 없는 인간을 위하여 구원을 약속하고, 아들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낭만적입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죄의 댓가를 신의 아들이 대신 지고, 오히려 그 아들의 의로움을 죄인이 댓가 없이 받아서 신의 아들의 형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이상적입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그 일이 역사 가운데 흔들릴 수 없는 너무나 견고한 것임을 피에 젖은 십자가의 낭만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잔인한 죽음이, 성도의 생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지나치게 낭만적이며,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또 지나치게 원칙주의입니다. 기독교 그리고 그것의 낭만이라는 것은, 인간의 이성과 판단을 아득히 뛰어넘어버렸기 때문에 그것은 진리라고 부를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결코 상식적인 종교가 아니라, 상식을 압도하는 종교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신앙의 삶 역시 "낭만"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사랑도, 용서도, 원칙도, 목회도, 관계도, 도전도, 실패도, 모든 것이 충분히 낭만적이어야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낭만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부르심입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왜 신앙 생활이 힘들까요? 어쩌면 우리는, 내 상식 선에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서, 그것이 기독교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고, 나를 미워하는 자를 미워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내가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용기를 가져야할 바로 그 순간에, 아무런 도전 없이 주저함으로 앉아버립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혹은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면서, 그것을 전혀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여깁니다. 

이것은 존재론적인 모순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낭만을 가진 기독교 안에 은혜로 들어와 있지만, 나의 삶은 여전히 낭만적이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낭만을 통해서 나를 빚어내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 어떤 것이 내 삶에 이루어지기에는, 현재의 우리에게는 너무나 요원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할 때 그래서 내가 마음에 분노가 일어나고 잠이 오지 않을 때에, 용서라는 낭만이 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저하고 있을 때에,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낭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할 수 있는 바를 다 했지만, 그것이 현재로서는 실패라고 판단될 때에, 나보다 높으신 존재에게 기도함으로 이 모든 것을 맡기는 낭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원칙을 포기하고 그저 사람들이 보기 좋은대로 삶을 흘러가게 하고 싶을 때에, 어처구니 없이 원칙을 지키는 낭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의 혹은 신앙의 진정한 회복은, 낭만의 회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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