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하나의 음악이라는 것은, 종합된 결과물입니다. 많은 트랙들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어서 그것이 아름다운 결과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서는 모든 트랙들을 조화롭게 조정하는 좋은 믹싱이 꼭 필요합니다.
홈레코딩의 믹싱을 하다보니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위에 그림은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Brainworx bx_console Focusrite SC 입니다. 일단 디자인이 너무 아름답죠 :) 저의 최애 플러그인입니다. 모든 채널에 대부분의 경우 가장 첫번째 순서에 놓고 사용합니다. 위의 경우에는 보컬인데, 멜로다인, C4 그리고 그 다음에 놓았습니다.
믹싱에 대해서 구글링을 해 보면 많은 내용이 나오지만, 저는 특별히 로우컷에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악기들이 동시에 나올 경우에, 필요없는 저음들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듣기에 답답한 사운드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소에는 거의 60-70hz 정도까지 로우컷을 하곤 했습니다. 특히 스트링과 브라스의 경우에는 로우컷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거의 80hz까지 했습니다. 왠지 그렇게 하면 사운드가 더 깔끔하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 곡을 녹음하면서 경험을 쌓다보니, 정작 최종적인 결과물은 뭔가 너무 빈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악기가 화려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차갑고 건조한 서로들로만 들렸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이 부분을 극복해 보려고 일전에 적어 보았던 소리의 풍성함을 위한 몇가지 방법들도 시도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 방법을 통해서 많이 사운드가 따뜻해 지긴 했는데, 근본적으로 뭔가 많이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믹싱을 하면서 아래 방법을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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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 방법들로 빈약한 사운드를 풍성하게 내기 위한 플러그인에 매달리다가,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왜 로우컷을 이렇게 계속 하고 있지?" :)
갑자기 "내가 정말 어리석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운드의 따뜻함은 저음에서 부터 오는 것인데, 로우컷으로 저음을 다 드러내고서는 되려 플러그인으로 억지로 따뜻함을 살리려고 했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테스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 오던 믹싱의 개념 자체를 아예 바꾸었습니다. 모든 악기에서 최소한의 로우컷만 사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최대한 믹싱만을 통해 밸런스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에서 최소한의 이큐잉만 시도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전에는 모든 악기에 과도한 로우컷 => 각 채널의 밋밋한 소리로 믹싱 => THD 플러그인 사용이라는 순서였다면, 이제는 최소한의 로우컷 => 최대한 저음을 살린 상태로 최대한 믹싱만으로 전체 사운드 밸런스를 조절 => THD 플러그인 사용 이라는 형태로 바뀐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것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 로우컷을 해야" 사운드가 뭉치거나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하고 풍성한 사운드가 될까? 위에 채널 스트랩 그림에서 중간에 위에서 두번 째 노브가 로우컷 노브입니다.
처음에는 30hz 정도로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정도 로우컷으로는 아무리 믹싱 밸런스를 잡으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뭔가 사운드가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조정하기를 40hz 정도로 조절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채널에서" 그정도로 로우컷을 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드럼 킥, 스내어, 베이스 등등 자칫 전체 밸런스를 망칠 염려를 했던 그런 악기들도 딱 40hz 정도만 로우컷을 했습니다. 스내어는 40hz 정도까지만 로우컷을 하니 처음에는 굉장히 답답하게 들려서 밸런스 잡는데 많이 힘들었습니다. :)
지금까지 더 많이 로우컷을 했던 스트링과 브라스 계열도 딱 40hz 정도만 로우컷을 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해서 과연 이게 제대로 결과가 나올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적고 보면 별것 아니지만, 거의 10년 동안 홈레코딩을 하면서 만들어진 저의 습관을 완전히 바꾼 제 입장에서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
그리고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래 찬양은, DAW 상의 모든 채널의 로우컷을 거의 40hz에 맞추고 믹싱한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들리시나요? :) 제가 의도한 부분이 잘 느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 귀에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드디어! 제가 원하는 그런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뭔가 따뜻하지만 적어도 지나치게 답답하지 않은, 뭔가 악기의 풍성함이 살아 있으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는 그런 믹싱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전적으로 저의 영역 안에서 보자면, 제가 만든 결과물 중에는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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