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AI 기능을 써 보다
저는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저에게 꼭 필요하다면 끊임없이 파고들어서 어느 정도 완성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만약에 저에게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로고스의 AI의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혀 시도해 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굳이 구독을 위해서 매달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로고스를 사용하는 기능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며칠 전에 셀폰으로 설교를 준비하다가, 앱의 화면 왼쪽 하단에 '대시보드' 아이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생각해보니 한 번도 눌러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 검색어를 넣어보다
그렇게 눌러보니 아래 화면이 나왔습니다. 저는 AI 구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앱의 상단에 '레거시 에디션' 이라고 뜨더군요. 제 랩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레거시라는 것이 약간 시대에 뒤처진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그런데 대시보드 화면의 맨 위에 있는 '질문 또는 주제'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직감적으로 아마 여기에 질문이나 주제를 넣으면 AI가 처리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침 새로운 설교를 아브라함에 맞춰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브라함'이라고 넣어 보았습니다.
* 로고스 AI는 출처와 요약을 제공한다
그랬더니 마치 채팅을 하는 것처럼, 아브라함에 대한 신학적 정보를 아래에 쭉 정리해서 보여주더군요. 제 생각대로 스터디 어시스턴트라는 AI 기능을 미리보기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일단 제가 한글로 셋팅해 놓았기 때문에 한글로 설명이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영어 자료까지 번역을 했을 텐데 어색한 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설명이 꽤 훌륭합니다.
역시나 가장 독특한 점은, 단순히 AI가 아브라함에 대해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신뢰할 만한 출처를 가지고 정리해서 설명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 출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1'이라고 아래에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마치 논문을 쓸 때에 각주를 넣은 것과 똑같은 형태입니다.
* AI가 나와 맞지 않는 자료를 슬쩍 밀어 넣다
그런데 여기서 부터 약간 저의 의도와는 어긋닙니다. 아래에 출처를 보니, 사실 제가 한번도 보지 않은 자료에서 아브라함에 대한 정보를 가져왔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Catholic Study BIble의 일부분에서 발췌한 듯한데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아쉬운 것은, 제가 평소에 사용하는 스터디 바이블들이 아니라 처음 접하는 자료가 전면에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아주 상세하게 뉘앙스까지 파악해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개신교의 입장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 AI는 복합적인 질문에 충분히 답을 할 수 있다
그랬더니 역시나 꽤 훌륭한 대답을 줍니다. 특별히 제가 의도한, 고령에 속한 성도님들에게 아브라함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대답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리소스에서 자료를 가져왔기 때문에, 번호를 클릭하면 그 자료를 구입하라고 안내합니다.
그래서 좀 더 대화의 주제를 좁혀 보았습니다. '아브라함 전도회를 위한 설교 주제는 어떤게 좋을까?'입니다. 그랬더니 아래 내용을 보여줍니다. 좋았던 것은, 로마서 4장에 대한 좋은 내용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1번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 AI가 나의 입장에서 받기 어려운 주장을 제공하다
그런데 2번은 이상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자신의 믿음 때문에 아들과 딸을 희생시키려는 관점에서 아브라함을 비판했다는, 저의 입장에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관점을 두 번째 포인트로 AI가 처리했습니다. 제가 가진 자료이기 때문에 실제로 출처를 읽어보니, 역시나 제가 생각할 때에는 성경적인 관점과 많이 멀어져 있는 성경 해석이 등장합니다.
* AI는 정확하고 꽤 훌륭하게 정리해준다
아래에 설명을 쭉 읽어내려가다 보니, AI가 이 내용을 위해서 어떤 출처를 참조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첫 번째로 제 마음에 들었던 성경 해석은 박영선 목사님의 책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제가 동의하기 어려운 것은 정용섭 목사님의 책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브라함과 그리스도를 연결하는 것은, R.C. Sproul 목사님의 책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처음 것과 마지막 해석은 참 마음에 들고 저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앙의 깊이를 도전하는 주제를 선택하라는 AI의 조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세 번째 해석을 보기 위해서 번호 3을 눌렀더니 출처로 연결해 줍니다. 이 책은 스프롤 목사님의 소책자입니다. 내가 그 책을 가지고 있다면, AI가 인용한 내용을 출처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기능입니다.
* 로고스 AI의 장점과 한계
다만 이정도까지 살펴보니 이런 생각도 듭니다. 굳이 이 AI 기능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물론 편리라는 면에서는 압도적으로 뛰어납니다. 주제나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적어도 로고스 자료 안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엮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감히 세상에 어떤 프로그램도 제공하지 못하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철저하게 AI의 큐레이션에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 상당히 불만족스럽습니다. 제가 놓친 것 같지만 아마도 앱 안에서 어느 정도 큐레이션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는 것은 결국 신학 연구의 주도권을 놓친다는 느낌입니다. 제가 원하는 자료가 아니라 임의로 뽑아진 자료를 엮는다는 것 자체가 AI에 종속된다는 느낌을 줍니다.
* 나는 나만의 스타일이 충분하다
그래서 제가 자주 보는 '라이프 성경사전'의 아브라함 섹션을 열어 보았습니다. 성경의 모든 단어에 대해서 기본적인 설명을 정리해 놓은 좋은 사전입니다. AI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이정도 설명만 읽어도 아브라함에 대한 전반적인 조감을 가지고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는 보통 연구를 이 사전에서 출발합니다. 혹은 제가 원하는 책을 콜렉션을 만들어서 검색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AI가 압도적인 편리성을 가지고 있지만, 평소의 제 습관과 비교해 보면 제 관점에서는 저에게는 AI가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결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자체가 AI를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AI를 무시하는 개인 기업은 그 자체로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로고스가 시도하는 AI 시스템과 구독은 기업 입장에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저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의 시스템과 결과라는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냐고 말한다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료로 기능을 추가한다면 혹시 모를까, 굳이 구독까지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기본 검색 기능 그리고 앵커 기능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면서, 추가로 범용 AI에 제가 좋아하는 스터디 바이블들을 넣고 분석을 시키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는 제가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를 빠르게 스캔하고, 그 안에서 통찰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에게 테스트할 수 있는 크레딧이 조금은 주어지는 듯합니다. 궁금하시다면 꼭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또 결정적인 기능이 될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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