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4일 금요일

인생의 해가 진다면, 그 때에도 아름답고 싶다

 

긴 하루였습니다. 새벽부터 시작하는 목회자의 하루, 여러 일들과 회의와 또 이어지는 심방,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때로는 낯선 일과입니다. 온 몸의 힘을 다 써야 감당할 수 있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한 장로님과 권사님을 심방하였습니다. 저의 부모님보다 더 연세가 많으신 분들입니다. 손자 뻘에 불과한 저를 존대해주시고 또 식사를 사주셨습니다. 제가 대접하고 싶었지만 한사코 거절하셨습니다. 목회자라는 이유로 섬겨주시는 깊은 사랑이, 한 없이 송구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두분의 지난 어린 시절, 6.25 전쟁을 겪어야 했던 이야기들, 가족의 아픔들, 그리고 현재 두분의 신앙 생활 등등이 주제였습니다. 수 많은 어려움을 넘어서야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말씀, 그리고 이제 언제까지 살지 모르겠다라는 그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두분의 견고한 신앙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고, 그리고 지난한 현실에 잠식되지 않고, 그저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주님 붙들고 전진하시는 두분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두분의 그 작은 방에, 장로님의 기도를 위한 성경 구절들이 적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그것을 붙들고 하루 세번씩 간절히 기도하신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나누시는 모든 진실함이, 까마득한 신앙의 후배인 저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하늘이 참 예뻤습니다. 노을이 지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때입니다. 차가 신호에 멈춰선 잠깐 동안 사진을 찍고, 저의 삶의 방향을 가늠해 보았습니다. 두분의 삶이 참 아름답고, 그리고 아름답게 저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가 저물기 전에 가장 아름다운 하늘의 노을처럼, 그렇게 두분처럼, 제 인생도 끝까지 신앙으로 아름답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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