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모릅니다. 꼬맹이에 불과했던 저의 아들들이 훌쩍 큰 것을 보면서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목회자가 아니라 아빠로서, 아이들의 신앙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좋은 영향을 주었는지를 진실하게 돌이켜 봅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여느 아빠와 다르지 않게 늘 미안함이 있습니다. 늘 교회 일로 바쁘고 또 성도님들이 우선 순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조금 더 아이들에게 마음을 쏟고 또 신앙을 살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둘째가 어린이 성경인 "Laugh And Grow Bible For Kids"을 들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이미 첫번째 했었던 북클럽이 너무 좋았고, 그래서 늘 마음에 부담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그 자리에서 선언을 했습니다. 우리 다음주 화요일에 가족 북클럽 할테니까 준비해줘 귀요미들, 챕터는 바벨탑 챕터를 할꺼야!
* 처음으로 "가족 북클럽"을 하였습니다 with Laugh And Grow Bible For Kids
첫 가족 북클럽을 하면서 남긴 기록을 찾아보니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Laugh And Grow Bible For Kids 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그림이 있고 내용이 짧은 어린이 성경이지만, 그 내용의 탁월함은 왠만한 신학 서적이나 경건 서적을 뛰어넘습니다. 저는 Kindle 버전으로 이북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책에 하이라이트를 하면서 떠오르는 중요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모임 전에 아내를 통해서 아이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정확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물론 부탁하는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려주면 더 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분위기 좋은 모임을 위해서 지난 번처럼 Panera에 가고 싶었지만 스케쥴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기에 온 가족이 화요일 저녁에 식탁에 모였습니다.
모임을 시작하기 전에 아내에게 준비 상황을 물어 보았습니다. 아내 말로는, 아이들이 요약과 느낀 점을 적는 것을 힘들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챕터 마지막에 적혀 있는 질문에 답을 적으라고 안내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북클럽은 방향은 있지만, 참여자에 맞춰서 그 수준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내는 오랫동안 저와 함께 북클럽을 했기 때문에 늘 지혜롭습니다. 그래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것을 받아서 읽어 보았습니다. 나름 열심히 준비한 것이 좋았습니다. 대단한 깨달음을 얻지 않아도, 성경을 읽고 고민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귀한 신앙 훈련입니다. 정성으로 아이들이 준비한 것을 보면서 제 마음도 참 기뻤습니다.
먼저 모임을 위해서 제가 대표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을 깨닫게 해달라고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요약을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이해를 먼저 체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북클럽의 인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입니다. 질문을 통해 거의 모든 것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막내에게 "오늘 어떤 내용이었어?" 라고 물어 보았더니 조금 대답하다가 부끄럽다고 합니다. 더 어릴 때에는 자신있게 이야기했는데 이제 조금은 사춘기에 들어가나 봅니다. 더 강하게 물어보지 않고 큰 아이로 넘어갑니다.
첫째 아들은 내용을 꽤 잘 이해하였습니다. 성경을 읽고 바벨탑 사건의 전체를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세상에 퍼지라고 하신 명령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언어가 나뉘어졌다고 잘 이야기를 했습니다.
첫째 아들이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막내에게 너는 왜 하나님께서 언어를 다르게 하셨냐고 물었더니, 하나님보다 자기 힘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역시 부끄러운 마음은 금새 사라졌습니다.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신이 깨달은 바를 이야기합니다. 이제 겨우 여덟살에 불과한데 너무 기특한 답을 합니다.
아이들이 대답을 했으니 이제 아내 차례입니다. 이 챕터를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물어보았더니 아내는 하나님의 섭리라는 관점에서 설명을 합니다. 인간들은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행동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상황을 다스리시고 해결해 나가시는 분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관점이었고 참 듣기가 좋았습니다. 신나서 이야기하는 아내의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이제 저의 순서가 되었습니다. 저는 '신앙의 대물림'이라는 관점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노아의 후손들이 하나님을 떠난 것처럼, 부모의 신앙이 반드시 자녀에게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얻은 아빠이자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의 진지한 성찰이었고, 다음 세대인 저의 자녀들을 위한 진심어린 충고였습니다. 제가 준비한 내용을 아이들이 경청해 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적용에 대해서 물어 보았더니, 아이들은 조금은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말씀을 듣고 생각은 참 잘하는데, 아직 자기에게 그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어색해 합니다. 앞으로 모임을 할 때에 그 부분을 좀 더 도와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문장씩 돌아가면서 기도하고 마치는데, 아이들의 기도가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자기들도 하나님을 잘 믿고 싶다고 기도하는 그 기도가, 제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우리 가족의 신앙이 견고해 지기를,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가정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앞으로의 화요일이 기대가 됩니다. 정말로 긴급한 일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이 시간을 지킬 예정입니다. 목사이기 이전에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로 그 일을 위해서 저를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선하고 아름답게 저의 가정을 인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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