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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5일 월요일

내 마음은 가볍고 또 가볍구나 / Friends Forever - Dan Siegel

 


목회는 항상 긴장이 있습니다. 사는 것 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어디론가 한없이 내려앉는 것 같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탄식으로 계속 기도한 제목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참 마음이 쉽지 않은 시간들이 한동안 있었습니다. 

그래도 요 며칠은 마음이 참 가볍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최대한 절제하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 듯합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저의 책 《세변북》을 잘 마무리했다는 것이 저에게 큰 위로를 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때론 너무 분주하게 시간이 지나가기 때문에, 충분히 마음에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것을 마음에 조금 늦게 경험하곤 합니다. 마치 조금씩 밀물이 해변으로 점점 더 밀려오는 것처럼, 이제서야 책을 낸 것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마음이 제 안으로 더 많이 밀려 들어옵니다. 

유학으로 공부를 하면서 마음에 부담이 항상 있었습니다. 요즘도 아주 가끔은, '도대체 내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미국에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입니다.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이 부분에서 공부에 대한 소명을 주셨다고 생각했고, 제가 경험한 것들을 나누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저에게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렇게 십 년 넘게 제 마음을 누르던 압박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해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로 행복할 줄은 몰랐는데, 참 행복합니다. 이 홀가분함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가족과의 친밀함, 친구들과의 우정, 내 나라 고국 안에서 누리는 평안함,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만약 제가 한국에서 저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고 살았다면, 제 책은 아마 절대로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 책을 손에 들었을 때에, 저의 모든 수고와 눈물이 충분히 보상 받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삶이 누군가에게 유익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일일이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얼마든지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궁금한 것들을 읽어 보시고 공부하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선한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 시절에 처음으로 순장을 했던 시간이 기억이 납니다. 막상 리더가 되었는데 뭘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아쉽게도, 친절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방향도 없고 가이드도 없이 그저 교재 하나만 주어진 그 막막함은 여전히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제 책을 읽으신 분들은, 그런 막막함을 많이 극복하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제 책은 북클럽에 적용할 수도 있고, 스몰 그룹 리더로서 적용할 수도 있고, 진지하게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공부, 철학, 고민 그리고 삶의 방향을 모두 담았습니다. 과거의 힘들었던 제 자신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미래의 조금 더 성장한 제가 해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을 해 준 것 같아 그것이 또한 기쁨입니다. 

목회자는 수도 없이 병원에 심방을 갑니다. 아픈 분들을 보면서, 그저 내가 건강한 몸으로 걸어서 심방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임을 느낍니다. 주어진 하루가 축복이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은혜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중요한 소명을 일단락한 것이 그렇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의 삶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저는 그저 저의 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래도 사실 조금 부담이 되는 것은, 혹시 하나님께서 비슷한 혹은 더 어려운 소명을 저에게 더 주실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저의 주인이시기에 저의 선택권은 없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저에게 소원들을 주신다면, 또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최대한 신실히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인생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저 신실하게 걸어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주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2026년 4월 7일 화요일

오빠, 꼭 축복의 말로 적으면 좋겠어

 

책 출간이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4월 출간 예정으로 마지막 작업이 들어갔으니 큰 변수가 없다면 이번달에 출간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 완성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편집을 담당하시는 송과장님께서 몇가지를 추가로 부탁하셨습니다. ‘함께, 통해, 서로, 나누며’ 등의 반복되는 부분을 조금더 수정해 주기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리고 각주 작업 몇가지가 더 필요했습니다. 

한번 책을 수정하고 마무리하는데에는 꼬박 오일 정도가 걸립니다. 정신력과 체력의 바닥까지 짜내어 사용해야 합니다. 마지막 과정은 특히 쉽지 않았습니다. 다가오는 고난 주간에 대한 준비가 겹쳤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고민하고 골몰하면서 마지막 수정을 마쳤습니다. 충분히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부족한 부분이 또 보였습니다.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송과장님께서 마지막으로 ‘저자의 서문’을 부탁하셨습니다. 의무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저자로서 영광스러운 부분이고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표현을 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에 꼭 쓰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참 고민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말을 쓰는게 좋을까? 사실 제 책을 생각하면 제 마음은 오히려 처연한 마음이 듭니다. 비가 쏟아지는 그 때, 도서관에서 외롭게 자료들을 뒤지던 그날의 제가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공부하는 동안 주를 옮기는 이사를 몇번을 했고, 사역지를 옮겨야 했고, 힘에 진하게 일했습니다. 그저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공부도 책 출간도 중간에 수도 없이 포기하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도달한 자체가 기적이라 생각합니다. 

아내 의견을 물어보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빠, 꼭 축복의 말로 적으면 좋겠어, 그리고 성령님의 역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적으면 좋겠어’ 저의 북클럽에 대한 철학을 가장 잘 아는 아내이기 때문에 참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책을 준비하기 위해서 애를 쓴 이야기들을 굳이 책에 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것은 그대로 하나님께서 알아주시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많은 축복의 말로, 그리고 성령님의 역사를 기대하는 저의 바램을 담았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어떤 것이 끝맺음을 본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가장 큰 축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이루던 일을 위해서 공부를 마쳤고, 또 다시 책을 내기 위해 거의 삼년을 준비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그 시간을 은혜로 이겨냈고 그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운전하는데 볼티모어에 찾아온 봄이 새삼스럽게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겨우내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마른 가지의 끝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초록의 봉우리들이 피어났습니다. 그 초록의 생명의 빛이 세상을 가득 채웠습니다. 기적입니다. 

이제 어떤 형태로든 저의 삶에 새로운 페이지가 다시 시작되려고 합니다. 아주 조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오랜만에 개인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의 작은 인생 가운데 허락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이, 다른 분들에게 큰 축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를 축복하는 인생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신실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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