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저녁이 찾아오는 순간입니다. 화려한 낮이 지나고 해가 저물어 가면서 조용한 시간이 찾아옵니다. 분주했던 마음이 침착해지고 차분해지는 순간입니다.
주일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나면 온몸에 힘이 빠집니다. 주말 내내 주일을 위해서 준비하고 긴장하고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고 아쉬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큰 사고 없이 주일이 지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하나님의 큰 축복임을 매주일 새롭게 실감합니다.
한동안 운동을 거의 못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잠깐 걷고 오겠다고 아내에게 말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날이 참 좋았습니다. 딱 제가 좋아하는 그 시간 그 공기였습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고 잠시 짬을 내어 걸을 수 있는 것도 역시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은혜입니다.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요즘에 제 마음속에 강하게 드는 생각은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부모님들이, 자식 중에 누가 속을 썩여도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하실 때에는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담임 목회를 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깨닫고 많이 생각합니다.
목회는 공동체 전체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몇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워가는 것입니다. 담임 목사와 더 잘 맞는 분도 계시고 좀 덜 그런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 전체가 복음을 추구하고 주님의 사랑으로 세워져 가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습니다. 성도님들의 입에서 누군가를 향한 비난의 이야기가 나오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선호가 있고 때로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만, 그러나 적어도 담임 목사의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그것이 영적인 리더의 무게이고 큰 책임입니다.
가끔씩은 너무 이상적인 것을 꿈꾸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실이 아니라 이상입니다. 현재의 저의 편의가 아니라 주님이 명령하시는 그 어떤 것이 분명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당연히 열매가 부족할 수도 있고 손해도 볼 것입니다. 사실 외적인 관점으로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바른 길을 가는 것이고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지난 10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어떻게든 이상을 추구하려고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많이 힘들었고 손해도 보았고 마음도 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그때의 그 순수한 마음이 참 좋았고, 그래서 후회가 없습니다.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저의 마음에 떳떳하고 하나님께서 그 모든 과정을 기억하시고 계심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을 예정입니다. 지금의 마음이 계속되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Speed limit이 30 이라고요. 벌금 피하고 오래가며 안전하려면 이것을 지켜야 합니다. 삶도 그러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답글삭제맞는 말씀입니다 :) 미국에는 특히 스피드 리밋이 많이 보여서 항상 마음을 깨우쳐 주네요. 주님 안에서 복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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