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플러그인의 세계는 정말 넓습니다. :) 그리고 제 경험상, 적어도 5년 정도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의 탁월한 무료 플러그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무료 플러그인들은 두가지 형태인 듯 합니다. 하나는, 아예 처음부터 무료로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입니다. 혹은, 본인의 회사의 유료 플러그인의 어떤 부분만 무료로 공개해서, 궁극적으로는 자기 회사의 유료 플러그인까지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경우입니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둘 다 좋은 경우입니다. :)
제가 취미로 들어가는 사이트는 큐오넷 (http://www.cuonet.com/) 입니다. 다양한 악기와 음향에 대한 정보가 종합해서 올라오는 커뮤니티입니다. 거기에 며칠 전에 플러그인 하나가 추천되었네요. 무료 세츄레이션 플러그인 GSatPlus 입니다.
GSatPlus는 TBProAudio라는 회사와 gearspace.com 이라는 음악 커뮤니티가 합작으로 만들어낸 플러그인입니다. 저는 둘다 처음 들어보았지만 분위기를 보니, 네임 벨류가 있는 곳입니다. :)
특히 기어스페이스는 들어가보니 정말 엄청난 커뮤니티이네요. 거의 모든 음향 기기에 대한 리뷰가 올라와있고, forum이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영어라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평생 배울 수 있는 엄청난 공간을 발견했군요.
어쨌든 이런 엄청난 사이트와 플러그인 회사가 협업으로 만들어냈다고 하니, GSatPlus에 대한 기대가 은근 올라갑니다. 아래 링크들을 통해서 이 플러그인에 대한 소개를 보실 수 있고, 다운로드를 하실 수 있습니다.
* Gearspace.com and TBProAudio announce GSat+ FREE Advanced Saturation Plug-In 소개
https://gearspace.com/board/new-product-alert/1349464-gearspace-com-tbproaudio-announce-gsat-free-advanced-saturation-plug.html
* GSatPlusSaturation 다운로드
https://www.tbproaudio.de/products/gsatplus
그렇다면 이 GSatPlus는 무엇을 하는 플러그인일까요? 일단 이 플러그인은, TBProAudio 에서 현재 판매하는 채널 스트립 플러그인 CS5501V2의 세츄레이션 파트만 분리한 것입니다.
채널 스트립은 보통 이큐, 컴프, 필터 등등 믹싱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이 한번에 들어가 있는 종합 플러그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모든 채널에 기본적으로 Brainworx bx_console Focusrite SC 를 사용합니다. 사운드가 좋고 빠르고 편리합니다.
원래 이런 채널 스트립이 실물로도 존재하는데, 플러그인으로도 많이 만들어집니다. 제가 사용하는 Focusrite SC는 실물로 존재하는 것을 복각한 것이고, CS5501V2는 자체적으로 만든 채널 스트립인 듯 합니다.
* TBProAudio CS5501V2
https://www.tbproaudio.de/products/cs-5501
위에 링크에서 CS5501V2를 보시면 정말 멋지게 생겼습니다. :) 디자인 부터 끝내주네요. 그런데 잘 보면, 세츄레이션 파트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 조작할 수 있는 노브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대단한 것이, 자기 회사의 채널 스트립에 들어간 세츄레이션 알고리즘을 분리해서, Gearspace와 협업을 통해서 필요한 부분들을 추가하고 더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서 무료로 공개한 것입니다.
여기서 세츄레이션이라는 것은 소리를 따뜻하게 변화시켜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조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사운드를, 뭔가 풍성하고 듣기 좋은 사운드로 변화시켜주는 것입니다.
과거부터 음향 엔지니어들은 믹싱한 결과물이 아날로그 기계들을 통과하면서 기분 좋은 왜곡이 일어나고 그것을 통해서 소리가 풍성하게 바뀌는 것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효과를 플러그인을 통해서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저의 두 글에서, 전체적인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두가지 방법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아래 글을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풍성한 소리에 한번 올인해 보자! (1) (채널 스트립의 THD)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풍성한 소리에 한번 올인해 보자! (2) (써밍 믹서 플러그인 NLS Non-Linear Summer)
위의 두 글에서 핵심은 이것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채널 스트립 플러그인의 THD 기능을 통해서 풍성한 소리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적극적인 변화까지는 아니지만 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기분 좋은 풍성함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것을 더 극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NLS 플러그인을 각 채널과 마스터 채널에 걸게 됩니다.
솔직히 이렇게 두 가지 방법 정도를 생각하고 나서는 세츄레이션 쪽은 더 고민을 안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런데 GSatPlus라는 플러그인이 궁금하더군요. 바로 다운로드를 받아서 기존 곡 믹싱에 올려서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두가지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하나는 메인 보컬에 올려서 테스트 했습니다. 이 채널에 테스트 하기 위해서 Gsat+를 걸어봅니다. Gsat+는 아래의 그림처럼 생겼는데 정말 멋지네요 :) 일단 디자인으로 봤을 때에 NLS보다 더 멋지게 보입니다. 그리고 원래 모체인 CS5501V2에서 파생된 플러그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독립적이고 화려한 플러그인으로 거듭났습니다.
Gsat+에서 셋팅하는 방법에 대해서 보시면 CH. MODE라고 적힌 세츄레이션 모드를 stereo/left/right/mid/side 등으로 변환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본인의 트랙에서 어떤 부분에 세츄레이션을 넣을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네요. 저 같은 경우는 메인 보컬이라 미드 쪽에 넣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Tube Character를 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는 classic이지만, 실제로는 ‘clean’, ‘warm’, ‘crisp’ or 'classic' 등으로 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값을 바꾸면서 테스트 해보니 영어 표현 그대로입니다. 따뜻한 혹은 뭔가 고음이 사각거리는 바삭바삭한 그런 느낌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STAGES 개념인데, 세츄레이션을 여러번 덧 입히는 개념인 듯 합니다. 메뉴얼에 보니 이렇게 적혀 있네요. "Sets the number of tube stages to enrich the effect - more stages = more tubes!" 더 많이 스테이지를 걸 수록 효과가 증폭됩니다. :)
그리고 FLUCTUATION은 이 레벨을 올리면 좀더 랜덤하게 일정하지 않게 세츄레이션이 생깁니다. 그리고 ODD와 EVEN 레벨을 올려서 세츄레이션의 강도를 더하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니, 디자인과 셋팅 값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유도는, 어떤 상용 프로그램 못지않게 잘 되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현재 저의 보컬에는 위에서 소개해드린 NLS가 세츄레이션으로 셋팅되어 있습니다. 특히 MIC 버튼을 통해서 얻는 세츄레이션 느낌은 정말 마음에 들만큼 좋습니다. 현재 셋팅은 DRIVE를 많이 걸어 놓은 상황이네요. 이렇게 두가지 플러그인을 놓고 메인 보컬의 느낌을 주의 깊게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Gsat+를 아래 그림처럼 마스터 트랙에도 걸어보았습니다. 마스터트랙에도 현재 NLS가 걸려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맨 위에 DRIVE가 셋팅 값이고 세가지 세츄레이션 모드 중에서 NEVO를 사용중입니다.
하지만 원래 마스터링에서는 보시는 것 처럼 과하게 걸지는 않고, 약간 전체 트랙을 모아서 느낌을 넣는 정도로만 세츄레이션을 넣습니다. :) 아래 그림은 테스트를 위해서 많이 올린 것입니다.
마스터 트랙에 GSat+는 아래와 같이 셋팅을 잡아 보았습니다. 마스터 트랙이기 때문에 세츄레이션 모드는 스테레오로, 그리고 케릭터는 가장 표준적인 CLASSIC으로 넣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요? 10번 정도 곡을 반복하면서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메인 보컬에서 세츄레이션 느낌을 비교해보고, 그리고 해당 경우마다 마스터에서 세츄레이션 플러그인을 바꿔가면서 느낌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보컬의 경우도, 아웃풋을 올려서 최대한 음량을 비슷하게 해서 반복해서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GSat+의 퀄리티에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였습니다. :) 보컬의 경우에는 NLS가 약간 간 제 귀에는 좋게 들렸습니다. MIC 기능을 통해서 오는 보컬의 느낌은 워낙 풍성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GSat+가 많이 쳐지는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 특히 케릭터 모드를 crisp로 바꾸었을 때에 그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과하게 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보컬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것이 확연하게 들렸습니다.
이런 사운드의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만약에 피아노 곡에 보컬 솔로로 편곡하지 않고, 반주가 풍성하게 들어간 일반적인 음악이라면 저는 GSat+를 적극적으로 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스터 채널의 경우는 어떨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마스터 채널에 동일한 음량에 동일한 느낌으로 걸었을 때에 저는 GSat+의 손을 번쩍 들어주고 싶습니다. :)
일단 GSat+을 마스터에서 풍성하게 효과를 주면, 반주와 보컬들이 기가 막히게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마치 컴프를 통해서 사운드의 글루감이 생기는 것 처럼, 그러한 느낌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제가 놀란 것은, 그 하나로 되는 느낌이 정말 말 그대로 하나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 조금 과장하자면 최종 마스터 트랙의 퀄리티가 30퍼센트 이상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NLS와 GSat+이 사운드의 자연스러움에서 결정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NLS를 과하게 세츄레이션을 주면, GSat+과 비슷한 느낌은 나지만 사운드가 뭉개집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소리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한끝 차이입니다. 어떤 지점을 넘어서면 그것이 뭉개지고 기분이 안 좋게 들리고, 어떤 지점까지는 좋게 들립니다. 그런데 NLS는 과하게 마스터 트랙에서 쓰면 결국에는 뭉개집니다.
NLS를 쓸 경우에는, 솔직히 더 충분하게 올리고 싶은데 뭉개지기 때문에 주저하게 되고, 그래서 저도 마스터에서는 많이 못쓰게 된 것입니다. 절대로 위에 그림처럼 쓰지 않습니다. 위에 그림은 다분히 테스트를 위해서 올린 것입니다. :) 그래서 웨이브스 홈페이지에 사용자 리뷰에도, NLS가 너무 과해서 자기는 실망했다는 리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분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그런데 GSat+는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이건 정말 엄청난 강점입니다. 클래식 모드로 효과를 강하게 주어도, 소리 자체나 혹은 전체 마스터 결과물이 음상이 맺히는 그 공간이 망가지거나 왜곡되지 않고, 사운드 전체를 그냥 합치고 풍성하게 만들어서 너무 듣기 좋은 소리로 변화시킵니다. 이거 정말 실화인가요? :)
오랫동안 홈레코딩을 하면서 별별 세츄레이션 플러그인을 다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특히 무료는 다 다뤄본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마음에 드는게 거의 없었습니다. :) 모양은 그럴듯 한데 사운드는 별 차이가 없든지 혹은 사운드가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 나름대로 채널 스트립과 NLS를 통해서 답을 찾아낸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새로운 장이 열렸네요. :) 시대가 너무 좋아졌습니다. 이런 플러그인이 무료라뇨? 저는 앞으로 마스터 트랙에는 NLS 대신에, 무조건 GSat+을 걸 예정입니다. 그만큼 사운드가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 혹시 저와 같은 고민과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GSat+을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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