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세계는 정말 신비롭고도 넓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귀"라는 놀라운 기관을 허락하셨습니다. 공기의 진동을 통해서 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우리에게 새로운 감성과 기쁨을 줍니다. 그래서 오디오에 한번 빠지면 정말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
홈레코딩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모니터링 스피커에 대한 갈망을 가지게 됩니다. 제대로된 모니터링이 안되면, 내가 아무리 혼자서 열심히 만들어도 다른 곳에서는 엉뚱하게 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 평탄하면서도 선명하게 들려주는 모니터링이 정말 꼭 필요합니다.
문제는 예산입니다. :) 왠만한 모니터링 스피커는 저렴한 것도 한조에 최소 400불을 넘어갑니다. 큰 부담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두 종류의 모니터링 스피커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하나는 FOSTEX의 PM0.4 Nearfield Studio Monitor 입니다. :)
* PM0.4 Nearfield Studio Monitor
https://www.fostexinternational.com/docs/archive_products/PM0.4.shtml
이 스피커는 지명도는 없지만, 제 기준에는 모니터링 스피커라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었습니다. 4인치 우퍼를 가졌고 스피커 양쪽에 앰프가 달려 있는 본격적인 모니터 스피커입니다. 이베이에서 정말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아마 한 조에 150불 정도 준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하나는, ERIS E5 입니다. :) 저렴한 가성비 모니터로 유명한 모델입니다. 프레소너스 회사의 주요한 색깔인 블루 칼라에 5인치 우퍼를 가졌습니다. 이 모델은 craiglist에서 정말 저렴하게 샀습니다. 디자인은 그렇게 이쁘지는 않지만, 소리는 평탄하면서도 저음을 잘 살려주는 좋은 스피커입니다. 소리가 그렇게 섬세하지는 못했지만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볼륨을 올리면 소리가 굉장히 박력있는 스피커입니다.
* ERIS E5
https://www.presonus.com/products/eris-e5
각 모델을 각각 4년 정도씩 썼습니다. :) 너무 오래 들어서 그런지 결국에는 둘다 한쪽 트위터들이 나가버렸습니다. 주변에 수리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 별로 썩 내키지가 않습니다. 너무 오래 썼기 때문에 다른 한쪽이 언제 고장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제 스피커를 뭘 사야할까요?
현재 저의 상황은, 기존에 샀던 스피커들도 가격이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기 때문입니다. :) 모니터링의 아주 최소한의 기준 정도는 충족시키면서도 저렴한 것이 있을까? Amazon에서 bookshelf speaker로 검색해 봅니다.
눈에 띄는 몇 모델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moukey Bookshelf M20-1 모델이 눈에 들어옵니다. 신품 기준으로 65불이고, 평가가 상당히 많고 또 좋습니다. 심지어 아마존 초이스 모델이라고 합니다. :) 한쪽에 30불 정도 밖에 안하는 정말 초저가 스피커입니다.
놀랍게도 리뷰를 살펴 보았는데 호평 일색입니다. 안타깝게도 유투브에도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디자인이 그래도 괜찮아 보이고, 스피커 안에서 고음과 저음을 분리해주는 Crossover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이 됩니다. :)
그런데 이 모델은 패시브 스피커 입니다. 보통 모니터 스피커는 액티브입니다. 스피커와 앰프가 결합이 되어 있습니다. :) 그런데 이 모델은 스피커만 있기 때문에 따로 앰프를 구입해야 합니다. 평소에 눈여겨 보았던 중국산 미니 앰프를 검색해 봅니다. 검색하면서도 굉장히 긴장이 됩니다. 한번도 써 보지 않은 초저가 북쉘프에, 한번도 써 보지 않은 중국산 미니앰프까지, 과연 괜찮을까?
검색을 해 보니, 중국산 미니앰프의 대세는 TPA3116 이라고 합니다. 아마 앰프 안에 있는 칩셋인 것 같은데 저가형에서는 모두 이 칩을 사용하고 성능은 대동소이 하다고 합니다. :) 아답터가 포함된 가장 저렴한 것을 삽니다. 30불 정도 준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서 구입했지만, 이제 팔지도 않네요 :) UEEVII U200BT TPA3116 입니다. 실제로 보면 메탈 하우징에 굉장히 고급스럽습니다.
* UEEVII U200BT TPA3116
https://www.amazon.com/gp/product/B08K8V7GDF/ref=ppx_yo_dt_b_asin_title_o00_s00?ie=UTF8&psc=1
먼저 Moukey M20-1은 고음이 놀랍도록 섬세합니다. 굉장히 자연스럽고 사실적입니다. 드럼 심벌을 들을 때면 소리가 너무 리얼해서 깜짝 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리고 스테레오감이 굉장히 넓습니다. 가장 놀란 것은, 스테레오 이미지에서 "앞뒤 레이어"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 보통 믹싱을 할 때에, 큰 소리는 전면에 그리고 작은 소리는 후면에 위치합니다. 컴프레서 등으로 앞뒤 위치를 느낌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이전에 스피커들에서는 소리들의 앞 뒤의 레이어는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Moukey 스피커를 처음 듣고 바로 딱 느낀 것은, "와 소리가 완전 레이어가 확실하다, 그리고 고음 진짜 섬세하고 좋다" 였습니다. :) 솔직히 말씀드려서, 고음만 놓고 보면 프레소너스 E5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중음도 좋습니다. 특별히 모난데가 없습니다. :) 너무 과장되어 있지도 않고 너무 부족하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목소리로 들립니다. 너무 뒤로 빠지지도 않고 너무 앞으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이 정도면 합격점입니다.
문제는 저음입니다. :) 5인치 우퍼라고 해서 샀는데, 4인치 모델보다 저음이 더 약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저음의 양감은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질감입니다. :) 음악을 들을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베이스의 양감과 질감입니다. 좋은 음악의 베이스는 마치 저음 영역에서 물처럼 흐르면서 음악의 느낌을 살려주고 기본 그루브를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Moukey 스피커는 처음에 들었을 때에 정말 "우스운" 소리가 났습니다. 베이스와 드럼 킥이 있기는 있는데, 소리가 나다 마는 것과 같은 그런 소리입니다. :) 처음 느낌은 마치 50hz 아래에는 거의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같이 구입한 미니 앰프에 TREBLE 과 BASS가 조절이 되어서 BASS를 올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조절해서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는데, 이건 안되는쪽에 가깝습니다. :) 베이스를 올렸더니 우스운 소리가 더 우습게 들립니다. 기본기가 못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마 워낙 고음이 좋아서 베이스가 역설적으로 더 부족하게 느껴진 듯 합니다.
그렇게 첫 인상을 경험하고 한달 동안 쓰면서 이제 스피커가 많이 길들여 졌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훨씬 훨씬 저음이 좋아졌습니다. :) 물론 양감 자체는 굉장히 적습니다. 4인치 모니터보다 약간 더 적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질감은 이제 좀 "나 꽤 괜찮은 스피커야"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우습게 볼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베이스 킥도, 그리고 베이스 라인도 꽤 듣기 좋은 질감입니다. :)
베이스 기타와 킥이 확연하게 분리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꽤 잘 살려줍니다. 지금은 TREBLE 노브는 12시 방향, 그리고 BASS만 2시 방향으로 놓고 듣고 있습니다. 좋아졌지만 단단하지 못하고 퍼져버리는 베이스는 너무 아쉽기는 합니다.
사실 더 재미있는 것은 U200BT 미니 앰프입니다. :) 제가 생각할 때에는 아주 아주 아주 약간 밸런스가 틀어진 것 같습니다. :) 굉장히 작은 볼륨에서 약간 틀어지고, 볼륨을 조금 올리면 밸런스가 맞습니다. :) 저렴한 앰프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이트 노이즈가 좀 있습니다. 앰프만 켜도 "솨"하는 작은 노이즈가 있습니다. :) 그런데 다행히 심하지는 않습니다. 크게 기분나쁘지 않은 수준에서 노이즈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출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볼륨 자체를 12시 방향으로 놓고 윈도우 기준으로 볼륨을 80퍼센트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스피커를 구동하는데 힘은 차고 넘칩니다.
사용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 제가 이 사용기를 장황하게 적은 것은, 이 스피커에 한국인의 사용기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 워낙 저렴하기도 하고, 당연히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는 분들에게는 전혀 신경쓸만한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
어떤 분들에게는 100불이 작은 돈이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100불이 정말 큰 돈입니다. 과연 홈레코딩을 하는 분들이,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이 초저가 스피커를 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요? 그리고 중국산 미니 앰프와 매칭은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조합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 스피커와 앰프까지 100불 정도 들었지만, ERIS E5 대비 85퍼센트 이상의 만족감을 줍니다. 그리고 PM0.4 보다는 훨씬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일단 가격대 성능비에서는 비교 자체가 불가입니다.
사운드의 성향은 고음은 아주 섬세하고 부드럽습니다. 정말 실크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베이스도 이제 많이 길들여져서 이 정도면 좋습니다. 사실 베이스만 놓고 보면 많이 아쉽지만 가격에서 수긍할 만한 수준입니다.
전반적인 소리의 분리도가 좋아서 소리들이 다 선명하게 들립니다. 어떤 음반을 들어도 소리 자체가 평탄한 편이라 특별히 모난데가 없습니다. 앰프에서 베이스쪽만 좀더 힘을 주면, 홈레코딩 모니터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렵게 구입했으니 아껴서 오래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혹시라도 오늘도 아마존을 헤매시면서 북쉘프를 찾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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