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6일 월요일

그 질문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

 

평생을 '질문'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북클럽을 경험한 청년시절의 그 첫날부터, 그리고 목회자로서 수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에게 있어서 질문은 저의 정체성의 근간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질문의 정의는 '순수함' 입니다. 그리고 '배려' 입니다. 누군가를 회복시키는 질문은, 그 사람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혹시라도 어떤 필요가 있는지 살피는 질문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아름다운 질문은 상대방의 안위를 내 마음에 둔 순수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질문의 본질이 얼마든지 변질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천사가 타락하여 악마가 된 것과 같은 것입니다. 마음이 참담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슬프고 아팠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부터 내가 이득을 얻기 위해 유도하는 질문, 내가 더 멋지게 드러나고 싶어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질문, 남의 처지에 일말의 관심은 없지만 그저 으례 던지는 질문, 혹은 상대방을 염탐하기 위해서 계산적으로 던지는 질문, 그것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진정으로 타락한 것입니다. 그 질문은 겉으로는 상대방을 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의 궁극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악행에 불과합니다.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어떤 분들의 질문과 어떤 분들의 질문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서늘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어른의 세계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질문을 정말 진지하게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 나는 혹시라도, 그렇게도 잔인하고 이기적으로 나 자신을 위하여 질문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제가 목회하는 모든 순간에, 저의 질문이 순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자신의 이익을 만들어내기 위한 교묘한 질문이 아니라, 가장 순수하게 상대방을 위한 질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와 대화하는 모든 분들이 마음에 평안과 위로를 경험하고, 따뜻한 행복으로 가득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저의 질문을 사용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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