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로 철이들고 나서, 두번 정도 크게 힘들었습니다. 소위 말해서 상처입니다. 관계 속에서 너무 힘들었고, 세상에 홀로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깊이를 잴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의 마음의 그 깊은 심연 속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처를 보았습니다.
상처가 도졌습니다. 분노가 제 마음을 휩싸고, 이성은 힘을 잃고 무너졌습니다. 왜 이렇게 힘들까? 제 내면을 살펴보니, 상처가 다시 욱신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물 속에 빠져서 고통 당했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절망, 아픔, 외로움, 슬픔이 저를 덮쳐 온다고 느꼈습니다. 잊혀졌던 과거가 마치 흉악한 손으로 저를 억누르는 것 같았습니다.
칼빈에서 공부하던 중에 허리를 다쳤습니다. 지나치게 공부해서 무리가 되었습니다. 일주일을 꼬박 누워있으면서 이제 인생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어려움을 겪고 나니, 허리가 아픈 분들의 이야기가 모두 저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저의 상처를 하나님께서 사용하실까요? 논리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아직 그 은혜의 방식이 저의 심연에 닿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전보다 보폭 하나 만큼은 더 다가갔음을 보게 됩니다.
친절은, 하늘과 닿아 있는 것입니다. 배려는, 하나님만이 가질 수 있는 성품입니다. 인내는, 주님이 인간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저의 삶이 주님을 조금이라도 더 닮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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