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어갑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돌이켜보면 가슴 벅찬 순간이 많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속앓이를 한 부분도 있고 심한 육체적인 압박과 영적인 압박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느끼는 것은, 결국 저의 자리에서 충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목회자의 삶은 다른 이들에게 드러나 있는 삶입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부담이기도 하고 영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목회자의 삶은, 그 내면에 치열한 고민이 있습니다. 가장 앞에는 주어진 설교와 목회의 퀄리티를 유지해야만 하는 압박이 있고, 교회의 영적인 부분 재정적인 부분 또 정서적인 부분까지 늘 마음에 두고 살펴야 합니다.
두주 정도 독서 노트를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여러군데 접어 놓은 리처드 마우의 책을 가방에 넣고만 다녔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아쉬움과 조급함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은, 독서를 하고 정리를 하고 그것을 저의 내면에 쌓아가야만 저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의 방심이 수준을 현격하게 떨어트립니다. 당연히 수준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을 실제로 반드시 수행해 내야 하고 그것은 참으로 고된 작업입니다.
오늘에서야 마우의 책에 대한 정리를 마칩니다. 인상적이었던 여러 부분들을 다시 음미하면서 옵시디언에 정리했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을 성도님들께 혹은 지인들에게 말씀드리거나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와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은 자신의 삶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아름답게 탁월한 수준으로 가꿔 가시기를 늘 바라곤 있습니다.
* 한 걸음씩 계속 걸어가는 것에 대하여
- 옵시디언에 독서 명언을 모으기 시작하다
마우의 글을 정리하면서, '주신 기회에 반응하며 충성하는 것이 성도의 인생이다' 라는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담임 목회는 정말 많은 권한이 있고 영향력을 끼칩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들에 마음을 써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목회의 거의 모든 부분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하고, 또 그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영적인 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많은 순간에 물러서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안일한 마음이 은근히 들어옵니다. 그러나 마우의 말처럼 '이 세계 전체가 하나님께 속했다는 확신'을 가진다면, 물러설 수가 없습니다. 모든 이들이 그런 것처럼 저 역시 소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어제 당회는 참 좋았습니다. 장로님들과 굉장히 건설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교회에 허락하시는 많은 기회들을 함께 보았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고, 그 모든 것들 속에서 충성을 다하고자 합니다. 오직 주님께 의지할 따름입니다. 올 한해를 여기까지 이끄신 주님, 오늘 하루도, 또 다가올 한해도 오직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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