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인간은 비록 질적으로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우리의 영혼 가운데 소유하고 있습니다. 정직하게 이것을 바라본다면, 기적 그 자체입니다.
학위를 위해서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부담이었습니다. 논문을 써서 졸업하는 어려운 과정을 통해서 결국 원하는 공부까지 마무리했지만, 제 마음 한켠에는, 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물론 교수님들은 만족하셔서 학위를 취득했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것이 가장 탁월한 공부인가에 대한 궁금함은 언제나 마음 속에 있었습니다.
"1등의 습관"이라는 책은 자기 계발의 백과 사전과 같은 책입니다. 딱 어떤 한마디로 종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의미가 있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로 충만합니다. 그 중에서 저는 "창의성"에 대한 부분에서 큰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저자는 창의성이라는 것을 설명할 때에, "아주 독창적인 어떤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려진 것들, 혹은 이질적인 영역에 있는 것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좋았습니다.
저의 박사 학위 논문은 크리스천 북클럽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세가지 영역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기독교 세계관, 북클럽, 그리고 기독교 성인 교육입니다. 언뜻 보면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이 세가지 영역에서 저는 끊을 수 없는 연관성을 발견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북클럽에 대한 메뉴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제 마음에 있었던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한 사람이 북클럽의 연구 분야에서 한명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의 논문이 오래 걸렸던 이유입니다. 완전히 새롭게 틀을 준비하고, 누구도 시도한적 없었던 부분의 연결을 하여서 결국 논문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런데 1등의 습관을 보니 마음에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왜냐하면 결국 제가 사용했던 방법론 자체가,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방법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가장 의미있는 공부의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창의성이라는 저자의 설명을 통하여 제가 더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은, "바람직한 크리스천의 신앙 생활"의 의미입니다. 저자에게 배운 것을 바로 적용한 것입니다. 어쩌면 저자는 단지 자기 계발서의 맥락에서 자신의 지혜를 저에게 나눈 것이지만, 저는 저자의 제안에 따라서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일반적인 창의성의 개념을, 좋은 신앙 생활과 연결해 본 것 입니다.
보통 목회자들과 성도님들의 마음 가운데, 좋은 크리스천에 대하여 정의할 때에 "남이 발견하지 못한 말씀의 특별한 의미를 발견한 사람"이라는 기준이 있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설교자가 "내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어떤 탁월한 통찰력"을 제시하면 그 사람은 훌륭한 설교자입니다. 혹은 어떤 성도님이 "성경 해석에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지면" 그 사람은 훌륭한 성도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지적인 영역이며, 또한 성경이라는 영역에 상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목회를 하면서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의 그 원래 뜻을 잘 이해하고 설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청중이 지루하지 않게 탁월한 통찰력, 시대를 꽤 뚫는 지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좋은 설교는 매우 새롭게 들려야 마땅하며, 굉장한 통찰과 새로운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 자체가 기독교 신앙의 목표는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해 아래 새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입니다. 사실상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성경에 대한 해석이 충분히 발전되어서 출판되었습니다. 그런데 때론 우리가 너무 어떤 통찰력과 천재적인 번뜩임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 생활의 많은 에너지를 거기에 쏟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재쳐 놓고 공부만 하는 것을 마치 신앙 생활의 궁극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에 "1등의 습관"을 보면서, 오히려 성도의 삶이라는 것은, "창의적인 도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성경을 통해서 완전한 진리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충분한 성경에 대한 해석도 주셨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그것을 실현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도의 삶이라는 것은, 우리가 느끼는 성경과 삶의 괴리를 최대한 줄여가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의 삶의 다양한 영역들을 신앙적으로 하나로 연결해가는 노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교회와 학교, 교회와 직장, 교회와 가정, 신앙과 행동, 신앙과 정치, 신앙과 사고 등등을 꾸준하게 공부해나가면서 연결하는 것, 그리고 내가 배운 것들은 영역을 넘어서서 계속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장의 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충분히 공부해가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적용의 부분입니다. 적용이라는 것은 결국, 다양한 영역의 연결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던 곳들이 하나님의 지혜를 통하여서 연결이 되고. 풍성해진 우리의 삶을 통해서 오직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는 것"이 크리스천의 진정한 창의력입니다.
그런 면에서 크리스천 북클럽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클럽은 성경 공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클럽은 다양한 영역을 매우 밀도있게 연결하는 자리입니다. 자신의 삶을 성경의 진리와 책의 내용과 비춰보면서, 다양한 영역들을 연결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장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떤 내용 혹은 주제를 다른 이들과 심도 있게 나누면서, 나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서 창의성이 풍성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만약 신앙 생활의 어떤 정체기를 겪고 계시다면,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삶의 다양한 영역들, 혹은 성경과 관계 없다고 생각하던 영역들을 신앙과 연결해서 고민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할수만 있다면, 주변의 크리스천들과 만남 속에서 북클럽을 함께 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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