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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8일 금요일

20대의 나를, 드디어 떠나 보내다 / Slow Jam - Euge Groove

 


얼마전에 ChatGPT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미국에 사는 남자의 평균 수명이 어떻게 되나? 칠십 육세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언뜻 제 생각에 팔십세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상당히 압박이 되었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아무리 아껴도 하루가 짧아서 마음이 상합니다. 심호흡을 한번 해 봅니다. 그저 하루가 성실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아내를 이십대 초반에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래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참 좋은 점은, 아내의 생각을 깊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애하고 초반에 많이 싸웠습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만났기에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함께 한 시간이 정말 길어졌기 때문에 크게 싸우거나 다툴일도 없습니다. 둘다 부드러운 마음으로 서로가 힘을 합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제 마음에 풀리지 않는, 정말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거의 십년 이상을 부등켜 안고 살았던 고민입니다. 그것은 저의 마음이, 저의 생각과 정신의 상태가 여전히 이십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를 처음 만났던 그 때입니다. 한편으로는 너무 순수하고 행복했던,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한없이 철이 없고 미숙하고 이기적이던 때입니다. 

물론 제가 사회적인 관계나 목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의 마음이 이십대의 시절에 머물러 있어서, 때로는 스스로 생각할 때에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혹은 지나치게 유치하다 라는 생각을 종종했습니다. 저는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모습만 어른인 것처럼 느꼈습니다. 몸은 훌쩍 컸고 그래서 더욱 성숙한 성인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여전히 제 마음은 너무 어리고 미숙해서 스스로를 다시 과거로 끌어당기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특별히 목회자로서 저의 역할이 더 커질 수록, 저의 내면 안에 있는 모순이 커진다고 느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성도로 그리고 목회자로서, 제 마음 한쪽에는 거침없이 자라고 있는 제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거에 사로잡혀서 마냥 어린아이처럼 구는 제 자신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큰 모순이라고 느꼈고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그 고민이 풀렸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 계기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셀폰 용량이 너무 작아서 영상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 아이들의 오래된 영상을 셀폰에서 보았습니다. 저와 아이들의 짧은 대화들 그리고 작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작고 어린 두 아들들의 영상을 보는데,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저에게 잠깐 찾아온 천사를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부리나케 영상으로 남긴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귀한 아이들이 제 인생에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잘못했다는 생각이 너무 크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선은 다했습니다. 험한 미국에서 단지 우리 네 식구로 살아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사랑하는 두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니, 제가 많이 잘못했고 또 때로는 너무 모질게 아이들을 대했습니다. 저의 유치함으로, 저의 부족함과 이기적인 부분 때문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또 슬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생각이 아내에게 미쳤습니다. 저는 당연히 아내를 사랑합니다. 최선을 다했고 제 나름대로 노력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또 돌이켜보니 많이 부족했습니다. 제가 마땅히 해줘야 할 것들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아내가 헌신적으로 섬기는 모든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아내는 오랜 시간 저의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동반자였는데, 저는 오히려 아내의 작은 어깨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의 어린 자아는 피난처였습니다. 세상이 힘들고 맡겨진 짐이 무거울 때에, 저는 잠시 그곳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도망간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삶이 사역이, 그리고 아빠로서의 역할이 힘들다는 핑계로 자주 도망갔습니다. 적어도 그곳에서는 아직 어린 저이기에 얼마든지 유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기적일 수도 있었습니다. 제 자신만 생각하면서 투정도 부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제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았습니다. 모든 상황이 정확하게 보였습니다. 이제는 정말, 어린 제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기적이고 투정 부리고 나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그저 막연하게 낭만에 빠져사는 어린 저는 더 이상 숨어 있을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되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오랜 시절부터 함께 했던 이십대의 저의 어린 자아에게, 마지막 작별 이사를 고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용히 위로해 주었습니다. '아쉽고 미안하지만 이제는 안녕이야, 잘 지내기를 바래' 다시 만날 수 없는 또 다른 제 자신을 향해, 어른이 된 저의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막상 작별을 고하니 아쉬웠습니다. 제가 현실에 지쳐서 피할 수 있는 그 위로의 공간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후련했습니다. 모든게 새로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성숙한, 그리고 더 성숙해져야만 하는 저의 자아만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이십대의 저는, 제 인생을 방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유치한 태도와 삶도, 막연히 숨어 버리는 비겁한 제 자신도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별것 아닌 듯 한 작은 깨달음이 제 자신을 많이 바꾸었습니다. 이제서야 진짜로 한 아내의 남편이,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듯 합니다. 용기가 조금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였던 최대치를 훨씬 넘어서 마음을 넓게 가져 봅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성숙한 제 자신이 되었고,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훨씬 더 부드러운 아빠가 되었습니다. 훨씬 다정한 남편이 되었습니다. 목회자로서 더 인내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제 나이에 걸 맞는 그런 마음이 된 듯 해서,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제야, 삶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쌓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작은 발걸음을 내 딛어 봅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저의 삶을 힘 있게 붙드시기를, 그분의 뜻 가운데 선하게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24년 4월 27일 토요일

부모가 된다는 것의 두려움, 그리고 위대한 소망 / 부모 양육 책 추천 & 북클럽을 준비하며

미래는 언제나 예고 없이 다가옵니다. 그러나 불쑥 찾아오는 그것을 미리 가늠하며 준비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삶의 바른 태도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삶을 돌아보면 언제나 그러했습니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에, 바라던 것이 눈 앞에 있을 때에 언제나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 순간을 위한 성실한 그리고 치열한 준비였습니다. 

안식월을 보내면서 분주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책을 계약한 이후에는 오히려 제가 세일즈에 뛰어든 형국이 되었습니다. 목이 쉬도록 크리스천 북클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소개하면서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제 자신조차 어디에서 그런 열정이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제 중심에 있는 본질에 대한 기쁨과 갈망이 제 자신을 몰아간다고 느꼈습니다. 

중요한 계기가 있어 부모 양육 북클럽을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미 하는 것이 넘치지만 교회 안에 필요성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저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특별히 다음 세대를 염려하는 이민 교회에서 이러한 모임은 가장 절실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선한 소원을 저의 마음에 부어주셨고 저는 그 길에 순종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동일한 패턴입니다. 마음을 주셨고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클럽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책'입니다. 함께 읽는 책이기 때문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합니다. 또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고 그 가치를 인정 받은 책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깊이가 있으면서도 적용적이어야 합니다. 즉, 주제가 선명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구체적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북클럽에 적당한 10개 내외의 챕터로 나눠져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민 교회 셋팅에서는 추가적인 기준이 더 필요합니다. 언어권이 달라도 함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영어권 저자가 쓴 책이어야하고 한국에 번역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글 책이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가급적 전자책으로 제공이 되어야 합니다. 

한글 플랫폼에서는 리디북스가 가장 편리합니다. 그리고 영어권 플랫폼에서는 물론 아마존 킨들도 좋지만, 가급적 성경 프로그램인 로고스 그리고 올리브트리로 구입하면 정말 편리합니다. 본인이 선호하시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구입하면 됩니다.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기준들이고 가급적 거기에 합당한 책들과 링크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부모학교 (Sacred Parenting) / 게리 토마스 / 14챕터




- 부모학교 (이북, 종이책)

- Sacred Parenting: How Raising Children Shapes Our Souls (올리브트리)

부모 학교로  북클럽을 시작하면서, 내용이 탁월하고 설득력있고 또 감동적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부모로서 자라간다는 감각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 역시 만족하고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책을 진행하면서 살펴보니, 영어판과 한글판이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판 챕터 1,2를 묶어서 한글판은 챕터 1로 만들었습니다. 나머지 순서는 동일합니다. 

* '부모학교' 크리스천 북클럽 인도자용 자료모음


* 자녀 교육, 은혜를 만나다 
(Give Them Grace: Dazzling Your Kids with the Love of Jesus) 
엘리즈 M 피츠패트릭, 제시가 톰슨 / 10챕터


* 완벽한 부모는 없다
(Parenting: 14 Gospel Principles That Can Radically Change Your Family)
폴 트립 / 14챕터




- 완벽한 부모는 없다 (이북, 종이책)

- Parenting:
14 Gospel Principles That Can Radically Change Your Family (올리브트리, 로고스)


* 복음의 능력으로 양육하라 (Gospel Powered Parenting) 
윌리엄 P. 팔리 / 12챕터

 

- 복음의 능력으로 양육하라 (종이책)

- Gospel-Powered Parenting (올리브트리)


*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Screen Kids: 5 Relational Skills Every Child Needs in a Tech-Driven World)
게리 채프먼 / 14챕터



-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북, 종이책)

- Screen Kids:
5 Relational Skills Every Child Needs in a Tech-Driven World (올리브트리)


* 하나님의 부모 수업 (The Love Dare for Parents)
알렉스 켄드릭, 스티븐 켄드릭 / 40챕터 



* 질문하는 아이 대답하는 부모 
(The 21 Toughest Questions Your Kids Will Ask about Christianity) 
알렉스 맥팔랜드 / 21챕터



- 질문하는 아이 대답하는 부모 (종이책)

- The 21 Toughest Questions Your Kids Will Ask about Christianity (로고스)

위의 책들은 모두 좋은 책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커리큘럼을 구성하면 좋을까요? 제가 현재로서 생각하는 것은, 일단 '부모학교'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가장 먼저 읽고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준비하려고 합니다. 쉽게 쓰여진 일종의 개론서이면서도 복합적으로 자녀 양육에 대해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접하는 책은 가장 쉬우면서도 실제적인 것이 좋습니다.

만약 다음 책으로 선정해야 한다면 개론서이면서 좀 더 하나님의 은혜에 포커스가 맞춰진 '자녀 교육, 은혜를 만나다'가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두권 정도면 성경적 부모 양육에 대한 틀이 완전히 잡히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개론서가 끝난다면 조금 더 각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은 방향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는 매우 실제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개론서 이후에 아주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폴트립의 '완벽한 부모는 없다'는 훨씬 철학적이라 정말 원하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읽도록 할 예정입니다. 철학적인 바탕이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는 것이 모두에게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복음의 능력으로 양육하라'도 후순위에 있습니다. 물론 원론적으로는 복음을 깊이 알고 복음을 자녀 양육과 연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 책은 훌륭해보이지만 실제로 이 책으로 하면 북클럽 논의가 다소 추상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보입니다.

'하나님의 부모 수업'은 가볍게 읽고 나누기에 좋아 보입니다. 켄드릭 형제의 글쓰기가 워낙 좋아서 이 책은 가끔씩 부모님들의 마음을 환기시키는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한권인 '질문하는 아이 대답하는 부모'는 어려운 질문들에 대한 일종의 변증학적인 책입니다. 혹시 원하신다면 부모님과 나눌 수 있겠지만, 이런 관점에서는 더 적절한 책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생각을 주셨고 방향을 세워주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저의 최선 속에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앞으로 이루어질 모든 준비와 또 다가올 사역들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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