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삶을 돌이켜 보면, 어떤 변곡점이 존재합니다.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은 책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의 조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삶의 분명한 목표를 가지면서도 다른 이의 탁월한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세컨드 브레인의 개념을 처음 접하는 순간 제 삶을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느리지만, 그것을 저의 삶의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적용했습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21) 세컨드 브레인 (티아고 포르테)
/ 옵시디언(Obsidian)으로 두번째 뇌를 만들기 시작하다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12/21-obsidian.html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그동안 마인드맵과 워드에만 존재하던 저의 설교를 드디어 옵시디언에 완전히 통합시켰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로고스의 설교 매니저까지 함께 사용하면서 현재로서 제가 이룰 수 있는 극한의 효율성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목회자의 효율성은, 목회자의 운명입니다. 효율성 없이 목회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퀄리티 있게 준비해야 하는 계속되는 설교, 소중한 성도님들과 직접 만나기 위한 기회와 시간들, 그리고 가정과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한 그 모든 순간들을 확보한다는 것은 나의 효율성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제 담임 목회를 시작하는 저의 입장에서 삶의 효율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평생을 노력하고 달성해야만 하는 가장 절실한 목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서 마인드맵을 사용했습니다.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사실 이것만해도 대단한 것입니다. 적어도 저의 관점에서는, 마인드맵을 사용해야만 논리적으로 탁월한 그리고 분량으로도 균형잡힌 설교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갑자기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마음에 견디기 어려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설교를 했지만 여전히 각각의 설교 한편으로만 남아 있는 이 모든 내용들을, 어딘가에 종합해서 데이터로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궁금증과 갈망이 제 안에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최근에 옵시디언을 사용하면서, 그리고 독서명언들을 발췌해서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또 다른 갈망이 생겼습니다. 소중하게 모은 이 명언들을 실제 설교에 최대한 쉽게 통합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설교 안에 이 내용들을 통합하면서도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차근차근 저의 원래 설교 준비 스타일 부터 살펴 보고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저의 설교 준비는 마인드맵으로 준비하고, 그것을 한글 혹은 워드 파일에 붙여 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 구절과 문단의 중요 문장들을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하이라이트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의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되든 안되든 일단 이 원고 자체를 옵시디언에 넣어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첫 단계는 워드에 카피해서 넣던 것을, 옵시디언 노트를 만들어서 그 안에 넣는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시너지가 날지는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 없이, 일단 시도하면서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원고 자체를 옵시디언에 넣으려고 하니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설교 원고를 어디에 넣을 것인가 였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 이미 감을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세컨드 브래인의 PARA 시스템 안에서 노트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아래 그림처럼 P(Project) 안에서 설교의 통찰이라는 폴더를 만들어서 그 안에 구약과 신약을 나누고 설교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한 예레미야 설교 세편이 현재 저장이 되어 있네요.
그렇다면 이제 실제 노트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이것이 두번째 문제였습니다. 일단 마인드맵에서 전체 복사를 해서 워드나 한글에 붙이면, 아래 그림에서 예레미야 51:45-53 이라는 내용 아래처럼 내용이 붙게 됩니다. 즉 문단 소제목이 있고 그 아래에 문단의 내용들이 보기 좋게 정렬이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이런 식으로 보기 좋게 붙지 않느다면 또 다시 편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추가 편집이 필요 없다는 것만해도 이미 상당한 효율성을 달성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번째 문제는, 어떻게 독서 명언을 연결할 것인가 였습니다. 이것도 간단합니다. 이미 설교 원고를 붙여 두고서는, 그 앞에다가 옵시디언에 이미 모아두고 있는 독서명언 중 하나를 연결했습니다. 핵심은 노트의 연결입니다. 물론 또 다른 매모 앱에 어떤 독서 명언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고 그것을 다시 옵시디언에 카피해도 되겠지만, 저는 제 설교 안에서 인용 노트를 실제로 연결해 놓아야 보기도 좋고 또 앞으로 사용하기에 유용하리라고 확신했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중요한 것이 바로 옵시디안의 노트 링크 기능입니다. 사용하면 할 수록 놀라는 기능입니다. 그래서 아래처럼 만들었습니다. 아래에 파란색 밑줄로 표시된 '성도의 성숙은... 것이다'는 제가 원래 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감동 받은 부분을 노트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옵시디언의 노트 링크 기능을 이용해서 설교 안에 통합을 했습니다.
노트 링크를 위한 단축키는 [[ ]] 입니다. 괄호 안에다가 링크 제목을 넣으면 자동으로 링크가 생성됩니다. 물론 설교 원고를 쓸 때에 이미 그 노트를 기억하고 옵시디언에서 검색해서 읽어보았고, 이후에 원고 안에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설교 원고 앞 부분에 직접 그 내용을 실제 링크를 걸어 놓는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설교를 열어보더라도 어떤 책과 저자를 인용했는지를 쉽게 기억하고 추가적으로 이 설교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노트를 링크를 건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이미지는 위에 설교 원고 안에 링크로 연결한, 이미 제가 만들어 놓았던 독서 명언 노트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존의 A (독서 명언) 노트가 있고, 새로운 B (설교 원고) 노트가 있는데, A 노트가 아래 노트입니다. 그리고 위에 이미지는 B 노트 안에 A 노트가 연결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독서 명언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루이스의 글에서 제가 읽고 감동 받은 것을 카피해서 붙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노랑색으로 하이라이트를 합니다. 그리고 => 표시를 사용해서 저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맨 아래쪽에 Linked mentions는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지금 저 노트가 어떤 노트와 연결이 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예레미야 51장 45-53절' 설교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설교 원고 노트에 단순히 노트만 링크하지 말고 그 노트를 '실제로 설교 원고'에서 보여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입니다.
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인용 기능을 통해서 만들어진 다른 노트 링크 앞에 !를 붙여 주면 아래처럼 그 노트 내용을 한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옵시디언에 저의 설교를 넣고, 의도적으로 인용한 독서 명언을 링크를 걸고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실제 설교 때에는 아이패드 (기본형)을 들고 올라가서 설교를 합니다. 글씨가 약간 작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첫째로, 설교자로서의 자신감입니다. 오랫동안 책을 읽었지만 그것을 설교 가운데 적극적으로 인용한 것은 몇년 되지 않았습니다. 아주 적절한 인용은 설교를 강화시키고 성도들에게 은혜를 주는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그런 면에서 옵시디언에 독서 명언을 모으고 그것의 활용을 염두에 두면서 설교를 준비하는 것은, 더 수준 있는 설교를 준비하고 있다는 굉장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둘째로, 저의 설교를 새로운 형태의 정보로 가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인드맵과 워드를 통해서 설교 한편으로 따로 존재하는 것과, 옵시디언 안에서 원고를 넣고 태그를 달면서 자료롤 모으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어떤 것을 자료로 모으고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록 지금은 예레미야 세편에 불과하지만 이제 이것이 점점 쌓이면 그 시너지 효과는 지금의 저로서도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셋째로, 설교 준비 시간이 더 짧아졌습니다. 저의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제가 설교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성도님들은 좋은 설교를 듣기 위해서 예배를 드립니다. 제가 세계 최고의 설교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나의 능력을 발전시키며 최고의 설교를 추구해야 하는 것은 목회자로서의 저의 사명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설교는 효율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솔직한 저의 마음은 하루 종일이라도 설교 준비를 하고 싶지만, 목회는 설교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설교를 해야 하는 압박이 있습니다. 목회를 전반적으로 잘하면서도 동시에 설교도 잘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면서도 좋은 퀄리티의 설교를 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옵시디언을 사용하면서 설교 준비에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이 프로세서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하면서 제 자신을 더 분석해야겠지만, 단지 몇번 만으로도 느끼는 것은 확실히 설교 준비 시간이 더 줄어 들었습니다.
마인드맵으로 설교를 작성하고, 독서 인용을 염두에 두면서 옵시디언을 사용하고, 그 최종적인 결과물인 설교 원고를 옵시디언에 넣고 독서 명언과 결합 시킬 때에, 어떤 거대한 사고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제 머리와 마음 안에서 큰 강처럼 흐르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엄밀한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마치 먼 길을 가는 사람이 지도를 보고 정확하고 확신있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걸어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그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조금이라도 잘 살아보기 위해서 귀동냥으로 듣고 이리저리 물어보고 책을 읽고 검색하고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감사한 것은, 저의 모든 수고와 아픔과 눈물을 하나님께서 가장 아름답게 사용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마음에 더 확신이 있습니다. 또 다른 차원으로 저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새로운 부르심을 강하게 느낍니다.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끊임없이 내 옆에 사람과 나를 비교합니다. 이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마음을 씁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남들이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결코 아닙니다.
제 자신,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 주시는 숭고한 목표로 이어지는 누구도 도전하지 않는 아름다운 길을, 지금 내가 최선을 다해서 걸어가고 있는가 입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더 좋은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 또 더 효율적인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각만으로는 삶이 바뀌지 않습니다. 만약에 위에 저의 시도가 조금이라도 좋은 부분이 있어 보인다면,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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