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일 월요일

비우고 또 채우다 / Mientras Duermes · The Velvet Label

 


주말이 지나고 주일의 사역까지 마무리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몸의 한 공간이 빈 것처럼 느껴집니다. 끊임없이 말을 하고 목회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살피고 나면 고갈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요일 오전 시간을 좋아합니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저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Panera에 들렸습니다.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훨씬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글을 씁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참 행복한 시간이고, 오롯이 저를 채우는 시간입니다.

기도 노트를 꺼내어서 기도를 하고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봅니다. 한편으로 삶은 단조롭지만, 그러나 기도 안에 그리고 새로운 도전 안에 삶은 언제나 새로워집니다. 성도님들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생각나는데로 카톡으로 안부 연락을 드렸습니다.  대

항상 여유로울 수는 없지만, 밸런스가 중요한 듯 합니다. 분히 쏟아내었다면 또 충분히 채워야 합니다. 그것이 저의 삶을 유지하고 또 목회를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호흡을 놓치지 않기를 원합니다. 꾸준하게 이어지는 그리고 좋은 목회로 감당할 수 있기를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기도합니다. 

문단에 구애받지 않고, 설교를 쓰기 시작하다

설교를 생각하면,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단순히 설교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설교가 가진 가치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설교를 통해서 그분의 뜻을 교회에 전달하시고, 설교를 통해서 주님의 교회를 세워 가십니다. 그래서 언제나 부담입니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그래서 설교의 자리는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한편으로는 한없이 부끄럽고 또 제가 작아지는 자리입니다. 

아마 모든 목회자들이 설교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신에서 공부하면서 귀한 교수님들 밑에서 배웠지만, 이후에 목회하면서 많은 부분은 제 스스로 발전시켜야 했습니다. 묵상을 고민하고, 주석을 고민하고, 또 구조를 고민합니다. 저는 여전히 모든 것을 배우는 중이고, 또 아마 평생 그럴 것입니다. 

담임 목회를 하면서 더 절실히 깨닫는 것은, '설교는 목회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성도님들을 위한 것이다' 라는 것입니다. 물론 설교의 내용 자체는 설교자인 제 자신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저의 진심 어린 고백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내용과 구성은 철저하게 성도를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서,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정말 좋은 통찰이 떠오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주해 혹은 통찰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인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내가 깨달은 것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성도님들에게 필요한 바로 그것을 잘 전달하고 설득하는 것이 설교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몇 주 전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설교의 구조는 어떨까? 저는 지금까지 설교의 구조를 완벽하게 짜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해왔습니다. 마인드맵을 사용하는 것도 그런 목적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주일 설교와 수요 설교 준비의 흐름은, 묵상, 주해, 주석 참고, 원고 작성입니다. 특히 원고를 작성할 때에는 마인드맵에서 대략적인 소주제들을 넣고, 거기에 맞춰서 세부 항목들을 문단에 맞춰서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문단을 처음에 나누지 않고 그냥 쭉 써내려가면 어떨까?' 물론 이것이 아무렇게나 쓴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묵상과 주해와 주석을 거쳐 머릿속에 대략적인 구조를 다 가지고 있고 내용을 충분히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단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큰 흐름에 따라서 문장을 계속 써내려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쓴 다음에, 대략적으로 보기 좋게 문단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사실 약간 염려가 되기는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완벽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문단들이 완벽하게 나누어져 있고, 심지어 그 문단들은 크기가 비슷해야 합니다. 논리적으로 질서정연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최대한 잘 쓰인 원고가 좋은 원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생각을 바꾸어서 새롭게 시도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아래 보시는 이미지는 주일 설교의 저의 최종 원고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리를 했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일단 아래에 문장들을 쭉 쓰고 몇번 수정을 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문단을 나눈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문단마다 길이가 많이 다릅니다. 물론 지금까지 항상 원고를 full text로 쓰면서 훈련했기 때문에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문단에 따라서 편차가 꽤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도해 보니 좋은 점이 많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설교가 덜 지루하다는 것입니다. 글의 구조보다는 좀 더 저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서 설교를 전개하다 보니, 들으시는 분들이 더 집중해서 들으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 역시 완벽한 글을 설교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설교를 더 설교답게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문단의 길이가 완벽하게 맞지 않아도, 또 심지어 흐름이 약간 흐려져도, 자유로움이라는 큰 강점을 얻게 되었습니다. 

설교의 큰 틀은 확고한 방향이 있지만, 실제 목회 속에서 완벽한 정답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지금까지 훈련하고 연습한 모든 것들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이렇게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여전히 저도 정답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완벽한 정답은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새롭게 교회를 섬기려는 작은 수고 가운데, 하나님께서 크게 역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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