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는 항상 긴장이 있습니다. 사는 것 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어디론가 한없이 내려앉는 것 같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탄식으로 계속 기도한 제목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참 마음이 쉽지 않은 시간들이 한동안 있었습니다.
그래도 요 며칠은 마음이 참 가볍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최대한 절제하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 듯합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저의 책 《세변북》을 잘 마무리했다는 것이 저에게 큰 위로를 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때론 너무 분주하게 시간이 지나가기 때문에, 충분히 마음에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것을 마음에 조금 늦게 경험하곤 합니다. 마치 조금씩 밀물이 해변으로 점점 더 밀려오는 것처럼, 이제서야 책을 낸 것에 대한 감사와 기쁨의 마음이 제 안으로 더 많이 밀려 들어옵니다.
유학으로 공부를 하면서 마음에 부담이 항상 있었습니다. 요즘도 아주 가끔은, 도대체 내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미국에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입니다.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이 부분에서 공부에 대한 소명을 주셨다고 생각했고, 제가 경험한 것들을 나누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저에게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렇게 십 년 넘게 제 마음을 누르던 압박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해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로 행복할 줄은 몰랐는데, 참 행복합니다. 이 홀가분함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가족과의 친밀함, 친구들과의 우정, 내 나라 고국 안에서 누리는 평안함,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만약 제가 한국에서 저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고 살았다면, 제 책은 아마 절대로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 책을 손에 들었을 때에, 저의 모든 수고와 눈물이 충분히 보상 받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삶이 누군가에게 유익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일일이 제가 설명하지 않아도, 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얼마든지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궁금한 것들을 읽어 보시고 공부하면서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선한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 시절에 처음으로 순장을 했던 시간이 기억이 납니다. 막상 리더가 되었는데 뭘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아쉽게도, 친절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방향도 없고 가이드도 없이 그저 교재 하나만 주어진 그 막막함은 여전히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제 책을 읽으신 분들은, 그런 막막함을 많이 극복하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제 책은 북클럽에 적용할 수도 있고, 스몰 그룹 리더로서 적용할 수도 있고, 진지하게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공부, 철학, 고민 그리고 삶의 방향을 모두 담았습니다. 과거의 힘들었던 제 자신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미래의 조금 더 성장한 제가 해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을 해 준 것 같아 그것이 또한 기쁨입니다.
목회자는 수도 없이 병원에 심방을 갑니다. 아픈 분들을 보면서, 그저 내가 건강한 몸으로 걸어서 심방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임을 느낍니다. 주어진 하루가 축복이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은혜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중요한 소명을 일단락한 것이 그렇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의 삶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저는 그저 저의 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래도 사실 조금 부담이 되는 것은, 혹시 하나님께서 비슷한 혹은 더 어려운 소명을 저에게 더 주실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저의 주인이시기에 저의 선택권은 없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저에게 소원들을 주신다면, 또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최대한 신실히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인생의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저 신실하게 걸어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주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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