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7일 토요일

플로리다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미국에 온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거의 다녀보지 못했습니다. Th.m 과정 중에는 공부가 너무 버겁고 반드시 학위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방학에도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D.Min 과정 중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풀타임 목회를 해야했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휴가를 쓴다는 것이 저에게는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두 주간의 시간이 있지만, 주일을 비워본적은 없습니다. 저에게 맡겨진 사역이 저의 쉼보다 언제나 훨씬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교회의 바쁜 일정들을 피해서 잠깐 며칠 쉬는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장인어른 장모님을 정말 오랜만에 뵙고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플로리다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켈리포니아와 플로리다도 구분하지 못하고 미국 서부에 있는 것이 아닌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플로리다는 제가 살고 있는 미국의 시카고 지역보다 남쪽에 위치한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플로리다는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그 중에서 주로 clearwater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더군요. 따뜻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진짜 바다를 10년 만에 처음 보았습니다. 모래는 너무나 부드럽고 바다는 투명하고 깨끗했습니다. 이렇게 찬란한 햇빛을 본적이 그리고 몸으로 느낀 것이 과언 언제였던가 생각을 했습니다. 시카고는 아직도 겨울 옷을 입고 잘 때 히터를 틀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곳은 한 여름의 따뜻함을 넘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습게도, 여기에서는 신앙을 가지기가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집의 문을 열고 밖을 나오면 그곳이 마치 천국과 같은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천국에 대해서 설교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역설적으로 실제로 제 마음 안에 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카고의 어둡고 추운 날씨에 너무 오랫동안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는 것을 이번에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카고의 이번 겨울은 너무나 길고 험난했습니다. 항상 추위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날씨, 따뜻함과 온화함 등을 거의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름다운 풍경과 날씨를 통해서, 정말 천국이 이런 모습과 느낌이겠구나 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시간이 그리고 경험이 너무나 찰나의 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행복해도, 아무리 즐거워도, 아무리 소중해도,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꿈과 같은 며칠의 휴가가 말 그대로 순간으로 지나갔습니다. 행복한 마음과 사진 몇장을 다시 마음에 품고 시카고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제 장인 어른을 너무 좋아합니다. 신앙과 성품이 너무나 탁월하시고,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십니다. 동물들이 큰 무리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마음 속으로 상상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들은 눈 앞에 보이는 것 밖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상적인 생각의 능력을 동원해서 거대한 무리를 만들고 통솔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 흥미로운 분석이었습니다. 

여전히 시카고는 춥습니다. 과연 봄이 올 것인가에 대해서 의심을 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제가 처한 상황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잠시 경험했던 플로리다의 햇살과 아름다움을 마음에 품고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마치 우리의 이 땅에서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도, 주님이 우리를 위해서 예비하신 천국을 상상하고 살아가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천국을 지나치게 종교적인 장소로만 국한지을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천국은 마치 아름다운 해변과 같은 곳이겠다 생각했습니다. 이 땅에서의 행복은 순간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진짜 천국은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영원히 지속되는 곳일 것입니다. 해가 지는 찬란한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아버지 하나님과 해변을 거니는 그런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바로 그 날을 소망하며 오늘을 살아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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