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만큼, 누군가의 삶의 마지막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삶의 마지막을 함께 했고, 고인의 가족들과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엄숙한 장례 예배의 사회와 설교로 섬기면서, 한분 한분의 고귀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삶이 마지막이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연장선 상에서 현장에서 은퇴한 이후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자주합니다. 그러던 차에 눈에 띈 것이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 공부" 입니다.
저자인 백만기 님은, 금융회사에서 일하시다가 은퇴 준비를 마흔부터 시작해서 쉰 살까지 일하시고 은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다양한 모습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의미있게 살아가고 있는 분입니다.
책을 읽어보니 이분은 크리스천은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기는, 기독교에 대해서 이미 소개를 받은 적이 있지만 신자가 되는 것은 거절한 것 같습니다.
비록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진실하게 열심히 고민하며 사신 분이시고, 또 고민 끝에 나온 이 책이 저에게 굉장히 유익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분이라 그런지 인용하시는 자료들이 굉장히 정확하고, 글이 매우 깔끔합니다. 저는 자신의 인생과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정말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방향성은 위의 글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서는, 먹고 사는 것, 재미있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먹고 사는 문제를 위해서 실질적인 투자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자신의 취미를 찾고 그것을 계발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일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자원 봉사를 포함해서 동호회 활동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접근이 참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방향성을 가지고 제 자신을 놓고 또 성도의 삶을 놓고 고민해 보았습니다. 첫째로, 먹고 사는 문제는 성도에게도 중요합니다. 보통의 성도님들은 돈에 대한 좋지 않은 개념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성도의 삶 자체를 청빈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물론 저는 성도는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도는, 절대로 돈 자체를 악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됩니다. 돈은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돈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많은 돈을 가지고 나만을 위해서 탐욕을 추구할 때에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성도는, 돈이 우리의 삶을 얽어매고 그것에 우리의 생명이 달렸다고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삶 자체를 넘어서서, 하나님이 주신 돈을 맡은 그분의 청지기로서 적절한 곳에 건전하게 투자해서 이윤을 남겨야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이 성도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돈을 대하던 저 역시, 장기적으로는 뭔가 좋은 방향으로 투자하는 것을 공부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둘째로, 성도가 삶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성경을 읽으면서 종종 하나님께서 매우 위트있는 분이시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빌립이 어떻게 반응할 지 아시면서 사람들이 먹을 것을 어디에서 구해야 하느냐 라고 물으시는 예수님을 보면 (요 6:6) 그분의 위트에 웃음이 납니다. 하나님을 통해서 잃어버린 우리의 웃음을 회복합니다.
기쁨이라는 것은 단순합니다. 행복할 때 기쁩니다. 그리고 인간의 참된 행복과 기쁨은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이 부분이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 공부"의 한계점입니다. 인간은 절대로 인간 자신이나 자아 실현을 통해서 행복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삶의 진정한 기쁨은 하나님과 그분이 주신 것을 그분의 것으로 인정할 때에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재능을 주셨고, 그 재능을 발견하고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갈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래 의도하셨던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취미를 가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며 우리의 건전한 기쁨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능하면 그러한 재능을 통해서 세상 가운데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봉사하고 섬기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성도님들이 교회에서 한가지 이상의 봉사로 섬기기를 진심으로 늘 바랍니다.
예배만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성도님들은 참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목회 일선에 있다보면 교회에서 봉사하는 아름다운 기회를 누리지 못하시기 때문에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은, 교회 밖으로 또한 나아가야 합니다. 교회 밖에 가난과 핍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얼마든지 우리가 갈고 닦은 재능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 역시 하나님이 매우 원하시며 크게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에 적은 내용들이 우리가 늘 설교 시간에 늘 듣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 요즘에 저를 기쁘게 하는 것은, 굳이 크리스천이 쓴 책이 아니더라도 좋은 책들은 하나님의 진리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세상 가운데 놀랍게 흩뿌려져 있고, 그것을 통해서 성도는 하나님의 풍성한 지혜를 누리고 즐거워할 수 있음을 요즘에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생의 2막을 위해서 40대 부터 준비하라고 합니다. 제가 40대 초반이라 다행히 늦지는 않았네요. 저 역시 일상적이고 익숙한 삶을 탈피하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합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러한 노력 중에 일부입니다. 갑자기 인생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방향을 정립하고 꾸준하게 정진하는 것은 성도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생명을 계속 허락하셔서 만약에 팔십 세 정도가 되어서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부끄러움이 없고 뿌듯함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목표는 이것입니다. 검소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남을 위해서는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후로, 제가 가진 재능들을 부지런히 발전시켜서 탁월한 모습으로, 그리고 제가 가진 것들을 많이 나누는 사람의 모습으로 그렇게 평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감사합니다. 저는 벌써 50세가 되었으니 늦은 감이 없지 않네요. 게다가 3가지 중에서 한가지도 제대로 준비하고 찾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하지만...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을 위로삼아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봅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답글삭제책을 읽다 보면, 이런 내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저도 늘 합니다. :) 우리의 마음은 때론 답답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늘 가장 좋은 길로 주님의 자녀 한 사람 한 사람은 인도하심을 믿습니다. 남은 삶의 방향을 신앙적으로 가늠하면서 잘 세우시고 믿음 안에서 도전하시면 하나님께서 풍성한 열매들로 풍성하게 채우시리라 확신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