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3일 토요일

"교회 갈등의 성경적 해결 방법" 북리뷰

1. 배운점과 깨달은 점

이 책을 통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목회자로서의 정체성과 소명이다. 좋은 설교자로서의 목회자의 상이 굉장히 강했던 나에게, 그것은 목회의 본질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은 굉장히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화평이 되심과, 결국 목회자가 그러한 화평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목회의 본질이라는 저자의 논증은, 목회자로서 나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고, 마치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은 정체성의 강한 재확립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저자의 주장을 통해서, 건전한 성경 신학을 정립하게 되었다.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죄를 해석하고 변화를 해석하는 그의 해석은, 보수적인 매우 탁월한 해석이라 생각한다. 인간을 빈 잔으로 해석하고, 단순히 위로해야 하는 존재 정도로 받아들이는 세상의 이론에 반박하며, 오직 하나님의 복음의 능력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갈등에 대한 해결이 단순히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존재적인 것임을, 그 어떤 것보다 복음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그런 면에서 우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은 굉장히 탁월하다. 자기 계발이나, 혹은 사랑의 하나님만 강조하는 현대적인 목회의 흐름 가운데,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그 안에 우상이 들어있다고 말해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목회적으로 어떻게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설교할지에 대한 통찰력을 준다.

저자에게 배우는 또 다른 신학적인 통찰력은, 갈등을 하나님께서 만드셨다는 것을 주장하는 부분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굉장히 파격적이다. 그러나 갈등을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목적을 가진 그 어떤 것으로 봄으로써, 그것이 목회의 본질로써 다뤄져야 하고, 갈등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방식으로, 그분을 신뢰 가운데 해결해야 한다는 강력한 논리적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았다. 그런 맥락에서 화목하게 하는 것이, 세상의 법조계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라, 화평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우리의 존재적인 특징이라는 것은, 세상의 논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탁월한 논리이자 논증이다.

또한 저자에게 배우는 것은, 목회자가 성도들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것이다. 세속의 협상에서, 상대방은 그저 협상 대상자이다. 그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의 갈등의 대상자는 바로 우리의 형제자매임을 깨우쳐 준다. 그것은 완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그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갈등 해결의 이유, 과정, 결과 등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갈등을 교회 안에서 먼저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다름 아니라 가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협력적인 타협을 시도할 때에, 나만의 이익을 이기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의 일을 강력하게 돌아볼 것이 권면되고, 또한 내 마음의 동기를 살펴보도록 권면된다. 그것 역시 바로 그들이 나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서라는 것이, 단지 윤리학이 아니라 신학이며, 하나님이 중심이 되시는 것이다 라는 저자의 설명을 통해 큰 통찰을 얻는다. 용서는 하나님과 관계있는 것이며, 하나님 없이는 용서도 없다 라는 저자의 주장은, 일반 갈등 해결 원리들에서는 절대로 파악할 수 없는 용서의 신적인 근거이며, 존재론적인 맥락에서 탁월하게 용서의 이유를 이끌어낸 것이다.

또한 갈등을 해결해 가는 과정들의 묘사 속에서, 신학적으로 잘 정비된 목회적인 섬세한 도구들을 배운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해결 방법에 있어서, 저자는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에 하나님께 기도하도록 요구한다. 이것이 작은 차이인 것 같지만,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라 부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그분의 주권 가운데 역사하시기를 간절히 간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갈등이 있는 이들이 서로의 상황을 그려보고, 그 안에서 하나님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 등, 저자가 잘 이용하는 좋은 도구들을 소개하고 있고 그것을 배웠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한국 교회를 돌아보게 되었다. 한국에 내 놓아라 하는 대형교회들이 그리고 신학교들이, 세상의 법정 가운데 자신들의 문제를 내어놓고 해결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교회를 돌아보았을 때에, 마음에 큰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를 포함한 목회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왜 충분히 교회가 먼저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 세상의 법정까지 올라가야 했던 것일까? 깊이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고, 제자 훈련을 외치며,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했던 한국 교회이지만, 어쩌면, 신학의 혹은 목회의 방향이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많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하게 되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정말 원하시는 그 뜻은, 실천을 위한 첫 시작도 시도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저자로부터 얻는 가장 큰 배움은, 지금 시대야 말로, 성도들을 화평하게 하는 참된 목회가, 교회 가운데 나타나야 하는 바로 그 때라는 것이다.

2. 평가 

이 책이 탁월한 이유는, 목회자의 실제의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갈등의 현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적은 책이 아니라, 자신이 목회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과 씨름하면서, 참된 화평의 길을 추구하는 목회자가 어떠한 것인지를 고민한 그 결과물이다. 이 책은 목회자의 이야기이며, 또한 나의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뎌져 있던 마음을 돌이키며 각성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 목회자로서 경험하는 가장 아픈 부분들을 말한다. 오직 말씀만 열심히 준비해서 전하면 성도들이 변할 것이라는, 저자의 말대로 “이단적”이라 말할 수 있는 안일한 생각 속에서, 목회자인 독자를 불러낸다. 그것은 화평의 하나님께서 목회자에게 원하시는, 화평의 중재자로서의 강력한 부르심이다. 화목하게 함은 목회의 부수적인 내용이 아니라, 목회 그 “자체” 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 갈등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화목하게 하심이라는 이 중요한 주제가, 결코 세속적인 것 혹은 세상이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본성에 기반 하는 것이며, 그분의 말씀으로 성도의 삶 가운데 이루어내야 하는 것임을 저자는 강력하게 논증한다.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갈등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다.

저자가 탁월한 점은, 결코 화목을 추구하는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고민과 어려웠던 점들을 감추지 않는다. 죄악으로 망가진 인간은 결코 쉽게 변화되지 않으며, 그 변화의 과정 속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서 목회자로서 행복을 얻는 이유는,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자의 도전과 기쁨 그리고 희망을 함께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설교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갈등을 해결해야 하지만, 그것을 도전하지 않는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았을 때에는 실패를 예상하게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두려움들을 넘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도전할 때에, 그때서야 세상은, 교회를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대로 실천하는 공동체로, 세상에서 발견할 수 없는 그 어떤 특별한 곳으로 인식함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한다.

이 책을 읽고 고민하는 동안에도, 목회적인 갈등은 존재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들은 나의 가족이다. 나의 아버지요 형이요 누님이요 동생이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주님은 무엇을 원하시는가? 목회자로서 나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이 모든 것들이 진지한 고민이 되었다. 나의 시각을 새롭게 바꾸었다. 이 책은, 나에게 있어 그리고 아마도 많은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로 여겨질 것이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목회의 길을 진지하게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제는, 화평의 하나님께서 나에게 처음부터 원하셨던 진정한 목회를 목표로 삼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화평의 중재자로서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추천 글

로고스 프로그램으로, 평신도 성경 공부하기 with 스터디 바이블 노트 Study Bible Notes (2023년 9월 업데이트)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 (시 119:103) 누구나 성경을 열심히 읽으라는 말은 듣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꿀보다 달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

리딩 크리스천 독서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