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6일 금요일

책 어디까지 읽어 봤니? (04) -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모든 책들이 마음에 감동을 주고 삶에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책들은 아주 얕은 지식을 정리한 수준에서 머무를 때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대로 충분히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제 인생을 변화시킨 몇권의 책이 있습니다. 필립 얀시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박영선의 하나님의 열심, 그리고 마이클 호튼의 언약 신학입니다.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절대자이신 여호와의 존재를 붙들고 씨름하며 쓴 매우 탁월한 책입니다. 

어느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언급하셔서 관심을 가지게 된 책이 바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소용소에서" 입니다. 기회를 보다가 드디어 끝까지 읽어보았습니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이며 심리학자입니다. 그리고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사람입니다. 

이 책이 매우 특별한 이유는, 저자가 수용소에 들어가서 죽음의 바로 목전의 상황들 속에서 자기 자신의 내면과 다른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관찰하고 그것을 통해서 발견한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정신 분석의 책이 아니라, 삶의 가장 처절한 순간 속에서 인간의 존재 의미와 삶의 이유를 찾아낸 책입니다. 

저자는 수용소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군상을 만나게 됩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선택을 내리며 살아갑니다. 저자가 가장 안타까워 했던 것은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삶을 포기한 사람들입니다. 결국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죽어간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긍정적이며 삶의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가 죽음의 수용소에서 고민했던 내용은, 과연 이렇게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라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적임자가 가장 적합한 장소에 있었습니다. 

어려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그리고 그 분야에서 탁월하게 훈련 받은 사람이 필요했다라는 점에서, 저자야 말로 이러한 답을 찾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에 있었던 사람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조차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아주 최소한의 자유 심지어 유머까지도 존재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경과 고난을 전혀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지 못했음을 지적합니다. 

물론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닥친 환경은 너무나 가혹한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삶을 포기하는 쪽으로 선택했음을 담담히 기록합니다. 그리고 도대체 그러한 상황에서조차 살아남았던 혹은 살고자 했던 이들의 심리적인 특징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저자가 발견한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특징은, 나름대로 그 사람의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사실 책의 끝까지, 그 삶의 의미가 어떤 종류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그 삶의 의미를 붙들고 있던 사람들은 고난을 이겨냈으며, 결국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너무나 단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선명한 이유입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붙드는 삶의 의미"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의 의미를 붙들었던 사람은, 스스로가 그 상황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갈 지에 대해서 당당하게 선택하였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말하기를,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환경의 영향이 어떤 한 사람의 삶을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요인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가장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조차, 삶의 의미를 붙들고 성인처럼 살기를 선택한 사람이 있었고, 그와는 정 반대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며 자신의 탐욕을 이루는데 삶을 바친 사람도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기적적으로 수용소에서 생환한 이후에, 자신의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라는 정신 요법을 창안하게 됩니다. 그것은 인간을, 자신의 삶에서 쾌락이나 권력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지 않고, 의미를 찾아 나가는 존재로 파악하고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그 사람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요법입니다. 


저자는 보통의 사람들이 바라는 "자아 실현" 다시 말해서 자신의 욕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목표라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추구할 때에 자아 실현이라는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을 세가지를 제시합니다. 그것은 무엇인가 창조를 함으로,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사람을 만남으로, 그리고 어떤 시련에 대하여 특정 태도를 선택함으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자신이 창시한 로고테라피는 인간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의미를 발견한 인간은 마땅히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에 살아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가지고 숭고한 선택을 내려야 함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치 지금의 삶이 첫번째 삶을 실패한 이후에 다시 살아가는 두번째 삶이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하며, 첫번째 실패를 다시 저지르지 말라고 격려합니다. 

저는 이 책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저자의 가장 극한의 고통 속으로 실제로 들어간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무려 3년의 시간 동안 죽음의 순간들을 넘기면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해야했고, 자기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처절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고난 속에서 큰 연민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그것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었지만, 저의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시절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인생의 순간들을 생각하며, 그 순간에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원인을 다시 기억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결론은, 저 역시 고통의 순간에 삶의 의미를 붙들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비록 저의 삶의 고난을 저는 다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며 하나님의 사랑이 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붙들었던 유일한 저의 삶의 의미였습니다.

만약에, 자신의 삶 가운데 너무나 큰 고통을 경험하고 계신분이 있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혹시 크리스천이 아니더라 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비록 스스로 발견하는 일시적인 삶의 이유라도, 그것이 진정으로 중요한 이유라고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다면, 인간은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완벽한 책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자는 유태인이지만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기독교인의 관점이 어느 정도 나타납니다. 저자는 인간 스스로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자신을 초월하는 어떤 존재로 부터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분히 인본주의적입니다. 인간 중심적인 방식으로 삶의 고난을 해결하고자 도전합니다. 저자에게 있어서 삶의 의미라는 것은 그 사람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의미라도 괜찮다는 방식으로 의미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 역시, 초월적인 것으로 부터 오는 의미와 현재의 삶에서 얻게 되는 의미의 결정적인 차이에 대해서 크게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크리스천으로 그리고 목회자로서 너무 좋았던 것은, 결국 인간은 삶의 의미를 발견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고하게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것을 입증해 냈습니다. 

저자는 인류가 저지른 가장 끔찍한 범죄의 현장 속에서, 삶을 포기한 사람들과 여전히 일어서는 사람들의 내면을 관찰하며, 인간이야 말로 자신의 현재의 삶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붙들 때에, 충분히 환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처절한 환경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붙들고 성자처럼 행동했던 이들을 보며, 저자는 인간 존재의 숭고함에 감격합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이 보여주시는 것 처럼, 인간의 죄인됨을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으며, 비록 그 형상이 전체적으로 병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인간은 때론 자신의 욕심을 버려 아름다운 희생을 보여줄 수 있는 고귀한 존재임을 인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책이 참으로 숭고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자의 초인적인 정신력과 의지에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쓰게 만들었던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 앞에서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인간은 타락하였지만, 그러나 존귀한 존재입니다.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함을 자신의 전체의 삶을 통해서 그리고 자신의 철학을 통해서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저자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삶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면서 고난과 어려움들을 극복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인 우리는 어떤가요? 만약 우리에게, 성도가 살아가야 하는 궁극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는 그 누구보다 확고하며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성도에게는 자기 자신을 초월한, 영원으로 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도 삶의 의미를 찾아봅니다. 때론 저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여전히 함께 하시며, 그분의 자신의 자녀에 대한 계획은 확고하시며, 그분의 약속은 우리의 삶의 의미로써 영원하기 때문에 오늘도 믿음으로 살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이 책을 통해 저의 마음의 태도가 완전히 변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확고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바라기는, 고난 중에 고통을 경험하시는 모든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삶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시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 궁극적인 인간의 삶의 참된 의미가 되시는 하나님을 갈망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준비한 저의 설교는 아래 링크를 통해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이사야 51장 9-16절 설교 with "죽음의 수용소에서"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8/51-9-16-with.html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고,
커피 한잔 기부를 통해 정진부 목사를 응원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buymeacoffee.com/jungjinbu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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