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5일 화요일

따로, 또 같이 / 아내의 모든 여정을 응원하며

 


인생이 꽃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종종 생각합니다. 잠시 공부하러 방문한다며 시작한 미국 생활이 이제 십이년이 지났습니다. 느낌은 그저 한두해 지나간 듯 합니다. 시간은 속히 지나갔습니다. 

원하던 것을 이루며 지금까지 달려왔지만, 만약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많은 것을 희생했습니다. 공부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왔고, 또 사역 때문에 너무나 분주했습니다. 저로 인해 일어난 모든 공백을 아내가 짊어져야 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힘든 와중에도 아내가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저의 목회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도와주었습니다. 자기를 갈고 닦고, 겨우 기저귀를 뗀 아이를 데리고 ESL 코스를 다니고, 기회를 잡아 부지런히 공부하고 또 공부했습니다. 

몇년 전 일입니다. 제가 섬기는 순장님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아내가 며칠 동안 딸기잼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병으로 몇 십통을 준비하느라 너무 오래서서 일했습니다. 다리가 퉁퉁 부었습니다. 심하게 아파서 어쩔 줄 모르는 아내를 보면서 제 마음도 너무 아프고 미안했습니다. 다리를 만져주고 위로해주면서 그 수고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최근에 아내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유치원 보조교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집으로 배달된 자격증을 같이 보면서 마음이 벅찼습니다. 그동안 거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무려 일년 반동안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Park District에서 피아노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 아이들의 영혼까지 보듬고 사랑을 베풉니다. 

요즘에 아내의 밝은 얼굴을 보면서 참 감사합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아내의 수고가 열매를 맺는 것 같아서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아내의 말 속에서 더 큰 기대감을 가집니다. 더 깊은 성숙의 길로 들어가고자 하는 아내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저는 제 아내의 미래가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목사의 아내로서, 혹은 아이들의 엄마로서의 역할도 참 중요하고 그것도 사명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신 아내의 재능과 전문성을 따라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돌보고 섬기는 그 놀라운 일을 잘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따로, 또 같이 함께 인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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