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배는 가장 소중한 것이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평생동안 신앙 생활 하면서, 예배 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성도로서 제 자신을 볼 때에, 매주 드리는 예배이지만 언제나 새롭기를 원하고 또 은혜 받기를 원하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그리고 저는 함께하시는 성도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배를 통해서 은혜를 누리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민 교회의 경우에는 더욱 원대한 목표를 가집니다. 그것은 KM과 EM이 아름답게 연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말로는 쉽지만, 그것을 실제로 이루는 것은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언어적인 차이, 문화적인 차이를 넘어서서 공동체를 하나로 조화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함께 은혜를 누리도록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항상 생각했습니다.
볼티모어 교회는 감사하게도 연합 예배를 자주 드립니다. 그리고 참으로 감사한 것은, 부임한지 겨우 세달 만에 연합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예배를 잘 드릴 수 있을까 목회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예배를 기획하고 그 안에서 섬세하게 조율하면서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한어권이든 영어권이든 변화를 말하지만 사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변화를 싫어합니다. 자신에게 최대한 편한 것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욱 섬세하게 이 모든 것들을 이루고 조율하면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뤄가야 하는 것입니다.
* 50주년 연합 예배를 기획하며
처음에 50주년 예배를 드리면서 영어권 목사님과 나란히 선 것은 저의 분명한 의도입니다. 저는 사실 이것이 정말 파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제가 강대상에 서고 옆에 서서 통역하는 것이 아이디어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서 마치 KM이 EM보다 우월하다 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담임 목사인 것도 사실이고, 현재로서는 KM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동등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예배를 섬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강대상을 놔두고 밑으로 내려와 성도님들 앞에 나란히 나온 것입니다. 모든 성도님들 앞에서 우리는 동등한 공동체임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우위를 선점하려는 공동체가 아니라, 현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50주년 예배를 마치고 EM 멤버들이 은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제 마음이 참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정확하게 의도한대로 그 결과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50주년 예배야 말로, 볼티모어 교회의 미래 방향을 결정 짓는 너무나 중요한 예배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면서 마음이 벅찼습니다.
* 크리스마스 연합 예배를 기획하며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저와 EM 목사님이 순차적으로 통역 설교를 했더니 KM 성도님들께서 아쉬움을 말하셨습니다. 영어가 불편하지 않은 분들은 참 좋게 들으셨지만, 영어가 많이 어려우신 분들은 설교의 흐름이 끊어진다고 느끼신듯 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설교에서는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EM 목사님이 먼저 설교를 하고 제가 이후에 설교를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분이 이야기하시더군요, EM은 10분만 하고 제가 20분을 하라고 제안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목회자 회의에서 제안한 것은 EM이 15분 제가 20분입니다. 설교자 입장에서 10분을 가지고 의미있는 논지를 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거의 동등한 시간을 설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것도 참 좋았습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예배가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고, 제가 그 모든 지루함을 안고 마지막 부분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볼티모어 교회가 다음 세대를 중시하며, 영어권을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예배의 구조와 시간을 통해서 모두에게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사역을 시작하면서 작년까지의 크리스마스 예배의 분위기를 물어 보았습니다. 사실 영어권 성도님들이 거의 안오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연합 예배이지만 실질적으로 KM 예배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사역하고 또 심방하고 50주년 예배를 드리면서 느낀 것은, 영어권에서 아무래도 많이 오실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영어권을 배려해서 예배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적중했습니다.
강대상의 의자에 앉아서 본당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성도님들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벅찼습니다. 자녀들이 영어권이 분들이 가족과 함께 정말 많이 오셨습니다. 예배당을 꽉 찬 성도님들을 보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영어권 분들을 배려해서 예배를 기획한 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번 크리스마스 예배는 KM과 EM이 모두 만족할 예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온전히 연합하는 행복한 교회를 꿈꾸며
목회자로서 제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요즘에 더 선명하게 깨닫습니다. 그것은, 성도님들이 '행복'한 것입니다. 사실 저의 설교는 굉장히 강한 편이고 성경적인 내용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님들의 얼굴이 행복해 보여서 저 역시 너무 행복합니다. 성도님들의 웃음을 볼 때에 저의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저는 볼티모어 교회가 KM과 EM이 온전히 하나가 되는 천국의 모델 하우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바로 그 방향으로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하실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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