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0일 수요일

지금, 그리고 아마도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을 책들

집사님께서 "제가 감동 받은 책 세권 정도 추천해 주세요" 라고 말씀하셨을 때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책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감동 받은 책이라고 해서 꼭 집사님의 삶에 유익을 준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용기로 이 글을 써서 집사님께 전해드리는 것은, 책이 주는 유익 때문입니다. 집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책은 누군가와의 만남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그러나 만남과 나눔을 통해서 우리는 한없이 새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책을 말씀드리면 좋을까 조금 고민이 들었습니다. 신학책으로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저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책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 책이 출판되고 이후 5년 동안, 개신교와 천주교를 포함해서 목회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꼽힌 탁월한 책입니다. 저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번 읽었지만 새롭게 다가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경험하지 못하면, 사실상 신앙 생활은 생명력을 잃어버립니다. 

지금 저는 다양한 책을 한꺼번에 읽고 있습니다. 모두 귀한 책들입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도 그렇고,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도 그렇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책 "히트 리프레쉬"도 정말 새로운 내용입니다. 기술적인 부분들은 좀 지루했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그가 "공감"을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얻게 되었다는 것은 저의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읽은 책들을 무조건 누군가에게 강하게 추천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때를 허락하시고, 그것이 그 사람의 마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또 좋은 변화들을 만들어가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가지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신학은 모든 것을 말하지는 못한다" 입니다. 신학책과 경건 서적은 삶의 근본과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지만, 모든 것을 다 말하지는 못합니다. 세상은 넓고, 다면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전체를 조망하고 배워간다는 점에서는 폭 넓은 독서가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마도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을 책 몇권을 보여드립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https://ridibooks.com/books/969000280

집사님께서 이 책을 읽고 계셔서 마음에 많이 기뻤습니다. 유익을 많이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도 굉장히 의미있는 책입니다. 제가 삶이 많이 어렵고 침체되어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에 견고한 유익을 주었습니다. 

집사님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다시 펴서 잠깐 읽어보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수용소라는 가장 이기적인 장소에서, 인간됨의 의미와 희망과 삶을 논하는 기적의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분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분은 아니지만, "희망"이라는 것이 인간의 본질의 갈망이며, 이것을 붙들 때에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 분입니다. 

굳이 수용소에 들어가지 않아도, 우리의 삶 자체가 이기심의 충족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극적으로는 나의 것을 반드시 지키려는 이기심, 적극적으로는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내가 살고자 하는 이기심, 그것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한 귀한 책입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 봤니? (04)
-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8/blog-post_6.html




* 골든아워

https://ridibooks.com/books/745000113

아마 누군가가 저에게, 일반 서적 중에서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인가 물어본다면, 그리고 나중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과 북클럽을 할 때에 무슨 책으로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골든 아워"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 책은, 한 생명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알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의사의 이야기입니다. 흔히 목사를 영혼의 의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과연 이국종 교수님 만큼의 마음과 열정과 투지와 사랑을 가지고 목회를 했는가를 정말 돌아보게 만든 책입니다. 감히 제가 이분과 비교할 수 없지만, 저는 이국종 교수님과 같은 마음과 삶으로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의술에 대한 책은 아닙니다. 한 거대한 조직의 중간 관리자로서 그분이 가진 고민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한쪽 눈을 잃어야만 했던 그의 처절한 상황 조차도 저에게 큰 통찰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지금도 며칠에 한번은 꼭 펴서 읽어봅니다. 만약에, 이분과 같은 마음으로 한 영혼에 대한 사랑을 온 성도와 교회가 실천한다면 아마도 세상은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 골든아워 - 이국종 / 목사로서의 삶과 다짐
https://jungjinbu.blogspot.com/2019/06/blog-post_18.html




* 멘탈리티 
https://ridibooks.com/books/2189000240

목사 안수를 받고 얼마되지 않아서 새벽 설교를 준비할 때입니다. 늦은 밤까지 설교를 쓰고 자려고 하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은 혹시 이 본문으로 어떻게 설교하셨을까?" 마침 찾아보니 그분의 설교가 있었습니다. 딱 1분 듣고 바로 깨달았습니다. 박영선 목사님은 호랑이라면, 저는 고양이라고 느꼈습니다. 말씀에 대한 태도, 자세, 이해 등등 모든 것이 그랬습니다. 바로 설교를 다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

정말 탁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까요? 예를 들어서, 설교의 기술에 대해서 정리한 책은 많지만, 정말 어떤 마음으로 어떤 태도로 어느 정도의 열심으로 어느 정도의 절박함으로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책은 많지 않습니다. 단순히 설교 뿐만 아니라 크리스천의 삶의 자세도 그렇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비교할 만한 것은, "조나단 에드워즈처럼 살 수 없을까?" 정도입니다. 

NBA 최고 선수들을 개인트래이닝하는 팀 그로버의 이 책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시대에 가장 앞서가는 사람들의 그 마음가짐에 대해서 기록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마치 보물 지도를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인간의 내면의 어두움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성경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그 탁월함에 이르는 길을 잘 제시한 책입니다. 저는 조금씩이라도 반드시 하루에 한번씩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내면을 정리합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18) - 멘탈리티 (팀 그로버)
/ 최고들의 정신 세계, 바로 그것이 “당신의 것”이 되게 하라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16.html

* “멘탈리티”와 함께 한 100일의 기쁨




* 숨결이 바람이 될 때 

인생에서 과연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요? 우리는 평소에는 전혀 깨닫지 못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그것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아마 이 책은, 제가 읽으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책인 듯 합니다. 

인문학에서 시작해서 자신의 전공을 바꾸었고 탁월하게 자신의 업적을 쌓아가던 의사가 암 투병으로 삶의 모든 것들을 잃어갈 때에, 그가 경험한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남긴 기록입니다. 어쩌면, 모든 성도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하루가 저와 집사님의 마지막 하루라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할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만약 20대 때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내 인생이 훨씬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이런 책은 강제로라도 청년들에게 읽여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책은 단순히 성공담을 적은 책이 아닙니다. 단순히 부자가 되기 위한 책도 아닙니다. 일반은총의 측면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치열하게 살아가고 성숙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미친 듯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끊임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자신의 성숙을 일구어낸 기적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삶을 지혜롭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가장 실제적인 지도와 같습니다. 깊은 독서를 바탕으로 책을 적었기 때문에 그 내용이 굉장히 균형잡혀 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두근거린 책이네요. 자기 계발의 측면에서 그리고 리더십의 측면에서도 탁월했습니다. 충분히 기독교인들도 읽고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아주 작은 반복의 힘
https://ridibooks.com/books/2171000070

이 책도 매우 실제적으로 저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준 책입니다. 누군가가 10년만 더 저에게 이런 책을 빨리 소개시켜줬더라면 그리고 그대로 실천했더라면 제 인생이 더 좋아졌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그래서 더 이 책이 소중하고 하루하루가 절박하게 느껴집니다. 

이 책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아주 작은 목표"를 정하게 그것으로 "습관"을 만들어라는 것입니다.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은 습관의 문제입니다. 그 사람이 반복해서 하는 행동이 그 사람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습관을 어떻게 만들것인가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그리고 성경적인 전략입니다. 

* 아주 작은 반복의 힘
- 크리스천의 작은 습관 그리고 실천의 중요성

저는 책을 읽는 목적이 단순한 지식의 습득으로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정보의 습득은 단순히 지적 유희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배우고 익힌 방향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보자 마자 저는 꼭 실천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고, 네이버 밴드로 전략을 짜서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14개의 "하루 한번" 네이버 밴드
- 나의 "오늘 하루"를 의미있고, 진실하고, 꾸준하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12.html

저에게 의미있는 책들을 집사님께 몇권 추천드렸습니다. 이미 집사님께서 좋은 신앙 서적과 신학 책들을 충분히 읽고 계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책들 중에 혹시라도 관심 가는 것이 있다면 읽어보시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죄와 은혜의 지배"는 읽지 못했고, "자네 정말 그길을 가려나"는 목사로 삶을 결단하기 전에 저에게도 중요한 책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이미 집사님께서 그렇게 하시고 계시겠지만, 읽으신 책들에 대해서 아주 짧은 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연스럽게 읽고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내가 정리하고 요약하고 느낀 점을 적을 때에 내 마음에 그것을 내면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그것이 책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여담이지만, 자녀 양육 때문에 고민이라는 분의 집사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지나치게 자녀에게 집중하거나 강박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는, 건강한 나 자신이 필요한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의 성숙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성숙입니다. 

저야 아이들이 어리지만, 아마도 부모로서 경험하는 것은 동일한 듯 합니다. 은혜에 대한 이해와 깊이, 그리고 나의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니고, 아주 긴 성숙의 길입니다. 

결국 성숙이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그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혹시라도 집사님께서 그분을 도와주실 수 있다면 좋은 책을 읽고 함께 그분과 나누면서 마음을 만져 주시면 어떨까요?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저의 단순한 생각입니다. 

바라기는, 집사님이 읽으시는 귀한 책의 내용들을 나눌 사람들이 옆에 계시기를 바랍니다. 부지런히 다른 이들에게 읽은 내용을 나누셔서 더 그 깊이를 더하시면 좋겠고, 또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의 집사님의 삶이 좋은 책들을 통해서 그 풍성함이 더 넘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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