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는 순간이 마치 하나의 점으로 겹쳐 있다고 느껴집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한동안 지쳐 있었습니다. 사역에 지나치게 매달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저에게 맡겨진 짐이 너무 무거워서일까요? 정확하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제 자신을 지탱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사고가 났습니다. 주일 아침에 하이웨이로 교회로 가던 중에 블랙 아이스에서 미끄러졌습니다. 4월 말에 시카고는 새벽에 여전히 얼음이 언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미끄러지는 차의 핸들을 붙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행히 더 이상 누구도 치지 않고 저 혼자 옆으로 콘크리트 벽을 쳤습니다. 정들었던 차는 완전히 부서지고 하나님의 은혜로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이틀 동안은 죽은 사람처럼 잠을 잤습니다. 사고가 난 이후에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쉬고 싶었지만 도저히 여견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사역은 계속되었습니다. 사고 이후에 챙겨야 할 것들을 챙기고 어렵게 어렵게 차를 다시 구하고 모든 과정이 버거웠습니다.
사랑스러운 자녀들이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어떤 분이 선물로 주신 아마존의 알렉사를 통해서 첫째 아들은 수 많은 지식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느날 보니 마틴 루터 킹에 관심을 가지고 연설들을 듣고 있더군요, 저도 덕분에 같이 듣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어느 연설에서 나오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마틴 루터 킹의 목소리로 이런 격언을 들었습니다. "“If you can't fly then run, if you can't run then walk, if you can't walk then crawl, but whatever you do you have to keep moving forward.”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이 격언을 듣고서는 서로 외우면서 즐거워하는데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완전히 탈진해버린 저의 마음과 육체를 다시 한번 추스르게 되었습니다. 아직 이루지 못하고 저를 기다리는 수 많은 결심들, 저의 수 많은 목표들, 하루가 너무나 부족해서 안타깝고 아쉬운 그 마음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crawl 할 때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keep moving forward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요즘에 삶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신앙에 비추어서, 또 말씀에 비추어서 내가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더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중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삶을 의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keep moving forward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속 전진해야겠습니다. 때론 날고, 때론 걷고, 때론 기어도,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전진해야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삶이기 때문에, 또 저에게 주신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삶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전진해야겠습니다. 이것이 요즘 제가 가진 완전히 새로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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