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9일 수요일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10) - 싱크 어게인 / "경청"을 통해서 "다시 생각하도록" 배려하라

 



목회자로서 제 자신을 살피고 교회를 섬기는데에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에너지의 많은 부분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잘못된 부분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해야, 거기에 따른 해결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에서도 Think Again이 저에게 준 파급력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특별히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근거가 빈약한 추론에 근거한 책이 아니라 충실하게 논문들을 연구하여서 종합한 결과물을 가지고 주장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 계발서 라기 보다는 일종의 사회 과학 서적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주제들과 상황들을 다루지만, 그 핵심은 "다시 생각하기"입니다. 한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기존에 편하게 안락하게 믿고 있던 것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냉철하게 객관적으로 검증하면서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처음에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에,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가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를 포함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검증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강점은, 자기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고 돌아보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너무나 중요하며, 삶에서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만 보고서는, 약간 반기독교적인 것은 아닌가 염려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흔들릴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신앙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제목만 피상적으로 적용한다면, 내가 믿고 있는 것을 더 이상 확신하지 못하고 무조건 의심하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제가 이해하는 저자의 주장은, 기존에 붙들고 있던 것들을 모조리 부수고 다시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틀린 것은 찾아내고, 옳은 것은 더욱 확신있게 붙들 수 있다는 방향으로 매우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리를 펴 나갑니다.

책의 내용이 매우 방대합니다. 그래서 단지 글 하나로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핵심 주장에 있어서 꼭 하나 정리하고 넘어갈 것은 "경청"입니다. 저자는 경청이야 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기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누구나 경청에 대해서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싱크 어게인"의 대가답게, 도대체 이 경청이 싱크 어게인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를 아래처럼 탁월하게 설명합니다. 



저자의 통찰력이 매우 놀랍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경청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상대방이 자기 자신의 의견을 스스로 정리하도록 돕고, 그것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생각들을 발견하고 평가하며, 결국에는 그런 최종적인 과정을 통해서 그 사람이 "싱크 어게인"을 하여서 자기 자신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교회가 공동체라는 것을 생각할 때에, 그리고 목회자인 저 자신과 성도님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하나님의 뜻을 나의 삶 가운데 나타내는 변화라는 것을 생각할 때에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성경이나 교리적인 가르침을 통해서 변화를 받습니다. 말씀의 능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말씀은 그 자체로 능력입니다. 말씀을 들으며 회심과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교육의 실제의 현장과 성화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나 자신 혹은 성도님들의 저항"입니다. 

아무리 옳은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옳은 내용을 앞에서 강의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이것에 대하여서 심리적인 저항감을 가지고 있을 때에 그 효과는 너무나 약해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바로 이 부분에서 큰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성경을 많이 공부해도 왜 나는 변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랫동안 공동체를 섬기면서 느끼는 것은, 누군가의 변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강의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나 결국 그것이 누군가의 내면으로 들어가서 삶으로 변화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에 대하여 우리는 강의보다는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토론식 성경 공부를 해야 한다 라고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많이 행해지고 있는 교육의 방식입니다.

그런데 분명히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토론"이라는 말로는 우리의 목적을 이루기에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토론이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청입니다. 진정한 토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경청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경청이 되지 않는다면, 토론이라는 형식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일방적인 강의에 불과합니다. 결국 사람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련의 고민들의 마지막 지점에서 우리는, "리더가 반드시 그리고 충분히 상대방에 대하여 경청해야만 한다" 라고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경청이 거의 "결정적"입니다. 경청이 준비되고 이루어질 때에, 참된 신앙 교육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경청의 태도가 준비 된 상태로 질문과 대답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야 합니다. 

리더는 신앙에 대한 좋은 질문들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면서 자기의 말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상황까지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사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회자로 혹은 리더로서 제가 혼자 이야기하는 것을 정말 싫어합니다.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싶을 때, 주체할 수 없이 당연한 이야기들을 반복한다고 느낄 때, 바로 그때가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혼자 신나게 이야기하는 동안 공동체가 망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두시간 세시간 강의하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그러나 여전히 삼십분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아직 저는 미성숙한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모임들을 생각하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내가 그때 더 많이 질문하고 충분히 들었어야했구나 라고 후회할 때가 참 많습니다. 

"진리의 공동체"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진리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진실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의 마음 안으로 들어오고 자리잡고 우리를 변화 시키기 위한 "토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진실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우리 사이에 "경청"이 결정적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진실하게 경청해 줄 때에,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개입하기 시작할 때에 변화의 과정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때서야, 우리가 그렇게 꿈꾸던 진실한 공동체를 향하여 큰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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