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21) 세컨드 브레인 (티아고 포르테) / 옵시디언(Obsidian)으로 두번째 뇌를 만들기 시작하다

 


평균 수명을 따져 봤을 때에, 저는 이미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감사합니다. 마흔이 넘어서 살아오는 동안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제 인생 자체가 좌초할 여러 위기로 부터 주님께서 구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돌보셨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참 아쉽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책을 봤지만, 좀 더 체계적으로 부지런히 탐독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렇게 많은 아이디어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충실히 구현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시간이 얼만큼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평균 수명 정도로 산다는 것을 가정할 때에 지금부터라도 제 삶을 잘 살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멋진 삶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기회들을 선용하고, 그분의 복음을 전하는데 있어서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싶은 깊은 갈망입니다. 

저는 사실 요즘에 마음이 고동치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마음이 너무 두근거립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소망, 그리고 무엇인가 만들어가고 있다는 그런 가슴 벅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마음에 지금 읽고 있는 책 "세컨드 브레인"이 불을 더욱 지폈습니다. 

* 세컨드 브레인

이 책은 시작부터 강렬한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도저히 자신의 삶에 아무런 소망도 없다고 거의 결론에 다다랐을 즈음에, 그는 자신의 모든 병원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하던 중에 자신의 병의 병명과 근본 원인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그는 노트와 노트를 정리하는 것, 그리고 그것의 결과물에 대한 커다란 통찰을 얻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됩니다. 


어떠한 일이든지 관점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가져옵니다. 그런 면에서 이책은 단순히 노트 테이킹에 대한 책은 아닙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다 읽은 것도 다 소화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책은 저의 삶에 노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위의 내용처럼, 책의 일부분들을 발췌해서 노트가 되고, 그 노트를 새롭게 배열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됩니다. 기존의 노트 모음집이라 할 수 있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또 자신만의 노트를 통해서 새로운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입니다. 그저 노트를 열심히 적어보라 라는 수준의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노트를 적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그리고 그 노트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표현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 이것이었구나.. 그동안 제가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그 이상향이자 갈망이 바로 저 표현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노트를 만드는 것은, 그저 단순히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의 창조성을 발현하여서 나 자신을 확장하는데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노트 앱을 써야 할 것인가? 제가 위에서 어떤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실 저자는 딱히 어떤 노트 앱을 사용하라고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원노트, 에버노트, 노션 등의 유명한 앱들을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써 보면서 느낀 것은, 저에게 있어서 있어서 이런 앱들은 단순한 정보 저장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열심히 축적하고 또 테그도 달아 보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썩 좋아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메모를 생각할 때에 한가지 중요한 기능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결" 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할 때에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관찰해 보면 그것은 "연결"의 사고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정보가 아니라, 여러가지 정보들이 상호 연관이 되고, 심지어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정보라도 영역을 뛰어 넘어서 연결하여서 사고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특별히 탁월한 사람들은, "특정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목표가 분명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놓치고 있던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세컨드 브레인으로 사용할 노트앱은 반드시 "상호 연결"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노트 앱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옵시디언(Obsidian) 입니다. 



옵시디언에 대한 평가를 간략하게 찾아보니, 일단 로컬에 자료를 저장합니다. 다른 앱을 쓰면서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에 앱을 열수 없는 황당한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에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맥과 윈도우 그리고 아이폰을 쓰기 때문에 모든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싱크가 가능하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옵시디언의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노트끼리의 연결"은 제 관점에서는 혁신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이 무료입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걸 왜 아직까지 안쓰고 있었지? 옵시디언을 소개하는 영상 중에 가장 좋았던 영상은 아래 영상입니다. 옵시디언의 장점을 간략하게 임팩트 있게 보여줍니다. 


자, 그렇다면 더 무엇을 주저할까요? 바로 설치해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만약에 본인이 애플 생태계 속에 있다면 옵시디언을 모든 디바이스에서 싱크 하기 위해서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집에 있는 윈도우 랩탑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윈도우에 아이클라우드를 설치하는 것에서 시작하였고, 구글링을 하니 설치 과정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래 화면은 저의 옵시디언을 아이폰에서 본 화면입니다. 이정도 수준으로 만드는데 딱 하루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아래에서 핵심은 폴더의 제일 하단에 위치한 I.Capture, II.Organize, III.Distill, IV.Express 입니다. 이것은 세컨드 브레인의 저자인 타이고 포르테가 제시하는 노트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Capture는 공명하는 내용의 수집, Organize는 실행을 목표로 하여서 정리하는 것, Distill은 핵심을 추출하는 것, Express는 작업 결과물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정보의 흐름을 항해하는 지도로서 이것을 제시합니다. 

저는 Capture 파트가 제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아직 뒷 부분까지 충분히 읽어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로서 제 생각은 저자가 주장하는 Express는 결국 제 글들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Capture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마음에 영감을 주는 것이라면 노트해서 일단 그곳에 넣어 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래에서 보시는 것처럼, 저의 Capture 폴더에는 저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다양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옵시디언의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때입니다. 그것은 Outgoing link 그리고 백링크입니다. 이 기능을 통해서 노트들은 서로간에 링크를 걸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 추후에 사고의 확장을 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예수님조차도 할 수 없는 것"이라는 노트는 개인 말씀 묵상 중에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마가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조차도 믿음이 없는 자들 앞에서는 오히려 권능을 행하실 수 없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알고 이었지만 특히 이번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을 메모하고, 링크는 믿음이라는 노트를 만들어서 링크를 걸었습니다.


아래 "믿음"이라는 노트가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목회적으로 항상 다루게 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믿음이 하나님의 선물이냐 혹은 인간의 반응이냐의 논쟁을 항상 경험하면서, 성경적인 믿음에 대해서 좀 더 정리하고 들어가야겠다 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에 대한 저의 간단한 정의를 적고, 아래에는 위의 노트를 연결했습니다. 노트를 연결하는 방법은 [[ ]] 사이에 내용을 집어 넣으면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의 깊은 고민이기도 한데, 북클럽을 실제로 인도하면서 참여하시는 분들 안에 들어 있는 믿음 (ex) 인도자를 향한, 책 자체를 향한)이 변화의 큰 변수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마 믿음에 대한 노트는 북클럽으로도 확장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굳이 신앙에 관련된 것만을 이렇게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컨드 브레인을 읽으면서 저는 "호기심"의 역할에 대해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호기심이 결국 어떤 깊이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아래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를 이용해서 몇개의 테그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옵시디언은 노트가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에 기반하여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변화" 에 대한 아이디어입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신 분이시라면, 저의 삶의 주요한 화두가 "변화"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이것은 한 인간으로, 그리고 목회자로 저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계속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있었지만,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한 노트를 만들고, 그리고 그 첫번째 항목으로 위에서 만든 "호기심의 힘"을 링크를 시켰습니다. 이제 이 두가지 노트는 상호 연관 관계를 맺고, 저는 앞으로 이 두가지 노트들을 기반으로 해서 인간의 변화에 대해서 계속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옵시디언의 놀라운 또 하나의 기능은, Graph view 입니다. 이것은 내가 가진 노트들과 그것의 연결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아래 보시는 것처럼, 호기심의 힘과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이, 그리고 예수님조차도 할 수 없는 것과 믿음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저의 뇌 속을 들여다보면서 구경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앞으로 형성되고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비록 아직은 아주 단순하지만, 저의 세컨 브레인을 만드는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 얼마 정도 걸릴까요? 저는 최소 3년 정도를 예상합니다. 어떤 것들이 충분히 축적되고 그것이 힘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면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저의 남은 삶의 모든 순간들이, 의미 있는 기록들과 그것을 통해서 만들어질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결과들로 채워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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