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4일 월요일

노병은 죽지 않는다 - OpenCore Legacy Patcher & Battopt for 맥북프로2015 15인치


* 노병은 업데이트 될 수 있는가? 

저는 전자제품을 정말 좋아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MP3 플레이어, 랩탑 등을 사고 파는 것이 인생에 큰 낙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시간을 허무하게 많이 썼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 즐겁고 그 순간만큼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때에는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항상 있었습니다. 더 빠른 랩탑을 기다렸고, 더 좋은 사운드의 플레이어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기계의 성능이 저의 기대치를 뛰어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필요한 것을 채워줄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은 기계가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남편과 아빠가 되었기 때문에 사고 싶은 것을 마냥 살 수는 없습니다. 언제나 아내는 필요하면 사라고 넉넉하게 말하지만, 쓸데 없는 물건을 사게 되면 가계에 피해를 준다는 마음이 늘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정말 필요한 것만 구입하려고 합니다. 

저는 휴대용으로, 그리고 아내는 메인으로 맥북프로 2015 15인치 모델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확인해 보니 아내 맥북프로가 베터리가 부풀었더군요. 감사하게도 베스트바이에서 폐기품으로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꽤 괜찮은 맥북에어로 구입해 주었습니다. M3 15인치 버전을 샀는데 만져보니 참 좋았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제일 좋은 랩탑을 아내가 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그리고 제 맥북을 보니 아쉬움이 있습니다. 10년이 넘은 모델이라 이제는 좀 바꿔볼까 생각이 들지만, 이런, 실제로 제가 쓰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로고스 프로그램이라도 늦게 돌아가면 뭔가 핑계를 대 볼텐데, 이정도면 꽤 잘 돌아갑니다. 달리 핑계거리가 없어졌습니다. :)


* 언제나 길은 있다 

이미 구형 OS에서 멈추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업데이트는 없습니다. 다만 오래 전에 OpenCore Legacy Patcher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애플에서는 업데이트를 중단한 제품도 OS를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패치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부팅 영역까지 손을 대야 하기 때문에 설치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손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드디어 저도 오픈레거시 패쳐를 통해 OS를 업데이트 했습니다.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지만 벤츄라를 선택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사이드카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현재 사양에서 OS만 지나치게 업그레이드를 하면 결국 밸런스가 깨질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설치를 하고서 3일 정도가 지났습니다. 

설치는 생각보다 너무 쉬웠습니다. 웹을 검색해서 OpenCore Legacy Patcher를 찾아서 설치하고 OS를 USB에 다운받았습니다. 그리고 부팅하면서 웹에서 찾은 방법대로 설치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막혔는데 사진을 찍어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면서 마무리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한번 막힐 때 마다 웹을 검색하고 시간이 꽤 걸렸을텐데 이제는 시대가 너무 좋아져서 거의 모든 대답을 AI에서 얻으면서 진행했습니다. 



* 최신 버전이 아닌 안정화된 버전으로 

그런데 의외로 두가지에서 막혔습니다. 분명히 공식적인 순서대로 설치를 하고 마지막에 Post-Install Root Patch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내부적으로 꼬인 것처럼 진행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설치를 했지만 약간 불안정하다고 느꼈습니다. 제 맥북이 AMD 외장그래픽이 달린 고급형 모델이라서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뭔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가장 최근 (아마도 2.5) 버전의 오류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버전인 2.4.1 버전을 다운받고 포스트 인스톨을 했더니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저처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소프트웨어가 안정된 버전으로 시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또 하나는 배터리 앱은 Aldente가 실행이 안되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저는 무료 버전을 계속 썼느데 구형 맥북에서는 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배터리가 상시 충전이 되지 않도록 막아주면서 배터리가 부푸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 줍니다. 그런데 업데이트 후에 알덴테가 제대로 작동을 안하고 옵션을 누르면 자동 종료가 됩니다. 

여러 경로를 찾아서 수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더군요. 혹시 알덴테의 대체제는 없을까? 그래서 찾은 것이 Battopt 입니다. 

* js4jiang5/BattOpt
https://github.com/js4jiang5/BattOpt/tree/main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디자인은 공대 감성입니다. :) 알덴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저는 어짜피 무료 버전으로 쓸 것이라 기능만 확실하면 상관이 없습니다. 90 / 79로 셋팅했는데 맥스로 배터리가 충전될 때에는 90퍼센트에서 멈추고, 79퍼센트 밑으로 떨어지면 충전을 시작하라는 셋팅입니다. 

반신반의했지만 작동을 잘 합니다. 알덴테를 작동시키려고 한시간을 썼는데 Battopt은 너무 잘되서 약간 허탈했습니다. 이제 적어도 저의 노병이 배터리 때문에 사망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 사이드카는 포기하다 

OS 설치를 마치고 안정화 되었기 때문에 사이드카 기능을 살펴 보았습니다. 아이패드와 연결했는데 이런,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일단 뭔가 애플 다운 차별점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랩탑이 구형이라 그런지 화면 자체가 선명하고 안정되지가 않았습니다. 바로 깨달았습니다. 여기까지는 무리구나


* 노병이 새로운 생명을 얻다 

벤츄라를 새로 설치하고 써본 소감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부드럽다' 입니다. 랩탑을 바꾸려는 마음이 아주 조금은 있었는데 정말 핑계 거리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 마지막 공식 OS인 몬테레이와 직접 비교하자면 체감상 최소 10퍼센트는 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그리고 배터리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전력 모드로 쓴다면 세시간은 너끈히 버팁니다. 

요즘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물론 도구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 도구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인생이 짧고 시간이 빠르고 속히 지나갑니다. 하루를 아쉬워 하며 잠이 듭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본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제 애플 안에서 맥프로의 시대는 완전히 저물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필요한 사실상 전부를 여전히 감당하는 맥북프로 2015 이기 때문에, 아직은 더 함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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