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31일 목요일

"복음이 울다" 북 리뷰 - 더 높은 참된 사랑으로의 부르심


하나님이 그분과 다른 사람들을 향한 더 높은 사랑으로
나를 부르고 계심을 깨달았다.
내 모든 종교적 배움이나 종교적 책임감을 초월한
새로운 종류의 사랑으로,
오직 하나님만이 일으키실 수 있는 종류의 사랑으로,
내 인생이나 가족, 미래를 위해 세웠던 계획을
송두리째 바꾸게 만드는 종류의 사랑으로

- "복음이 울다" 중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앙드레 지드는 독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놓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좋은 책 한권을 만난다는 것은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가장 중요한 계기입니다.   

오래 전에 "래디컬"이라는 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복음이 울다"가 바로 그 책의 저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래 영어 제목은 "Something Needs to Change"입니다. 번역한 출판사에서 한글 제목을 너무 잘 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인 데이비드 플랫 목사님의 마음을 깊이 있게 드러낸 제목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마음 안에서 그리스도의 눈물이 탄식으로 흘러나올 때에, 그 사람은 변화를 꿈꾸며 변화하게 됩니다. 

플랫 목사님은 소위 말해서 성공한 목회자입니다. 그는 뉴올리언즈 신학교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지적으로 탁월한 분입니다. 그리고 그는 겨우 스물 여덟 살의 나이로 미국의 대형 교회의 담임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목회자가 꿈꾸는 그런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삶을 고민합니다. 자신의 설교가 편안한 강대상 뒤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깨닫고 마음 아파합니다. 그런 중에 그는 자신의 친구 애런의 예기치 못했던 제안으로 히말리야 산맥 트래킹을 떠나게 됩니다. 애런은 플랫 목사님에게 자기 고향 사람들의 아픔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히말라야 산맥은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은 영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완전히 피폐해져 있었습니다. 간단한 약품이 없어서 한쪽 눈을 잃고 죽어가는 사람, 콜레라로 순식간에 가족을 잃고 부인의 자살 이후에 절망에 빠진 남자, 딸들을 성적인 노예로 팔 수 밖에 없는 비참한 마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플랫 목사님은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육체적인 필요 뿐 아니라 영적인 필요를 보게 됩니다. 그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무속 신앙과 힌두교 신앙 속에서 영적으로 억눌린채 아무런 소망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깊은 산 속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나님의 은혜는 "한 사람"을 향한 은혜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심한 설사와 구토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죽은 다섯 살 프라딥의 죽음은 플랫 목사님에게 너무나 크게 다가옵니다. 또한 그 지역에 성적으로 착취 당하는 어린 소녀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괴로워합니다. 겨우 소수의 소녀들만이 도움을 얻어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플랫 목사님은 자신이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비참한 삶의 현실들 속에서 좌절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깊이 고민합니다. 그는 전능하시고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찾으며 하나님께서 도와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자를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야 말로, 더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이들의 삶을 안타까워하면서, 육체적 필요를 채우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영혼의 필요를 채우고 그들에게 생명을 주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영적으로 짙은 어둠으로 뒤 덮인 그곳이었지만, 그러나 놀랍게도 빛이 있었습니다. 그는 작은 가정 교회 성도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다양한 연령층에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입니다. 두 시간이 넘는 산 길을 걸어와서 작은 집에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플랫 목사님은 자신도 그 교회에 속하고 싶었다고 고백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염려하고, 도와주고 격려하고, 그리고 믿음으로 하나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깊은 산 속에서 발견하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섬기는 교회가 바로 그런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깊은 산맥의 성도들의 삶은, 섬기는 삶입니다. 그들은 깊은 산 속에서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하여 희생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보이기 위해 자신에게 주신 재능을 타인을 위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의료, 농업 그리고 교육 기술을 총동원해서 어려운 이들을 돕습니다. 

플랫 목사님은 이들의 삶과 섬김을 보면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넘어서서, 하나님께 부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누가복음 12장 48절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라는 말씀을 깊게 묵상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이 너무 많음을 깨닫고 하나님께 그것을 드리고자 결심합니다.

이제 그는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그는 누가복음 16장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자의 필요에 연민을 가지고 도우시는 분임을 기억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가난한 자를 모른 척 하는 자들을 정죄하시는 분임을 기억합니다. 참된 믿음은 어려운 이들을 위한 행위로 나타날 수 밖에 없음을 기억합니다. 그는 누가복음 17장을 묵상하면서 주님의 재림과 자신의 삶의 마지막에 대한 생생한 절박함을 느낍니다. 무엇인가 바뀌어야 한다고, 그리고 더 이상 예전처럼 살 수는 없다고, 지금 당장 무엇인가 바뀌어야 한다고 결심합니다.   

저는 항상 절박한 마음으로 책을 읽습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책은 단순히 지적 유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의 부족함을 발견하는 거울이며, 저의 삶을 다듬어가는 채찍이며, 진리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결단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논리를 풀어가는 차가운 책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담고 있는 따뜻한 책을 좋아합니다.

안타깝게도, 똑똑하지만 차갑고 공감 없는 크리스천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말로는 사랑을 말하지만,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어떤 짓도 서슴치 않는 모습들도 보았습니다. 무엇인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복음이란,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것이고, 아픔을 돌아보는 것이고, 그리스도를 그 안에서 드러내는 것이며, 나를 기꺼이 희생하여 함께 위로하고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복음이 울다"가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제 삶에 가장 중요한 책들 중 하나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한동안 희미해졌던 복음에 대해서 깊이 경험하였고 플랫 목사님의 진실한 마음이 저의 마음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플랫 목사님은 가장 높은 수준까지 공부하였지만 그에게 복음은 그저 지적 유희가 아니라 온전히 살아있는 실체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분이 저에게 진지하게 말을 걸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도 그의 곁에서 의미있고 진실한 히말라야의 여정을 다녀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깨달은 모든 것을 책으로 기록하고 실제의 삶과 사역에서 그 결심대로 그대로 전진합니다. 복음이 그저 자신의 개념 속에 존재하던 사람으로부터, 복음이 실제로 삶에 움직이는 사람으로 변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도 저의 마음 안에도 복음이 울고 살아 움직이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이제 신앙 생활을 시작한 성도님들에게, 그리고 이미 신앙의 연륜이 깊은 성도님들에게 모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은 복음의 본질과 그 내용과 목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보면서 제 자신과 저의 목회를 깊게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과연 아픈 이들과 함께 하는 목사인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여기는가? 한 사람의 눈물이 나의 눈물이 되었는가? 나의 설교는 그저 합리적인 구조를 갖춘 논문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나는 배우고 익힌 것을 실천함으로 더 진실하게 변하고 성장하는 사람인가?

이제 글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곧 심방을 나갑니다. 갑자기 연락 온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영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입니다. 그런 분을 만나고 위로하고 또 섬기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제가 움직이는 것은 오직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신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발걸음을 주저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랫 목사님의 질문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절박한 세상을 예수 그리스도의 소망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당신의 삶에서 무엇이 변해야 할까? 이 질문을 고민하고 그 답에 따라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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