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디 자켓에 남자 네명이 등장하면 무조건 시디를 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남자들의 목소리가 모여서 화음을 만들고, 보컬들이 하나가 되어서 어우러지는 그 감동은 언제나 어린 제 마음을 설레이게 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저는 그런 화음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본다면, 단순히 여러 목소리가 화음을 넣는다는 것만으로는 그렇게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적당한 Pan과 더블링 기술을 이용해서 보컬을 여러겹 입히고, 믹싱을 통해서 음향적인 조절을 통해서 어떤 화음의 감동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
요즘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피아노와 보컬 트랙 하나로 정말 심플하게 커버곡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주에 준비한 곡은 곡이 너무 마음에 들고 꼭 하모니를 넣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먼저 원곡입니다.
원곡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곡이 심플하지만 정말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반복되면서 고조되는 후반부가 참 좋습니다. 약간 고민하다가, 저는 악기를 넣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후반부에 보컬을 쌓아서 고조되는 느낌을 만들어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보컬 네트랙과 피아노로 이루어진 곡으로 준비했습니다.
메인 보컬 라인은 트랙 하나로만 만들었고, 메인 보컬 더블링으로 한 트랙, 그리고 추가로 높은 화음 그리고 낮은 화음 이렇게 추가로 했습니다. 뒤에 세 트랙 각자에 더블링 효과를 주는 트랙은 무엇을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간단하게 쓸 수 있는 iZOTOPE Vocal Doubler 을 아래 그림처럼 트랙 마다 넣었습니다.
* 홈 레코딩 어디까지 해 봤니? 27 - 보컬 더블링 플러그인, 당신의 최종 선택은?
그런데 막상 세 트랙에 이 플러그인을 걸고 나니,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Vocal Doubler는 무료이기 때문에 꽤 좋기는 하지만, 헤드폰 기준으로 귀를 완전히 감싸는 그런 극적인 효과까지는 기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쓰기를 종종 주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 혹시라도 버스 트랙에다가 Stereomaker를 추가로 걸어보면 어떨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었는데 왠지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쉐도우 힐 앞에다가는 엘리샤 마스터링 컴프레서의 sterowide를 걸었습니다. 약간 스테레오감이 넓어집니다. 그리고 버스단의 마지막 단에다가 Stereomaker를 추가했습니다.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귀를 충분히 감싸는 느낌이 들때까지 폭을 넓히고, Tone 조절을 통해서 사운드가 일그러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제가 의도하는 느낌을 만들어냈네요. 단순히 보컬 트랙들에 Vocal Doubler를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풍성한 느낌의 하모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감동의 포인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세밀하게 그 느낌을 조절하기 위해서 각 트랙과 버스 트랙의 볼륨 엔벨롭을 적절하게 조절하였습니다. 아래가 그 결과입니다.
스피커로 들으면 좀 과하다 싶은데, 헤드폰으로 들으면 저는 딱 이정도가 좋게 들립니다. :) 사람 따라서 취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의도하던 그 만큼 사운드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기분이 좋네요. 혹시라도 보컬 더블링과 화음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관심이 있으시다면, 단순히 하나의 플러그인 뿐 아니라 버스 단에다가 추가로 플러인 넣어서 창조적으로 시도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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