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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2일 수요일

목사님은 책을 어떻게 고르시나요? with 최근에 구입한 책들 / Blue Voyage - Tom Grant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훌륭한 목사님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배울 수 있고 또 귀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한 목사님께서 질문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책을 어떻게 고르시나요? 

이렇게 저렇게 대답은 했지만, 조금 더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질문은 저의 생각을 자극하고 거기에 맞는 대답을 내면에서 만들어가며 제가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글을 통해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길 가운데 제 스스로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책을 고르는 것은 배움이다

합신에 처음에 들어갔을 때에, 저는 신학 쪽 서적에 지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영역에 잘 아는 분과 서점에 꼭 같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사라는 것을 다 샀습니다. 어찌보면 굉장히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참 좋았습니다. 

제가 모르는 영역이라면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이미 여러가지로 시도한 이후에 실패한 사람이라면 더 좋습니다. 거의 몇년 동안은 철저하게 배운다는 측면에서 저를 아끼는 분들의 책의 추천을 받아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20대 후반입니다.


* 책을 고르는 것은 도전이다 

이후에 책을 보면서 약간 안목이 생겼습니다. 읽다보니 제 마음에 드는 저자들이 생겼습니다. 저는 신학책을 좋아하지만 교과서적인 따분한 책은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책이란, 가끔씩 찾아보는 백과사전이 아니라, 저의 영혼을 풍성하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제가 좋아하는 저자들의 책을 집중적으로 보았습니다. 박영선, 마이클 호튼, 로이드 존스, 프란시스 쉐퍼, C.S.루이스, 알리스터 맥그라스, 팀 켈러 등입니다. 그렇게 폭 넓은 저자들은 아니지만, 그리고 이분들의 저작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저의 생각의 바탕을 채워주고 또 세워준 소중한 분들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혔지만, 아쉽게도 일반 서적으로는 상당히 헤매었던 시기입니다. 제 주변에 일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없었기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것저것 사서 읽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경영에 대한 책들을 좋아했고, 특별히 피터 드러커야 말로 저에게 있어서 진정한 멘토입니다. 이것이 저의 30대 입니다.

블로그를 오래 하면 좋은 것 중에 하나는, 과거의 저와 현재의 제가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짜릿한 순간입니다. 무려 12년 전에 적은 글을 읽으니, 조금은 유치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그 때 보았던 책들 중에 어떤 것들은 현재의 관점에서는 실패입니다. 그러나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충분히 진지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과거의 부족한 모습이지만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책을 가까이한다면, 행복 / A Song for You - 이승환
https://jungjinbu.blogspot.com/2012/08/a-song-for-you_5.html


* 책을 고르는 것은 여정이다

책을 고르는 것은 여정입니다. 긴 여행의 과정입니다. 12년 전의 제가 부끄럽지만 부끄럽지 않은 것은, 그 진지함이 이어져서 현재의 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시도해보고 또 많이 실패해 보고 또 그 과정에서 발전하였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특히 책을 보는 안목과 감각 그리고 글 쓰기의 영역에서 그렇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쓴 책 추천에 대한 글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쉽게도 과연 그 이글이 처음 의도했던 효용이 있었는가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지만, 그러나 제 마음을 잘 담은 글입니다. 아래 글에서 소개한 책들은 저의 내면 안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 지금, 그리고 아마도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을 책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8/blog-post_30.html


* 최근에 구입한 책들

이런 여정 속에서 이제 저는 목회자로 신학적인 바탕 위에 일반 서적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는 중요한 이유는, 세상은 신학의 눈으로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신학은 세상의 전부입니다. 그러나 신학의 틀 하나만으로는 세상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반은총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완전한 하나의 어떤 체계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최근에 한달 혹은 두달 정도 안에 구입한 책 몇 권을 왜 구입했는지 잠깐 소개를 하고 싶습니다. 이 소개의 짧은 이야기들을 읽으신다면, 아마 조금은 저의 내면을 이해하실 수 있고 또 책을 찾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 니체, 프레스트북스

제 아내는, 저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최근에 아내가 관심이 있다고 해서 구입했습니다. 니체의 글의 모음집입니다. 사실 저는 니체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만, 아내가 추천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 역시 같이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이 저의 행복입니다. 이제 읽어보려 하니 마음이 두근거리네요.

* 영광의 무게 / C.S. 루이스, 홍성사


생각해 보면, 루이스는 젊은 시절부터 저의 영혼의 멘토입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를 인도하고, 또 그의 논리가 제 지성 속에 들어오기를 그렇게 간절히 원했습니다. 순전한 기독교를 기쁨으로 정독하고, 이제 그의 책 영광의 무게로 넘어갑니다. 더할 나위 없이 영혼의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책입니다. 이미 읽었지만, 이제는 그 내용을 제 영혼 깊숙이 새겨 넣기 위해 다시 읽을 차례입니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이어령, 열림원


저는 사실 이어령 교수님의 책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한권 정도를 살짝 읽어본 정도입니다. 제가 그때 느낀 감각은, 이분은 좋은 의미로 '나와는 다른 세상 속에서 사시는 구나' 였습니다. 이분의 지성의 움직임을 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크리스천이 되어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셨던 그 마지막 인터뷰가 이 책이라고 소개 받았을 때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목사님이, 인생 최고의 책이라고 소개했을 때에는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읽으면서 여전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 강인함의 힘 / 스티브 매그니스, 상상스퀘어


이 책의 내용 자체는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목회자로서 성도님들에게 해 줄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령 내가 이 책과 비슷한 내용을 알고 구사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정리된 내용으로 읽어보고 나의 것으로 온전히 소화할 때에야 그 효과가 온전해 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 타이탄의 도구들 / 티모시 페리스, 토네이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했고, 탁월한 사람들의 수 많은 조언들이 압축되어 있는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물론 그 조언들의 양이 버겁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제가 하나라도 실천하는가 입니다. 이미 거의 다 읽었습니다. 그러나 두고두고 읽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입니다. 아마 평생동안 옆에 끼고 있을 책이 아닐까 싶네요. 

* 의지력의 재발견 / 로이 F. 바우마이스터, 에코리브르


자기 계발을 논함에 있어서 '감'으로 글을 쓰던 시절은 사실상 끝이 났다고 봐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제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쓰여지고, 그런 책에는 반드시 배울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공통적인 문제는 결국 의지력의 문제입니다. 목회자가 그저 '성경 열심히 읽고 기도 열심히 하세요' 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삶의 변화의 단초가 될 것을 기대하며 고른 책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의 책을 고르는 기준 중에 하나는 철저한 실용성입니다. 번역이 복잡하지만 원서가 글이 복잡합니다. 하지만 아주 통찰력 있는 이야기들 속에 이미 빠져들었습니다.

* 감정 조절 / 권혜경, 을유문화사


보통 책을 살 때에는 일단 주제를 봅니다, 그리고 저자를 봅니다, 그리고 샘플을 읽어 봅니다. 그러면 거의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프로필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작가들의 전문성을 하찮게 생각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이 중요한 주제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야 말로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미리 보기의 내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도님들과 대화해보면 대부분 감정 문제입니다. 앞으로 제 목회에 엄청난 유익을 주리라는 확신으로 바로 구입했습니다. 

* 한국 교회 트렌드 2024 / 류지성, 백광훈 외, 규장


이 책의 저자 중에 한분을 만나게 되어서, 그분의 글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구입한 책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글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자와의 만남은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책은 아니지만,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40대 층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 무엇이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가 / 데이브 버제스, 토트 출판

섬기는 순장님들에게 아주 쉬운 북클럽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면서, 그분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소중한 책입니다. 가장 탁월한 교사들의 전략과 내면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목회자 역시 동시에 교사이기 때문에 제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도구가 되리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북클럽과 결합해서 교회의 소그룹을 책임지는 분들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아주 기대되는 책입니다. 

* 부모학교 / 게리 토마스, 도서출판 CUP


교회 안에서 부모 교육을 위해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이미 베스트셀러이기도 하지만, 읽고 북클럽 안에서 나누면서 참 내용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하게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충분히 성경적이고, 목회적이고 실제적이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문장들을 넉넉하고 자유롭게 구사하는 저자가 참 부러웠습니다.

완벽한 책은 아니지만,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분과 함께 나누면서 부모로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또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탁월한 책입니다. 

* '부모학교' 크리스천 북클럽 인도자용 자료모음

* 불변의 법칙 / 모건 하우절, 서삼독


사실 저라는 존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변화' 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갈 때에 변화가 초점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피고 붙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혁신적인 발상이 좋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라는 식으로 논리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인간이 쓰는 책이라서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에게 좋은 통찰들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 대화의 신 / 래리 킹, 강서일


청년 시절 헌책방에서 우연히 구입하고 큰 유익이 되었던 그 책을, 이제 다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5만명을 인터뷰 했다는 그의 책은, 어떤 면에서 허술하기 그지 없습니다. 완벽한 구성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를 일깨우고, 대화라는 기술을 통해서 목회를 영위하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될만한 책입니다. 물론 저와 함께 하는 분들과 나누기에도 너무 좋은 책입니다. 


* 나는 '오늘도' 읽는다 

돌이켜보니 저의 삶의 핵심은 '읽는 것' 자체였습니다. 저 역시 관심도 변했고, 좋아하는 저자들도 변했고, 책을 읽는 스타일과 마음 가짐도 변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읽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니 읽으면서 자랐고, 앞으로도 기꺼이 그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에게 혹시 제가 작은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읽을까 고민하기 전에 일단 읽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부담 없이 읽으라는 것입니다. 물론 주제와 저자를 살펴보고 샘플 정도는 찾아봐야 합니다. 그러나 독서는, 나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나의 폭을 넓히는 행위임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쉬엄쉬엄 혹은 부지런히 읽다 보면, 그 읽음으로 인해 나의 자아가 성숙해 집니다. 그리고 성숙해진 나의 자아는 또 다른 길로 나를 인도할 것입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책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독서의 길을 걸어가다보면, 나의 작은 자아와 삶의 폭을 훨씬 뛰어넘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평생동안 그렇게 그 속에서 마음 껏 뛰어다니며 벅찬 행복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2024년 5월 10일 금요일

한 걸음씩 계속 걸어가는 것에 대하여 - 옵시디언에 독서 명언을 모으기 시작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유익한 것이 무엇인가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내가 막연하게 머리 속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것과, 그것을 내 삶에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마치 영화 속에 등장하는 평행 우주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실천하는 사람만이 '진짜'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정말로 성숙해 지고 싶다면 길은 한가지입니다. 깊은 사고의 훈련 그 결과를 구현하는 실천, 그리고 완성도를 계속적으로 높이는 꾸준함이 나의 삶의 본질이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중요한 것이 '끈기' 입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에, 더 이상 전진하고 싶지 않을 때조차도 한 걸음을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저 역시 가끔은 그저 멈추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많은 것을 하지 않았냐며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오랫동안 쉬고 싶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때가 마음이 정말 불편합니다. 마치 저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자녀들에게 소중한 인생을 허락하셨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우리를 이끌어가십니다. 그러므로 힘들어도 그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이 사실은 가장 편한 길입니다. 그런 면에서,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라는 말씀이야 말로 진리입니다. 

결과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신실함' 입니다. 바른 방향이 있다면 딱 한 걸음만 있어도 됩니다. 딱 한번의 작은 시도가 쌓이다 보면 그것은 결국 열매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더 이상 발전하고 싶지 않아 게으름을 부등켜 않고 몸부림치는 저의 미숙한 자아를 설득하며 끊임없이 제 자신에게 이야기합니다. ‘진부야 잘하고 있어, 물러서지마, 딱 한걸음만 더 나아가자’

이번에 저의 책을 쓰면서 한계를 절감했습니다. 저의 문장력이 얼마나 부족한지에 대해서 눈물 흘리며 아파했습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서 살았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특별히, 다른 사람의 글 중에서 탁월한 부분을 인용할 때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결코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한 독서, 성경적 사고의 훈련,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기록하는 것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저의 부족함에 눈물 흘렸다고 후회만 하고는 있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주님은 소경을 향하여 '일어나라' 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바로 결심한 것은, 독서 명언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사실 생각만 해도 몸서리 쳐졌습니다. 몇배는 고된 훈련입니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즐겁지만, 탁월한 명언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것을 생각으로 정리하는 것은 몇배는 힘듭니다. 그러나 방향이 옳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기에 제 자신을 밀어 붙였습니다. 

메모 프로그램인 옵시디언을 사용한지가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제가 삶에서 경험하는 고민과 통찰들을 하나로 모으고, 더디지만 계속적으로 발전했습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21) 세컨드 브레인 (티아고 포르테)
/ 옵시디언(Obsidian)으로 두번째 뇌를 만들기 시작하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12/21-obsidian.html

저는 세컨 브레인에서 제시하는 Organize 섹션에서 Project 폴더에 하위 폴더로 '통찰 1 - 독서의 통찰' 을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세컨 브레인에서는 실제로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일 Project 폴더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책을 읽고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곳에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폴더의 하위 폴더로 '독서 명언'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독서 명언을 모으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제목은,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짧은 명언으로 잡습니다. 위의 경우는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제목은 '우리 모두는 아직도 초대 교인임을 잊지 마십시오' 입니다. 그리고 그 명언의 문맥을 살릴 수 있는 내용을 함께 저장합니다. 필요하다면 하이라이트 혹은 굵은 글씨 효과를 넣습니다. 

그리고 내용 아래에는 화살표를 넣은 다음 그 명언에 대한 저의 간단한 생각을 정리합니다. 단순히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내용에 걸맞는 태그를 붙여서 추후에 사용할 때에 수월하도록 만듭니다.


순전한 기독교를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것은, 기독교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저에게 새로운 통찰 혹은 새로운 감각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성도의 정체성에 대해서, 그리고 교회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세상으로 부터 비난 받고 있는 교회에 대한 성경적인 시각,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역사하시고 계시며 그렇게 하실 것이라는 놀라운 기대를 저에게 심어 주었습니다. 

특별히 제가 지속적으로 신경쓰는 것은 '태그'입니다. 태그를 사용하면 모든 자료를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굉장히 귀찮지만, 그것이 쌓일 수록 엄청난 가치를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서 위의 글에서 '#독서 명언'을 누르면 아래처럼 태그로 모아져서 한번에 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결심할 때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하루에 딱 하나만 하자는 것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마음을 쓰다보면 결국에는 탈진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열네게 정도를 모았네요. 중요한 것은 하루에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그 길을 가는 것입니다. 느리더라도 방향이 분명하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할 것입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입니다. 저는 언제나 부족하지만, 적어도 어제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제가 되는 것입니다. 마음에 하나님께서 주신 소원에 조금이라도 더 부합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독서 명언을 모으는 이 작은 시도들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로 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

2022년 9월 6일 화요일

나는 책을 읽는다, 넓은 세상 속에서 진리의 조각들을 만난다.

 












    조지 휘트필드(George Whitefield) 전기 저자인 해리 스타웃(Harry Stout) 칼빈주의 복음전도자인 휘트필드가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아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고 기록한다. 사람 서로가 갖고 있는 사상의 차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사람이 서로 친했다는 사실에 다소 놀랄 것이다. 휘트필드는 칼빈주의 교리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고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엄격한청교도라는 용어의 표상이었다. 반면에 프랭클린은 종교에 대해서도 모독하는 발언을 일삼았던 종교회의주의자였을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도 문란하다는 소문도 있었다

   프랭클린이 하나님께 선택받지 않은 자들 하나인지는 우리가 없을지라도 그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증거로만 때에는 그는 분명 선택받지 않은 자들의 범주 안에 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휘트필드도 프랭클린의 영혼이 구원을 받았다고 평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칼빈주의 복음전도자 휘트필드가 종교회의주의자인 프랭클린과 시간을 보낸 것은 단지 그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가정할 수밖에 없다.

과연 하나님은 휘트필드가 벤저민 프랭클린과 함께 즐기는 시간을 허락하셨을까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물론 어느 칼빈주의자라도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의 우정을 통해 미리 예정하신 특별한 목적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대한 목적론적인 논의 말고, 그들이 나눈 순수한 우정 자체에 대해서 묻고 싶다. 하나님은 휘트필드가 프랭클린과의 사귐을 즐기는 것을 허락하셨을까? 우리 주님은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우정을 그저 기쁘고 즐거운 일로 여기셨을까? 하나님은 사람이 편지를 통해 주고받는 내용들에 흡족해하셨을까

휘트필드는 친구의 건강을 걱정해주었고 필라델피아에 때마다 그의 집에 머물기를 원했으며 프랭클린이 잘못한 일로 가슴 아파했다. 하나님은 선택받지 않은 백성 중의 하나라고 거명된 사람과 나눈 우정 자체에 관심이 있으셨기 때문에 휘트필드가 프랭클린과 나눈 시간이 발생하기를 원하셨던 것일까? 다시 말해 구원의 특별한 은혜 바깥의 사람들에게 있는 선하고 아름답고 진실한 것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안에 있는 믿음의 사람들과 그렇지 않는 자들 사이를 어떻게 명확히 구분할 있을까? 우리는 이미 질문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면서 이를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하였다. 우리가 선택받은 백성으로서 특별한 은혜의 경계 바깥에 있는 자들에게 있는 선하고 아름답고 진실한 것들에 대해 과연 하나님의 관점과 동일하게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는가

리처드 마우, 문화와 일반 은총: 하나님은 모든 아름다운 가운데 빛나신다, trans. 권혁민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2), 57–59.

    만일 우리가 신학적으로 성령께서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생명을 선물로 주시고, 나아가 지성, 음악적인 재능, 건강, 튼튼한 체력과 같은 타고난 재능을 주셨다고 말할 있다면, 우리는 성령 하나님이 믿지 않는 자들의 마음과 의지가 건설적이며 외적으로 선한 것들을 행할 있도록 주권적으로 역사하고 있다고 말할 없는가? 예를 들어,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우신 고레스가 유대인들을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칙령을 반포한 것이 하나님의 영의 역사로 말미암아 이루어졌다고 해서 신학적으로 문제가 되는가? 만일 우리가 교리문답적인 관점에서는 그러한 일들이 모두 선하다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의 영의 역사로 말미암아, 우리 주님이 인간의 모든 역사를 다스리시고, 인간들이 선을 행하도록 이끄신다고 말한다고 해서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이러한 역사는 결국 하나님이 정하신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말이다.

John Bolt, “Common Grace, Theonomy, and Civic Good: The Temptations of Calvinist Politics,” Calvin Theological Journal 33, no. 2 (November 2000): 237.

리처드 마우, 문화와 일반 은총: 하나님은 모든 아름다운 가운데 빛나신다, trans. 권혁민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2), 73.

학위를 위한 공부가 모두 끝난다면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좋아하는 C.S. 루이스나 마이클 호튼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저의 독서를 지켜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다양한 책을 한꺼번에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이십대 때에는, 제가 중요하게 읽어나가야 하는 책들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신학을 진지하게 공부하기 위해서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기본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책들이 있었습니. 그리고 오래전에 그것을 정리해 놓았고 이 책들이 저의 생각과 삶의 방향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 정진부 목사의 "독서 간증"
https://prezi.com/xkmxlmjzkp-x/for/?utm_campaign=share&utm_medium=copy

하지만 사십대의 저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제가 기본적으로 익혀야할 내용들과 책들을 섭렵한 이후는, 이제 저는 일종의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세상을 자유롭게 탐구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한 분야에 굳이 얽매이지 않고, 어쩌면 저와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그런 책이라도 자유롭게 읽고 생각하고 적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깊이 있는 책 한권을 여러번 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정독의 독서"는 한 사람의 사고를 확장시키며 그 내용을 내면 속으로 자리잡게 합니다. 저 역시 단 한권의 책을 들고 그 책을 붙들고 씨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다섯권 정도의 책을 동시에 읽어나가면서 저는 한권을 정독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넓은 세상 속에서 다양한 진리의 조각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사실 신학책만 읽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비슷한 맥락의 비슷한 해석과 비슷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가장 익숙한 일입니다. 물론 그것은 가치 있는 일입니다. 진리인 성경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다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익숙하기 때문에 제가 염려하는 것입니다. 성도님들에게, 그리고 제 스스로에게조차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성경 해석에 대한 이야기만 붙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세상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는 목표는 너무나 숭고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도의 가장 높은 수준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 속에 매몰되지 않고 세상을 배우고 이해하고 평가하고 극복해 나가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그것을 성경적으로 극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독교 세계관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안에만" 매몰된다면, 그러한 숭고한 목표는 실질적으로는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성경만 알아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성경만 이해해서는 나의 삶 가운데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지도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면에서 목회자로 그리고 성도로서 제 삶 속에서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박해집니다. 

만약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세상의 것과 하늘의 것"으로만 나눈다면 사실상 다양한 책을 읽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배척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교회의 주인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인이 되십니다. 여호와께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세상의 죄를 억제하시며, 죄인들에게도 여전히 탁월한 지성과 통찰력을 주십니다.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는 성도를 넘어서는 지식과 지혜들을 그들에게 주심으로 하나님께서 여전히 세상 속에서 그분의 자비를 드러내심을 보이십니다.

흘러가듯이 사는 것 같았는데 저도 모르게 뭔가 새로운 방향을 찾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다섯권 정도를 한꺼번에 틈나는대로 읽으면 매우 놀라운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다양한 책들이 비교가 되고, 그 안에서 저자들의 논리를 한꺼번에 생각하게 되고, 그것이 더욱 확장되어서 성경적인 이해와 비교해보게 됩니다. 

이러한 독서법은, 단순히 신학 책 한권을 읽어나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내면의 치열함을 만들어냅니다. 혹은 세상과 저의 영적인 대결이기도 합니다. 배우면서 도전하면서 싸우면서 겸손해지면서 성숙해집니다. 이것은 제가 과거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고, 저에게 있어서 삶의 지식의 확장과 성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방향입니다. 

물론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은 모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자가 진실하게 마음을 담아서 쓴 책이라면, 비록 부족하더라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책들 중 대부분은 철저하게 진화론을 기반으로해서 쓰여진 책들입니다. 읽으면서 철저히 반대하고 또 마음이 상당히 불편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저는 그런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하나님의 창조라는 것이 이 시대에, 그리고 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그 어느때 보다 진지하게 탐구하게 됩니다. 

제가 "이렇게 책을 읽어서 요즘에 너무 행복하다"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소박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니 좋겠다"고 아내가 웃더군요. :) 어쩌면 저의 행복의 기준이 매우 낮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책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세상 속에 하나님의 진리가 흩뿌려져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면, 그리고 궁극적인 성도의 영적인 성숙을 추구하는 분이라면, 다양한 책을 한꺼번에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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