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30일 월요일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06) - 보통 사람들의 전쟁 / 성도에게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의 의미

 




눈을 가리고 싶은 때가 많이 있습니다. 세상의 현실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치달아가는 생존 경쟁,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살아가기가 버거워지는 현실, 신앙 생활에 집중하기 어려운 삶의 분위기 등, 차라리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전쟁"은 보고 싶지 않은 현재와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대표되는 기계화 시대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침식해 가고, 그것의 최대 피해자인 보통 사람들 앞에 어떤 미래가 놓여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자본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피폐해 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자인 앤드루 양은, 이미 개인으로서는 성공한 사업가로서, 이러한 현대 사회의 변화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변화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합니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의 결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시하는 것이 "기본소득"입니다.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자신의 재능과 상관 없이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정부라는 가장 큰 조직이 서포트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사람이 가진 재능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을 넘어서서 가치가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돕는 것, 그리하여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열어주자는 것입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두번째 정독하고 있지만 읽을 때 마다 새로운 배움과 깨달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의 작은 관점에서 느끼는 것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쇠락해져가는 조직에 대한 경각심"입니다. 저는 목회자입니다. 목회자는 교회와 가장 가까운 사람입니다. 이미 수 많은 교회들이 고령화로 점점 약해져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통해서 점점 쇠락해져가는 교회의 현실을 보게 됩니다. 마치 앤드류 양이, 통계를 통해서 쇠락해져가는 소매업과 제조업 그리고 도시들의 현실을 보듯이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쇠락해져가는 교회의 현실을 보게 됩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의 경각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다면, 최소한의 반응 조차 하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장년 세대 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늘 경고하는 사람으로 목회자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락한 건물과 현재의 재정적인 상황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 아닙니다. 책의 저자가 이미 닥쳐온 현실과 미래를 경고하고 있다면, 교회 역시 마찬가지가 되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다스림이 확실함을 인정하며 그 안에서 경고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분명히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가장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분은 우리와 함께 하시고 일하시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과 전혀 상충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이러한 귀한 책을 통해서 미래를 보여주시며, 그것을 미리 준비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둘째로, "인간에 대한 중요성"입니다. 이미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자본이 인간을 앞선 시대입니다. 세상은 무자비하게 흘러갑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IT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인간이 설 자리를 잃어버립니다. 철저하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효용성을 중심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교회는 어떠해야 할까요?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 미래에 교회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효용성과 상관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사람이 어떤 기술을 가지고 공동체에 기여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을 돕고 구제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교회라는 공동체도 조직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더 헌신하고 남을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헌신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교회는 힘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세상적인 효용성을 가지지 못해서 세상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교회는 반드시 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이 리더쉽의 결정 가운데 분명히 나타나야만 합니다.

저는 앤드류 양이 제시하는 보편소득이라는 것을 단순히 국가적 차원에서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적극적으로 보편소득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한정된 교회 예산 안에서 구제비의 비율을 확인하고 적어도 각 교회 안에 속한 성도들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합니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엔드류양이 보편소득을 위한 재원을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가가치세는 "제품이나 용역이 생산·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기업이 새로 만들어 내는 가치인 '부가가치'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위키백과)이기 때문에 제품을 많이 구입하는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이 내게 됩니다. 

놀라운 것은 부유한 사람일 수록 더 많이 내게 되는 것이 교회에도 존재하는데 그것이 십일조입니다. 만약 십일조의 중요한 사용 목적을 어려운 성도의 보편 소득에 집중한다면 척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어려운 성도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해집니다. 극단적인 경쟁은 세상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세상이 주장하는 경쟁이라는 컨텍스트를 벗어나서, 하나님의 자녀의 개인적인 성장이라는 측면을 강조함으로서 결론적으로는 적어도 그 경쟁 속에서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한다는 점에서 교회는 주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교회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예를 들어서, 단순히 일주일에 일곱번 예배 드리는 교회에서 넘어서서, 일주일에 일곱번 예배 드릴 때에 그 예배 가운데 적절한 교육 커리큘럼을 넣는 교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모임인 예배를 변화시켜야 합니다.수동적으로 듣는 예배에서 벗어나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지적으로 영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한국 교회가 장점인 예배 역시, 단순히 설교를 듣는 시간이 아니라 개인 큐티의 시간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설교를 잘 하는가 못하는가를 경험하는 시간이 아니라, 혼자서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훈련시켜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 속에서 뛰어난 관점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각 예배마다 제공하는 컨텐츠는 그 사람의 지적인 탁월함을 기를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합니다. 

각 교회가 상황이 다르겠지만, 각 교회 상황에 맞추어서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방안을 마련해야만 합니다. 성도가 영적으로 회복하는 시간으로 누릴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항하며 넘어설 수 있는 탁월함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자훈련이나 북클럽과 같은 특화된 교육 혹은 엘리트 교육이 중요하겠지만, 훨씬 보편적이면서도 효과가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도입이 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보통 사람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성도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의 수준임을 기억해야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끊임 없이 지적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합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스터디 바이블의 적극적인 사용이 그 중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글이 어설퍼도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은, 언제나 두려운 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습니다. 커피 한잔 가볍게 마시면서 그냥 현재의 안락함 속에 파묻히고 싶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이미 우리에게 다가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래의 주관자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꾸짖지 않으시고 후히 주시는 하나니께서, 미래를 열어갈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 "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전체 글 모음 / 당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아름다운 길"
https://jungjinbu.blogspot.com/2023/03/blog-post_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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