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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3일 금요일

저의 남은 날을 계수하게 하소서 2 - "미래의 시간"을 경험한다는 것

 

시편 90;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개역개정)
12 So teach us to consider our mortality, so that we might live wisely. (NET)

저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 사람일까? 가끔씩 생각해 봅니다. 보통 저의 스케쥴은 이렇습니다. 새벽에 보통 새벽 기도를 위해서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면, 밤 열시 반 혹은 열한시 정도에 잠이 듭니다. 너무 피곤하면 퇴근하고 저도 모르게 바닥에서 잠깐 잠이 듭니다. 목회라는 직업은 몸과 머리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깨어 있는 동안 가능하면 효율적으로 저의 삶을 조율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오늘 제 셀폰의 화면을 보니, 시간을 역으로 계산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숫자가 의미있어 보였습니다. 끝자리가 모두 0으로 끝난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 그래서 지난 번에 쓴 글을 기억하며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 저의 남은 날을 계수하게 하소서 by 안드로이드앱 Day Timer

먼저 놀란 것은, 제가 "8537"일로 부터 시간의 역산을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8537은 65세를 기준으로 잡은 그 당시의 저의 은퇴까지의 날짜입니다. 그런데 오늘로서 "8500"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새로운 결심을 하고 시간을 역으로 계산하면서 살아간 것이 37일이나 지났다는 것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갔는가?" 하루하루 생각하면서 살기는 했지만, 그래서 시간이 너무 빠르다라는 어떤 감각을 충분히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난 것은 알지 못했습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라는 책 제목이 생각이 나네요. "누가 내 시간을 옮겼을까?"

요즘에 저의 생각이 혹은 머리와 감성이 약간 이상해진 듯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살면서 왠만한 경험은 해 보았지만 요즘은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마치 타임 머신에 타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SF 영화를 그렇게도 좋아하는데,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이질적인 어떤 두가지 흐름속에 동시에 저의 존재를 담그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한편으로는 저는, "평범한 시간"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하루에 몇번씩 구글 캘린더를 띄워서 교회 일정과 개인 일정들을 조율합니다. 오늘은 9월 23일입니다. 10월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시카고의 날은 상당히 싸늘해졌습니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캘린더를 보면서 두주 정도의 목회 스케쥴을 미리 잡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현재의 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의 시간의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평범한 시간의 흐름이 점점 그 비중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캘린더를 보지만, 캘린더에 얽매이지 않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마치 저를 둘로 갈라서 반쪽의 머리는 "다른 시간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른 시간대"라는 것은, 역산으로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마치 "미래의 시간"을 살아가는 느낌입니다. 제가 계획한 시간들이 거꾸로 흘러서 저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끊임없이 의식하면서, 현재의 시간에 얽매여 평범한 시간을 보내기를 한없이 거부하면서, 저에게 다가오는 미래의 시간을 느끼고 인식하며 거기에 더욱 맞추어서 제 자신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은 저에게 너무나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목회적으로도 매우 충실했다고 평가할 수 있고, 또 개인적으로도 비전을 품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편으로 마음이 참 뿌듯합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말씀의 힘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대로, 저의 날 계수함을 배우고, 하나님으로부터 지혜의 마음과 그리고 태도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대로입니다. 

물론 제 마음에 큰 짐이 있기는 합니다.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남은 날을 계수하면서, 마치 하루를 오늘 제 삶의 마지막 처럼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 마음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장례식장에 자주 가면서도 이렇게는 느끼지 못했는데, 실제로 죽음이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듯한 긴장감을 경험합니다. 좀 더 삶의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지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마치, 영원이라는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추로 저의 영혼을 누르는 것 같은 압박을 경험합니다. 장로교 목사로서, 하나님의 주권과 그분의 선하신 다스림이라는 주제를 수도 없이 묵상하고 설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저의 심령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서 제 자신의 영혼에 여유를 부어 주기에는 아직 부족한 듯 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삶을 꾸준하게 살다보면, 그런 여유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배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저는, 하나님의 한 없는 은혜와 주권을 더 경험하고 누려야 하는 연약한 사람입니다. 은혜 가운데 더욱 들어가야겠습니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저의 사십대는 인생의 황금기라는 생각이 제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황금과 같은 시간을, 저에게 남은 날을 계수하면서 가장 의미있게 보내고 싶습니다. 사실 남은 날이 얼마인지는 주님만 아십니다. 저는 약간의 이성적인 추론을 동원한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길게 허락하신다면 아마도 제 성격상,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어도 그때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주장할 것은 틀림 없습니다. 

저의 하루가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의미가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의 삶도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이라는 가장 소중한 이 선물이, 가장 의미있는 열매들을 맺어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1년 8월 1일 일요일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03) -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 공부 (백만기) / 성도의 삶의 방향을 가늠하게 되다

 



목회자 만큼, 누군가의 삶의 마지막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삶의 마지막을 함께 했고, 고인의 가족들과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엄숙한 장례 예배의 사회와 설교로 섬기면서, 한분 한분의 고귀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삶이 마지막이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연장선 상에서 현장에서 은퇴한 이후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자주합니다. 그러던 차에 눈에 띈 것이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 공부" 입니다. 

저자인 백만기 님은, 금융회사에서 일하시다가 은퇴 준비를 마흔부터 시작해서 쉰 살까지 일하시고 은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다양한 모습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의미있게 살아가고 있는 분입니다. 

책을 읽어보니 이분은 크리스천은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기는, 기독교에 대해서 이미 소개를 받은 적이 있지만 신자가 되는 것은 거절한 것 같습니다. 

비록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진실하게 열심히 고민하며 사신 분이시고, 또 고민 끝에 나온 이 책이 저에게 굉장히 유익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분이라 그런지 인용하시는 자료들이 굉장히 정확하고, 글이 매우 깔끔합니다. 저는 자신의 인생과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정말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방향성은 위의 글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서는, 먹고 사는 것, 재미있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먹고 사는 문제를 위해서 실질적인 투자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자신의 취미를 찾고 그것을 계발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일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자원 봉사를 포함해서 동호회 활동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접근이 참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방향성을 가지고 제 자신을 놓고 또 성도의 삶을 놓고 고민해 보았습니다. 첫째로, 먹고 사는 문제는 성도에게도 중요합니다. 보통의 성도님들은 돈에 대한 좋지 않은 개념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성도의 삶 자체를 청빈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물론 저는 성도는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도는, 절대로 돈 자체를 악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됩니다. 돈은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돈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많은 돈을 가지고 나만을 위해서 탐욕을 추구할 때에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성도는, 돈이 우리의 삶을 얽어매고 그것에 우리의 생명이 달렸다고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삶 자체를 넘어서서, 하나님이 주신 돈을 맡은 그분의 청지기로서 적절한 곳에 건전하게 투자해서 이윤을 남겨야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이 성도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돈을 대하던 저 역시, 장기적으로는 뭔가 좋은 방향으로 투자하는 것을 공부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둘째로, 성도가 삶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성경을 읽으면서 종종 하나님께서 매우 위트있는 분이시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빌립이 어떻게 반응할 지 아시면서 사람들이 먹을 것을 어디에서 구해야 하느냐 라고 물으시는 예수님을 보면 (요 6:6) 그분의 위트에 웃음이 납니다. 하나님을 통해서 잃어버린 우리의 웃음을 회복합니다. 

기쁨이라는 것은 단순합니다. 행복할 때 기쁩니다. 그리고 인간의 참된 행복과 기쁨은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이 부분이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 공부"의 한계점입니다. 인간은 절대로 인간 자신이나 자아 실현을 통해서 행복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삶의 진정한 기쁨은 하나님과 그분이 주신 것을 그분의 것으로 인정할 때에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재능을 주셨고, 그 재능을 발견하고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갈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래 의도하셨던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취미를 가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며 우리의 건전한 기쁨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능하면 그러한 재능을 통해서 세상 가운데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봉사하고 섬기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성도님들이 교회에서 한가지 이상의 봉사로 섬기기를 진심으로 늘 바랍니다. 

예배만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성도님들은 참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목회 일선에 있다보면 교회에서 봉사하는 아름다운 기회를 누리지 못하시기 때문에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은, 교회 밖으로 또한 나아가야 합니다. 교회 밖에 가난과 핍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얼마든지 우리가 갈고 닦은 재능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 역시 하나님이 매우 원하시며 크게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에 적은 내용들이 우리가 늘 설교 시간에 늘 듣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 요즘에 저를 기쁘게 하는 것은, 굳이 크리스천이 쓴 책이 아니더라도 좋은 책들은 하나님의 진리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세상 가운데 놀랍게 흩뿌려져 있고, 그것을 통해서 성도는 하나님의 풍성한 지혜를 누리고 즐거워할 수 있음을 요즘에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생의 2막을 위해서 40대 부터 준비하라고 합니다. 제가 40대 초반이라 다행히 늦지는 않았네요. 저 역시 일상적이고 익숙한 삶을 탈피하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합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러한 노력 중에 일부입니다. 갑자기 인생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방향을 정립하고 꾸준하게 정진하는 것은 성도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생명을 계속 허락하셔서 만약에 팔십 세 정도가 되어서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부끄러움이 없고 뿌듯함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목표는 이것입니다. 검소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남을 위해서는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후로, 제가 가진 재능들을 부지런히 발전시켜서 탁월한 모습으로, 그리고 제가 가진 것들을 많이 나누는 사람의 모습으로 그렇게 평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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