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마음에 상상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봄거리를 걷는 것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여유로운 걸음을 그렇게 원했습니다. '정말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 여러번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따뜻한 거리를 누렸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너무 행복해서 마음이 벅찼습니다. 전혀 못하는 것이지만 마치 춤이라도 추고 싶었습니다. 이미 마음은 그랬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역시나 길을 헤매는 것은 여전합니다. 지도를 여러번 보고서도 한참을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속으로 웃음이 납니다. ‘나는 아직도 그대로구나’ 많이 걸었지만 마음은 너무나 여유롭습니다. 불안하지도 않습니다. 다리가 아파도 괜찮았습니다. 적어도 오늘 만큼은, 많이 돌아가도 좋다고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겠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어쩌면 앞으로의 십년 안에 다시 누리지 못할 행복입니다. 그래서 더욱 감사합니다. 이 시간을 이 순간을, 그리고 이 감각을 마음 깊이 넣어둡니다. 따뜻한 이 봄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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