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7일 수요일

팀 켈러에게 배우다 (10) - Sarah and the Laugh / 가장 연약한 자에게도 놀라움(Wonder)을 베푸시는 분

 


* Sarah and the Laugh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는 것과, 그것을 다시 읽고 정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마 몇배의 수고는 더 들어가는 듯 합니다. 그러나 그 열매는 너무나 달콤하고 풍성합니다. 이번 설교는 열번쯤 들은 이후에 원고를 확인하고 정리하였고 더 풍성한 이해와 감격을 얻었습니다.

좋은 문학 작품은 행간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성경 말씀 안에는 수 많은 행간이 존재합니다. 한절과 한절 사이에 풍성하게 담겨진 의미들이 있습니다. 팀켈러 목사님은 그런 행간을 읽어내는데에 탁월함이 있습니다. 이것이 청중을 끌어당기는 최고의 매력입니다. 좋은 주석들을 읽어내는 것도 이러한 능력을 얻는 방법이겠지만, 오랜 고된 사고의 훈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설교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찾아오신 장면입니다. 저도 이 본문은 꽤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했다고 자부심이 있었는데, 팀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보니 저의 사고의 수준은 마치 어린아이와 같았다 라고 느꼈습니다. 팀켈러 목사님은, 하나님께서는 단지 아브라함을 찾아오신 것이 아니라 사라에게 분명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었다는 것을 잘 드러냅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사라가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단지 웃었다라는 사실 자체만을 이해하고 있었지,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라를 사랑하시고 부드럽게 그녀를 회복시키시는지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분명히 사라이며, 하나님께서 그녀를 만나시고 그녀를 변화시키십니다.


오늘 말씀을 풀어가시는 논리는 언제나처럼 아주 섬세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브라함과 사라가 이제는 성관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증, 그리고 절망으로 인해서 부부 사이의 친밀한 관계까지 잃어버린 사라를 배려하시고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사라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은 너무나 따뜻한 분이십니다. 팀켈러 목사님은,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찾아오신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아버지나 혹은 존 번연에게 그러하셨던처럼, 엄위하신 하나님 그리고 죄를 심각하게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으로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라에게처럼 그리고 조나단 에드워즈에게 처럼, 한 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모습으로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팀켈러 목사님은, 내가 죄인이라고 인정하는 것과, 하나님의 순수한 은혜로 구원 받는다는 것 두가지를 믿는 것이 성도의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팀켈러 목사님은 보수적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폭이 넓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의 그 넓이에 대한 설명이 참 좋았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사람들에게 보이시며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나 중심적인 관점으로 하나님의 일하심과 다른 이들을 보지 않고, 나의 생각을 뛰어넘어 일하시는 그분의 은혜와 능력을 새롭게 신뢰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 설교의 전반적인 흐름은 하나님의 약속과 그분의 일하시는 "Wonder"에 대한 이해와 추적입니다. 개역개정 성경은창세기 18장 14절을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런데 팀켈러 목사님은 여기에서 "능하지 못한" 이라는 것이 사실은 "Wonderful" 번역이 되어야 함을 설명합니다. 이 부분이 이 설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라에게 오셔서 하시는 모든 말씀이, 믿기에는 너무 좋은 너무나 wonderful한 것이다 라는 의미입니다.


C.S. 루이스가 그러한 것처럼, 팀켈러 목사님 역시 복음의 놀라움을 이 설교를 통해서 강조합니다. 팀켈러 목사님의 최고의 강점입니다. 복음을 복음답게 이해하고 확신 가운데 설명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죄악된 본성은 끊임없이 놀라운 복음의 소식을 내가 해야 하는 그 어떤 것으로 변질시킵니다. 저 역시 그러한 유혹에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비온 뒤에 물이 고인 더러운 곳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왜 해변가에 가서 놀지 않냐고 물어보는 루이스의 비유는 굉장히 유명한 비유입니다. 하나님의 넘치는 그리고 상상조차 뛰어넘는 은혜를 설명하는 탁월함이 그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죄인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일하심을 축소시키며 그분은 이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나님을 제한합니다.

그러나 복음은 언제나 가장 놀라운 것이며, 팀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때마다 새롭게 깨닫습니다. 어린이들은 이러한 놀라움을 항상 가지고 있으며, 그렇게 놀라면서 듣는 미녀와 야수 같은 이야기들이 바로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 복음이라고 설명합니다. 최근의 저의 설교에도 약간 다른 표현들로 이 내용을 집어 넣었습니다.

팀켈러 목사님은, 세상 사람들의 관점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러한 복음에 대한 놀라움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합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라를 사랑하시고 그녀의 믿음을 통해서 얼마나 놀라운 축복을 주셨는지를 설교를 통해서 논증합니다. 그리고 자기를 비난하며 자기 스스로에게조차 실망한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그렇게 놀랍게 역사하신다는 것을 말씀하면서 그러므로 우리가 마땅히 하나님께 가고 그분을 의지해야 함을 설명합니다. 

설교의 원고를 읽으면서, 어떤 문장들과 논리는 마치 황금의 실로 엮어 놓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한 문단에서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는 논리 구조를 너무나 아름다워서, 비슷하게라도 한번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인생에 큰 기쁨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팀켈러 목사님도 인간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약점도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번 설교를 통해서 결국 배운 것은, 놀라움(Wonder) 입니다. 복음에 대해서 놀라고,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에 대해서 놀라고, 그분의 부드러움과 그분의 설득과 그분의 일하심에 놀라는 것입니다. 평생동안 이러한 복음의 본질을 전하고, 또한 저의 마음에 은혜에 대한 놀라움과 감출 수 없는 감격이 넘처나기를 기도합니다.

* "팀켈러에게 배우다" 모음
- 성경과 신학, 그리고 목회를 배우기 위하여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1/blog-po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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