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모태신앙을 "못해 신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모태 신앙은 신앙 생활은 오래 했지만 영적으로 능력이 없는 이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한국 교회의 현재의 침체가 마치 모태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입니다. 저는 열심이 특심인 어머니 밑에서, 늘 기도하는 어머니 밑에서, 기도원에서 금식하며 기도하는 것을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여기던 훌륭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를 따라 모든 공예배를 드리고, 어린 시절부터 철야 기도회에서 오랫 동안 앉아 기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가장 큰 신앙의 영향을 끼친 분이시며, 제가 가장 존경하는 목회자입니다.
특별히 성도님들에게 말할 기회가 없지만 저는 모태신앙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도님들께 자랑이 될까 감추어 왔습니다. 물론 모태신앙이라는 사실이 신앙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모태신앙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왜냐하면 태어나면서부터 교회를 내 집처럼 지내면서 교회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어머니들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직접 보았습니다. 예배, 심방, 성가대, 친교, 순 모임 등등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신앙 생활 속에, 어머니들 그리고 여성의 역할은 사실상 절대적입니다. 장로교 안에서 당회의 역할은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는 행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면, 교회의 어머니들은 그 모든 것을 실제로 구현해 내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하는 엄마들" 프로그램이 참 좋았습니다. 어머니들이 기도의 주역으로 세워지고, 그들의 신앙이 성숙해지고 영적인 힘이 강해지는 것이야 말로 현실적으로 교회를 힘있게 세우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생각했습니다.
제 아내가 기도하는 엄마들을 시작하면서 꾸준히 기도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저와 아내의 관계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더 깊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존재하기에 또 다른 어머니와 함께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전진하는 것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아내에게 귀한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내와 이야기 나누며 한가지 아쉬운 것은, "말씀을 읽고 말씀을 통해서 기도한다"라는 탁월한 컨셉을 충실히 구현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는 것입니다. 신앙 생활을 오래하고 큐티를 꾸준히 한 분이라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신앙의 연륜이 아직 길지 않다면 그리고 말씀을 배울 기회가 별로 없던 분이라면, 말씀을 의지해서 말씀을 통해서 기도하는 것이 넘기 어려운 장벽으로 보였습니다.
더욱 본질적으로 들어간다면, 말씀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말씀은 아주 선명하며, 모든 이들은 성령 하나님의 조명하심에 따라서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종합적이며 예술적인 것입니다. 성령님을 간절히 의지하며 말씀을 언어적으로, 역사적으로, 신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훈련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도님들과 대화해보면, 실상 말씀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경우를 종종 발견합니다. 그저 어디에서 들은 "그랬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입니다. 물론 그것으로 인해서 구원을 못 받는다더나 인생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말씀에 대한 좋은 이해가 꾸준히 쌓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은 실제적으로는 어린아이의 수준을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수준을 뛰어넘는 이해와 수준"을 끊임없이 습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갑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성도의 삶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아쉽게도 많은 분들은 그저 지금의 현실에 만족합니다.
만약에 말씀에 대한 발전적인 이해 없이 기도만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평생동안 제자리 걸음을 걷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탁월한 말씀에 대한 이해를 접하고 배우고 묵상하고 붙들면서 나의 영적인 지평을 넓혀야 하며, 그러한 과정과 노력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영적인 깊은 세계를 허락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목회자로서 제 아내와 동역하기로 하였습니다. 기도하는 엄마들에 인용되는 성경 구절에 대한 묵상의 내용을 제가 준비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신뢰할 만한 스터디 바이블들을 충분히 제가 읽어보고, 어머니들의 수준에 적합한 내용들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안목"이라는 것은 쉽게 길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저의 준비는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스터디 바이블 10권 이상을 살펴봅니다. 그저 아무 내용이나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성도님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그러나 성경 전체를 조화롭게 이해하면서 기도를 도울 수 있는 적절한 내용들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혼란스럽고 그래서 더 어둡게 느껴지는 것이 이 시대입니다. 더욱 적극적인 치열한 신앙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이야 말로, 영원한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힘써 알아가고, 마음 안에 깊이 묵상하고, 그리고 기도로 확고하게 붙들어야하는 시대입니다. 말씀 묵상을 위해서 제가 인용하는 모든 스터디 바이블들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는 아래 글을 통해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 로고스 프로그램으로, 평신도 성경 공부하기
with 스터디 바이블 노트 Study Bible Notes
https://jungjinbu.blogspot.com/2017/10/blog-post.html
또 하나 제가 바라는 것은, "크리스천 북클럽의 DNA"를 기도하는 엄마들 안에 불어 넣는 것입니다. 크리스천 북클럽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좋은 신앙의 자료를 미리 읽고, 그 내용을 기반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누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엄마들이 북클럽은 아니지만, 실상 이미 북클럽의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도의 내용과 틀을 이미 교제를 통해서 제시하고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이야기 나누며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역할은 그 안에 조금 더 선명하게 북클럽의 DNA를 불어 넣는 것입니다.
자료를 준비할 때에, 제가 직접 내용을 선별하고 번역하고, 더 나아가서 필요한 부분들은 컬러링까지 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중요한 부분들은 표시를 해 두었기에 더 집중해서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도로 제 아내가 세워진다면 그것이 저희 가정이 세워지는 일이기에 참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저 역시 더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고 깊어질 수 있는 길입니다.
자료의 사용 방법은 너무나 단순합니다. 그저 "기도하기 하루 전 정도"에 "내용을 미리 읽어보는 것"입니다. 기도 시간은 성경 공부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기도 시간에 이 내용을 펴서 읽는 것은 오히려 기도를 방해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오히려 "모임 전"에 읽어보아야 합니다. 해석의 내용을 읽어보면서 그 말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해보는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그 안에서 기도의 내용을 먼저 뽑아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실제로 기도하기 전에 "말씀의 의미를 좀 더 명백하게"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나의 영적인 지평을 한번 힘을 써서 넓혀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확한 의미 위에서 하나님께 마음껏 기도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삶을 돌이켜보면 많은 부분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언제나 작은 길을 여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희미하지만 아름다운 빛이 보이는 곳으로 주저하지 않고 걸어왔습니다.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에 대한 이해가 더 충실해지면서 아내의 기도가 더 깊어지기 원합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나누면서 기도하시는 분들의 기도가 더 깊어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영원한 진리의 말씀으로 더욱 힘있게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
* 기도하는 엄마들 (MIP) 말씀 묵상 모음
https://readingchristianbookclub.blogspot.com/2023/10/mi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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