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삶"을 허락하셨다는 것은 너무나 큰 축복입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깨끗한 종이를 손에 쥐고 무엇을 그릴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그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기회입니다. 그것이 이 작은 우리의 손에 기적처럼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은 무엇을 그려야 할지 잘 모릅니다. 그림은 마음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비록 종이와 크레파스는 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에는 쉼 없이 갈망하는 그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려 놓은 종이를 힐끗 쳐다보면서 그것을 겨우 흉내내어 따라하는데 급급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는 크리스천 북클럽을 원합니다. 저는 북클럽 안에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북클럽을 탁월하게 아름답게 운영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북클럽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성경적인 유익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쉼 없이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청년 시절 그저 행복했던 그 시절의 북클럽을 지나 이제는 어엿한 목회자로, 그리고 크리스천 북클럽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거기에 걸맞는 학위를 가진 사람으로 서 있습니다.
아마 대략 3년 만에 북클럽을 다시 열었습니다. 이 북클럽을 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추진을 시작하고 열리기 까지 거의 1년 반이 걸렸습니다. 이 한 번을 위해서 많은 것을 조율하고 기다리고 또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설래던지.. 다시 한번 꿈을 이루는 저의 마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직접 인도한 북클럽은, 거의 실패가 없었습니다. 가장 철저한 준비로 준비하였고 최선을 것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했고, 또 그것에 걸맞는 결과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새롭게 준비하는 모임은 더욱 마음이 쓰였습니다. 오시는 분들에게 더욱 더 좋은 것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모임에 초대하기 위해서 연세가 드신 분들을 격려하였습니다. 저는 이분들이 무형의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항상 젊은 이들 그리고 청년들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목회의 중요한 동역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칠십이 다 되신 분들이 여전히 교회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하십니다. 과연 현재의 젊은 사람들이 그들의 자리를 채워줄 것인가? 저는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더욱 더 노년에 계신 분들을 위한 좋은 양육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어르신들이 무슨 북클럽을 하냐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오랜 시간 신앙의 연륜을 쌓아오신 그들이야 말로 북클럽에 최적화된 준비된 분들입니다. 믿음으로 부터 흘러나온 삶의 연륜와 경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인내심과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적인 능력을 이미 가지고 계십니다. 물론 스스로는 부끄러워하시지만 그래서 더욱 인도자의 격려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제가 섬기는 두 반은, 오십대 초반에서 칠십대 중반까지 입니다. 저의 형님과 같은 그리고 이모님 어머님과 같은 분들이십니다. 예전에는 감히 제가 쉽게 어울리기 어려운 분들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실제로 교제하면서 느낀 것은 그분들은 마치 소녀와 같은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꿈이 있고, 여전히 이루고 싶은 것이 있고, 여전히 삶을 진실한 목표를 찾고 싶어 합니다.
저는 가치 있는 것을 가치 있게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포스터모더니즘의 대표적인 특징은, 주관적인 판단과 가치의 파괴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클럽을 권면은 하지만 억지로 시키지는 않습니다. 결국 자발성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북클럽에 찾아오는 분들이 참으로 귀합니다. 각자 경험하는 크기는 다르겠지만 가치를 알아보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성숙을 위한 마음을 품고 스스로 발걸음을 옮긴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오전과 오후를 다 합쳐서 스무분 정도입니다. 저녁 반에 열세분은 북클럽으로는 넘치는 숫자입니다. 거기다가 그 중의 대부분이 북클럽을 처음 시도해보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섬세한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을 정성으로 준비하였습니다. 각자 소개를 하였습니다. 자신이 이 모임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북클럽의 철학과 그 진행에 대하여 제가 간단하게 소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북클럽을 간단하게 진행하였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자료를 만드는데 마음이 벅찼습니다. 아마 이십년 전에 저는 이렇게까지 준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준비가 된 저는 망설일 것이 없었습니다. 북클럽의 가장 핵심적인 철학들을 소개하고, 그리고 북클럽 대화의 방향에 대해서 설명해드렸습니다. 논문으로 이미 정립한 내용이고, 이제 몇년 안에 책으로 나올 내용입니다.
대부분 북클럽을 해보신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북클럽의 교제인 "하나님 나라의 도전"으로 바로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리엔테이션 가운데 실제로 북클럽을 경험해 보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본격적인 첫 모임에 대한 감을 잡고 스스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읽을 자료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존파이퍼 목사님의 Daily Devotional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번에 읽어내기에 적당한 분량, 그리고 깊이 있고 성경적인 묵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링크를 한글과 영어로 보내드리고, 제가 정리한 글도 함께 보시도록 지도하였습니다.
* SOLID JOYS 묵상 01
/ 새해를 위한 은혜 (Grace for the New Year)
/ 새해를 위한 은혜 (Grace for the New Year)
함께 글을 읽은 다음에는 제가 만든 포멧에 따라서 간단한 요약, 간단한 느낀점, 그리고 간단한 적용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시간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나눔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마음도 두근거렸습니다. 과연 처음 해보시는 분들이 어느 정도로 해내실 수 있을까?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첫 모임의 나눔은 저의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북클럽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분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읽은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그것을 함께 기뻐하였습니다.
북클럽은 가장 고급 수준의 교육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자로서 이끌어가는 것 역시 높은 수준의 리더십을 필요로 합니다. 모든 내용과 모임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지만, 상대방을 기다려야 합니다.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경청과 이해와 순발력, 그리고 삶 전체를 아우르는 신학과 겸손이 함께 필요합니다.
이렇게 북클럽 안에서 인도자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부득이 저를 더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상황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모임에서는 오히려 저의 역할을 더 감추었습니다. 오고 가는 이야기가 성경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서로 더 풍성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섬세하게 도와드렸습니다. 제가 모임의 모든 흐름을 이해하고 충분히 조율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오히려 잠잠히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으로 저의 역할을 조절하였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함께 하시는 분들이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어떤 분에게는 평생 처음일 것입니다. 이렇게 무엇인가 제대로 읽고 나누고 감동 받는 경험을 처음 해보는 것은 가슴이 터질 듯한 기쁨입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통해, 그리고 그분들의 눈 안에서 그 기쁨을 보았습니다. 저도 행복했습니다. 팀켈러 목사님이 인용했던 조나단 에드워즈의 설교 어딘가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천국은, 상대방의 행복이 나의 온전한 행복이 되는 것입니다."
한 권사님은 일찍 오셔서 인도자인 저와 모임을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뭉클하던지, 인간의 관점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그 실제의 본질은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모임이 끝나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성령님의 능력을 간구하며 기도하였습니다. 함께 모인 믿음의 가족들의 그 소중한 결심을 이루어주시기를, 우리의 어려움을 하나님께서 돌보시며 더욱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양육 모임에 오지 않는 분들의 태도를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분들 역시 지쳤는지도 모릅니다. 너무 오랫동안 교회의 모임에 대한 기대감이 반복해서 무너지고 그것이 학습 효과가 되어서 굳어버린 것입니다. 제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의미 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진, 수준 낮은 교재를 놓고 시간을 때우는 수준에 불과한, 목회자 혼자 이야기하는 너무나 지루한, 그리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만 사용하는 나의 실제의 삶과는 괴리된 그런 모임에 지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에 더 잘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습니다. 저와 함께 하시는 분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실망시킬 수는 없습니다. 한번의 모임을 놓치는 인도자는 모든 모임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북클럽의 모임마다 새롭고 강력하고 풍성하여서, 평생에 남을 시간으로 성도님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기를 원합니다.
첫 모임이 너무 좋았기에, 또 기대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도전"이 결코 쉬운 책이 아니지만, 그러나 저의 인생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이 도전이 가치 있는 것은, 제 자신을 위한 도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백성을 위한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8주간의 여정을 선하게 인도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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