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공부 열심히 해라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막연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노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인가 삶의 기록을 지속적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은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생산적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컨 브래인은, 기록을 남기고 정리하고 활용하는데 있어서 저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21) 세컨드 브레인 (티아고 포르테)
/ 옵시디언(Obsidian)으로 두번째 뇌를 만들기 시작하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12/21-obsidian.html
/ 옵시디언(Obsidian)으로 두번째 뇌를 만들기 시작하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12/21-obsidian.html
세컨 브래인의 개념에 감탄하면서 책을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책이 상당히 복잡했습니다. 분명한 뼈대 보다는 세부적인 내용들이 더 부각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내용은 탁월하지만 책이라는 관점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옵시디언을 시작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부터 과감히 생각의 틀을 조율하면서 본격적인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세컨 브래인은, 크게 두가지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CODE입니다. Capture, Organize, Distill, Express라는 흐름을 통해서, 정보가 모아지고 최종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산출하는 과정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조언에 따라 저의 옵시디언의 최상위 폴더를 아래와 같이 셋팅하였습니다.
먼저 Capture 파트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 이미지처럼, 나를 놀라게 하고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정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정리해서 넣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메모를 만들면서 태그 기능과 링크 기능을 사용해서 다른 메모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주면 됩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ChatGPT와 이야기 주고 받은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갑자기 카톨릭에 대해서 그리고 교황의 권위에 대해서 궁금하더군요. 특별히 교황이 어떤 상황에서 오류가 없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아래 이미지처럼 개인적으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태그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존에 만들어 놓은 믿음 (특히 말씀에 근거한)에 대한 노트와 함께 링크를 걸어 놓았습니다. Capture에 아이디어들을 정리하고 그것을 다른 노트와 링크하는 것 정도는 이제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큰 문제였습니다. Organize 폴더 안에서 메모들을 정리 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주제별로 폴더로 만드는 방법은 과거에 다른 메모엡에서 시도해 보았지만 별로 효용성이 없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세컨 브래인의 책 뒷 부분에 PARA라는 개념이 바로 이것을 위한 해결 방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에 그것을 사용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책만 읽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 책에 대한 여러 리뷰를 찾아보니 PARA는 정보를 Organize하기 위한 범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CODE의 "O" 안에 "PARA"가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CODE와 PARA에 대한 정확한 관계는 아래 사이트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 Build a second brain
그래서 아래 이미지처럼, Organize 폴더에 PARA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이 개념을 만든 사람들은 영어 약자로 기억하기 좋게 만들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사실 금방 마음에 와 닿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폴더 이름 자체에 각각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Project 폴더는, "현재 진행하고 있고 단기 노력이 필요한" 정보들을 넣어 놓는 장소입니다.
일단 범주를 확실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 다음 과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먼저 Project 폴더에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중심을 폴더를 만들면 됩니다. 처음에는 하위 폴더에 번호를 붙였지만 프로젝트는 언제든지 생길 수도 있고 또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번호를 일부러 붙이지 않고 이름만 넣었습니다.
참고로 "나의 하루"라는 폴더는, 옵시디언은 기본적으로 매일 날짜가 들어간 메모장을 일기처럼 하나씩 만들 수 있는데 그곳을 저장하는 폴더로 생각하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다음으로 Area 영역은 당장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살피고 관리해야 하는 주제들"이 들어가는 폴더입니다. PARA에 맞춰서 폴더를 만드는 것이 별것 아닌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다른 메모 앱을 사용하면서 항상 "가족" 폴더를 만들었는데 도대체 그것을 어디에 넣어 두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PARA 시스템 안에서는 당연히 Area로 들어가면 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이제 다음 폴더인 Resource는 아직 특별히 쌓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위 폴더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세컨 브레인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실제로 이 폴더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배우고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래 이미지처럼,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용기"에 대한 짧은 노트를 만들었고 언젠가 사용되기를 기대하면서 Resource 폴더에 넣었습니다.
마지막으로 Archive는 현재 활발하게 사용하지는 않지만 나중을 위해서 보관하기 위한 폴더입니다. 아래 이미지처럼 현재로서는 특별한 메모는 없고, 기록했지만 다시 사용하지 않는 메모 하나를 넣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CODE 시스템과 PARA를 성공적으로 결합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장벽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Distill 이었습니다. 메모에서 자료를 추출하라는 세컨 브레인 저자의 설명은 이해했는데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메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성한 원래 메모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내용을 추출(Distill)을 해야 하는지를 전혀 상상이 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를 들어서 Project 폴더에 있던 기존 메모를 Distill 폴더로 옮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원래 메모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hat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요즘에 ChatGPT와 거의 한시간 정도씩 대화를 나누고 있고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하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정말 설마하는 마음으로 물어 보았습니다.
“내가 CODE와 PARA를 사용해서 옵시디언을 사용하고 있는데 Organize 폴더 안에 PARA가 하위 폴더로 들어 있다. 그런데 PARA 안에 있는 어떤 메모를 Distill에 사용하고 싶다. 그런데 오리지널 메모는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물어 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건 보통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메모 엡의 사용 방법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굉장히 논리적이고 추상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세컨 브레인을 읽고 고민한 사람이라도 쉽게 대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대답을 하더군요. Distill 폴더에다가 새로운 메모를 만들고, 옵시디언의 기능을 이용해서 기존 메모와 연결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더군요,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조언을 해주다니!
그래서 아래처럼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기존 노트가 위에 것이고, 아래 것이 Distill에 위치하는 새로운 노트입니다. 제목을 약간 바꾸고 기존 내용에 하이라이트를 하고 더 압축된 내용을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 노트를 Distill에 위치한 노트와 링크를 걸어서 원래 내용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새로운 정보로 변환 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서 이제 세컨 브래인의 개념을 한층 강화시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CODE와 PARA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Organize 폴더 안에 PARA를 집어 넣음으로써 완벽한 정보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상당한 통찰을 모으고 그것을 조합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적으로 옵시디언을 세컨 브레인 개념으로 쓰면서 활용하고 또 연구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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