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는 언제나 어렵다
제 개인적인 성향을 보면,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편입니다. 그렇게 제 주장을 강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오랫동안 북클럽을 섬겨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주로 경청하고 주로 질문하는 편입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는 "예, 그러시군요" 입니다.
그런 저에게 외부로 나가서 설교까지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설교에 대한 부담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교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제가 담임으로 섬기고 있기 때문에 저희 교회 성도님들께는 최선을 다하고 그 영향에 대해서는 제가 감수하겠지만, 굳이 제가 어디론가 가서 설교를 더 한다는 것은 항상 주저하게 됩니다.
* 프레션 연합기도회
며칠 전에 김대영 목사님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프레션연합기도회에 와서 설교를 해 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이었습니다. 두 주 동안 사역에 너무 진을 빼고 집중했기 때문에 적어도 Father's Day 저녁만큼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대영 목사님께서 저희 교회 부흥회를 오실 때 얼마나 바쁜 스케쥴을 빼서 오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기도회는 청년들도 함께 한다는 부분이 상당한 부담이었습니다. 저는 청년 사역의 경험이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저의 여러 부분들이 청년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은 저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그래도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 개인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을 섬기는 종이기 때문에 제가 편한 자리만 찾아갈 수는 없습니다. 결국 기꺼이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설교와 언어는 신비롭다
저는 설교라는 것 자체가 '신비'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그분의 뜻을 전달하십니다. 그것 자체가 너무 큰 부담입니다. 차라리 그 자리에 서지 않고 스스로 입을 닫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도 종종합니다. 그래서 설교는 한편으로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영적인 면에서도 부담이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도 부담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적어도 삼십 분의 시간을 말을 하는데, 그 말이 흐름이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설득이 되고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도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어라는 것도 '신비'입니다. 저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가장 강력한 증거가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단어와 단어가 만나고, 문장이 만들어지고, 단락이 만들어집니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생각이 전달이 되고 사실은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전달됩니다. 그래서 설교 원고를 쓰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고, 동시에 큰 희열이며 감사이고 넘치는 은혜이며 영광입니다.
* 고민과 고민이 설교를 만들어내다
사실 이번에 준비한 설교는 저의 몇 년 동안의 고민을 완전히 담고 있는 설교였습니다. AI시대를 들어오면서, 제가 여러 책을 읽으면서 고민했던 부분들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성도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성경적인 혹은 제 나름대로의 해답을 제시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라고 결론을 맺는 일종의 신학적인 논증입니다.
들으신 분들은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평소에는 저의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습니다. 필요한 자리에서 필요한 만큼을 말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열정까지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깊이 있게 이 설교를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두 글도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 독서 묵상 (54) 퓨처 셀프
- 그리스도 안에서 장성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전진하라
https://readingchristianbookclub.blogspot.com/2025/12/54.html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25)
- AGI 천사인가 악마인가 (김대식) / 두려운 미래를 걸어가야 하는 우리를 생각하며
https://jungjinbu.blogspot.com/2025/11/25-agi.html
* 나는, 흔들리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는 성도이다
우리가 앞으로 걸어갈 시대는, 구원받은 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온전히 주님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세상적인 성공이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주신 사명에 더 초점을 맞추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성도가 그렇게 살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이유는, 우리의 미래 속에서 완전한 승리를 주시고 상급을 주실 주님을 믿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설교가 그러한 것처럼, 이 설교 역시 제 자신을 첫 번째 청중으로 삼은 설교입니다. 요즘에는 삶이라는 것이 점점 더 심플해 보입니다. 저의 하루가 주님 보시기에 의미 있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세상적인 성공에 휘둘리지 않고, 제가 섬기는 모든 부분들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작품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주님의 품에 안길 때에,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을 받을 수 있다면, 저는 다만 그것으로 온전히 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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