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5일 토요일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84) - DeeDoubler? = "충분히 자연스러운" 보컬 더블링

 

저는 무엇이라도 "직접 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남들이 해 놓은 것을 읽고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역시나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이 자신이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아마 그래서 홈레코딩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만드는 트랙들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드는 묘미가 있습니다. 보컬 트랙 네개만 되어도 벌써 신경쓸 일이 많습니다. 특별히 "보컬로 하모니"를 넣을 경우에는, 더욱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시간도 더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요. 

화음의 묘미는, 역시나 "더블링 효과"입니다. 사실 화음 그 자체보다도, "더블링 효과가 나는 것 그 자체"가 훨씬 기분을 좋게 합니다. 꽉 찬 스테레오 사운드, 그리고 귀를 간지럽히는 그 보컬의 하모니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저는 다양한 더블링 플러그인을 사용해 보았고 또 사용하고 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27 - 보컬 더블링 플러그인, 당신의 최종 선택은?
https://jungjinbu.blogspot.com/2021/05/blog-post_26.html

얼마전에 우연히, 무료 더블링 플러그인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디자인이 예뻐보여서, 무료라면 반드시 사용해 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DeeDoubler"라는 플러그인인데, 시간이 없어서 시도해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만드는 곡에 화음을 입히면서 한번 사용해 보았습니다. 

* DeeDoubler Vocal Doubler
https://dotec-audio.com/deedoubler.html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일본어가 좀 보입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지만, 대부분 영어로 쓰여져 있어서 문제는 없습니다. :) 감사하게도 윈도우와 맥 둘다를 지원합니다. 홈페이지에서 인스톨러를 다운로드해서 설치하고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이번에 만든 곡은, 메인 보컬에 하이 두 트랙 (동일 멜로디), 그리고 약간 엘토와 베이스 중간 정도 되는 음으로 한트랙을 넣어 보았습니다. 메인 보컬은 당연히 중앙에 위치하고, 나머지 트랙 세개만 DeeDoubler 를 사용했습니다. 

이 플러그인은 일단 디자인적으로 "뭔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무엇이든지 시각적인 느낌이 중요하겠죠. 음악을 만들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을 재생하지 않고 그냥 플러그인만 띄우면, 아래 이미지처럼 형이상학적인 도형이 계속 움직입니다. 아직 "대기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플러그인 안으로 "사운드가 들어가면", 갑자기 애니메이션이 바뀝니다. 아래 그림처럼 사람의 입술 모양으로 바뀌면서 약간 리듬에 맞춰서 입이 움직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뭔가 열일 하는 듯한 느낌"을 팍 주는 그런 플러그인입니다. 

그렇다면 사운드는 어떨까요? 일단 위에 이미지를 보시면, "굉장히 단순한 구조"입니다. Amount 로 전체 더블링의 양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Delay를 통해서 그 느낌을 좀 더 강화시킵니다. 

그런데 사실 처음에 딱 듣고 느낀 것은, "으잉? 이거 제대로 작동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분명히 모든 노브를 최대치로 놓았는데, 그렇게 드라마틱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다른 플러그인처럼 확 양쪽으로 더블링 느낌을 나누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어디다 써야하지?" 

분명히 트랙을 솔로로 놓고 들어보면 효과가 들어가는 것 같은데, 막상 메인 보컬 위에 올려 놓으면 그렇게 확 더블링 느낌이 나지는 않습니다. 더블링을 하지만, 헤드폰 기준으로 기껐해야 스트레오 이미지에서 "10시 방향 2시 방향 정도"까지 나누어지는게 전부입니다. "에이, 시간 날린건가?" 처음에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세 트랙 모두에 플러그인을 걸고 믹싱하면서 느낀 것은 DeeDoubler는 "충분히 자연스럽다" 입니다. 이것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요즘에 최신 트랜드나 혹은 댄스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완전히 갈라진 더블링은 분명히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인위적인 느낌이 가장 적습니다. 사운드가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이 부분이 어떤 분들에게는 "장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현재로서는 피아노 한대와 보컬이기 때문에, 어색스러운 더블링은 곡 전체 분위기를 망친다고 느낀적이 꽤 있습니다. 스테레오 이미지 안에서 피아노를 잘 살리는 것이 저는 더 좋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DeeDoubler을 쓰면서 좀 더 제가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더블링 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래가 결과물입니다. "2분 34초 정도"부터 모든 트랙이 나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컴프레서 셋팅을 어딜 잘못했는지 사운드가 오른쪽이 더 강하네요, 아니면 어쩌면 풀텍 이큐를 left & right을 나눠서 톤을 조절하다가 볼륨값을 건드린 듯 합니다. :) 그리고 멜로다인 에션셜이 있기는 한데, 몇시간을 더 쓸 여유까지 없어서 보컬 튠 없이 일단 그냥 부른 그대로입니다. 

물론 추가로 보컬 버스 트랙을 사용해서, 약간 더 화음의 이미지를 더 넓힐 수 있었지만, 들으시는 더블링 효과는 DeeDoubler만 사용한 것입니다. 일부러 이것만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러번 들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충분히 자연스러워서 적어도 저의 셋팅에서는 꽤 괜찮은 더블링 플러그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홈레코딩의 장점은,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취미로 하면서도 다양하게 시도해보면 또 다른 많은 재미가 있는 듯 합니다. 혹시 저처럼 화음을 시도해보는 분들이 있다면, 다른 플러그인들 중에서도 DeeDoubler를 꼭 한번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충분히 자연스러운 더블링"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봤니?" 전체 글 모음
https://jungjinbu.blogspot.com/2022/10/blog-post_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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