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9일 수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56 - 그래! 이제 나도 스피커로 믹싱 마스터링을 하겠어!

 


취미가 홈레코딩이라 유투브 영상들을 자주 봅니다. :) 특별히 REDTRK님은 깔끔한 영상과 좋은 내용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혼자서 믹싱하고 마스터링까지 하다보니 특별히 마스터링에 대한 영상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영상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내용들이서 조금 당황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허니버터 스튜디오의 박정언 엔지니어 님의 조언이었습니다. "헤드폰을 쓰면 믹싱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청력에도 큰 무리가 간다, 그러므로 반드시 스피커를 써야 한다."

예전 같으면 그냥 흘려 들었을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제가 작업을 하는 공간 자체가 크게 음악을 마음껏 틀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워낙 스피커가 저렴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음악적인 신뢰도가 많이 낮다고 볼 수 있겠네요. :)

물론 마지막에 한번 들어보는 정도로는 스피커로 합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스피커로 처음부터 믹싱을 하느니, 차라리 그냥 헤드폰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겠다라는 것이 저의 일관된 생각이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난 정말 제대로 듣고 있는걸까? (AKG K92 모니터링 헤드폰)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1/akg-k92.html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 Amazon의 초저가 북쉘프 Moukey M20-1 & 미니 앰프 U200BT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2/amazon-moukey-m20-1-u200bt.html

그런데 위의 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리고 제가 너무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요즘에 Think Again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선지도 모르겠네요. 다시 한번 제 생각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되든 안되든 "무조건 스피커 중심으로 믹싱에서 마스터링까지 해보자" 라고 결심을 세웠습니다. 

물론 확실히 쉽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적당히 큰 소리로 들으면서 소스의 질감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렴한 북쉘프 스피커이지만 그래도 고음은 상당히 좋은 편인데 저음이 굉장히 약합니다. 그래서 일단 소스의 확인은 헤드폰으로 살짝하고 바로 스피커 중심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심지어 중국산 저가 미니앰프를 사용합니다. 이미 예전부터 한창 유행하던 소형 앰프 종류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좌우 밸런스가 심하게 틀어졌습니다. 이런 :) DAW 상에서 테스트해보니 무려 20퍼센트를 pan을 조절해야 센터가 맞네요. 그런데 한가지 장점은, BASS, TREBLE이 따로 놉이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약 90hz 정도 아래로 다 부스트 해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 아예 처음부터 앰프의 BASS를 부스트를 하고 시작했습니다. :) 먼저 제가 레퍼런스로 삼는 음악을 틀고 어느 정도 기분 좋게 베이스가 나오는 지점까지 앰프에서 올린 다음에 그 셋팅 값으로 DAW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제가 믹싱과 마스터링 과정에서 기분 좋게 저음이 나오는 정도로 맞추면, 딱 어느 정도 플랫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것은, 스피커로만 하려니까 두려움이 컸는데 막상 해보니 두려움보다는 즐거움이 굉장히 컸다는 것입니다. :) 장점으로 첫째는, 일단 귀의 피로도가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사실 한곡 믹싱하는데 있어서 거의 10시간 이상을 초반에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매번 심한 몸살을 앓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스피커 중심으로 작업을 하니 귀에 직접적인 데미지가 적기 때문에 훨씬 몸이 편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로는, 아무리 저렴한 스피커라도 헤드폰 보다는 그래도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일단 믹싱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보컬과 베이스 그리고 다른 악기들과의 밸런스입니다. 자칫하면 보컬이 앞으로 튀어나오고, 자칫하면 보컬이 들어가 버립니다. 그런데 스피커로 들으면서 믹싱을 하니, 내가 원하는 보컬 지점에 딱 자리를 잡는 것이 생각보다 수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전반적인 악기들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헤드폰은 좁은 공간 안에서 모든 악기들이 쏟아지다보니, 아무리 열심히 들어도 제가 다 소화를 못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스피커로 들으면서 믹싱을 해 보니, 음악의 전반적인 느낌과 위치들이 충분히 한번에 느껴지면서 훨씬 믹싱하기가 수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작업 시간이 엄청 줄어들었습니다. :) 어짜피 현재로서는 매주 한곡이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작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스피커로 믹싱하니 제 기준에서는 기존보다 훨씬 믹싱이 수월해서 작업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의 자연스러움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아래 곡은 가장 최근의 작업물이고, 스피커로 믹싱한 두번째 결과물입니다. 


어떻게 들으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꽤 마음에 듭니다. :) 베이스가 조금 과장되게 들리긴 하지만 충분히 앞으로 개선 여지가 있습니다. 보컬들 화음이 잘 살아나면서도 스트링이 묻히지 않고 잘 들립니다. 드럼 루프에는 사실 별다른 이펙터 처리를 안했는데도 (사실 깜빡하고) 그냥 기본 소리 자체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 상당히 결과물이 잘 나온 듯 합니다. 

결론입니다. 만족할 만큼의 환경과 장비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몇분이나 계실까요? :) 늘 우리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런데 의외로 좀 더 개선할 부분들이 있는 듯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정말 저렴한 스피커이지만 그래도 헤드폰 믹싱보다 이쪽이 더 낫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스피커 믹싱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으시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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