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피플이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 북클럽을 시작한지 거의 두달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느끼는 감정을 글로 적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벅참이라는 두 글자 안에는, 그 모임을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파네라에서 모이기 때문에 자리를 예약할 수 없습니다. 여섯명이 앉는 소파는 흔하지 않습니다. 저도 서두른다고 서둘러도 겨우 이십분 정도 일찍 가는 정도입니다. 부푼 마음으로 도착해보니 멤버 중 한분이 벌써 자리를 맡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테이블에 크림 치즈를 바른 베이글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언뜻 보니 꼭 빵들이 활짝 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이게 왠 베이글인가요?" "같이 먹으려고 제가 미리 와서 시키고 준비했어요, 그리고 목사님 새벽부터 아무것도 못 드셨잖아요."
괜시리 마음이 뭉클합니다. 저를 배려해주시는 것도 참 감사하지만, 그 따뜻한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세상은 화려한 것이 마치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상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작은 배려, 친절, 그리고 미소입니다.
꼭 하나님을 깊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따뜻한 모임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저 삶에 대해서 진실하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민 생활 몇십년 만에 정말 의미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말에 잠시 목이 매였습니다. 목사라서 존중해 주십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제 마음에는 목사 정진부가 아니라, 그저 누님들 밑에서 열심히 듣고 있는 정진부로 존재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차가운 세상, 그 차가움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따뜻한 사랑의 온기입니다. 그 온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 작은 온기에 저의 마음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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